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태 이렇게 비어 있고 너는 여태 그렇게 비어 있고 그러한 대수롭지 않은 운명으로 만나 대단치 않은 것처럼 곁을 훔치다가 모든 것이 채워지는 인생은 시시하다고 중얼거리며 밀쳐내는 이유를 만들기도 하다가 붙잡을 것 없는 텅 빈 밤이면 너의 텅 빈 마음을 파고드는 꿈을 꾸기도 하다가 아직 이렇게 비어 있는 나는 아직 그렇게 비어 있는 너 때문인지도 모르니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한다 조금 더 비워두기로 한다 황경신, 빈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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