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 옴. 씻고 수건으로 머리를 털고 있으니 창밖에선 부슬부슬 비가 내렸음.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켰는데 전정국한테 톡이 와있었음.
- 누나 집이에요? 오후 10:22
- 잘 들어갔나 모르겠네. 오후 10:22
뭐라고 쓸지 고민하며 키패트만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카톡이 하나 더 옴.
- 어 읽었네 오후 10:22
- 내 걱정은 하지 마요. 괜찮으니까 오후 10:23
피식 웃음이 남. 이런 순간까지도 나를 생각해서 저렇게 말을 해준다는게 정말 고맙고, 또 고마웠음.
학교갈 준비를 마치고 집에서 나오니, 여느 때처럼 김태형이 벽에 기대 날 기다리고 있었음. 걸으면서 별 말 없던 김태형이
갑자기 입을 열었음.
" 야. "
" ? "
" 어젠 미안. "
" ... "
사과하는 걸 처음봐서 벙쪄 있는데, 김태형이 내 얼굴을 손바닥으로 슥 내리더니 막 짜증을 냄.
" 아씨! 그냥 그런 모습 보여줘서 미안하다고! "
" 전정국한테 사과해야지 왜 나한테 하냐. "
" 걘 맞을 짓했으니까 맞았겠지. 근데 너 다른 사람 챙기면 내가 어떻게 한다했더라? "
" 아 그냥 다른 얘기해. "
빨리 화제를 돌리니까 막 웃으면서 내 손을 잡음.
" 우리 이러니까 꼭 사귀는 것 같다, 그치. "
" 아니. "
" 빨리 사귀었음 좋겠다. "
" ...(뭐래;) "
단호하게 무시하니까 김태형이 능글맞게 웃음.
" 그럼 이렇게 손 잡는 것보다 더 좋은 것도 해볼텐데. "
1교시가 체육이였음. 체육복을 입으려고 사물함에서 찾는 도중에 김태형이 내 뒤에서 귀에 바람을 붐.
의자에 다리 쩍벌리고 앉아서 찡찡댐.
" 아아 내 앞에서 갈아입으라고오! "
" 좀 닥쳐 제발. 반 애들 있잖아; "
애들 눈치보며 조용히 말하니까 김태형이 히히 웃으면서 뭐 어떠냐고 함. 후.. 진짜 빡치지만 억지로 참으면서
대충 치마안에 바지 후다닥 입고 치마 내림. 김태형이 빤히 보면서 웃다가 내 치마가져감.
" 좀 이따 이거 받으러 와라. "
내 볼 한번 톡 치더니 그대로 나가심. 멍하니 뺏긴 치마를 쳐다보고 있다가 그냥 쓸쓸히 운동장으로 향함.
나가보니까 전정국이 축구하다가 나를 발견했는지 내게 밝게 웃음.
" 누나! "
" 어, 정국아. 너도 체육이야? "
" 네. "
뭐가 그리 좋은지 해맑게 웃는 정국이를 보며 나도 피식 웃음이 나옴.
" ..누나도 웃는구나. "
" 그럼 당연히 웃지. 너도 좀 웃고 다녀라, 웃는게 훨씬 보기 좋네. "
" 누나도요. 예쁘다. "
얘랑 있으면 힐링하는 것 같은 기분이여서 계속 웃음이 나왔음. 눅눅한 하늘과 젖은 인공잔디, 시원한 바람이 기분이 좋아져서 그대로 가만히 있으니까
갑자기 전정국이 나를 부름.
" 어, 누나! 피해요! "
" 어? "
... 그리고 난 넘어짐.
여러 남자애들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음. 괜찮으세요? 하며 원을 그린 남자애들 사이에서 전정국이 나를 일으키더니
부축함.
" 누나, 어디봐요. 괜찮아요? 많이 아파? 아 진짜. "
" ...뭐지. 나 공 맞은 거야? "
" 응. 빨리 양호실가요. "
공에 볼을 정통으로 맞아서 그런지 정신이 없었음. 그대로 양호실로 가서 문을 열었는데 고요했음. 보건쌤은 왜 맨날 안 계시는 걸까.
" 앉아봐요. "
그때 그 의자. 김태형이 턱짓하며 앉으라던 그 의자. 같은 상황인데 너무나도 다른 느낌에, 나도 모르게 그냥 빤히 서있자
전정국이 내 손을 잡아 이끌어 앉혔음.
전정국이 약상자에서 후시딘을 꺼내 내 볼에 살살 발라줌.
" 아!.. "
" 어. 아파? 미안해요. "
그러더니 아주 조심스럽게 면봉으로 펴발라주는데, 누구한테서 나오는 건지도 모르는 심장소리가 일정하게 콩콩 뛰어댔음.
전정국 얼굴이 가까이 있어서 그런가, 그냥 양호실에 둘 뿐이라서 그런가, 아님 진짜 그냥 순수하게 공에 맞은 거에 놀라서 그런가.
점점 숨이 가빠졌음.
전정국이 소형 밴드를 붙히고는 어색하게 얼굴을 뗌.
" ..됐어요. "
" 어..그래 고맙다. "
" .... "
" .... "
" ..종치겠네. 일어나요. "
서로 아무 말이 없자 전정국이 어색하게 웃으며, 어색하게 일어나서 어색하게 나에게 손을 건넸다.
엉거주춤 일어나서 전정국의 손을 잡고 운동장으로 향했다.
" 그때 맞은 건 괜찮아? "
" 네. 누나 손등은.. "
손등을 다친게 여간 마음에 걸린건지 내 손을 덥석 가져가 찬찬히 살핀다. 그 때의 흔적이 조금 남았지만 정말 상관없었다.
" 야. 이거 다친 건 아무것도 아니야. "
" ...짜증나. "
" ..어? "
전정국이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맞췄다. 눈동자에서 빛이 났다. 전정국과 가만히 눈을 마주치고 있자니, 마음이 이상해서 눈을 떨구었다.
" 그 형이 누나한테 그러는 게 짜증나요. "
" ...정국아. "
" 그리고, "
" ... "
" 누나가 지금 나 안보는 것도 짜증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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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엏응헝ㅀ으ㅠㅠㅠㅠㅠㅠㅠ 죄송해여 많이 늦었져 ㅠㅠㅠㅠㅠㅠㅠ 왕졍 노잼인듯 ㅠㅠㅠㅠㅠㅠ 독자님들 사랑해여!!!!!!!! (뽀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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