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물 진짜 찌고 싶어... 누가 쪄 주세요...
지민이가 먼저 좋아하게 돼서 피곤해 보이는 윤기 만날 쫄랑쫄랑 쫓아다니면서 챙겨주려고 하는데 윤기는 귀찮아하겠지. 곧 죽어도 형이라고 힘들어도 힘들다 말 안 하고 애한테 힘든 모습 안 보여주려고 귀찮으니까 꺼져, 이럴 듯. 하지만 하루 종일 눈으로 윤기만 좇고 있는 지민이는 다 알겠지... 윤기가 그래도 남준이랑 석진이한테는 살짝이나마 기대는 거 아니까 자양강장제나 뭐 몸에 좋은 음식 같은 거 들고 몰래 뒤로 가서 (석진이라면) 혀엉... 이거 윤기 형이랑 나눠드세여! 세 개밖에 없어서 저 하나 먹구 형들 드시라구 가꼬 왔어여... 비밀이에여! 이럴지도. 한 동안 작업하느라 숙소 안 들어오면 (룸메라고 합시다) 거실에 나가서 기다리는 건 너무 속 보일까 봐 차마 못하고 윤기 들어올 때까지 밤에 뒤척뒤척 잠 못들다 윤기가 와서 옷 갈아입고 침대에 눕는 거 보고 잠들겠지. 애들은 윤기야 밤에 늦게 자는 거 아니까 아침에 늦게까지 자라고 냅두는데 지민이는 그러는 거 모르니까 그렇게 일찍 자놓고 아직까지 쳐자냐고 뭐라뭐라 하면서 깨울 듯. 그럼 지민이가 아 나 어제 새벽 3시에 잤다고!!!! 이 말이 턱 끝까지 차는데 왜 이렇게 늦게 잤냐고 물으면 대답할 말이 궁할 거 깨닫고 그냥 입 꾹 닫고 에이 씨X, 이러면서 다크써클 턱끝까지 내려온 채로 침대에서 벗어나겠지. (내 썰 속의 애들은 지극히 평범한 20대 초반 남자애들이기 때문에-물론 이 마저도 망상일지도 모르지만-지들끼리 있을 땐 욕도 잘함)
뭐 여차저차하는 일이 지나가고 눈치 빠른 윤기는 서서히 지민이가 자기한테 하는 게 좀 이상하다는 걸 느끼겠지. 단번에 얘가 나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해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저도 모르는 새 지민이한테 젖어 감. 만날 자기랑 붙어 있던 게 어느 하루 웬 바람이 불어서 안 따라다니면 섭섭하고, 만날 자기 올 때까지 기다리던 게 (처음엔 몰랐는데 언젠가 알게 됐음) 하루 먼저 자면 섭섭하고 뭐 그런... 그래서 지민이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확신하기 전에 자기가 지민이를 좋아한다는 걸 인정했으면 좋겠다. 윤기는 스물세 살 주제에 어른 코스프레를 낭낭하게 하니까 나 혼자 조용히 좋아하다가 접을 마음이겠거니... 하고 작업실에 틀어 박히기 시작함. 지민이 불러다 조용히 몸 상한다고, 고맙긴 한데 너 몸 생각해서라도 이제 기다리지 말라고 말도 하고. 데뷔하고서 한참만에 제대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니 지민이 뮤즈 삼아서 곡이 퐝퐝 터져 나올 듯. 지민이가 눈 앞에 와서 잔망 떤 어느 날은 아주 귀엽고 달달한 곡이 나오고, 인터뷰에서 이상형 질문이라도 받은 날은 그래, 넌 그런 여자랑 사겨야지. 하면서 절절하고 폭발적인 곡이 나오고. 옆에서 지켜보는 남준이는 이 형이 요새 컨디션이 왜 이렇게 좋나, 나오는 곡마다 타이틀감이네, 하고 의아하면서도 좋아할 거야.
그래도 결국 고백은 지민이가 먼저 해라. 태형이랑 구오즈 친목한답시고 술도 못하는 것들이 1인 1병 하고서 취해버린 거. 그날 따라 호석이랑 둘이 작업실에 있던 윤기가 호석이가 등 떠미는 탓에 집에 일찍 와서 보는데 집이 과자 부스러기로 난장판. 취해서 헤헤거리는 것들한테 화도 못 내고 한숨 푹 쉬고서 그저 뒷정리하겠지. 다 정리해놓고 옆에 털썩 주저앉아서 계집애냐, 한 병 마시고 훅 가게, 하고 이마 톡톡, 미는데 지민이가 그냥 헤실헤실 한쪽 팔 끌어안고 안겨와서 미워할 수도 없네, 하고 피식, 피식 웃어라. 피곤한 호석이가 잠깐 앉아서 쉬다가 형, 나 먼저 잘게요. 이러고 태형이 끌어다 방에 누여놓고 잠들면 거실에 단 둘이 앉아 있다가 이제 자야지, 하면서 엉덩이 털고 일어나서 지민이 허리 잡고 일으키려는 윤기. 하지만 지민이는 고개만 도리도리 하면서 제 옆에 앉으라며 자꾸 바닥 탁탁, 침. 몇 번쯤 일으키려고 시도하던 윤기가 에휴, 나도 모르겠다, 이러고 다시 털썩 주저앉으면 흐흐, 하면서 웃다 또 윤기 어깨에 기대는 지민이. 그러고 또 가만히 있다 지민이가 문득 윤기 형, 하고 부름. 윤기가 왜, 하면 또 윤기 혀엉... 하고 부름. 어. 말해, 왜. 하면 또 윤기 혀엉... 하는데 말끝에 눈물이 대롱대롱 매달리는 거야. 윤기가 당황하다 얘가 뭔 일 있나, 하고 걱정스런 마음에 어깨 끌어안아서 토닥토닥, 함. 너 무슨 일 있어? 왜 그래. 말 해봐, 형한테. 원래 달래주면 더 서럽다고 지민이가 윤기 멱살잡듯이 목 부근 옷 쥐어잡고서 엉엉, 서럽게 우는 거임. 아까보다도 더 꽉 끌어안아서 가만히 등 토닥토닥, 하며 더 울어, 더. 다 울고 형한테 말해 봐. 왜 그러는지. 하는 윤기. 그러면 지민이가 눈 발갛게 붓고 목 갈라질 때까지 엉엉 울면서 토하듯이 형, 윤기 형, 형, 어떡해요, 형, 나 어떡해, 계속 이 말만 반복하다가 갑자기 형이 너무 좋아, 어떡해, 미안해요 형, 근데 나 진짜 안 되겠어, 나 너무 아파, 응? 민윤기, 나 진짜 너무 아파, 이러고 제 몸이 부서질 듯 우는 거야. 윤기는 제가 들은 게 뭔지 이게 혹시 제 꿈은 아닌지 무서워서 그냥 지민이 꼭 끌어안고 계속 달래주겠지. 쉬이... 그만, 그만, 지민아. 더 울면 너 내일 열 올라. 아파서 안 돼. 쉬... 안 그래도 이제 더는 울 힘도 없는 지민이가 히끅, 히끅, 하면서 서서히 눈물 멈추면 끌어안고 있던 손 풀어서 지민이 살짝 떼어 내고 엄지로 눈물 닦아주는 윤기. 그리고 다시 끌어안으면 지민이는 윤기 품에 안겨서 계속 히끅, 히끅, 딸꾹질하다가 기력이 없어 그냥 힘 탁, 풀어낸 채 잠들거야.
윤기가 지민이를 안아 올리는... 건 불가능할 것 같고 영차영차해서 소파 위로 올려놓고 방에서 베개랑 이불 가져와서 지민이 덮어주겠지. 그리고 그 옆에 앉아서 지민이 손 잡고 쪼물락대다 고개 숙이고 한숨 푹 쉬고, 또 손 잡고 쪼물락대다 고개 숙이고 한숨 푹, 쉬고를 반복하는 거야. 이걸 어째야 하나.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나도 네가 좋고 너도 내가 좋다는데 왜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는지 한없이 답답하고 미안한 윤기는 결국 지민이 손에 얼굴 묻고 숨죽여서 울지도 몰라. 지들만 좋으면 됐다고 생각할 수가 없는 게 혹시라도 드러나면 자기들은 물론 멤버들까지 힘들 게 뻔하니까. 또 한참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이상하다, 하고 느꼈던 그 때부터 얘가 날 좋아했다고 치면 벌써 일 년이 넘은 일인 거임. 아직 어린 지민이는 윤기 자신이 어떻게 생각할까 무서워 제 마음 하나 끌어안고 감추는 거에도 너무 힘들었을 걸 아는 윤기가 지민이한테 미안한 마음에 손에 꾹, 입술 눌러라. 그렇지만 현실은 현실이니 지민이 몫까지 고민하느라 머리 터지는 윤기.
그 다음 날 일어나선 제가 울었다는 건 알겠는데 도대체 왜 운 건지 기억이 안 나서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지민이와 옆에서 '어제 윤기 형이랑 같이 있었는데, 윤기 형이 울렸나?' 하는 말 지민이한테 하려는 호석이 입 막느라 정신 없는 윤기. 끝까지 그 날의 기억은 되찾지 못한 지민이가 설마...하고 윤기를 예의주시하지만 윤기는 그 시선 다 느끼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할 거야. 그러면 지민이가 아닌가 보다, (끄덕끄덕) 안심하고 청꾸기~ 차즈러 떠남. 또 뒤에서 윤기를 챙기는 지민이와 이제 모든 상황 알고서 그런 거 받을 때마다 너무 고맙고 설레는데 한편으론 참담한 심정을 동시에 느끼는 윤기가 한참 반복됨. 그러다 방이 바껴서 룸메가 된 정국이가 대뜸, 형, 지민이 형 좋아해요? 하고 물어보는 거야. 윤기가 뭐? 그러고 표정 굳은 채 정국이 쳐다보면 하나도 안 무섭다는 듯 능청스럽게 어깨 으쓱, 하는 정국이. 아니 그냥, 형 하는 게 꼭 친구 여자친구 좋아하는 남자 같아서. 좋아죽겠는데 안 좋아하는 척, 뭐 그런? 제가 그렇게 허술했나 싶어 표정 더 무뚝뚝하게 굳히곤 홱 뒤돌아서 태연한 척 옷 갈아입으며 그런 거 아니니까, 자라. 피곤하냐? 개소X를 하게. 하는 윤기. 하지만 마음은 싱숭생숭할 테니 그 다음 날 쓰는 곡이 밝음이나 희망이라고는 한 톨도 찾아볼 수가 없는 좌절의 노래여라. 그러면 그거 보고 있던 남준이가 커피 사와서 형, 좀 쉬면서 해요. 하고서 슬쩍 물어보겠지. 무슨 일 있어요? 글쎄... 무슨 일이 있긴 있나. 왜요. 여자친구랑 잘 안 돼요? 뭐? 새X야, 내가 여자친구가 어딨어. 어? 난 그런 줄 알았는데. 형 요새 되게 잘 뽑길래, 아 이 형 연애하는구나, 했죠. 연애... 연애라. 비슷하긴 비슷한가. 오-. 뭔데요. 말해 봐요. 짝사랑. 짝사랑? 어. 지독한 짝사랑. 절대 안 되는 걸 아는데도 끊을 수가 없는 게 짝사랑의 묘미 아니냐. 피식, 해탈한 듯 웃는 얼굴에 남준이가 뭐라고 할 말을 찾지 못해서 미묘한 얼굴로 윤기 어깨 툭툭, 치면서 힘내요. 윤기 형을 거절하는 여자가 다 있네. 그러고 작업실 빠져 나감. 그러면 윤기는 마른 세수하면서 차라리 거절을 했으면 덜 힘들겠지, 씨X.
이틀 연속 멤버들한테 그런 소리를 들었으니 아무리 윤기라도 좀 흔들릴 거야. 내가 그렇게 티를 내고 다녔나, 하면서. 포커 페이스 유지하려고 애를 써도 뭉그러질 대로 뭉그러진 마음에 그것도 잘 안 되겠지. 결국 옛날에 디타운 크루 같이 했던 형 하나 불러서 술잔 기울이겠지. 형, 내가 미X나 봐. 언제는 제정신이었냐. 큭, 그건 그런가. 왜 또. 뭔데. 나, 좋아하는 애 생겼어. 근데. 남자애야. ...남자? 뭐... 그럴 수도 있지. 요즘 세상에. 근데 걔가, 우리 멤버야. 씹어 뱉듯이 말하면서 눈물 뚝뚝 떨구는 윤기에 형은 차마 입도 못 떼고 어깨 툭툭, 쳐주면서 술만 더 따라 줘라. 윤기가 두어 잔 연거푸 들이키고는 술잔 부여잡고 엉엉, 울면 가만히 지켜보다 옆자리로 건너와서 윤기 머리통 꼭 끌어안고 미X 새X, 또 혼자 얼마나 앓았어. 불쌍한 새X. 넌 왜 힘든 길만 가냐. 아직 어린 게, 얼마나 힘들었어, 씨X. 하고 격하지만 따뜻하게 달래주겠지. 그러다 간이 안 좋은 윤기는 취할대로 취해서 꺼꾸러지고, 낑낑대면서 택시 같이 타고 숙소로 데려다 주는 길에 윤기 핸드폰으로 멤버 아무나 전화하는데 마침 걸린 게 지민이. 숙소 거의 도착해서 보니까 지민이가 문밖에서 핸드폰 부여잡고 발 동동거리고 있는 게 보이는데, 딱 봐도 저 놈이다, 싶은 거지. 이 시간에 저렇게 걱정스러운 얼굴하는 거 보면 저것도 얘 좋아하는 것 같은데, 어휴, 민윤기 이 놈은 왜 굳이 어려운 길을 가는지... 하면서 한숨 푹, 쉬고 고개 절레절레 흔드는 형. 택시가 숙소 앞에 서고 형이 윤기 어깨에 들쳐매고 내리는 거 보고 도도도, 달려와서 윤기 받아드는 지민이. 늦은 시간에 고생이 많아요, 하면 아니에요! 형 잘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고개 꾸벅하고서 저, 여기 차비하세요... 해서 들려주고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하고서 돌아서는 지민이. 민윤기가 싫어할 것 같아서 끝까지 갈등하던 형이 제 스스로 취했다는 핑계 대면서 합리화하고서 지민이 뒤통수에다 문득, 그러는 거야. 잘 부탁해요, 저 병X. ...네? 좋아해도 좋아한다고 말 못하고, 예뻐도 예쁘다고 말 못할 답답한 놈이지만 그래도, 잘 부탁합니다. 하면서 허리 꾸벅 숙이면 지민이도 덩달아서 허리 꾸벅 숙이겠지. 폭탄 던져놓고 시크하게 택시 타고 떠나버리는 형과 어벙벙한 얼굴로 남겨진 지민이.
영차영차 윤기 끌어다 방에 누여놓고 그 머리맡에 앉아 뒤척거리면서 자는 민윤기 얼굴 감상하는 박지민. 형. 있잖아요. 나 이상한 얘기 들었어요. 형이 나 좋아한대. 아니죠? 내가 그냥 잘못 들은 거겠지. 그죠. 내가 형을 얼마나 좋아했으면 그런 환청을 다 들어. 형은 예쁜 여자 좋아하는데. 나도 참, 병X은 병X이에요. ? 이러고 넋두리하듯 한참 얘기하다 나도 이제 자야겠다, 하고 일어나서 나가려다 머뭇머뭇 윤기 이마께에 살짝 입 맞춰보는 박지민. 이 정도는 용서해 줘요. 속삭이듯 말하고 가려는데 눈 딱, 뜬 민윤기가 지민이 뒷목 덥석 잡아서 키스했으면 좋겠다. 얼떨떨한 채로 가만히 있던 박지민이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 키스니까 정신 딱, 차리고 민윤기 위로 제대로 올라타서 숨 모자랄 정도로 헉헉대면서 했으면. 그리고 나서 박지민이 민윤기 위에 엎어지면 민윤기가 이거, 꿈이지? 라고 말하는 거 듣고 지민이가 얼굴 살짝 들어서 눈 맞출거야. 그러면 민윤기가 세상 없이 다정하게 웃으며 얼굴 쓰다듬는. 내가 널, 진짜 좋아하긴 하나보다. 꿈에도 네가 나오네. 이러고 쪽, 뽀뽀하겠지. 그러면 너무 좋은데 너무 슬픈 지민이가 눈물 뚝뚝, 흘리면서 눈 살짝 감았다 뜨고는 똑같이 세상없이 다정하게 웃어주고서 윤기 이마에 쪽, 입 맞출 거야. 응. 꿈이야. 잘 자요, 형. 그럼 윤기가 고개 끄덕끄덕하면서 웃고는 눈 감고 새근새근 잠들어라. 하지만 여기서 함정은 민윤기는 술이 다 깬 상태에서 취한 척 한 거고 박지민은 그런 거 다 알고서도 넘어가 줬다는 거.
어우 얘네 삽질 진짜... 언제 끝나 삽질. 쓰는 나도 지치네. 결국엔 둘 다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고백은 할 수 없는 미묘한 상태가 계속되겠지. 결국엔 석진이까지 느낄거야. 둘이 어색하다는 걸. 한참 두고 보다가 결국 안 되겠어서 연습생 시절 엄했던 선배로 돌아간 맏형이 윤기 조용히 불러다 얘기하겠지. 너, 지민이랑 뭐야. 무슨 일 있어? 아니요, 없어요. 근데 왜 그래. 너네 때문에 팀 분위기 다 흐리잖아. ...죄송합니다. 조심할게요. 조심할게요가 아니고. 들어나 보자고. 말해 봐, 무슨 일인데. 진짜 아무 일도 아니에요. 죄송한데 저 일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이러고 사라지는 윤기에 석진이는 가슴이 답답할거야. 석진이까지 불러다 얘기했으면 말 다했다 싶어 결국 지민이 살짝 불러내서 사람 없는 한강 가서 맥주 한 캔씩하면서 얘기하는 윤기. 한참 어색했으니 또 어색하게 앉아서 맥주만 홀짝홀짝하다가 윤기가 먼저 입 뗄 것 같아. ...지민아. 네, 형. 우리 어떡하지. 아니, 어떡할까. ...... 어떡할까, 진짜. ...... ...... ...... 접을까. ...... 너, 나 접을 수 있어? ...형은요. ...... 형은, 접을 수 있냐구요. ...... 내가, 그렇게 쉽게 접어져요? ...... 형한테는 내가, 그 정도밖에 안 돼? ...... 나는 안 돼. 나는, 내가 썩어 문드러지는 한이 있어도, 형, 아니 너, 못 접어. ...그럼 어떡해! 우리 둘만 좋다고 하면 다 돼? 어? 넌 인생이 그렇게 쉽니? 아니! 안 쉬워! 하나도 안 쉬워! 왜 나한테만 이렇게 고된지, 왜 나한테만 이렇게 가혹한지, 죽어도 모르겠을 만큼 하나도 안 쉬워! 그런데. 그런데도 그런 말이 나와? 나는! ...... 나한테는! ...... 네가 더 어려우니까. 형이 더 어려우니까. ...... 인생이고 뭐고, 네가 더 어려워서 하나도 안 보여. ...... 형. 제발, 제발 나 좀 봐 주면 안 돼요? ...... 멤버고, 팬이고, 세상이고, 형이 다 끌어안고 있는 거 알아. 근데! ...... 나도 좀 봐 줘요. 내가, 내가 죽어가잖아. 응? 내가 죽어가잖아... 벌떡 일어나서 소리지르듯 말하던 지민이가 결국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가슴치고 엉엉 울면서 말하는 거에 감정 격해진 윤기가 퍼뜩 자리에서 일어나서 지민이 앞에 주저 앉아서 지민이 얼굴 양손으로 잡고 잡아 먹을 듯이 키스했으면 좋겠다. 후으, 으... 와중에도 눈물이 그치지 않는 지민이가 맞물린 입술 틈새로 신음 흘리면서도 윤기 목덜미께 옷 양손으로 꼭 쥐어잡고 키스에 응하면 윤기도 눈가가 발개지고 눈에 실핏줄이 서도록 울음 참으면서 눈 똑바로 뜨고 지민이 얼굴 눈에 담을 거야. 마침내 입술이 떨어지면 그 자세 그대로 코끝, 이마 끝 맞대고 숨 고르다 윤기가 숨 토해내듯 말하겠지. 사귀자. 나랑 사귀자, 박지민.
그래서 그 뒤엔 뭐... 꽁냥꽁냥 잘 사는 걸로. 나중에 돌아보니 둘이 삽질했던 게 너무 웃겨서 키득거리기도 하고 윤기가 정국이가 알고 있다는 거 지민이한테 얘기하면 지민이가 에에?! 이러고 놀라기도 하고. 끝에는 멤버들한테 얘기도 하겠지. 이러이러해서 사귀게 됐습니다. 팀에는 누를 안 끼치게 조심하겠습니다. 미안해요, 다들. 이러고 진지한 목소리로 미안하다고 허리 숙이면 맏형 석진이가 피식, 웃고 뭘 허리까지 숙여. 됐어. 조심해서 만나기나 해. 이러고 관대하게 넘어가서 밑의 동생들도 그냥 끄덕끄덕, 넘어가겠지. 사귀면서도 엄격한 윤기가 숙소 밖에서는 철저하게 멤버 형으로만 행동해서 지민이가 삐지고 윤기가 풀어주고 뭐 이런 것도 보고 싶네.
아우 진짜 길게 쓰는 것도 병이지 병이야... 읽느라 수고했음 ㅇㅇ 반응 좋으면 랩슈도 가져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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