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야동] 소년 열애사
W.전라도사투리
06. 첫 데이트
(BGM 린 - 둘이 하나)
헉헉 거리는 거친 숨소리를 내뱉은 호원이 동우의 집 앞에서 그의 집을 한 번 올려다보고는 떨리는 마음으로 초인종 앞에 서 망설이다 이내 결심한 듯 꾹 초인종을 누른다. 맑은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누구세요' 라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고 호원이 잠시 뜸을 들이다 힘겹게 '동우 친구인데요.' 라는 말을 내뱉는다. 그러자 잠시 만요 라는 소리와 함께 검은 철문이 호원을 반기 듯 열린다. 호원이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빨리해 정원을 지나쳐 현관 앞에 서자 주름이 자글한 인상 좋은 할머니가 호원을 반기며 2층으로 올라가 보라는 손짓을 한다. 호원이 예의 바르게 인사를 꾸벅하고는 2층으로 올라 가 동우의 방으로 추정되는 곳을 두들긴다. 잠시 아무 말 없어 다시 한 번 두들기자 들어오세요 라는 습기 찬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동우가 운 것이 자신의 탓인 것 같아 괜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호원이다. 호원이 동우의 방문 손잡이를 한번 돌려 활짝 동우의 방문을 열자 커다란 침대에 저 혼자 엎어져 있는 동우의 곁으로 다가간다. 호원이 잠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 하다 동우의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동우의 머리를 쓰담는다. 출렁 하는 매트리스의 느낌과 제 머리 위로 느껴지는 따듯한 감촉에 눈물을 흘리던 동우가 힐긋 고개를 들어 보이고는 흐익- 소리를 내며 다시 얼굴을 이불에 묻어 버린다. 그런 동우의 모습이 마냥 귀엽기만 한 호원이다. 장동우 나 봐. 도리도리. 호원이 말에도 꿈적 않고 그저 고개를 양 옆으로 저의며 거부 한다. 호원이 그런 동우의 허리를 간지럽히자 잠시 끄윽 하며 웃음을 참던 동우가 계속해서 허리를 간지럼을 참지 못 하겠는지 한번 획 돌아누워 버린다. 드디어 동우가 얼굴을 보이자 만족한 얼굴을 한 호원이 동우의 손을 잡고 그를 일으켜 앉히고는 자신의 품에 안아 토닥인다. 그런 호원 때문에 또다시 서러움이 복받치는지 아이같이 눈물방울을 툭툭 흘러내린다.
"미안해. 그러니까 울지 마. 응?"
잠시 아무 말 없이 호원이 동우의 등을 토닥이다 살며시 자신의 허리에 감아오는 동우의 팔에 놀라 흠칫 거리다 금세 유하게 미소를 짓고서는 동우의 머리에 자신의 코를 묻는다. 동우의 숨결이 호원의 목 언저리에서 느껴져 오고 호원의 숨결이 동우의 머리 위에서 느껴져 서로의 숨결을 나눈다. 동우가 훌쩍 거리며 코를 한번 먹고 호원에게서 살짝 떨어져 나와 호원을 곧은 눈으로 바로 마주한다. 갑자기 적극적인 동우의 모습이 적응이 안 돼는 호원은 귀가 붉어져 동우를 쳐다보며 요리조리 그의 눈길을 피해본다. 동우가 왠지 처음 자신들이 만났을 때의 일이 생각나 살포시 웃어 보어 보인다. 그때는 자신이 호원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면 지금은 호원이 제 눈을 피하는 게 입장이 바뀐 것 같다.
"호원아. 내가 너한테 너무 미안한 게 너에 대해서 이름이랑 반, 번호 밖에 모른 다는 거야."
"나도 그래. 동우 네 이름 반, 번호… 아 집도 아는 구나."
"…난 호원 이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 아직 우리 이틀 밖에 안됐지만…난 너를 알고 싶어…."
"나도 장동우를 알고 싶어.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걔 누구야."
"어? 누구?"
동우가 갑자기 진지한 상황과 다르게 흘러가는 분위기에 당황하며 호원을 올려다보지만 지금 호원의 눈동자에는 불그스름한 불꽃이 탁탁 하고 튀기고 있는 것만 같아 동우는 그저 가만히 입을 우물우물 거리며 요리조리 호원의 눈동자를 피한다. 또 다시 전세역전이 된 상황에서 호원은 동우에게 답을 구하듯 일렁이는 눈동자로 요리조리 자신의 눈동자를 피하는 동우의 눈동자를 따라 억지로 눈을 마주치고 샐쭉 웃어 보인다.
"김명수."
"어? 명수… 친척인데?"
"어?"
"친척. 명수가 중학교 때 미국으로 쫓겨났다가 이번에 들어온 거야…."
"그럼 친척이랑 이미 키스 하고 막 사랑한다고 해?"
"아- 그런 게 익숙해서 어릴 때부터 그러고 살았는걸. 어? 근데 호원 이는 그거 어떻게 알아? 혹시 봤어?!"
"…어쩌다가…."
"그럼 그거 때문에?"
"아씨- 그래 질투 했다! 왜!"
두 귀가 붉어진 채 소리를 지르는 폼이 퍽이나 귀여운 호원의 모습에 동우가 푸흣 하고 웃음을 자아낸다. 호원이 동우를 내려다보며 큰 손을 올려 동우의 머리를 잡아 제 가슴팍에 기대게 만든 후 그의 뒤통수를 쓸어 준다. 그의 따듯한 손길에 동우가 살포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다시 호원의 허리를 제 손으로 두른다. 계속 알고 싶은 존재이다.
"동우야 다시 신청할게."
"뭘?"
"데이트. 우리 첫 데이트 신청 다시 할게. 받아줄래?"
"…응."
*
검은 철문이 열리더니 동우가 빼곰 얼굴을 내민 채 호원과 눈을 마주한다. 검은 눈동자들이 마주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유하게 웃어 보이고 호원이 동우를 향해 손을 뻗자 동우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어나와 호원의 손을 잡는다. 햇볕도 따사롭고 잔잔한 바람이 부는 게 마치 봄 같다.
"손은 이렇게 잡는 거 아니야."
"응?"
"이렇게 잡는 거야."
"응!"
호원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동우와 잡고 있던 손을 빼더니 손을 쫙 펴 보이며 다시 동우의 손에 깍지를 껴 잡아온다. 그에 동우의 얼굴이 조금 전 보다 더 환해지며 눈꼬리를 예쁘게 휘어 웃어 보인다. 호원이 그런 동우의 모습에 자신의 옆 볼을 툭툭 쳐 보이자 동우가 뭐냐는 듯 고개를 갸웃 거린다. 에잇, 뽀뽀. 호원의 말에 동우가 잠시 망설이며 자신의 신발코만 바닥에 툭툭 쳐대자 호원이 직접 다가가 동우의 이마에 입술을 대었다 떨어진다. 호원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고개를 푹 숙이고 이내 결심했다는 표정을 짓고 고개를 들어 호원의 볼에 살포시 입을 맞춘다. 그리고는 후다닥 떨어져 고개를 돌리고는 호원을 이끌며 앞장 서 걷는다.
호원이 울상인 동우 때문에 안절부절 하며 동우를 달랜다. 영화를 보러 온 동우와 호원이 처음 보려 했던 도*들이 매진되어 그 시간대에 맞는 두*의 달을 어쩔 수 없이 끊었더니 그때부터 저 모양이다. 호원은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울상인 동우를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 호원이 의자에서 내려와 동우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동우를 올려다보며 동우의 얼굴을 살살 쓸어 준다. 그러자 동우가 뭐라 웅얼거리더니 호원의 옷소매를 꽉 잡는다.
"…딴 거 보면 안 될까? 나 진짜 공포영화 못 봐…."
"뭐야 그거 때문이야?"
"나한테는 중요해!"
"무서운 거 나오면 내가 가려줄게."
"소리는?"
"소리는 음… 네 귀에 내가 노래 불러줄게."
"그래도 소리가 더 크잖아."
"내가 안아줄게. 그럼 괜찮지?"
"…응."
"그래 그럼 이제 들어가자 시간 다 됐다."
호원이 양손에 콜라를 들고 동우의 손에 팝콘을 들려주고 동우의 발걸음에 맞추어 상영관으로 향한다. 자리에 앉아 동우의 팔걸이에 콜라를 넣어주고 벌써부터 겁에 질려있는 동우의 머리를 쓰담아 준다. 동우가 호원의 손길에 조금 안정을 되찾았는지 미세하게 떨렸던 몸이 조금씩 잦아든다. 몇 개의 광고가 끝나고 영화시작을 알리는 화면이 비춰지면서 동우가 꼬물꼬물 호원의 손을 꼬옥 잡아오자 호원이 그런 동우를 한 번 쳐다보고는 자신이 더욱 동우의 손을 죄여온다.
꺄악- 커다란 화면에서의 잔인한 모습과 여러 사람들에 비명 소리에 동우가 어깨를 움츠리고 호원의 팔뚝을 잡아 제 눈을 가린다. 호원이 그런 동우의 머리를 조금 더 자신의 쪽으로 끌어 눈을 가려주고서는 동우의 귀를 제 손으로 막아준다. 그런 호원의 모습에 동우가 호원을 올려다보자 호원이 웃어보이고는 동우의 이마에 살짝 입맞춤 한다. 꺄악- 한 번 더 귀를 찢을 듯한 소리가 들려오자 동우가 움찔 거리며 울먹인다. 보다 못한 호원이 동우를 품에 안고 일으켜 영화관을 빠져 나온다. 밝은 빛이 보이고 호원이 동우를 품에서 때어내어 손목을 잡고 아무 말 없이 이끈다. 자신을 이끌고 가는 호원이 화가 났나 싶은 동우가 어깨를 추욱 늘어트리고 호원을 따른다. 화장실로 들어온 호원이 맨 뒤 칸으로 동우를 먼저 집어넣고 자신도 따라 들어와 문을 잠근다. 동우가 갑작스러운 호원의 모습에 눈치만 보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자 호원이 팔을 뻗어 동우를 가두고는 동우의 턱을 조심히 쥐어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조금 운 것인지 동우의 눈이 조금 붉게 충열되어있다. 동우가 이리저리 눈을 피하자 호원이 동우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고 동우의 아랫입술을 아프지 않게 깨물어 그의 입을 연다. 그 틈을 탄 호원이 자신의 혀를 동우와 얽히고 동우를 보자 당황한 것인지 동그란 눈을 뜨고 저를 응시하고만 있다. 호원이 잠시 떨어져 동우를 향해 싱긋 웃어보이고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동우의 손을 제 목에 두르게 한다음 동우의 눈을 스륵 감겨준다. 키스 하는 건데 무드 없어 장동우. 그러고는 다시 동우의 입술을 파고드는 호원이다. 부드럽게 파고드는 호원 때문에 조금 몽롱해지는 기분을 느끼는 동우이다.
"참느라 죽는 줄 알았잖아."
*
명수가 더위에 헉헉 거리며 길을 거닌다. 오랜만에 돌아온 고국은 어떻게 변했나 싶어 아무생각없이 무작정 나왔거늘 날을 잘못 잡은 것 같다. 명수가 자신의 손으로 바람을 일으켜 보지만 소용이 없는 것을 느끼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눈을 희번떡 뜨더니 초록색 편의점으로 달려 들어간다. 딸랑- 하는 종소리가 귓가에 울리지만 무엇보다 시원한 내부가 가장 마음에 드는 명수이다.
어서 오세요. 하는 직원의 목소리를 뒤로한 명수가 음료 코너에서 어슬렁거리고 콜라 캔을 집어 계산대로 향한다. 900원 입니다. 하는 직원의 목소리가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명수가 고개를 드니 성열이 어? 거리며 자신의 아는 척 해온다. 명수가 씨익 웃으며 예쁜아를 외치자 성열이 얼굴을 붉게 달아오른 채 명수의 입을 막고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린다. 성열에게 입을 막혀 으브브 거리던 명수가 성열의 손을 거칠게 때어낸다.
"으- 예쁜이 손 왜 이렇게 짜?"
"예쁜이가 아니라 이성열이야!"
"그래 성열 예쁜이."
"하. 900원이야. 계산하고 빨리 가."
명수가 주머니를 뒤적거려 지갑을 꺼내 카드를 내어 보이자 성열이 인상을 구기며 명수를 쳐다본다. 겨우 900원 가지고 카드를 이용하겠다는 것인가? 900원이면 수수료 값인데.
"음? 900원 가지고 카드 계산을 좀 그렇지?"
카드를 잡으러 성열이 손을 뻗자 명수가 카드를 도로 집어넣으며 과자 코너로 들어가 이것저것 골라 카운터에 올려놓는다. 성열이 어리둥절 명수를 쳐다보자 명수가 카드를 불쑥 내밀며 계산이라고 말한다. 성열이 잠시 멍을 때리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카드를 건네받아 계산을 한다.
"다해서 21000원. 자 여기 싸인해."
명수가 아무 말 없이 헤실헤실 웃으며 싸인을 하고 승인을 누르자 성열이 미간을 있는 힘껏 구기며 명수를 노려본다. '열♡L' 열은 누군지 알겠는데 L은 또 누군지 하- 성열의 깊은 한숨을 짓고는 검은 봉지를 꺼내 명수에게 내민다. 명수가 그것을 받아 들더니 도로 성열에게 건넨다. 이게 뭐냐는 듯 명수를 보자 명수는 아무 말 없이 재촉하며 성열에 손을 들어 봉지를 건넨다. 어영부영 봉지를 받아든 성열이 명수를 바라보고만 있자 명수가 불쑥 카운터 문을 열더니 성열을 옆으로 밀어내고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뭐야?"
"혼자 알바 하면 심심하잖아."
"알바 아니거든?"
"그럼?"
"엄마가 나가서 내가 보는 거야."
"그것도 알바 아니야?"
"땡전 한 푼 안 받는데 이게 어떻게 알바야? 그것보다 너 안 나가?"
"선물도 줬는데 이렇게 쫒아낼거야?"
명수의 말에 성열이 빵빵한 봉지를 보고는 명수에게 도로 건네준다. 나가. 성열의 말에 명수가 아무 말 없이 어깨를 추욱 늘어트린 채 카운터를 빠져나가 가게를 빠져나가려 하자 괜히 명수가 측은해진 성열이 명수를 불러 세운다.
"잠깐이야. 잠깐만 있다 가."
"진짜?"
성열의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웃으며 재빠르게 카운터 문을 열고 성열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 모습에 성열이 일명 썩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시발 당했다. 성열이 차마 해맑게 웃는 명수에게 뭐라 할 수 없어 그냥 명수를 내버려 둔다. 생긴 거랑 다르게 뭔가 촐싹 거린달까? 성열이 명수를 보며 생각에 잠기자 명수가 성열의 눈 앞에 짜악- 하고 박수를 쳐 보인다. 성열이 깜짝 놀라 명수를 노려보지만 역시나 해맑게 웃으며 예쁜이도 앉아 거린다. 손님도 없겠다 성열이 한숨을 쉬며 앉자 명수가 검은 봉지 속 과자를 아무거나 잡아 뜯어 성열이에게 건낸다.
"예쁜이가 뭐 좋아하는지 몰라서."
"예쁜이 아니라니까…."
성열이 명수가 뜯어준 과자를 집어들며 혼자 중얼 거린다. 명수는 뭐가 그리 좋은지 그저 비실비실 웃으며 뚫어져라 성열을 바라본다. 보면 볼 수록 어릴적 제 형을 닮아 예쁜 것 같다.
"근데 아까 싸인할때 보니까 엘이 누구야?"
"엘? 그거 내 미국 이름."
아무렇지 않게 콜라를 따 마시며 말하는 명수 때문에 순간 사례가 걸린 성열이 켁켁 거리자 명수가 놀라 성열을 등을 쓸어준다. 시발 이새끼가 보자 보자 하니까?
음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것 같아요. 제가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래저래 연재를 불성실이 했네요ㅠㅠ 죄송해요ㅠㅠ 그리고 저번화에 일일이 댓글 못달아 드려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정말 요즘에 너무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너무 정신이 없어서요ㅠㅠ 이해해주시겠어요?
따블유, 밤야, 똑똑이폰,여우,붕어빵,스프링,오이님 그리고 독자4(누군지 안 말씀해주셔서ㅠㅠ 송규스럽습니다.)님 정말 저번 화에 너무 감사드리고 다시 열심히 연재 하겠습니다^0^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