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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갈등으로 꽃피운 사랑





"네 ? 그게 무슨소리에요 "

"이해 못 하겠어?"

"..."

승현은 고개를 푹 숙였다. 지용은 그런 승현의 턱을 들어올리고는 뒷목을 끌어와 입을 맞추었다. 놀란 승현이 지용의 어깨를 치며 밀어내려 했지만 단단한 지용의 어깨가 쉽사리 밀릴리가 없었다. 지용의 키스는 휘핑크림 처럼 부드러웠다. 연예 경험이 많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능숙할 줄은 몰랐다. 지용은 이해를 시켜줄 거면 제대로 시켜주겠다는 굳은 의지와 함께 승현의 이를 하나 하나 소중하다는 듯 감싸주었다. 승현은 커피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아버렸다. 지용은 승현이 숨을 쉴수 있도록 숨길을 터주었다. 그리고 다시 승현의 혀를 깜싸 안았다. 승현이 다시 힘을 주어 지용을 밀쳐냈다. 그제서야 지용은 승현의 턱을 놓아주었다.

"흐..아.. 형 이게 무슨 짓이에요"

"..."


승현은 말 없는 지용을 뒤로 한 채로 옷과 폰을 챙겼다. 너무 충격적이다. 무언가로 뒤통수를 한대 세게 얻어 맞은 기분이였다.마치 많은 인파속에 홀로 남겨져 버린 것처럼 온통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지용도 나를 좋아 하는 걸까 ? 단순히 분위기 때문에.. 그랬을수도 있는건가? 지금 나혼자만 심각한거야? 지용이 나를 좋아한다면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싫다. 지용만은 정상적으로 연예를 했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많이 아프겠지만 사회적으로 고통받는 건 나혼자면 충분하다. 감정이란건 한순간일 뿐이야. 일이 엉켜버렸다. 엉켜버린 얇은 실타래 마냥 엉켜버려서 도저히 풀 수가 없다. 승현은 신발을 신으려고 신발을 집어들었다. 순간이였다. 지용이 뒤에서 승현을 안아버린건. 숨이 헉 하고 막혀버렸다. 

"가지마."

"놔요"

"못놔.너 지금 가면 나 안볼거잖아"

".."

"승현아"

".."

"내가 널 많이 좋아하는 거 같아"

".."

숨이 가빴다. 그의 입으로 직접 들어버린 그의 마음을 나는 부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난 지용이 힘들어 하는걸 바라지 않기 때문이였다. 

".. 놔줘요.."

힘들게 목구멍을 넘어온 말이 지용의 손을 풀었다. 


그말을 마지막으로 지용의 집을 나왔다. 무작정 집으로 달려와서는 침대에 뻗어버렸다. 잘한 일일까? 어쩌면 괜히 기회를 놓쳐버린 걸 지도 모른다 . 그래 감정은 한순간이니까 이제 지용의 감정은 식어버릴 지도 몰라. 갑자기 뜨거운 눈물이 차올랐다. 베개를 안고 얼굴을 묻었다. 다시는.. 다시는 얼굴을 볼수 없겠지. 이렇게 나와버렸으니깐. 나만 잊으면 되. 승현은 그대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났을때는 부재중 전화가 30통이나 와있었고 메세지도 8통이나 와있었다. 하나같이 다 지용에게서 온 것이였다. 

'전화 한 번만 받아. 내가 미안해'

'전화 받아. 집이야?'

'이대로 얼굴 안볼거야?'

'너 지금 어디야'

'제발 전화 한번만 받아'

'잘못했어 승현아'

'너 지금 많이 혼란스러울거 알아. 미안하다'

'승현아 보고싶어'


보고싶다는 마지막 문자에 눈물이 왈칵 솟았다. 저도.. 저도 보고싶어요 형. 한번쯤은 이런 일이 있을 거란걸 생각 해 본적은 있다. 하지만 그땐 마냥 좋았다. 지용이 나를 좋아한다면 무작정 좋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막상 이런 일이 일어나버리니 당황스럽기만 했다. 그냥 그냥 가만히 있을걸. 그의 고백을 받아버렸으면 차라리 더 낫지 않았을까. 갑자기 후회가 물밀듯 밀려왔다. 하지만 잘한일이야. 어차피 형도 한순간 느낀걸꺼야. 곧 잊어버리겠지. 난.. 나도 곧 잊어버리겠지. 어느 순간 너무 많은 자리를 차지해 버린 형이 미웠다. 지금 가장 지용을 편하게 해주는 거라면 날 빨리 잊게 해주는 걸 꺼다. 승현은 폰을 꺼내들어 지용에게 문자를 보냈다. 

'미안해요 형'

문자를 보낸 후 바로 전화가 왔다.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은 받았다. 정리할건 확실히 해야했기 때문에.

"여..보세요?"

"..이승현?"

"네"

"왜.. 왜 전화를 안받았어"

뭔가 애처로운 그의 쉰 목소리에 다시금 코끝이 찡했다.

"잤어요."

"이승현 내가 미안해. 월요일에 꼭 와라 너 모의고사도 봐야하잖아 "

"..못갈거같아요 형. 미안해요."

"승현!.."

다급하게 들리는 그의 목소리를 중간에 두고 끊어버렸다. 미련없이 잊어야지. 가슴 한켠이 소용돌이 치는 듯 움찔 움찔 거렸다. 평소에 나는 남자라고 하면 질색을 할 정도로 여자를 더욱 좋아했고 지금까지 쭉 동성에는 관심도 없었다. 남중을 나와서 그런지 고백을 한두번쯤 받아 본적은 있었지만 그건 장난 정도로 넘어가고 말았었다. 하지만 지용에게는 특별하게 끌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아니 내가 이상한 것일 지도 모른다. 그의 성격은 사내보다는 여자들이 더 좋아 할 만 했으니깐. 아까 그와 키스를 했을때는 심장이 저리다 못해 터져버릴 것 만 같았다. 여자에게도 못 느껴본 그런 감정이였다. 날 보면 성정체성에 혼란이 온다는 말도 그랬다. 난 지금 내 성 정체성이 궁금하다. 잊어버린다고 쉽게 잊을 수 있을까? 너무나도 갑작 스럽게 찾아온 특별하다면 특별할 이런 감정이 나에게는 또 하나의 상처일 뿐이다. 











이주일 쯤 지났을까.괜찮아 질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보다. 모의고사는 이미 공부했던거라서 보는데는 수월했지만 지용이 없어서 그런지 허전했다. 자려고 누울때면 자꾸 자꾸 지용이 생각나서 미쳐버릴 지경이였다. 내가 이렇게 앓고있는거 지용은 알까? 오늘따라 더 보고싶다.본다면 당장가서 안겨버릴지도 모른다. 후회스럽다. 그냥 그냥 있을걸. 차라리 그때 지용과 교제를 시작했다면 지금 이러고 있지도 않겠지. 흐.. 오늘 밤도 자긴 그른 것 같다. 바깥 공기라도 좀 마실까 하고 집 앞 공원으로 나왔다.  저녁이라 운동하는 사람이 몇 있을 줄 알았는데 아까 아주머니가 지나간 이후로는 한명도 없었다. 형은 잘 있을까? 이게 왠 청승이야 싶어서 그네에 털썩 주저 앉았다. 더운 공기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살짝 선선한 공기가 머릿칼을 쓸고 지나갔다.

"이승현"

누군가 내이름을 불러서 옆을 보았다.목소리가 형의 목소리다. 설마 지용일까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였다. 옆 자리엔 지용이 앉아있었다. 막 가슴이 벅차올랐다. 보고싶었는데.. 다리가 후들 하고 떨렸다.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서 고개를 푹 숙였다.


"넌 고3이라는 새끼가 여기 앉아서 이러고 있냐. "

"..."

"모의고사는 잘 봤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얼씨구, 잘봐야지 그걸 또 못보냐. 고개 좀 들어. 얼굴 한번 보기가 왜 이렇게 힘드냐"

누구때문에 고갤 못들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솟았다. 


"어! 어? 운다? 울어 ? 왜 울어. 그냥 얼굴보러 온 거야. "


그냥.. 그냥 눈물이 막 치솟았다. 억울한 것도 없는데 눈물이 막 흘러내렸다. 멈추고 싶은데 눈물이 안 멈춘다. 승현은 아무런 생각 없이 지용에게 안겨버렸다. 지용은 갑작스레 안겨오는 승현 때문에 놀랐다. 이게 무슨 일인지..

"흐어.. 형.. 흐흑.. 보고.. 싶었단 말이에요.. 흐.. "

"어.. 어?"

"흐.. 저도.. 저도 형을 좋아한단 말이에요.. 흐흑.."

지용이 승현을 세게 안았다. 승현은 숨을 한번 크게 들이켰다. 얼마나  보고싶었는데. 형은 이런 내 맘도 모르죠? 승현은 지용이 괘씸해서 어깨를 두어번 팡팡 쳤다. 

"너 그말 책임지기다?"

".."

"왜 대답이 없어. "

승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용이 승현의 머릿칼을 쓸더니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는 양 볼을 잡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 그냥 진한 입맞춤 이였을 뿐인데 가슴이 두근거렸다. 승현아.. 내가 많이 좋아해. 아니 사랑해. 저도요 형.



<작가의 말>

엌ㅋㅋㅋㅋㅋㅋㅋㅋ 반 쯤 정신을 놓고 썻네여 ㅋㅋㅋ 전개가 너무 빨랐나요?? 죄송해요 ㅋㅋㅋㅋㅋ 원래 두편으로 나눠 쓸라그랫는데 제가 달달한걸 더 좋아해서ㅠㅠㅠㅠ 다음편은 달달로 돌아오겠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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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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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매 고백을 했네요!!!! 3편 기대할게욤*-_-*
13년 전
대표 사진
토리
핳.. 기대해주셔서 감사해영 ㅠㅠ 곧 돌아올게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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