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1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20/04/23/12/6254a2f8c51366741b309665995b36b7.gif)
꿈속의 그녀
인간과 귀신의 상관관계
죽은 그녀가 내 눈 앞에 나타났다
앞에 나타났다
또다, 이 꿈. 요즘 들어 이상하리 만큼 똑같은 꿈만 꾼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새하얀 빛. 그 빛을 따라가면 무언가 맞춘 것처럼 어둠과 대비되는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우두커니 서 있다. 여자의 얼굴은 빛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뭔가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발을 떼면, 여자는 항상 슬픈 미소와 함께 사라진다.
"하... 또야."
그 여자에게 다가가려 발을 떼니, 또 그 슬픈 미소를 내게 보이며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꿈에서 깼다. 벌써 이 꿈만 한 달째다, 한 달. 처음 이 꿈을 꿨을 때는 그냥 그러려니 넘겼는데, 이 꿈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다 보니 지금은 마냥 우연이라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꿈을 꾸고 나면 무언가 꽉 막힌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다. 베개에는 저의 눈물 자국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왜.... 누군지도 모르는데 왜. 그냥 꿈일 뿐인데. 왜 우냐고, 매번.
"안되겠다."
다시 자려고 누워서 눈을 감아도 한 번 잠에서 깬 나는 쉽게 잠에 들지 못했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결국 맥주라도 한 캔 마시고 자야지 안되겠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켰다.
겉옷을 걸치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 편의점에 도착해서 맥주 두 캔을 사고 나오자 갑자기 비가 쏟아져 내렸다. 아씨, 올 때는 안 내리더니 갑자기 웬 비. 급하게 다시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많이 젖지는 않았지만 어깨 쪽이 살짝 젖어 어깨에 있는 물기를 탈탈 털어냈다. 이거 우산을 사야 돼, 말아야 돼. 집이 멀지는 않았지만 편의점과 꽤 거리가 있는 탓에 우산을 사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이 됐다. 그래. 사자, 사. 어차피 늦어서 집 가면 맥주 마시고 바로 자야 되는데 그냥 돈 좀 쓰지 뭐. 그렇게 다시 우산을 하나 사고 편의점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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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하나면 맥주가 두 캔인데. 아까운 마음에 속으로 중얼거리며 집을 가는 중, 놀이터를 지나치는데 뭔가 익숙한 인영에 발걸음이 멈췄다. 어떤 여자가 어두컴컴한 놀이터 벤치에 앉아 우산 하나 없이 비를 쫄딱 맞고 있다. 이미 몸은 다 젖은 듯 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저 멍하니 자신의 발끝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익숙하다. 너무 익숙해. 뭐지? 그러다가도 그 여자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내 쪽을 바라봤다. 눈이 나쁜 편이라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난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저 여자, 요즘 내 꿈에 나와 항상 나를 울며 잠에서 깨게 했던, 그 새하얀 옷을 입은 여자라는 것을.
"........"
"......."
눈은 나쁘지만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거쯤은 알 수 있었다. 뭔가 이끌리듯 발을 떼려 할 때 머리에 스치는 생각. 또 사라지려나..... 발을 떼면 또다시 슬픈 미소를 보이며 사라질까 봐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이 아니면.... 그래. 다시는 이 기회가 아니면 저 여자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 생각에 나는 발을 조심스레 뗐다. 아.. 다행이다. 다행히도 여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여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내게 슬픈 미소를 보이지도 않았고, 사라지지도 않았고, 그 미소와 함께 꿈에서 깨지도 않았다. 괜한 안도감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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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여자가 앉아있는 벤치 앞까지 도착했다. 아까 흥미를 잃었는지 고개를 숙인 여자에 아직도 얼굴은 보지 못했다.
가까이서 보니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아무리 한 여름이라지만새벽이라 꽤나 쌀쌀했고, 최악의 경우로 비까지 내리는 상황이었다. 손목까지 오는 긴 소매였지만 한눈에 봐도 여자가 입고 있는 꿈에서만 보던 원피스는 매우 얇았다. 우산을 여자의 머리 위로 씌워주자 자신의 쪽에만 비가 내리지 않는 게 이상했는지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올렸고, 그제야 나는 여자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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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얼굴의 나는 그만 우산과 맥주 두 캔이 들어있는 봉투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말이 되지 않았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두 눈의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거짓말...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여주야....."
도대체..... 네가 왜 여기 있는 걸까, 여주야.
***
드디어 써보고 싶었던 몽글몽글 아련아련 눈물퐁퐁 글을 올리게 되네요! 남주 투표 해주신 독자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생각보다 너무 박빙이어서 세상 놀랬습니다.... 결국 동률로 끝이 났는데 제가 고심 끝에 짤들을 여러 개 찾아보다 이 글과 더 매치가 잘 되는 석민이로 골랐습니다...! 자기가 원했던 인물이 남주가 되지 않았다고 슬퍼하지 마시구 그래도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부탁해용
제가 아시다시피 굉장히 필력적으로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라 이 글이 재밌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꼭 써보고 싶었던 장르라 용기 내어 도전해봅니다!
꽤나 예전부터 혼자 끄적였던 글이라 반응이 좋으면 빠르게 다음편 가져오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인 만큼 독자님들도 좋아해주시면 그것 만큼 저에게 행복한 일이 없을 거 같네요!😆
부디 완결까지 무사히 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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