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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얼굴에서 꽃잎 같은 눈물이 떨어진다. 호흡이 딸리는지 헐떡거리는 숨소리는 내 귀를 간질인다. 그와 함께 작게 떨리는 둥근 어깨는 비를 흠뻑 맞은 채 떨고 있는 작은 강아지 같다. 따뜻한 코코아가 든 꽤 큰 머그컵을 꼭 감싸 쥐고 있는 작은 손은 머그컵에서 떼어다가 손 가락가락 마다 입 맞추고 싶은 욕구가 든다. 그렇게 한참 우는 도경수를 관찰하며 엄한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땅으로 박힐 것 같던 눈이 치켜 뜨인다. 그와 동시에 나는 변태같이 얼굴에 띄우고 있던 미소를 지운다. 동글동글 눈물방울을 매달고 있는 큰 눈이 보인다. 떨어지는 눈물방울을 보며 핥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쉽게 말문을 열지 못하겠는지 입술이 달싹거린다.

“아저씨는 내가 그렇게 싫어요?”

열릴 듯 말 듯 달싹거리던 하트 모양을 한 두꺼운 입술이 한참 만에 열리고, 생각지도 못한 귀여운 말이 나온다. 친구들과 낄낄거리며 성인잡지를 보고, 헐벗은 채로 뒤엉키는 남녀의 정사를 보며 밤을 지새울 나이인 고딩이 저보다 훨씬 나이 많은. 그것도 같은 성별의 남자를 보며 힘겹게 꺼낸 말이 애정을 확인하는 물음이라니. 그 순수하고 어리숙함에 웃음이 절로 나지만 볼살을 깨물며 새오나오려는 웃음을 감춘다.

“네? 왜 아무 말이 없어요? 정말 내가 싫어요?”

아우 말 없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대답을 종용하는 듯 하트 같은 입에서 다시 물음을 만든다. 당돌해 보이는 말투와는 달리 목소리는 떨렸고, 동공은 사정없이 흔들리는 모양새가 마치 내가 ‘싫다’라는 뜻의 말을 하면 그 큰 눈에선 다시 꽃잎 같은 눈물이 우수수하고 떨어질 것 같았다. 내가 방금까지 하고 있던 생각을 안다면 도경수는 무슨 생각을 할까? 어쩌면 서른 살 넘은 아저씨의 변태스러움에 몸을 떨며 진저리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진저리 치는 모습 또한 귀엽겠지.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며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는 나를 보곤 도경수는 예상대로 그 큰 눈에선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그 서러운 눈물에 마음이 달아오른다. 아 너무 위험하다. 저렇게 눈물 흘리는 모습만 봐도 이렇게 달아오른다니. 나도 참 문제다. 18살 고딩 남자애에게 빠져버린 30살 넘은 아저씨라니 꼴사납다. 라지만 어쩌겠는가. 너무 좋은걸. 저 흐르는 눈물을 당장에라도 핥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그리곤 도경수에게 대답한다.

“아니.”

경수의 눈이 크게 뜨인다.

“정말요? 정말 저 싫어하는 거 아니죠? 전 정말 아저씨가 절 싫어하시는 줄 알고...”

숙여지는 고개에 미처 흘리지 못한 고여 있던 눈물들이 후두둑 떨어진다. 그런 경수의 턱을 붙잡아 올려 자신을 보게 하고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하나하나 핥는다.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도경수는 흠칫 몸을 떤다. 혀에 닿는 부드러운 감촉이 너무나 생경하다. 그렇게 경수의 눈물을 핥아 주던 입술은 경수의 하트 같은 입술을 자연스레 찾아가 문다. 혀를 내어 말랑한 입술을 핥곤 틈을 찾아 파고들어 그의 고른 치열을 애무하듯 훑는다. 그리곤 통통한 혀를 자신의 혀로 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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