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퀴디치 시즌이 되었다. 학기의 첫 경기인 후플푸프와 슬리데린의 경기를 보기위해 모두가 일찍 일어나 연회장으로 내려왔다. 그리핀도르와 래번클로의 아이들은 저마다 친구들을 응원하러 후플푸프와 슬리데린의 테이블로 가 어깨를 두드렸고 선수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원우는 토스트를 들이미는 우지의 손을 밀어내며 토할꺼같은 얼굴로 입을 틀어막았고 민규는 옆에 앉은 준의 어깨에 고개를 쳐박았다.) 승관은 민규에게 다가가 웃는 얼굴로 시합 잘하라 어깨를 두드리고는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돌아왔다. "든든히 먹어야 응원을 잘 하지!" 해맑게 외친 승관이 본격적으로 베이컨과 계란을 입에 쑤셔넣기 시작함과 동시에 원우가 입을 틀어막고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나 연회장을 뛰쳐나갔다. 나는 아무도 몰래 화장실에 가는 척 그의 뒤를 따랐고 곧 중앙정원에서 힘없이 돌로 된 벤치에 널부러져있는 그를 발견했다. "원우! 괜찮아?" "...? 아. 아미(이)구나. 난 괜찮아." "전혀 그래보이지않는데. 너 얼굴이 롱바텀 교수님의 두꺼비 색인건 알고있니?" 내 말에 무척이나 힘없이 웃어보인 원우는 머리가 아프다는듯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번 경기를 내가 망치면 어떡하지?" "그럴리 없어. 네 실력을 내가 잘 아는데. 넌 슬리데린 최고의 몰이꾼이라고." 내 말에 그제서야 살풋 웃어보인 그는 한숨을 쉬며 무릎을 모았다. "...내가 저번에 말했었지? 내 꿈은 영국대표로 퀴디치 팀에 들어가는거야. 근데 어렸을때부터 막연하게 가져왔던 그 꿈이 날 짓누르는것같아서. 요즘은 그 꿈이, 아니. 그 꿈을 그렇게 느끼는 내가 너무 한심해." 그는 그렇게 말하며 모은 무릎 위로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뭐라 위로해줄 말이 없을까 생각했지만 곧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벤치에서 거의 미끄러질뻔했다. "내가 이래서 슬리데린 멍청이들을 싫어하는거야. 이렇게 약해 빠졌으니까." 뒤를 돌아보니 못마땅한 얼굴의 쿱스가 팔짱을 끼고는 창문을 통해 우리를 내려다보고있었다. 내가 화를 내려 입을 연 순간 그가 말을 이었다. "-니가 그렇게 느끼는건, 네가 그 꿈에 가까워졌기 때문이야. 니가 막연하게 가졌던 그 꿈을 이루기 일보직전인데 뭐가 무섭다고 그렇게 내빼려고 하는거야? 한심한 자식."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내뱉은 말은 나를 충격에 빠뜨릴 정도로 그 답지 않은 말이여서 나는 누군가가 폴리주스 마법약을 마시고 쿱스 행세를 하는건가 의심까지 했다. "좀 있으면 시합 시작이다. 아예 도망칠건 아니지?" "...도망치긴 누가 도망친다고 그러는거야?" 빈정대는 쿱스에게 조용히 쏘아붙힌 원우는 나에게 인사한뒤 쿱스를 지나 연회장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그의 얼굴엔 옅게나마 미소가 걸려있어 나는 안심했지만 곧 의심쩍은 얼굴로 쿱스를 돌아봤다. "...너 쿱스 맞아?" "뭔 소리야? 그럼 내가 쿱스지 누가 쿱스야?" "...아니. 아니야." 퉁명스레 입을 빼죽대는 쿱스에게 씩 웃어보이니 웃지말라며 투덜댄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거야?" "...나도 나름 생각해봤어. 너랑 정한이가 했던 말들 그냥 허투루 넘겨들은건 아니라고." "..." "나도 몇몇 슬리데린들은 그렇게 개똥같지 않다는거...알고는있어. 그 우지녀석이랑 쟤는. 그래도 친해지진 않을꺼야. 아직도 마음에 안드는건 어쩔수 없으니까." 어깨를 으쓱하며 터벅터벅 멀어지는 그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면서 그 동안의 노력들이 아주 헛된것은 아니였구나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들과 함께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는것은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승관과 쿱스, 호시는 후플푸프- 후플푸프- 오소리여 일어나라- 하며 우스꽝스러운 노래를 불러댔고(승관은 가끔 애드리브까지 넣으며 열창했다) 나와 도겸은 그런 그들을 모른 척 하며 두 팀 다 공평하게 한번씩 번갈아가며 불렀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고 해설을 맡은 정한이 차분한 목소리로 경기의 진행을 하기 시작했다. "-슬리데린의 마커스가 퀘이플을 가로챘습니다- 하지만 후플푸프의 낸시가 다시 가로채는군요. 아! 그녀가 골대 가까이 돌진하는데요- 아쉽게도 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몇번을 공을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접전이 있었고 드디어 슬리데린이 골을 넣자 나는 환호성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투덜거리며 후플푸프의 노란색 깃발을 흔들던 호시가 슬리데린 진영으로 돌격하는 후플푸프의 여자 선수를 보고 소리를 질렀고 그 선수는 간신히 퀘이플을 골대 안에 넣는것에 성공했다. 경기가 계속 되고 한가지 느낀것이 있다면 민규가 공을 굉장히 잘 막아낸다는것이었다. 그 애는 2골밖에 허용하지 않았으며 그 마저도 빗자루에서 미끄러져 허용한 것이었다. 그 때문인지 후플푸프의 점수는 계속 쌓여갔고, 90점대 20점에 다다랐을때 갑자기 슬리데린의 수색꾼이 밑으로 급하강했다. 관중들이 모두 놀라 몸을 숙였고 후플푸프의 수색꾼 또한 그쪽으로 빗자루를 몰았다. 나는 아주 잠깐 황금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고 몇초 뒤 그것은- "슬리데린! 슬리데린이 스니치를 잡았습니다! 슬리데린에서 150점을 얻었습니다!" 모두가 흥분에 차 벌떡 일어서며 소리를 질렀고 나 또한 웬디랑 조이와 얼싸안으며 환호성을 질렀다. 슬리데린 아이들은 마법을 부려 은색 뱀을 만들어내었고 선수들은 땅에 내려와 서로를 얼싸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날 학교는 초록색 물결로 가득했고 쿱스와 몇몇 다른 아이들은 욕을 큰소리로 내뱉으며 투덜거렸다. 저녁에 내가 즐겁게 구운 양 고기와 프랑스식 양파 수프, 으깬 감자를 먹으며 오늘 경기에 대해 말하자 쿱스는 들고있던 구운 닭고기를 내려놓고 내 입술을 잡아 늘렸다. "조용히 좀 해. 알았다고." "으그느... (이거놔...)" "다음주에 우리 경기할때나 응원 열심히 해. 알겠냐?" "을그쓰느끄 으그 느르그... (알겠으니까 이거 놓으라고...)" 쿱스는 키득거리며 내 입술을 놓아주었고 나는 얼얼한 입술을 부여잡고 그를 팩 쏘아보았다. 암호닉은 가장 최신 글에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암호닉! 바람우, 릴리, 뽀롱, 님부스, 말포이, 수색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분량이 좀 짧은것같지만...원래 짧았쟈나여 제성해여...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하게 분량을 주고싶지만 그게 불가능해여...설정상 같은 그리핀도르들끼리 붙어있을때가 많아서...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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