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세령 전체글ll조회 525l

[방탄소년단/전정국] 눈사람좋아하세요? | 인스티즈 

 

 

 

 

 

여름이 다 되었다. 

너를 처음본 것이 눈 날리는 겨울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나는 꽤 오래 너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너는 웃는 것이 보기좋다. 내 눈을 마주보고 웃어줄 때는 나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까맣던 머리카락을 밝은 갈색으로 물들였지만 네가 웃을 때면 나는 가끔씩 겨울의 네가 비쳐 보인다. 

 

 

 

대학에 입학한 후로 고등학생 때는 몰랐던 돈의 필요성을 절실히 알게되었고 나는 생애 처음의 아르바이트를 집과 꽤나 먼 카페에서 하게되었다.  

 

 

 

방학이어서 그런지 아무리 구하려해도 구해지지않던 일자리가 마침 운 좋게 먼저 내 눈에 띄었고, 손님들도 적당히 있었고, 사장님도 나쁘지 않았지만 집에서 꽤 먼거리에 버스를 타고 날려먹는 시간에, 적은 페이때문에 방학이 끝날 때까지만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첫 출근을 나갔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밤새 내린 첫 눈이 발 끝에 뽀드득 밟혔다.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길거리에 폭신폭신하게 쌓여있는 눈이 하얗고 반짝반짝 빛나보였다. 검은 목도리를 하고 눈사람을 만들던 너를 보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 지금과는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겠지. 

 

 

 

눈사람을 만드는 것일까. 조금 멀리 보이는 장갑도 끼지않은 핏줄 선 하얀 손이, 목도리에 묻혀 보일락 말락한 코 끝이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저러다 감기걸릴텐데.. 초면의 사람이 하기에는 주제넘는 걱정을 하던 나를 알아채기라도 한것인지 남자가 맨 손에 붙어 물이 되어버린 눈을 털고 두 손을 마주대고 입김을 불었다. 하- 

살짝 떨어져있어서 들리지 않을텐데 그의 소리가 들린것만 같았다. 남자는 쭈그려있던 몸을 일으키고 갈 길을 걷기 시작했다. 눈 사람을 만드느라 고생한 사람치고는 빠르게 뒤를 돌아 걷는 남자를 멍하니 보고있다가 카페에 가기위해 의도치않게 남자의 뒤를 따라갔다. 

 

 

어디로 가는걸까. 카페에 가는 길을 가는 그의 뒤를 따라 걷다가 눈 내린 길거리에 찍힌 남자의 발자국에 조심스레 한 쪽 발을 가져다댔다. 발이 크구나. 그럼 당연히 나보다 키도 크겠지. 그의 발자국에 맞춰 걷는 내가 이상하게 보일까 뒷모습을 바라보았지만 갈 길이 급한지 점점 멀어져갔고 결국에는 카페마저 지나쳐 걸어가버렸다. 

 

 

카페에 들어가지 못하고 , 멀어지는 남자의 뒷모습과 그가 남긴 길게 이어진 발자국을 눈에 담았다. 내 마음에도 그가 작은 눈사람을 만든 것 같다. 아주 작고 여린 눈사람을. 

 

 

조금 늦어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가던 나를 사장님은 첫 눈이 내려서 늦었으려니 이해해주셨지만 처음 배우는 일 답게 사고만 치는 나를 보고는 지원군을 불러야겠다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셨다. 조금 뒤 젊은 남자가 딸랑 종소리와 함께 들어왔고 사장님은 나를 그 남자와 소개시키고는 허허웃고 떠나버렸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자신을 석진이라 소개하는 남자의 유쾌한 농담과 괴랄한 표정으로 인해 금세 친해져 즐겁게 일을 배울 수 있었다. 

 

 

 

잠시 나를 가르치기위해 왔던 석진오빠는 아직 가르쳐줄 것이 많다며 계속 카페에 나와 일을 같이 했고, 일을 배우기 시작한지 일주일 째 되던 날 그가 왔다. 

딸랑 종소리와 함께 카페에 들어온 그가 검은 목도리를 풀었고, 살짝 떠있던 뒷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목도리를 한 손에 든 뒤 내 앞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이 슬로우모션처럼 보였다.깜빡이는 두 검은 눈동자와 살짝 거칠어진 도톰한 입술이 내게로 다가왔다. 코 끝과 하얀 볼이 그 때같이 살짝 발갛게 물들어있었다. 

 

 

 

"핫초코 한 잔이요." 

 

 

뭔가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다르지만 귀엽게 느껴지는 그의 주문에 아무렇지 않은 척 떨리는 목소리로 계산을 마치고 진동벨까지 건네주었다. 

 

 

그가 소파에 가려 보이지않는 뒷 쪽 자리에 가는 모습까지 지켜보고나서야 음료를 만들기위해 자리를 옮겼다. 

 

 

"내가 만들까?" 

 

 

"아니요! 제가 할게요." 

 

 

어린 손님들의 주문으로 인해 몇 번 만들어본 적이 있는 터라 자신있게 석진오빠의 도움을 뿌리쳤다. 

오빠 몰래 초코가루도 정량보다 더 털어넣고 몇 배는 더 신경써서 세팅한 음료를 준비한 뒤 진동벨을 눌러 그를 불렀다. 

 

 

 

"...?" 

 

 

왜 안 오지. 

 

 

계속해서 오지 않는 그에 진동벨이 울려도 못본 척 자리까지 음료를 바치길 원하는 진상들이 생각났지만 잔뜩 공들인 내 정성이 식을까 음료가 든 쟁반을 들고 조심스레 걸음을 뗐다. 그에게로 향하는 한 걸음 한 걸음에 내 심장박동이 맞춰 뛰었다. 그를 가리던 소파를 지나치고 나서야 뭉친 목도리를 베게 삼아 엎드려 자고 있던 그를 마주쳤다. 

 

 

많이 피곤한 일이 있었나. 음료쟁반을 그에게서 살짝 거리를 둬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남 몰래 감탄하며 그를 구경하다가 바닥에 떨어져 지잉지잉 울려대는 진동벨과 따듯한 핫초코를 구제하기 위해서 그를 깨우기로 했다. 

 

 

"저기요.... " 

 

 

머뭇머뭇대던 손을 들어 살짝 그의 어깨를 건드렸다. 

 

 

천천히 눈을 들어 나를 담는 맑은 그 눈동자에 숨이 탁 하고 멈춰버렸다. 

 

 

"아,안녕하세요 음료때문에요. 이거 진동벨이 울렸는데 안 오셔서..." 

 

횡설수설 말하는 나를 지켜보던 그가 테이블에 엎드린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고마워요" 

 

바닥에 떨어진 진동벨을 나에게 건네는 그의 손가락이 살짝 스쳤고 나는 로봇이 된 것 마냥 뻣뻣하게 카운터로 향했다. 맛있게 먹어야 할텐데, 설마 초코가루를 더 넣은 것 때문에 너무 달지는 않겠지. 불안과 걱정이 그를 가린 소파로 향했다. 

 

삼십분 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고 문 앞에서 목도리를 둘렀다. 가는건가..괜한 아쉬움에 고개를 내려 손가락만 쳐다보고있던 나를 그가 불렀다. 

 

 

"좋네요" 

 

 

뜬금없는 그의 말에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 

 

 

"네?" 

 

 

"핫초코. 맛있다고요." 

 

나와 눈을 마주하고 소년처럼 해사하게 웃던 그가 목도리를 마저 두르고 문을 열어 뒷 모습을 보였다. 그가 나가자마자 나는 카페를 그만둘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그를 볼 수 있는 곳은 이 카페뿐이니까. 

그는 눈사람을 아주 잘 만드는 것 같다. 그 날 퇴근하면서 그가 만들었던 눈 사람에 나뭇가지와 주변의 돌로 눈과 손을 만들어주고 시린 손을 호호불며 버스를 기다리던 내가 생각났다. 내 마음 속 작은 눈 사람은 어느새 나만큼 커져있었다. 

 

 

그 후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카페에 들러 핫초코를 마시던 그가 아이스초코를 마시고, 땀이 뻘뻘나는 여름이 되었다. 더운 여름이 되자 카페에 오는 길이 더 힘들어졌지만 음료를 마시고 나갈 때마다 싱긋 웃어주는 그의 그 웃음때문에 나는 이 짓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 드디어 왔네!" 

 

 

학교가 끝나자마자 카페로 달려온 내가 문을 열자마자 석진오빠가 나를 반겼다. 

 

"무슨 일 있어요?" 

 

 

"지금 마리오 피규어 선착순 50명이라는데 나 잠깐 나갔다올게!" 

 

 

"...알겠어요." 

 

진짜 얼굴과 안 어울리는 취향이다.  

 

 

혼자 카페에 있는 것은 처음인데... 설마 별일이야 있겠어 했는데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그 별일은 얼마 지나지않아 나를 찾아왔다. 

 

 

"어서오세요"  

 

 

딸랑- 울리는 종소리에 반사적으로 인사를 했고 살짝 얼굴이 긴 듯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카운터로 다가온 남자가 주문은 안 하고 웃음기 섞인 오묘한 얼굴로 나를 훑어보는 것이 느껴졌다. 이 사람 뭐지.이상한 사람인가? 

 

 

"저기요 번호 좀 주실래요?" 

 

 

"네,네?? 번호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되물었다.망설임 없이 번호를 달라며 재차 말하는 남자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마냥 서있는데 그가 급한 걸음으로 카페 문을 박차고 들어와 이상한 남자를 카운터에서 떨어트린다. 

 

 

"..아이스초코.... 두 개요.." 

 

숨을 헉헉대던 그가 주문을 마치고 이상한 남자를 끌고 매일 앉던 그 뒷자리로 가려는데 이상한 남자가 앞자리에 앉고 싶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멀쩡하게 생겨서 왜 저런대... 

 

 

인상쓰던 그가 결국 이상한 남자를 끌고 카운터에서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나는 그를 가까이 구경할 수 있으니까 더 잘 된건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상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뭐!!!!?" 

 

나를 보고 치아를 보이며 씩 웃던 이상한 남자가 작게 뭐라고 이야기하자 그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질렀다가 나와 눈을 마주치고 다시 급하게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의 모습에 신기하기도 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길래 그러는 것인지 궁금해져서 나도 모르게 그 쪽만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을 둘이서 얘기를 나누더니 고개를 끄덕이던 그가 저벅저벅 내게로 걸어와서 휴대폰을 내밀었다. 

 

 

"충전이요?" 

 

 

당황해서 입을 작게 벌리는 그가 토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 쪽 번호달라고요." 

 

 

순간 내 머리가 잘못된것은 아닐까 내가 잘못들은거겠지 머릿속에 잠들어있던 내 모든 뇌세포들이 비명을 지르는 느낌이었다.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로봇처럼 삐끄덕거리며 휴대폰화면을 켰고 나는 숨을 들이켰다. 화면은 그가 만들고 내가 퇴근 길에 손과 눈을 만들어주었던 눈사람이었다. 다른게 있다면 그의 목도리를 두르고 있다는 것? 

 

 

"그 눈사람 괜히 만드느라 나 손 시려워 죽는 줄 알았는데, 그 쪽보고 아, 잘 만들었다 싶었어요." 

 

 

"..." 

 

 

"예뻐요. 그 때도, 지금도." 

 

 

"...!" 

 

 

"나중에 겨울이 올 때. 그 때도 같이 있고 싶은데.. 

눈사람좋아하세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헐ㅠㅡㅜㅠㅠㅠ작가님...♡완전 취향저격...ㅠㅠㅠㅠㅠ꾸기 너무 귀여워요ㅜㅜㅜㅡㅠ여주도 완전 귀염터지고!!!앞으로 챙겨 볼 게 하나 더 늘었네요!!!ㅎㅎㅎㅎ힘내세용!빠샤@
8년 전
독자2
헐.....그렇게 설레게 하기 있기 없기ㅠㅠㅠㅠㅠㅠㅠㅠ와......전정구기ㅠㅠㅠㅠㅠ귀여워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내사랑 ㅠㅠㅠ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태형] 이거 그린라이트냐.11 08.05 02:56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Love Like Sugar 09190 독스 08.05 02:2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깨소금 나는 연애. 03 (여러분 술이 웬수에요 술이)17 퍼러러러펑 08.05 01:55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석진] 5월의 빛 012 빛나 08.05 01:55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태형] 페북 스타랑 사귀는 썰 01 24 쥬잉 08.05 01:27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태형] 악마를 보았다 [01]14 과천의왕자 08.05 01:2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국슙] 지지 않는 꽃 10(흙의 번외) 10 레겐 08.05 00:41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윤기야 질투해줄래?046 열두시삼십팔.. 08.05 00:2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태태이즈뭔들 08.05 00:1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너는 모르는 시간 . pro25 너모시 08.05 00:0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SM 신인 솔로가수 너탄과 방탄소년단 썰45 카페인더호프 08.04 23:45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양아치 전정국 04110 허브솔트 08.04 23:44
방탄소년단 [BTS/태형] BS - Blood. Sexy 212 지나가던 탄소 08.04 23:4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태형] 너는 펫 태태.ssul7 낮도깨비 08.04 23:32
방탄소년단 [BTS/태형] BS - Blood. Sexy26 지나가던 탄소 08.04 22:54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태형] 내 이웃의 모든 것 053 한올 08.04 22:46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태형] 여름,감기3 다소니 08.04 22:13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태형] 음흉한 집사와의 동거 3일59 서양수박 08.04 22:1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윤기야 질투해줄래?036 열두시삼십팔.. 08.04 21:5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진짜 약사 맞아요? 0233 08.04 21:29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너탄소가 방탄 가이드인 센티넬버스 썰 04 (부제 : 정호석의 경우)69 각설이 08.04 21:1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08.04 18:4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민윤기가 설레는 이유 15 이사 가자 08.04 17:11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4 풍기문란 08.04 16:53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빅히트 솔로가수 민탄소 02 민동생 08.04 16:08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남준윤기태형정국] 흥탄고 어서오세요! instagram 044 스무날 08.04 15:3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윤기야 질투해줄래?028 열두시삼십팔.. 08.04 13:57
전체 인기글 l 안내
6/16 12:06 ~ 6/16 12:08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