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슬액희 비가온다. 엄마가 우는걸까? 남겨진 나와 오빠가 가여워서? 이틀 전 늦은 새벽, 우리 엄마는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은채 숨을 거두셨다. 나는 물론 오빠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 날 옆에서, 지금도 옆에서 내 어깨를 조심히 두드려주는 아저씨..가 아닌 새아빠와 함께.
엄마가 돌아가신 이 후, 오빠는 성격이 완전히 변하였다. 그리고 새아빠를 무척이나 싫어했다. "..오빠, 밥 먹어." "됐어. 먼저 간다." 쾅-. 오늘도 아침 식탁엔 나 혼자 밥을 깨작대고 있을 뿐이다. 안 쪽 방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더니 새아빠가 차키을 들며 나오셨다. "정국이는?" "방금 먼저 나갔어요." "..그래. 오늘은 바빠서 못데려다 주겠다. 조심해서 가." 나는 괜찮다는 듯 젓가락을 물고 출근하시는 새아빠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참 젊다. 아니 진짜 젊은게 맞지.. 나이가 29살이니까. 아직도 의문인게 엄마는 어떻게 29살 남자와 눈이 맞은걸까? 오빠가 싫어 할 만도하다. 우리엄마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빠를 잃으시고 홀로 사업을 하시며 성공하여 우리 남매에게 정말 멋진 엄마셨다. 그러나, 갑작스런 위암으로 얼마전 생을 마감하셨다. 그런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척 봐도 어려보이는 남자가 엄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와서 나와 오빠에게 통보식으로 말을 뱉었었다. '내가 너네 새아빠야. 그렇게 알아 둬.' 어이가없었다. 잠들어있는 엄마에게 따지며 물을 수도 없던 상황이었을 뿐더러, 그럴 힘 조차 나질 않았다. 한 편으로는 친척도 없는 우리를 돌봐주실 분이 있다는게 안심되기도 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은 엄마의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었고 나이는 29살. 민윤기. 내가 안 정보는 이게 다 였다. 나는 고분고분 잘 따랐지만 전정국, 그러니까 오빠는 그게 아닌가 보다. 그럴만도 한게 어린 남자가 늙은 우리 엄마의 남자친구라니... 내가봐도 돈 때문에 사귀었던 걸로 밖에 안보이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도 우리를 봐주는 걸 보면 꼭 그런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새아빠가 나를 평소에 차에 태워 데려다 주시는데, 이게 내가 거절을 안 하니 학교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친구도 없는 나에게 소문이란 피할수도 없는 그런 거 였다. 내가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정신이 나가 원조교제를 한다는 헛소문. 따라서 전정국도 소문이 나빠지고 있었다. 여자를 막 만난다며..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오늘은 그 비싼 차를타고 오질 않으니 아이들은 또 힐끗 나를 쳐다보더니 늦을새라 교문을 빠르게 지나쳤다. 물론 내 얘기를 하면서. 교실에 들어서니 반 아이들은 나를 힐끔 보고 자기 할 일들을 한다. 나는 책상에 앉아 교과서를 시간표 대로 정리하였다. "여주야." "..?" 누구지? 아-. 전정국 전여친이다. 보기좋게 학교에서 차였지. 사귄지 3일만에. 그래서 그런지 우리 남매에게 악감정이 흘러 넘치다 못해 바다를 이룰 정도였다. "너-. 요즘 차타고 오더라? 다리아프니? 아니면 허리..?" 무슨의미인지 말 안해도 안다. 내가 깡 어린애는 아니였기에. "개소리 그만하고 자리나 가." "허, 뭐? 개소리? 찔리니까 그러지? 하여간 너나 너네 오빠나 남자 여자 밝히는건 똑같네, 아주!" 왜 오빠 얘기가 나오는 걸까. 전정국이 왜 이 여자를 찼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아이들의 시선이 쏠릴 때 즈음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셨고 흐지부지하게 상황은 정리되었다. 내가 둔하고 독한 걸까 아니면 저년이 미친걸까? 어쩌면 둘 다 일지도. 아침에 그 소릴 들은 뒤로 나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못하였다. 누구든 아침부터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테지만 평소라면 잠시 나쁠 뿐, 금방 머리에서 지워버리긴 했는데 오늘은 아니였다. 그리고 하교 할 때, 내 기분을 난도질 시키는건 시간 문제였다. 끼익-. 익숙한 차가 내 앞에서 멈추더니 창문이 내려간다. "나가서 저녁먹어. 타." "..." 나는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서서 창문 너머 반쯤 보이는 새아빠의 얼굴을 보았다. 저 사람은 정말 주위가 신경 쓰이지 않는 걸까? 왜? 진짜면 어쩜 저렇게 이기적일 수 있지? 수 만 가지의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새 차에서 내린 새아빠가 내 앞에 섰다. 정장을 입은 나의 새아빠는 누가봐도 멋있고, 수상해 보였다. "뭐해. 타라니까?" "..네." 여전히 기분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 차를 안 타기에는 죄송하기도 하고 시선만 더 안좋아 질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냥 빨리 자리를 뜨고싶다는 표현이 적절한 거 같다. "어딜 가." 뒷 문을 열어 차에 오르려는데 뒤에서 전정국이 내 손목을 세게 잡고 끌어당겼다. "오빠.." "..너 학교에서 도는 말 알고서도 계속 저 아저씨 차 타고 돌아다니냐?" "아닌건 오빠가 더 잘 알잖아." "마음에 안들어. 그만 따르라면 그만 따라. 네 가족은 나야."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잡힌 손목을 한 번 바라보다가 뒤 돌아 새아빠를 보았다.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어이없고 뭐냐는 식으로 오빠를 바라보고있었다. 주위에는 불구경 난 듯이 하교하던 아이들이 조금 씩 몰려오고 있었고. "..말 들어, 김여주." "아파. 놓고 말 해." 내가 아프다고 손목을 비틀자 그제서야 움찔 하더니 손목을 풀지는 않고 힘만 살짝 뺐다. "아-.죄송해요. 오빠랑 얘기하다 들어갈게요." "...그래." 그러고 새아빠는 운전석으로 가는가 싶더니 우리쪽은 쳐다도 안보고 말을 하시고 차에 올라탔다. "가족 좋아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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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륵....☆★ 포인트 안 내는 날에 올리려다가 오늘... 뚀르르르르ㅡ륵 흑흑 oh 본격 막장 빙글 탄생 oh 암호닉은안받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