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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과외 하기


01

W - 아토피


“ 경수야, 니가 백현이 공부 좀 시켜줄수있니? ”


당황한 경수는 담임 선생님을 다시 바라봤다. 잔뜩 미안한 얼굴로 경수의 손을 잡은 선생님은 딱 한번만 자신을 도와달라고 애걸복걸 하더니
경수에게 가장 큰 딜을 걸었다. 나중에 추천서 쓸때 온갖 좋은 말들은 다 써주겠다고. 
당연히 경수는 그 제안을 흔쾌히 승낙 하였고, 교무실을 나서는 순간 부터 한숨을 푹 쉬었다.
학교에서 가장 꼴통인 백현을 자신보고 가르치라니, 이건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지는 소리와 같았다.
작던 경수의 어깨는 더욱 작아진채 교실로 가니 역시나 교실 뒷편에서 잠을 자는 백현의 뒷통수가 눈에 들어온다.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밝은 갈색빛의 머리는 햇빛을 받아 한 톤 더 밝은 갈색빛이 났고
그 주위로는 아무도 없었다. 분명 잠들기 전에 큰소리를 내고 잠에 들었겠지. 경수는 한숨을 쉬더니 백현의 앞자리에 앉았다.
인기척에 놀라 잠이 깼는지, 백현이 잔뜩 찡그린 얼굴로 경수를 쳐다본다.


“ … 뭐야 ”
“ 그 … 그게 ”
“ 선생님이 또 부르냐, 그러면 난 갈 이유 없다고 전해 드려라 ”
“ 나 … 나랑 공부 하자고 ”


귀까지 빨개진 채로 경수는 겨우 말하니 백현의 표정은 마치 라면 먹다가 계란 껍질 씹은 표정으로 경수를 쳐다 본다.
혼자서 뭐 저런 병신이 다 있냐면서 꿍얼 거리더니 후드를 뒤집어 쓰고 다시 꿈나라로 입장 하셨다.
난감해진 경수는 손톱을 깨물다가 다시 책상을 두어번 두드렸다.


“ 공부 하자는 말은 저기 있는 김종인한테 말하라고 ”
“ 적어도 대학은 나와야 하는거 아니냐, 백현아 ”
“ 야 너 말 잘했다. 대학 나와도 취업 안되는 이 세상에 무슨 대학이냐 ”
“ 그럼 수능이라도 제대로 보자? 응? ”


경수는 자신이 이렇게 비굴하게 나갈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입술을 깨문채 백현을 보니 애는 또 눈을 감고 귀를 틀어 막더니 ‘ 아- 안들려- ’ 라고 말한다.


“ 야 변백현 ”
“ 안들려 - ”
“ 선생님께 니 그동안 수업 빠진거, 담배 핀거, 술 마시고 학교 두시간 늦게 온거 다 말한다? ”


어찌보면 유치한 초등학생의 말싸움 같은 대화에서 결국 경수가 이겼다.
백현은 씩씩 거리더니 이내 박차고 나갔고, 경수는 승자의 미소를 띄었다.
그리고 이 모든걸 보던 반 아이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이 둘을 보고 있었다.



-



“ 씨 … ”
“ 가자 변백현 ”


경수는 백현을 끌고 동네 작은 서점으로 데려 왔다. 한번 집을 가보니 책장에는 온통 만화책들과 성인 잡지들로 꽉 차있었고 그 밑으로는
온갖 게임 CD들이 나 좀 플레이 시켜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 처럼 진열되있었다. 결국에는 억지로 끌려온 서점에서 모든 과목의 문제집을 사고
다시 백현의 집으로 갈때까지 백현의 입술은 삐죽 튀어나왔다.

집으로 들어가자마 문제집들은 모두 쇼파 위로 던지더니 거실에 백현이 대자로 누웠다. 경수는 문제집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더니 포스트잇으로 시험범위를 
확인 하였다. 그런 경수를 보던 백현은 쿠션을 끼고 경수 옆에 가서 배 깔고 누웠다.


“ 이런거 해서 뭐 할라고 ”
“ 으이구, 이런거라도 해야 니가 공부할거 아니야 ”


가볍게 꿀밤을 놓고 경수는 다시 자신이 적어온 범위와 문제집을 비교하더니 백현이에게 교과서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였다.
또 그거에 방으로 쪼르륵 가 교과서를 들고 온 백현은 다시 배 깔구 경수 옆에 누웠다.


“ 수업 시간에 잠만 자냐? ”
“ 응 ”
“ 내년에 물려줘도 될 만큼 깨끗하네 … ”
“ 깨끗하면 뭐 어때 ”
“ 아휴 내가 이 밥탱이를 데리고 어떻게 공부 하냐 …”


경수는 혀를 끌끌 차더니 교과서로 백현의 등을 때리고는 볼펜을 내려 놓고 책상위로 엎드린다. 그런 경수를 가만히 보던 백현은 쿠션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채 그 옆에서 누웠다. 벌써부터 공부를 가르칠 생각과 배울 생각에 머리가 지끈 거리는 두 사람이다.



-



“ 거기, 졸지 말고 수업 들어야지 ”


그 사이 내가 졸았나? 마른 세수를 한번 하고는 볼을 탁탁 쳤다. 변백현을 가르친답시고 1학기 공부 부터 다시 복습하느라 밤을 꼴딱 지냈더니
컨디션이 영 꽝인거 같았다. 교과서를 보니 알수 없는 화학 기호들이 지렁이처럼 한줄로 서 있었다. 미리 예습한거여서 다행이지, 아니였으면
다른 아이들의 필기를 빌리느라 진땀을 뺐을것이다. 정신 차리고 다시 칠판을 보니 졸음이 미친듯이 쏟아진다.


“ 내 … 내가 대신 필기 해줄까? ”
“ 아 그러면 고맙고 ”


짝을 하고 처음 말을 건 대화가 이거라니. 고개를 숙인채 대충 끄덕이니까 노트를 찢는 소리와 함께 필기 하는 소리가 들린다.
변백현 자리를 흘금 보니 녀석은 이미 꿈나라로 여행을 떠난지 오래 되었다. 아마 침 흘리면서 자느라 바쁠것이다.
엎드려서 자는것은 선생님께 예의가 아닌거 같아서 고개만 어중간 하게 숙이고는 눈을 감았다.


“ 그 … 그냥 엎드려서 자, 선생님도 수업 하시느라 바쁘셔 ”


필기 하던 짝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내가 고개 숙이고 있는건 또 어떻게 알았데.
이제서야 팔을 쭉 피고 엎드리니 금방 졸음이 쏟아진다.
눈앞이 캄캄 해지면서 선생님의 목소리는 이미 늘어진 테이프 처럼 느리게 들린다.


“ 야, 내 선생님이라면서 니가 퍼질러서 자냐? ”


머리를 누군가 쿡쿡 누르면서 잠을 깨우길래 신경질적으로 일어나니까 변백현이 우유를 마시면서 쳐다본다.
주머니에는 억지로 들어간 포켓몬스터 빵이 모습을 보였고 우유도 있는지 주머니가 빵빵 하였다.


“ 잠깐 잔거야 ”
“ 밤에 뭐 하냐, 야동 보냐? ”


밥통아 너 공부 가르친다고 복습했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이내 삼키고는 잠 좀 설첬어. 이러니까 빵과 우유를 주머니에서 꺼낸다.
그러더니 맞은편 의자를 끌고 와 그 앞에 앉는다.


“ 먹어, 다음 시간 문학이니까 먹고 자지 마 ”
“ … … ”
“ 일종의 과외비라고 생각해 ”
“ 고마워 ”
“ 다음 시간은 자지마, 응? 나랑 공부 가르켜 준다면서 선생님이 자고 있어 ”


머리를 한번 누르더니 뒷문으로 나간다. 쉬는 시간도 3분 남았구만 어딜 가는거야
책상 위에는 포켓몬스터빵 과 우유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근데 나 포켓몬스터빵말고 케로로빵 좋아하는데 이걸 먹어야 하나



-)


어제 올렸는데 오늘 또 왔습니다
이번작은 오백인데 오백 처음 써봐요ㅠ
맨날 탑뇽만 써서 오백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름 잘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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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공지사항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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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ㅜㅠ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 변백현 뭔데 겁나 츤데레 하죠? 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 하구가요 ~_~ 오백 학원물이 진리죠ㅠㅠㅜ
12년 전
대표 사진
아토피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으악ㅋㅋㅋ귀여웤ㅋㅋ 근데 막줄에 포켓몬서트는 무슨만화죠...포켓몬콘서트인가욬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대표 사진
아토피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타났네욬ㅋㅋㅋㅋㅋㅋㅋ늦은 시간에 올려서 비몽사몽 그랬는데 알려주셔서 고마워요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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