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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전체글ll조회 303


새빨간 석양이 내려앉았다. 하늘에서 까마귀 무리가 파란 하늘을 뒤덮듯 날아온다. 까악-거리는 소리가 귀를 웅웅- 울린다. 채 시간이 흐르기도 전에 까마귀 몇마리가 땅을 향해 내려앉는다. 가끔 머리가 벗겨진 대머리 독수리 몇마리가 날카로운 부리를 빛내며 시체위에 발톱을 찔러넣는다. 부리로 시체의 살가죽을 물어 찌익-당기고, 마치 동물의 가죽이 벗겨지듯이 살이 뜯겨져 나간다. 간혹 아직 숨이 붙어있는 몇몇의 병사들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른다. 욕설을 내뱉는다. 손을 휘둘러 이 빌어먹을 새들을 날려보내지만, 휘두르던 손은 얼마 안있어 땅에 떨어진다. 간혹 부상이 심하지 않은 몇몇 병사만이 자리에 힘없이 주저앉아 주변을 살폈다. 모두 죽었다. 거의 모든 병사가 죽었다. 출진 전까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동료가 죽었다.

북서쪽으로 2마일 떨어진 곳이 고향이라던, 팔다리가 끊기고 머리가 터져버린 쟌. 전쟁이 끝나면 부모님이 소개해준 여자와 결혼을 하고 그냥 평범하게 살아갈거라고 했다. 이 빌어먹을 전쟁이 끝나면. 황금빛 논밭을 보면서 그걸 낙으로 삼고 살고 싶다고, 이 피비린내나는 붉은 땅은 더이상 보기 싫다고. 복부에 화살을 고슴도치마냥 꽂고 누워있는 할린. 남자 아이 하나와 여자 아이 하나를 가진 가장. 금발머리가 탐스러운 부인을 가진 할린도 여기서 생을 마감했다. 아이들에게 준다고 밤마다 조약돌을 모아 갈아대던, 그래서 이제 거의 목걸이가 완성되었을텐데...말발굽에 머리가 짖이겨져 죽은 제니. 언제나 여자 이름 같다고 놀렸던 제니. 화를 내며 술을 들이키며 언제나 자신의 이름과는 다르게 남자로 보이고 싶어했던 제니. 제니보단 제크라고 불리고 싶어했던 내친구 제니. 턱이 찢겨져 죽은 팔슨. 언제나 허풍 떨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우리의 재치만담꾼. 이젠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다. 턱이 찢어졌는데 그곳에선 말을 할 수 있을까? 어젯밤 해주다만 그 이야기가 다시 듣고 싶은데... 허리가 꺽여버린 카인. 다른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몸을 던진 카인. 흉터투성이 카인. 온 몸에 흉터를, 동료들을 위해 몸에 새긴 흉터들이 자신의 훈장이라고 말했던 카인. 전투가 끝날때마다 죽어버린 동료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었는데. 이젠 누가 저들을 위해서 울어줄 수 있을까... 거짓말쟁이 가른, 음유시인 하프, 팔씨름 최강자 허크, 털복숭이 빅프...나인,한스, 타인, 젠스, 멜리언, 타키-.

죽어버린 동료들. 새빨간 석양아래 검은 까마귀에 살가죽을 찢기며 몸편히 땅으로도 돌아가지 못하는 내 동료들. 죽어버린 내 동료들. 어째서 이들은 죽어야 했던걸까. 왜 이들이 죽여야 했던걸까. 우리의 죽음에 이유는 있을까. 우리는 무슨 이유로 싸워야 했나. 우리는 왜 죽어야하나. 우리가 왜 죽어가야하나. 우린 죽기 위해 왜 싸워야하나. 신이시여. 있으시면 대답을...우리가 죽어야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저 죽기위해 왜 이런 전쟁에 참여해야 했습니까? 우리는 죽어야만 했습니까? 왜 그들의 욕심때문에 우리가 죽어야합니까! 무슨 이유로 우린 죽어야합니까! 내 소중한 동료들, 내 가족들, 나의 친구들이 왜 죽어야 합니까! 왜! 어째서! 신이시여! 그들의 욕심과 우리의 죽음이 같은 무게가 될 수 있는 것입니까! 신이시여! 신이시여. 신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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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전에 중이병이 한창일때 썻던 글이랑 비슷하다.
오글거린다.
아. 이건 내 글인데 다시 못 읽겠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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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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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전쟁나서 자기 몸 힘든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ㅎㅎ;;;;;;;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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