시원의 집을 들어서자 물줄기 소리가 퍼졌다. 또 윤제는 여기서 샤워를 하는구나. 은근 시원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같이 밥을먹고, 얘기를 나누고. 고개를 저었다. 가망없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것이 좋을거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처럼 익숙하게 가방을 내려놓고 시원의 방으로 향했다. 요즘 시원이를 자주 찾게 되었다. 시원은 나의 유일한 비밀을 알고있는, 그래서 편하게 얘기할수있는 그런애다. 그래서 자주 찾는것일지도.
"어, 강준희! 왔나?"
오늘도 여전히 시원은 H.O.T의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항상 하는 일일텐데 이것을 왜 매일 하고있나,하고 쳐다보고 있자 갑자기 신경질을 내며 책상을 내리쳤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단체사진이 찍힌 브로마이드를 내밀었다. 테이프를 붙힌 끝이 약간 찢어져 있었다. 설마 시원이 했을리는 없다고 생각하고, 누가 그런거냐고 물었다. 시원은 윤제가 뭘 찾겠다고 뒤지다가 잘못건드려 살짝 찢어졌다고 말했다.
"아,씨! 윤 윤제 이놈의 머시마는..!"
그리고 이어지는 윤제의 뒷담아닌 뒷담. 그래, 그래,하며 받아쳐 주며 시원이 하는말을 집중해 들었다. 어떻게 들으면 욕일지도 모르겠지만 시원이 하는말을 들으면 윤제는 어떤 사람인지 더 알게해주었다. 윤제에겐 미안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말을 듣는 시간이 윤제와 함께 있는 시간 다음으로 즐거운 시간이다.
"내가 계속 말하는거지만은 니는 진짜로 이런애가 좋나?"
"어, 좋다. 내는 윤제가 하는건 다 좋다아이가."
"허이구, 머시마가 실실 쪼개는거 봐라."
역시, 시원에게만은 말하길 잘한것 같았다. 속에 담아둔것을 혼자 알고있는게 찝찝해서라는 이유도 있었고, 이렇게 배려해주면서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유도 있었다. 서로 피식피식 웃으면서 무심코 문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곧 표정을 굳히고 말았다. 시원이 나를 보더니 뭔가 하는 표정을 하고서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나와같은 표정을 하고는 아, 하는 탄성을 내뱉었다.
"강 준희, 니 아까한말 진짜가?"
"유,윤제야.."
"윤 윤제 니 언제 다 씻었는데?니, 니 오늘.."
방문을 거칠게 열며 들어오는 윤제에게 어색하게 웃으며 괜히 화제를 돌릴려는 시원을 보니 안쓰럽기까지했다. 괜히 미안해 지기만 했다. 니 그말 진짜가?진짜냐고! 멱살까지 잡아가며 소리지른다. 이 비밀을 알게되면 화낼건 알았지만 멱살까지 잡힐줄이야. 그래도 안맞은게 어디야. 이렇게 될걸 알았으면서도 뭔가 눈가에 눈물이 돌았다. 눈을 꼭 감으며 눈물을 삼켰다. 곧 놀란 시원이 윤제의 등을 팡팡치며 소리를 빽질렀다.
"니 뭐하는짓인데? 솔직히 말해가꼬, 준희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노?"
"이 가시나야, 니는 끼어들지 마라"
"내는 괘안타. 잠깐 나가 있어라."
나갈테니까 옷은 놔라 윤 윤제, 마지막말을 남기고 시원이 방을 나갔다. 윤제가 멱살을 확 놓았다. 그 충격으로 약간 뒤로 물러났다. 윤제는 주먹을 꽉지며 떨고있었다. 미안했다. 윤제에게. 나같은 사람이 윤제를 좋아하는것도,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걸 알면서도 이 마음을 버릴수 없는것도.
"니 내 좋아하나? 언제부터 좋아했는데? 언제부터 그렇게 날 본건데?"
"미안하다, 미안하다. 그니까.."
제발 나 싫어하진 마라. 날 혐오한단 그런눈으로 보지마라.
말이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목이 메었다. 나를 싫어해. 혐오해, 그렇게 까지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겨우 참고있던 눈물인데.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안되는데, 안되는데.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또 닦아내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흐느끼는 소리까지 새어나가버렸다.
"울지마라."
"흑..흐으..."
"강 준희, 울지 말라 안했나!"
"흡..."
눈물을 그치기 위해 입술을 깨물었다. 아프다. 하지만 이렇게 까지 하지 않으면 아이처럼 울어버릴것 같았다. 가슴을 탕탕치면서 가슴을 진정시켰다. 허윽거리면서 침을 삼켰다. 겨우 진정이 된건가 싶어, 고개를 들었다.그 순간 볼에서 강한 압력이 느껴졌다. 순간 눈을 다시 감아 버리고 말았다.뭐지, 이건 무슨. 이 느낌. 처음 느껴보는 낯선 느낌. 부드럽진 않지만 까끌한 느낌자체가 부드럽게 느껴졌다. 슬쩍 눈을 뜨자 눈 앞엔 윤제의 감은 눈이 보였다. 입을 겹치고 곧 말캉한것이 내 입속을 차지했다.
이게 아니야. 내가 생각했던건 이게 아니다. 그저 내 마음을 알아주고, 그래, 너는 날 사랑하는구나.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이것이 내가 가장 바라던 것이었다. 내가 원하던것은 이렇게 격렬하고 무서운 접촉이 아니었다. 밀어내야 했다. 윤제의 가슴팍을 세게 밀어냈다. 의외로 순순히 밀려나주었다.
"왜 밀어내는데? 니가 원하는거 아니었나?"
"이런게 아이다. 이런게..."
따지긴. 작게 말하고는 다시 거리가 가까워졌다. 하지마라. 밖에 시원이 있다. 니 시원이 좋아하는거 아니었나? 밀어내고, 멀어졌다. 윤제는 제 입을 닦으며 뒤돌아 방을 나가버렸다.
뭔가...무서워졌다. 윤제의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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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처음쓴 글이라 어휴 이 오글거림!부족한게 많이 보이긴 하지만 어떻게 고쳐야 될지 모르는 이 답답함...
짤방 하나가 생각나네요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전 부산사람임다....사투리를 쓰지만 적지는 못하는 그런 부산여자..ㅋㅋㅋㅋㅋ
제가 응칠을 보면서 정말 설렜던 장면이, 4화에서 야구보러 준희가 들어와서 인사하니까 시원이 아버지가 그래 남자답게 잘생겼네 하니까
윤제가 '하는짓은 가시나래이' 라고 할때!!!!!!!!!!!!!!!!!뭔가 막 설레고 막 두근대고 꺜
아 그리고 4화 마지막에 나레이션으로 이 테이블에서 한쌍의 커플이 결혼발표를 한다 했을때 맨처음 생각난게 설마...윤제랑 준희??ㅋㅋㅋㅋㅋㅋㅋㅋ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제랑 시원이 같이 보이진 않았거든요ㅋㅋ대사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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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mt 보고 느낀건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