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
"뭐라고 했어, 지금?"
"..미안."
"김지원, 장난치지마."
"..장난 아니야."
"너 네가 지금 무슨 말 하고있는 줄은 알아?"
"..."
"..."
잔뜩 표정이 굳은 너의 얼굴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너와 함께 했던 21년을 내가 끊어버렸으니까. 안다,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너의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직접 마주한 너의 반응은 생각보다 많이 차가웠다. 고백할 생각은 없었다. 너의 반응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같은 과 선배인가 뭔가와 부쩍 친하게 지내는 안유라의 모습에 배알이 꼴렸다. 왜 너는 그렇게 예쁜거야.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너무 예뻐서그래. 어떻게 내가 이렇게 예쁜 너한테 고백을 안 할 수가 있겠어. 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을까. 널 피하는 나를 네가 모를리가 없지. 결국 너에게 잡혀서 말을 듣다 울컥 마음을 뱉었다. 그렇게 아무말도 하지않다가 너는 휙 등을 돌렸고 쿵 하고 떨어진건 아마도 내 마음.
21년 소꿉친구랑 연애하는 썰 1.5
(부제: 사랑은 용기 있는 자의 특권이다.)
.
.
.
*김지원이 들려주는 이야기*
당연한 결과였다. 안유라가 날 피할거라는건. 예상하고있었는데도 날 피하는 너의 모습에 씁쓸해져오는건 막을 수 없었다. 너에게 연락을 해볼까 네 번호를 눌렀다 홀드를 눌렀다 문자를 썼다, 지웠다 수십번을 반복했을까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고 핸드폰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내 모습에 결국 화가 난 김한빈이 과실에 가서 눈이라도 붙이라고 부추겼다.
"됐어, 잠은 집에 가서 자면 돼."
"얼씨구, 네가 퍽이나 집가서 잘 자겠다."
"..."
"좋은 말 할 때 과실가서 눈 붙이고 와."
김한빈의 닥달에 못 이겨 결국 과실로 걸어가고 있는데 네가 보였다. 날 보자마자 뒤로 도는 네 모습에 울컥 화가 났다. 내가 꼴보기도 싫은건가. 이대로 가다간 너랑 평생 말 한 마디도 못하게 될까 무서웠다. 가만히 서있다 안되겠다 싶어 잠이고 뭐고 널 따라나섰다. 그새 어디로 간건지 보이지 않는 모습에 애꿎은 머리만 헝크러뜨리며 두리번 거렸다. 그렇게 두리번거리길 몇 분 학교에서 나오는 너의 모습에 의아하길 잠시, 너의 손목을 잡았다.
"얘기 좀 해."
"뭐야, 왜 이렇게 말랐어."
동그랗게 뜬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너는 그 와중에도 예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또 밥 안 챙겨먹었네. 죽어도 말 안듣지. 딱 봐도 살이 빠진 네 모습에 인상이 살짝 찡그려질 무렵 갑자기 내 볼을 감싸는 너에 심장이 터질듯이 뛰었다. 이런 나를 넌 알긴 할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살피는 네가 너무 좋아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혼자 화들짝 놀라 손을 떼더니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는 너의 모습에 한숨을 쉬고 다시 너의 손목을 잡았다. 다시 친구가 되든 그럴리는 없겠지만 너랑 사귀게되던간에 확실히 하고싶었다.
"ㅇ,야. 어디가."
"집."
"아.."
그렇게 너의 손목을 잡고 걸었다. 내가 잡고 있는게 네 손이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 말 없이 걷는데 너의 집에 도착했고 그래도 손목을 놓지 않은 채 계속 걸었다. 놀란 네가 하는 말을은 애써 들리지 않는 척 걸었다. 조금 꼼지락거리나 싶더니 얌전하게 따라오는 네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났다. 아,귀여워. 집에 들어온 후 그제야 안심이 되서 손목을 놓았다. 손목을 놓자마자 반대쪽 손으로 손목을 매만지는 모습에 아차싶어 손목을 가져가 보았다. 살짝 붉어진 모습에 괜시리 미안해져 손목을 몇번 매만지고 놔주었다. 자기집인것 마냥 소파에 앉아 날 올려다보는 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너의 얼굴을 감쌌다.
"아,뭐야. 놔."
"못생겨가지고. 속만 썩이고."
"..."
"씻고 올테니까 가기만 해. 말했다."
찬 물에 샤워라도 하지않으면 너에게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널 앉힌채로 화장실에 들어왔다. 안 도망가겠지. 진짜 도망가기만 해봐, 바로 잡아서 뽀뽀라도 해야지. 아,그냥 도망갔으면 좋겠다. 실없는 생각을 하다가 헛웃음을 지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내가.
.
.
.
수십번 수백번을 고민했다. 그러다 나온 결론은 없던 일로 하는것. 아마 너는 거절을 하고 미안해서 날 보지 못하겠지. 싫었다. 네가 날 잠깐 피한 삼일도 지옥같았는데 그냥 예전처럼 친구로 남는게 나았다. 장난인척 아무렇지 않은척 넘기자는게 내 결론이었고 버릇처럼 손만 꼼지락거리는 너를 가만히 바라보는데 눈이 마주쳤다. 황급히 고개를 숙이는 너의 모습이 벌써부터 내 마음을 거절하는 것 같아 장난인척 넘기자는 마음을 더 굳혔다. 내가 보기싫냐는 나의 질문에 말없이 고개만 젓는 너를 빤히 보았다. 근데 왜 자꾸 피해.
"..."
"너 이럴까봐 얘기 안한건데. 그냥 못 들은 걸로 해. "
"...뭐? 야, 김지원. 너 장난해?"
"안유라."
"뭐? 못 들은 걸로 해? 넌 할 수 있어? 내가 못 들은걸로 하면 너는. 너도 그냥 안 말한 셈 칠거야?"
"내 말은."
"그래, 네 장난에 설렌 내가 병'신이지. "
"..뭐?"
아니, 잠깐만. 그러니까 지금 안유라가 뭐라는거야? 설렌다는게 내가 알고있는 그 의미가 맞나? 순간 멍해져 아무것도 아무말도 못하고 너만 바라봤다. 네가 문을 닫고 갈때까지도 그자리 그대로 앉아있었다. 못 들은걸로 하라는 내 말에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는 네 모습, 설렌다는 너의 말, 생각을 하다 벌떡 일어나 엘리베이터 문을 열었는데 네가 울고 있었다.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엉엉 울고 있는 네 모습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다 네가 손을 내리자 엉망이 된 네 얼굴을 닦았다. 아,속상해. 내가 뭐라고 이렇게 우냐.
"다 울었어?"
"야,너.."
"왜 이렇게 울어, 속상하게."
그 와중에도 눈물범벅이 된 네가 예쁜 걸 보니 정말 중증인가 싶었다. 그래도 웃는게 훨씬 예뻐.
"하,지마. 너 내가, 우스워?"
"내가 네가 왜 우스워."
"그게, 아니면 이게, 뭔데..!"
아마 넌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 내 모습에 화가 났는지 내 손을 내치고 엘리베이터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아니야, 나 지금 심장 터질것같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그런 너의 앞을 막아서 널 꽉 안았다. 넌 놀란건지 뭔지 가만히 있었고 그런 너를 더 꽉 안았다. 나 지금 심장 엄청 빨리 뛰는데 들릴까 모르겠네.
"좋아해, 장난 아니야."
"..."
"무서워서 그랬어, 너랑 평생 못 볼까봐. 그래서 못 들은척하라고 한거야."
"..."
"못 들은 척 하지마. 좋아해. 잘해줄게, 나랑 사귀자 안유라."
내 말을 들은 너는 엉엉 울었고 그에 놀라 널 달래려 애썼다. 왜 울어,자꾸. 그만울어,응? 안절부절 못하며 너를 달래는 내 모습에 너는 울음을 참으려 애썼다. 아니, 근데 자꾸 눈물이 나와.. 훌쩍이며 너는 내 허리를 감싸고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아, 귀여워서 어떡하지. 내꺼야, 너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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