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m다각/레이첸/크리타오/루민] 괴물 셋 먹이 셋
W.실핀
배경은 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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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는 몸이 제정상으로 돌아온것 같았지만 아직까지는 혼자서 방을 돌아다니는것 조차 쉽지 않았다. 발목에 찬 족쇄가 매우 단단하고 무거웠기 때문이었다. 걸을려고 할때 마다 깡 마른 발목으로 전해져 오는 족쇄에 쓸려 쓰라리는 살의 고통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 질수밖에 없었다. 화장실을 가려면 거의 기어서 조금이라도 돌아온 팔힘으로 족쇄를 끌수 밖에 없었다. 그걸 알았는지 남자는 고민하는듯 하더니 내게서 족쇄를 풀어 주었다. 발목에 난 상처들을 치료해주고 붕대를 감아준 남자는 그 붕대위에 족쇄가 아닌 새로운걸 채워 주었다. 전자기기 같은 것이었는데 아무말도 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나는 표정만 보고도 그가 무슨말을 하는지 알수 있었다.
"안…도망가요…"
"… …"
"어짜…피, 나가도 이젠 돌아갈수 있는 곳이 없으니까…"
입안의 침이 말라 목구멍이 따끔했다. 두눈가는 벌써 뜨근해 진체 금방이라도 울 모양세를 하고 있을것이 분명했다. 남자는 그런 나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탁자 위에 올려져 있던 물병의 물을 컵에다가 따라 나에게 건네 주었다. 남자가 건넨 물을 받아 마시고 난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족쇄가 풀려져 한껏 가벼워진 걸음을 걸었다. 사뿐 사뿐 걸을때 마다 금방이라도 다리의 힘이 덜컥 하고 풀려 버릴것만 같았지만, 자신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에 억지로 라도 괜찮은척을 하며 침대에 털썩 주저 앉았다. 발목이 시큰 거리는 느낌이 별로 좋지 못해 침대에 들어 누워 몸의 방향을 트니 남자가 뚜벅 뚜벅 다가와 내옆자리에 누웠다.
"사랑해, 김종대"
남자의 말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의 대답을 요구 하는듯 그가 나의 허리를 한팔로 감싸왔으나 나는 그에게 대답을 하지도, 그렇다고 고개를 돌리지도 않았다. 내 어깨 춤에 얼굴을 묻은 그는 피곤한듯한 숨을 내뱉었다. 그도 인간이라면 피곤할것이 분명했다. 어제 까지만 해도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해 거의 삼십분에 한번 꼴로 자신을 돌보아 주어야 했던 그였기에 잠을 충분히 잘수 있었을 리가 만무했다. 내옆에서 어느세 잠이든 남자의 팔에서 벗어난 나는 침대에 걸터 앉았다. 문득, 내 발에 차인 전자기기가 눈에 들어왔고 나는 고개를 돌려 그의 바지춤을 바라보았다. 그의 바지에 걸려있는 스위치가 눈에 들어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것을 눌렀다. 삑- 소리가 나 놀라 그를 바라 보았지만 그는 많이 피곤했던듯 몸을 살짝 움츠릴 뿐이었다. 나는 서둘러 전자기기를 바라보았고, 전원이 꺼진듯 까맣게 변한 전자기기를 손을 뻗어 내 발목에서 떼어내었다.
"나도, 사랑해요 이씽"
자고 있는 그의 이마에 살짝 입술을 대었다가 뗀 나는 그대로 문을 열고 방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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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나뻐, 나 엄마 보고 싶단 말이야, 열밤만 자면 된다며!"
"타오, 진정하고…"
"아저씨 싫어! 미워! 타오는 아픈거 싫은데 이상한 약 타오 먹이고! 타오는 주사 무섭단 말이야… 흐어엉"
서럽게 울어 버리는 타오에 우판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약물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일까, 타오는 날이 갈수록 점점 아이가 되어 가는 듯 했다. 이전 까지만 해도 꼬박 꼬박 존댓말을 하는 예쁘고 착한 아이었건만, 우판은 울며 방에 있는 물건들을 집어 던지는 타오를 품에 꼭 안았다. 타오가 우판의 품안에서 버둥 거릴수록 더욱 세게 껴안은 우판은 이내 타오가 얌전해지자, 타오의 두 볼을 양손으로 잡은체 자신을 보게 하였다. 눈물이 그렁그렁 한체로 우판을 노려 보는 타오에 우판은 엄지 손가락을 움직여 눈물을 닦아주었다.
"아저씨, 미워..."
"타오야,"
"착한 아저씨 아니야, 나쁜 아저씨야"
"아저씨는, 타오가 좋아"
"… …"
"아저씨는, 타오가 너무 가지고 싶어"
"…왜? 아저씨는 왜 타오가 좋아?"
"예쁘잖아, 너"
우판의 말에 타오는 푹 고개를 숙였다. 붉게 달아 오른 타오의 귀가 귀여워 우판은 다시 타오의 고개를 들어 입술에 촉- 촉- 뽀뽀했다. 우판의 눈에는 오늘따라 타오가 더욱 사랑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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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오즈, 잠시만 기다려"
"왜, 무슨일인데"
"뭔가 이상해"
"그게 뭔데 그러는데"
"한 사람의 목숨이 위험한,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가 위험해 질수도"
"뭐?"
"장이씽이 아끼는 실험체가, 도망쳤어"
루한은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민석에게 말했다. 여전히 민석은 이해 할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루한을 바라보자, 그제서야 루한이 민석에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여기에 있는 연구원들중 이곳의 지배자야. 그런 새끼한테서 도망칠 생각을 하다니, 실험체도 만만치 않은데? 루한의 말에 약간 벙져 있던 민석이 다급하게 말하였다. 그러니까, 지금 걔를 찾지 못하면 우리 까지 위험해 진다는 얘기잖아! 민석의 말에 루한은 걸어 두었던 겉옷을 집어 들며 여유롭게 민석에게 말했다. 잡는건 문제 없으니 가만히 있어라 빠오즈ㅡ 하고 나가 버린 루한에 민석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무슨 애가 아니고, 작게 투덜댄 민석은 침대에 누웠다. 한번쯤은 보고 싶다. 다른 애들, 민석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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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판, 긴급 호출이다 새끼야"
-"…씹, 기다려 나도 지금 급하니까"
"일 치뤘냐?"
-"우리 둘 사이에 대해 묻지마라"
"됬고 빨리 튀어 나와 미친 새끼 한테 개죽임 당하기 싫음"
-"알겠다고, 루한 지금 어딨는지 대충 위치 파악은 돼?"
"전혀, 위치 추적기 전원을 친히 끄고 나가주셔서"
-"망할이네, 아. 타오 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 아 금방 올게 걱정마 그래, 응"
"미친 새끼, 잘사는 구만"
-"씨끄러, 지금 내가 B구역으로 갈테니까 넌 A구역이나 돌아"
"이응 끊는다"
-"어호, 미친새끼"
루한은 그대로 전화를 꺼 버리고는 재빠르게 종대의 흔적을 살펴 보기 시작했다. 아마 지금쯤이면 이곳을 나가고 있으려나 하고 생각한 루한은 인상을 찌푸렸다. 장이씽 그새끼 제대로 빡돌았겠구먼, 이씽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오는것만 같아 루한은 다른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A구역, 실험체 없음. 여태껏 방에서만 있었던 주제에 A구역을 잘도 피해간 종대에 루한은 속으로 박수를 쳤다. 장이씽 꺼라서 참으로 장이씽 스럽다. 루한은 우판이 돌고 있을 B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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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하아-"
종대는 서서히 저려오는 다리를 부여 잡으면서 달리었다. 대 저택같던 그곳을 빠져 나와 숲속을 뛰면서도 불안감에 목이 졸리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 였다. 자신이 이런곳에 갇혀 있었다고 생각하기도 잠시 어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생존. 그것이 지금의 종대에게는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몸이 부서지는 느낌을 참아 내며 달리어도 숲은 쉽사리 끝을 보이지 않았다. 미로에 갇힌것만 같다는 생각에 종대는 인상을 찌푸렸다. 빨리 도망가야 되는데, 아직 저가 살던 집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어머니의 시체를 생각하며 종대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족쇄가 차여있었던 종대의 발은 이미 제 기능을 잃은체 금방이라도 무너질것 같았지만 종대는 필살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엄마아ㅡ..."
결국 주저 앉아 기어 가듯이 앞으로 나아 가던 종대는 기어코 눈물을 터뜨렸다. 자신이 어째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종대는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 어디 부터가 잘못된 것이었을까,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을 한것? 자신이 어머니를 따라 중국으로 온것? 자신이 친구들과의 약속을 거절하고 집으로 바로 온것? 대체 어디서 부터가 잘못된 것이었단 말인가. 종대는 단지 '살'고 싶었을 뿐이었다. 눈물에 젖은 볼은 작은 돌들에 긁혀 이리 저리 생채기가 나 있었다. 어서 빨리 도망을 가야 하는데 종대의 몸을 따라 주질 못했다. 종대는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이렇게 도망을 쳤으니 이젠 죽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죽음이 두려웠지만 그곳에서 사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김종대,!!!"
"난, 이씽을 사랑하지, 않아요."
자신을 험악해진 표정으로 내려보는 이씽에 종대는 헛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금방이라도 피를 토할것만 같았다. 종대는 점점 아득해 지는 정신과 더불어 자신의 몸이 붕 뜨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그대로 눈을 감았다. 그 상황에서도, 종대는 자신을 업고 가는 자의 등이 매우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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