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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보름달이 뜬 밤, 월영림.

월영의 수장, 정한의 하얀 머리카락 사이로 붉은 달빛이 요사스럽게 빛나고 있다. 가볍게 손을 들어 허공에 한 번 휘두르자, 복숭아색의 여우가 펑,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훈아.”

“예, 수장님.”

“그녀를 불러와. 약속된 붉은 달이구나.”

“예.”

형이라고 부르라니까, 가볍게 눈가를 찌푸린 정한의 곁을 수장께 그럴 수 없다 대답 한자 한자에 힘을 실어 뱉은 지훈이 저 멀리 뛰어간다. 뒷모습을 지켜보던 정한은 손으로 제 옆의 고목을 짚었다. 은색의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정한의 머리칼도 흔들린다. 일렁이는 붉은 빛에 꽃은 물들고, 조용하던 숲은 소란이 일기 시작한다.

*
월영(月影):달그림자 술래잡기 01

[세븐틴/동양판타지] 월영(月影):달그림자 술래잡기 01 | 인스티즈


*


-딸랑.
 할머니께서 달아 놓으신 건가, 반투명한 파란 풍경이 바람에 좌우로 흔들린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본 로또 1등 당첨집이라던 그 편의점에서, 우연히 거스름돈으로 천원이 남아서, 우연히 기계추첨으로 산 로또가 1등으로 당첨되어, 몸을 좀먹어드는 병을 완화하기위해 대충 구한 시골집 치고는 꽤 퀄리티가 좋은-

“그래도 쥐가 돌아다니는걸 보면 시골집이긴 하지만.”

 그런 우연의 일치로 이사 온 이곳에서 벌써 1년, 다시 여름이 돌아왔다. 작년 여름에는 내 허리까지 왔던 나무가 벌써 내 키를 치고 올라가는데, 나는 여전히 1년 전과 같다.

“또, 또. 이년아 또 몸 신경 쓰고 있냐?”

“할머니도, 참. 말 좀 예쁘게 하라니까?”

“몇 십 년 네 할아버지랑 살아와서 그런다. 이제 네가 그러려니 해야지.”

 정 네 몸이 신경 쓰이면 저 별똥별에 몸좀 키워 주십사- 빌어보던가. 투박하게 깎은 사과를 내려놓고, 할머니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셨다. 작은 산 중턱에 마을과 동떨어져 자리 잡은 우리 집의 하늘은, 주위에 주택이 없어서 그런가 별이 유독 빛난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은하수 아래의 분홍머리.

“분홍머리?”

 분홍머리의 아이는 감았던 눈을 떴다. 꽤 내 스타일로 생겨서 흐뭇하게 바라볼 쯤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소년은 발을 탁탁 굴렸다. 그러고보니 옷이 좀 특이하게 생겼다. 펄럭이는 소매는 중국의 전통의상쯤 되어 보인다. 자세히 살피는 나와 다르게, 발에 이어 팔을 휘휘 저어낸 소년은 내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뭐, 뭐야.”

 찐따도 아니고 나는 왜 말을 더듬는 거야. 당황스러워서 몇 번 목을 가다듬었다. 픽, 웃은 소년은 금세 자신의 팔을 나에게로 뻗는다.

“뭐야, 지금 비웃은거? 나 기분 나빠도 되는 부분? 애초에 뭐냐, 밥달라고?”

 주위에 집이 없으니 우리 집에 볼일이 있는거고, 할머니를 부르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아는 사람도 아니니 딱 하나, 거지라고 생각이 되어 밥을 챙기려고 뒤를 돌아서는 찰나,

“아 뭔데?”

 다시 어깨를 잡아 나를 돌리는 소년의 손에, 짜증스럽게 말이 튀어나왔다.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소년은 내 손을 답싹 잡더니 힘을 주어 펼친다. 나는 펴지 않으려고 힘을 주고, 분홍이는 손을 펴려고 힘을 주고. 이건 싸움인가. 싸움의 세계는 약육강식이지! 

“아 족장새끼는 이게 뭐라고.”

“야 너 말 할 줄 아냐? 아 뭐냐고, 너 거지 아니야? 밥 줄게 좀 놔봐.”

“이게, 나를 거지로 만드네?”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없어. 혼자서 중얼거리던 소년은 내 손을 툭, 하고 치더니 이내 어이없다는 듯 제 머리를 헝크라뜨린다.
 
“이게 뭐…….”

 야, 손을 내려다 본 눈을 들어 소년을 보려고 했지만 이미 내 시야 저편으로 사라진 지 오래, 마당에는 나와, 내 손 위에 놓인 석류알과,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 뿐. 저건 뭐 도둑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웃도 아니고, 볼일은 단지 나에게 이거 주는 거야? 츤데레야 뭐야, 요세 애정공세는 이따위로 하는게 유행인가,

“애초에 언제 봤다고 애정공세야. 뭐 예쁘긴 하네.”

 석류인줄 알았던 그것은 열매 모양의 작은 돌이었다. 손바닥에서 붉게 빛나는 그것에는 작게 구멍이 뚫려있었다. 목걸이 용도인가, 목에 걸려있던 은줄을 풀어 돌을 꿰었다. 마침 펜던트라도 사서 걸려고 했던 찰나라, 분홍이는 수상쩍었지만 결과물은 만족스럽다. 눈높이로 손을 들어 비춰보고, 다시 목에 걸었다. 그 순간, 붉은 돌이 강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오늘 뭐냐는 말만 몇 번한거야, 영양가 없는 말을 뱉으며 돌에서 나오는 빛을 보았다. 점점 가슴께가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손으로 돌을 꾹 쥐었다. 사방팔방으로 빛을 뻗던 돌은 어느새 잠잠해져, 가느다란 선만 쏘아내고 있었다.

“이야, 이러면 호기심 많은 내가 분홍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잖아, 하하. 것 참 곤란한걸?”

 내가 생각해도 내 목소리에는 영혼이 없어, 헐헐. 분홍이가 간 쪽으로 발을 옮겼다. 근데 그쪽으로 갈수록 빛줄기가 점점 굵어지는 게,

“아 씨 이럴 거면 처음부터 데리고 가면 좋잖아, 아니 그럼 납치인가?”

 분홍이가 사람을 참 잘 다루네, 하. 시작했으니 그만 가지도 못하겠고, 귀찮아 죽겠다. 좀 편하게 쉬었다 가자는 마음으로 풀밭에 주저앉았다. 그만 엉덩이 아래로 물컹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시팔, 이건 또 뭐야. 사람 아니야 이거?

“저기 아가씨, 미안한데 좀 나와 줄래요?”

“애초에 거기서 주무시고 계시는 당신이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은발의 미청년(무려 미청년이다! 넌 내꺼야!)이 멋쩍은 듯 웃기에, 친절하게 일어나 옆에 앉았다. 몸을 일으켜 앉은 청년의 머리색은 달빛이 비쳐서 그런가, 언뜻 붉은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만져보고 싶다, 만져보고-

“아, 죄송.”

 생각만 하지, 역시 내 몸. 주인의 생각을 충실하게 이행하려다 손이 붙잡혔다. 내 손을 모아 쥔 남자는 연신 웃으며 나를 빤히 쳐다본다. 홀린 듯 까만 눈을 쳐다보다, 분홍이가 생각났다. 아, 나 지금 분홍이를 따라가던 중이었지. 남자의 손을 털어내듯 풀고 일어나 내려다 본 내 가슴께에서는,

“빛이 안나?”

“괜찮아요.”

“아니 도대체 뭐가?”

 이 남자는 또 왜 말을 걸어서 나를 복잡하게 만드는 거야, 흐릿한 시선으로 남자를 보자 이 실없는 남자, 또 웃고는 내 가슴으로 손을 뻗어-

“아니, 이 사람이?”

 붉은 돌을 들어올렸다. 남자는 손가락으로 은줄을 꼬면서 말을 이었다.

“이미 도착했는걸요. 당신, 이곳에 오기 위해 걸은 거잖아?”

 흑막 같은 대사를 내뱉는 남자의 뒤로 커다란 고목이 분홍색의 꽃망울을 터뜨렸다. 지금은 여름인데 벚꽃이라니, 내 눈이 잘못된 게 틀림없어. 오른손을 들어 마른세수를 했다. 주위의 풀밭은 어느새 은색으로 물들고, 아까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달은 이미 붉은색이었다.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야…….”

“걱정하지 마, 이곳은 약속을 지키고 소원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곳.”

 거대한 벚나무를 등시고 선 남자의 머리 위로 어느새 뾰족한 귀가 솟아있다. 잔잔하게 부는 바람에 꽃잎이 휘날리고, 묶여있던 남자의 머리칼이 풀어진다. 한여름의 붉은 달과 벚나무, 여우 남자라니.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신기루인가.

--------------------------
흐헿 보실분이 있으실랑가 모르겠다 안녕하세요 데븰입니다
사실 매번 설정만 짜다가 각잡고 글쓰는건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헤헤......헤..헤헤헤......
원래 프롤로그는 짧다잖아요 그래서 짧은갑다 해주세요..다음편에 10키바로 오겠읍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빨리 수위찌고싶다 눈누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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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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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비회원190.198
ㅎㄹ...............쩌는 설정에 라잌 누텔라 발리고 갑니다.........(털썩)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1
헐 미쳤군... 세상에... 정한아... 사랑해 내가 진짜 많이 작가님도 사랑해요 이런 은혜로운 소재가 다 있나..!
10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21.156
으엉.... 은혜롭다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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