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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날짜에 사물함 신청을 못해서 과방에 전공책들을 두고 다녔는데, 2학년이 되자 뒷방으로 밀려난 신세로 전락해선 과방에 들락날락 거리는 것부터가 여간 꺼려지는 게 아니었다.






  "누가 버렸어."





  눈치로 체감한 오늘은 평소의 과방 분위기가 아니었다. 1학년 새내기들이 잔뜩 얼어붙어서는 찍소리도 못하고 있었다. 예사롭지 않은 기류 탓에 바로 책장으로 가려던 걸음을 멈췄다. 정적의 원인은 사회대 내에서도 후배들 군기 잡기로 유명한 선배로, 벌개진 얼굴을 한 채 새내기들을 쏘아붙이고 있었다. 






  "후.. 누군데 말도 못해."





  하늘 같은 고학번 선배가 화 삭이면서 있는데 누가 섣불리 입을 떼겠어요. 속으로 선배한테 혀를 차며 책장 쪽으로 다시 걸었다. 내 뒤를 따라온 오세훈이 나만 들리게 작은 목소리로 '왜 저러셔?' 하고 묻는다.





  "아!"





  아씨. 깜짝 놀랐잖아.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을 줄 몰랐다. 사람 쳐다보고 말하는 게 습관이라 자연스레 뒤를 돌았는데 '정말 바로 뒤'에 있던 오세훈 탓에 큰일 날 뻔했다. 당황해서 오세훈 팔을 아프게 툭 쳤다.




  "나도 몰라."





  퉁명스럽게 대답하고는 다시 책장을 뒤졌다. 이 놈의 과방은 내가 전에 청소를 했는데도 단 며칠 사이에 또 이렇게 돼지 우리가 되어 있어. 





  "내가 너희를 혼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너희가 과방에 자주 있으니까. 그러니까 내 운동화 어디 갔냐고 그냥 묻고 있는 거야, 애들아."





  운동화? 



  '누가 버렸어' 



  아, 설마.




  매일 이렇게 전공 책 찾는 게 짜증날 무렵, 결정적인 일이 있었다. 쌓인 책장 탓에 결국 책을 못 찾고 부랴부랴 강의실로 뛰었으나 결국 지각도 하고, 책 없다고 교수님한테 찍혔던 적이 있다. 열이 받아 휴일에 과방 정리를 좀 했었다. 쓰레빠부터 빈 술병들이 나뒹굴어서 진짜 미쳤다고 욕지거리를 뱉으며 이것저것 휴지통에 담았었는데. 그때....





  아 드러워. 뭔 먼지가 이렇게 많이 끼었어. 자세히 안 보면 운동환지 뭔지도 모르겠네.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휴지통에 버렸던 게.. 저 선배 거였나.





  나는 대충 눈치를 봤다. 마음 속에서는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가라고 쑥닥였으나, 1학년 애들 표정을 보니 차마그럴 수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범행 장소엔 오세훈도 함께 있어서 입 싹닫고 넘어가기엔 내가 너무 무양심의 동기로 비춰질까 무서웠다. 






  "저, 선배."






  조막만한 내 목소리에도 그것보다 더 조용했던 과방 분위기 때문에 선배는 나를 곧 돌아보셨다.






  "어. 너희 왔었냐?"

  "아, 네. 아. 안녕하세요. 방학 잘 보내셨어요? 개강하고 처음 뵙네요. 아.. 아무튼 음.."





  무슨 말을 하려고 저렇게 뜸을 들이는지 눈을 가늘게 뜨고 날 보던 선배가 점점 작아지는 내 목소리 탓에 내게 가까이 다가오셨다.





  "운동화.. 찾으시는 거죠 지금?"

  "뭐야. 봤냐?"

  "아니. 음.. 사실.. 그거 제가 버린 거 같아서요."






  아 너무 단도직입적이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선배 표정을 보며 망했다고 직감했다. 본능적으로 주변을 둘러보니 1학년 애들은 어이없다는 표정과 함께 걱정하거나 놀라는 얼굴들이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머릴 쓸어올렸다.방학 때 상한 머리카락을 잘라낸 터라 결이 참 좋았다. 생얼음판을 걷는 분위기 속에서도 머릿결 때문에 딴 생각을 했다. 순간 헛웃음이 나오려던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죄송해요 정말."

  "야."

  "죄송해요.."

  "버렸다고?"

  "아, 후... 어떡하죠..? 그거 똑같은 거 사드릴까요? 아니 사드린다기 보다는.. 아, 전 그냥 배상.. 아니 배상도 아니고.. 아 죄송해요."

  "이게 살빼고 오더니 개념까지 버리고 왔나. 야. 돌았냐? 돌아서 선배 물건 함부러 버리고 그러지?"

  "네?"






  아무리 을이라도 선배 말씀이 좀 지나치시다고 느껴지는 건 내 착각인가. 착각 아니지? 선배 뒤로 보이는 지금 1학년들 표정이 대단히 굳어 있다. 근데 눈치 없는 오세훈은 이 상황에서도 책을 찾고 있고. 쟤 또 뭐하는 거야. 지금이 책 찾고 있을 때냐고. 하여간 지 일 말고는 상관 안 하는 건 알아줘야 한다.






  "진짜 죄송해요. 오랜만에 만나가지고는 대뜸 이런 말이나 하고.."

  "그래서 어떡하게."

  "네?"

  "어떻게 할 건데."

  "네? 아니, 어떻게.. 어떻게 해드리면 될까요?"

  "변상한다며. 그거 에어라서 족히 14만원은 넘어."

  "에어요?"





  아 씨발.. 나도 에어 비싼 거 안다고. 아니 존나 그냥 흙탕물에 뒹군 운동화 같던데 뭔 에어씩이나 됐어. 아, 진짜 망했다. 방학 때 하던 알바도 그만둬서 14만원 메꿀 돈 없는데.






  

  "이거 아니에요?"






  다들 오세훈이 든 '무언가'를 쳐다봤고, 다시 바라본 선배 표정이 약간 놀란것 같은 얼굴로 변해 있었다. 이거 맞아요? 소리를 내며 다가온 오세훈이 선배 가슴팍에 던졌다. 선배는 오세훈이 던진 실내화 가방을 얼른 열어 뒤져보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내 거네."





  아. 진짜...






  "찾았다. 거기 있었구나."

  "......"

  "야. 너. 고맙다?"






  분명 오세훈 이름도 모를 거다. 대충 고맙다며 오세훈을 보고 인사한 선배가 쇼파 위에 던져 둔 지 가방을 들고 과방을 나갔다. 머리를 쓸어올렸다. 저 새끼 저거 왜 사과 안 해? 아니 나는 그렇다 쳐도, 지가 족친 1학년 애들은 뭔 폐야. 진짜 또라이네.






  "그래도 저 선배가 마음은 여려."





  얼빠진 1학년들한테 대충 상황을 정리하는 멘트를 한 뒤 오세훈이 찾아 건넨 내 전공책을 들고 과방을 빠져나왔다. 






  "진짜 이상해. 그 선배."

  "그런 것 같더라."






  오세훈은 내 말에 대답하며 끄덕였다. 저렇게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방금 그 또라이 선배한테 날 구해줬다. 고마운 마음에 괜시리 오세훈을 툭 쳤다. 오세훈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고마워서 때린 거야."

  "뭘 그런 걸 가지고. 근데 두 번 고마운 짓했다가는 나 멍들겠다?"

  "또 맞을래?"

  "방학 때 호신술인가 뭔가 배웠다더니 힘 엄청 세졌어. 거기서 더 세지면 진짜 선수급 아니냐?"

  "뒤질래?"

  "아니? 나 뒤지기 싫은데~?"





  아 진짜 얄미워. 그래도 고마운 일 했으니 그냥 넘어간다. 






  "그래도 나 괜한 돈 안 쓰게 도와줬으니 밥이라도 사줄까?"





  

  "진짜?"






  끄덕이니 오세훈이 사달라고 조른다. 오늘 당장 사줘? 하고 물으니 약속이 있단다. 기대도 안 했다. 오세훈은 이런 식이니까. 저가 잘해서 주는 상도 어지간히 잘 거절한다. 이렇게 하루이틀 날짜 미루다보면 어느 사이 도움 받았던 일은 까마득한 옛날이 되어 있어서 굳이 끌어와 말을 트기 어렵다. 





  사실 오세훈한테 도움 받은 게 이번 뿐만은 아니었다. 1학년 때 발표 자료 모으는 것도 도와줬고, 나 대신 선배한테 혼나주기까지 했다. 전자의 경우 집이 같은 방향이라 우연치않게 역에서 만나가지고 내가 좀 도와달라고 징징거렸었고, 후자는 나도 모르는 사이 구박 받았었다. 분명 학생회 톡에서 과방 문 잘 잠구고 다니라고 연락 받고 답장까지 했었는데, 시험 전날 과방에서 공부하다 시험 치기 직전에 깨어나서 부랴부랴 뛰어나가느라 미처 챙기지 못했었다. 시험 치던 도중에 갑자기 생각나서 얼른 시험지 제출하고 과방으로 달려갔는데, 내가 들어감과 동시에 학생회장 선배가 과방에서 나왔고, 오세훈은 소파에 앉아 있었다. 분위기가 엉망이길래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오세훈이 건조하게 대답했었다. 시험 잘 봤냬. 아아, 그렇구나. 근데 너 세 번째 문제 답 뭐라고 썼어? 하는 사이에 시험을 막 끝낸 애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윤철 선배는 맨날 화만 내는 거 같아. 방금 과방 문 안 잠구고 갔다고 또 길 가던 우리 세워서 혼냈어. 짜증나 과방 도어락 어차피 고장 나 있었는데!'





  나는 오세훈을 바라봤다. 




  


  오세훈은 읽지 못할 표정으로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 어딜 가냐는 물음에 오세훈이 도서관. 하고 짧게 대답했다. 오세훈은 사람 많은 곳을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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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여주의 남자는 더더더더더 많이 등장할 예정입니당

세훈인 여주를 뺏어야 할 거예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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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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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230
헐...세훈아 꼭 뺏길바래 나ㄷ...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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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뭐야뭐야ㅎㅎㅎㅎㅎ 뭔가 명작스멜이 킁킁 신알신 하고가엿!!!!!!! 세훈이 다졍쓰ㅠㅠㅠㅠㅠㅠ 근데 마지막에 혼난거니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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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74.16
헐 ㅋㅋㄱ엑소글은처음읽어봐요 그만큼왕기대 ㅋㅋ 암호닉신처잉여 (인사이드아웃)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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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진짜 브금 과 글 내용 취저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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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사랑합니다❤️❤️❤️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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