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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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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작업실을 사용한지도 벌써 한 달 반이 지났다. 잠시간의 공백기를 끝내고 이제 활동을 준비하는 방탄소년단은 달력이 넘어간 이후 흰 새벽이 아니면 좀체 작업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을 혼자 쓰는 건 흡족하기도 했지만, 매일같이 북적거리던 그 소음에 대한 묘한 상실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띠리링-, [누나 작업실이에요?] 늦은 저녁과 밤 사이 어디쯤을 달리는 9시, 종일 좁은 공간에 갇혀 작업을 하다 기력이 떨어져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던 내게 온 건 역시나 민윤기의 문자였다. 그 첫 날의 만남에서 내 번호를 가져간 민윤기는 종종, 아니 거의 매일같이 내게 연락하곤 했다. [커피 마시고 싶다] [누나 오늘은 안 와요?] [오늘은 못 보겠다ㅠㅠ 새벽에나 들어가겠네요] 등. 말재간이 없는 나는 [사들고 갈게] [응 나 약속] [고생하네] 정도의 단답밖에 주지 못했음에도 지치지도 않는지 연락을 이어가는 민윤기에 나도 이젠 없으면 허전하다고 느낄 정도가 되었다. 

 

[응 지금 와?] 

[네 좀만 기다려요 커피 사갈까?] 

[바닐라라떼하고 스콘도 하나만] 

[응응 알았어요 좀만 기다려요] 

 

나가기 귀찮았는데 잘 됐다. 좋은 심부름꾼이 생겼다는 생각에 절로 떠오르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소파에 누워 눈을 감았다. ...나, 누나. 일어나서 먹고 자요. 우으응... 하루 종일 밥도 안 먹었을 거 아냐. 머거써어... 먹긴 뭘 먹어. 빵 한 조각은 먹었어요? 몸 상한다니까 꼭 이러지. 살살 흔들리는 몸과 다정하게 울리는 목소리에 눈도 채 뜨지 못한 채 웅얼대니 내 등 뒤로 손을 받쳐 날 일으킨다. 먹고 자. 초밥 사왔어요. ...초밥? 응. 계란 초밥 두 개 달라고 했어. 나를 제 어깨에 기대 놓고서 탁자 위의 봉지를 끌러내는 민윤기의 옆모습을 보며 배시시 웃었다. 우리 윤기 착하다. 제 허리께를 두드리며 하는 말에 피식, 웃고는 젓가락을 뜯어 내게 건네주기에 몸을 일으켜 계란 초밥을 집었다. 그렇게 맛있어요? 입안에 퍼지는 달큰함을 음미하고 있으면 내 머리를 손으로 빗어내리며 묻는다. 응. 여기 계란 초밥이 최고야. 넌 안 먹어? 난 먹고 왔지. 누구처럼 몸 생각 안 하고 살다 쓰러지면 걱정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밥은 꼬박꼬박 챙겨 먹네요. 흐응... 그 누구는 좋겠네. 밥 챙겨주는 사람 있어서. 능청스레 말하니 손끝으로 이마를 톡, 치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누나만 아니었어도 진짜. 하는 것에 야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댔어. 네에, 네에. 많이 드세요. 

 

느릿한 속도로 초밥을 집어 먹는 저를 뒤로 하고 핸드폰을 만지작대던 윤기가 문득 말한다. 누나, 지민이 오고 싶다는데. 괜찮아요? ...지민이? 불편하면 오지 말라고 하고. 흠... 아냐. 한 식군데 친해져야지. 오라고 해. 그래요, 그럼. 박지민은 민윤기와는 정반대의 의미로 이미지가 와장창, 이었던 멤버다. 주워 듣기로는 애교 많고 말랑말랑, 보송보송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만나보니 글쎄. 보송보송은 맞는 것 같은데 말랑말랑은 아니다. 민윤기가 연하남의 정석이라면 박지민은 연상남의 정석이랄까. 나이에 맞지 않는 여유와 세련됨이 있다. 벽을 치는 느낌도 있고, 그래 내가 맞춰준다, 하는 느낌도 있고. 그래서 다가가기가 어려운 타입이다. 나야 그쪽보다 댓 살 이상 많으니 그냥 어린 애가 낯가리는구나... 하지만. 내가 먼저 다가가면 될 것 같기도 한데 원체 무심한 성격이라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잡는다. 그러니까, 나 싫다는 사람한테 구애 안 한다고. 

 

지분지분 열두 개 들이 초밥 한 박스를 비워내고 정리를 하고 있자니 윤기가 지민이가 도착했다며 마중을 나선다. 래퍼들 셋을 제외한 다른 멤버들을 그리 자주 보진 못했지만 가끔 마주치면 박지민한테 무지하게 틱틱대더니 뒤에선 제일 살뜰하게 챙긴다. 저게 츤데렌가. 혼자 묘한 깨달음을 얻으며 쓰레기를 버리고 자리에 앉아 끄덕끄덕하고 있자니 문이 열리고 둘이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김 피디님!" 

"아, 안녕하세요 지민 씨." 

"뭐야, 누나 아직도 얘한테 말 안 놨어요?" 

"그러니까요. 윤기 형한테는 윤기야, 윤기야, 잘만 하시면서. 말 편히 해주세요, 피디님." 

"지민 씨도 피디님이라고 하잖아요." 

"어... 그럼 누나라고 부를게요. 그럼 되죠, 누나?" 

"어어... 그래요, 그럼. 말 놓을게." 

 

기가 막혔다. 어쩌다 단둘이 남겨졌을 때의 그 빙글빙글 웃는 낯에서 보이던 선연한 벽-물론 이건 내가 유독 타인의 적의에 민감한 탓에 더 크게 느낀 것도 있다-을 여즉 기억하는데, 민윤기를 사이에 두니 저렇게까지 말랑해진다. 말랑말랑이란 게, 틀린 말은 아니구나. 다만 제 사람 한정인거지. 후... 남몰래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아가, 너 그렇게 살면 힘들어... 

 

지민 씨, 아니 지민이를 소파에 앉혀두고 나와 윤기가 데스크 앞에 당겨 앉았다. 주섬주섬 널려진 파일을 정리하다 순간 앗, 하고 떠오른 게 있어 종이의 무덤 속에서 퍼뜩 곡을 찾아 빙글 뒤를 돌았다. 지민 씨, 이것 좀 불러 줄래? 네, 네? 미안. 실례인 건 아는데, 한번만. 스케줄이 다 끝난 저녁, 친분도 없는 여자 피디의 부탁에 박지민이 당혹과 곤란을 얼굴에 떠 올리다 순식간에 갈무리한다. 저 봐, 저 봐. 어른인 척 하는 건 여기가 더 잘한다니까. 모르는 척, 한번 더 부탁하자 윤기가 옆에서 거든다. 누나 애를 왜 괴롭혀요. 지금 아니면 지민이를 또 언제 봐. 지민이, 라고 부르는 음성에 흠칫, 어깨를 떤 건 모른 체 하고 딱 한 소절만. 응? 하고 다시 들이대자 윤기가 한숨을 푹, 쉬더니 한번만 해 줘라, 저 누나 할 때까지 포기도 안 하겠다. 하고 지민이를 부추긴다. 애꿏은 입술만 잘근잘근 씹어대며 하, 하하, 하고 웃던 박지민이 마지못한 얼굴로 입을 뗀다. 사랑이란, 아프고, 아픈 것. 이별이란, 됐어. 제 손에 쥐어졌던 악보를 홱 채가는 내 손길에 미간을 확 구겼다 무안한 척 웃는다. 

 

"아직, 다 안 불렀는데.
"지민 씨." 

"네." 

"내가 싫을 수는 있어. 지금도 무례했던 거 알아." 

"......" 

"그런데, 그래도 노래한테는 그러면 안 되지. 지민 씨가 하는 노래는 어떤 기분에서 불러도, 어떤 마음으로 불러도 지민 씨가 하는 노래인 거야. 내가 싫다고 해서, 노래한테 그러면 안 돼." 

"......죄송합니다. " 

"아니야. 내가 귀찮게 해서 미안해. 윤기야, 누나 먼저 간다. 너무 늦게까지 있지 말고 들어가." 

"어, 어... 연락할게요." 

"어." 

 

가방을 챙겨들고 나오며 머리를 털었다. 아직 어린 애한테 왜 그랬지. 너 쓰레기구나 김탄소. 너 힘들다고 애한테 화풀이를 하면 어떡해. 괜스레 눈 앞에 보이는 돌덩이를 차며 집으로 향하는 여름밤, 길이 시렸다. 

 

 

-------------------------- 

 

뭐지 내용이 산으로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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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윤기 너무 다정해ㅠㅠㅠㅠ귀여우ㅑㅠㅠㅠㅠㅠㅜ 누나래 누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윤기야ㅠㅠㅠㅠ
8년 전
독자3
윤기 다정보스....^^ 잘 보고 가여!
8년 전
독자4
윤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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