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재생 하고 들으시면 훨씬 좋아요♡
너에게 닿기를. 3
w. 초꽃
***
어제 그렇게 먼저 가버리고 내가 제일 먼저 한 거는 핸드폰의 전원을 끄는 거였다. 우현이한테 전화가 오면 뭐라 핑계를 대야 할지도 고민이었지만 그 보다 우현이에게 단 한통의 전화라도 오지 않으면 비참한 기분이 들 거 같아서 핸드폰의 전원을 꺼버렸다.
“엄마 나 오늘은 밥 안 먹......”
“성규야”
“우, 우현아”
생각지 못한 우현이의 등장에 놀라서 머리에 얹은 손도 내리지 못한 채 우현이를 올려다보자 평소보다 표정이 굳은 우현이가 내 앞으로 걸어와서는 내 팔을 잡아 내리곤 자신의 손으로 내 얼굴을 움켜잡았다. 갑작스럽게 가까이 다가온 우현이의 얼굴에 긴장이 돼서 숨을 참자 우현이가 그런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더니 내 얼굴을 움켜진 손에 힘을 줘 내 볼을 꾹꾹 눌렀다.
“숨 쉬어”
“후우-”
“왜 숨을 참고 그래”
“그냥......그냥”
아무표정 없이 나를 바라보는 우현이의 모습에 어색하게 웃자 갑자기 우현이가 털썩 바닥에 주저앉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고개를 숙인 채 미동도 없이 움직이지 않는 우현이의 모습에 걱정이 돼서 고개를 살짝 내려 우현이의 얼굴을 보려하자 우현이가 그런 내 시선을 피하려는지 숙인 고개를 더 숙여버렸다.
“우현아”
“.....”
“저기....우현아?”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이 그저 고개만 숙이는 우현이의 모습이 불안해서 손톱을 튕기자 고개를 숙인 우현이가 손톱을 튕기는 내 손을 마주잡았다.
“손톱 망가져”
“우현아 어디 아파?”
자신의 손에 잡힌 내 손을 바라보던 우현이가 한숨을 쉬며 어깨를 축 늘어트리더니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우현이에게 일부로 이빨을 보이며 웃자 우현이가 그런 내 얼굴을 자신의 손으로 쓸어내리고는 몸을 일으켰다.
“김성규 밉다”
무심히 던진 우현이의 말에 심장이 쿵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가슴에 손을 올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우현이를 바라보자 나를 내려다보던 우현이가 내 어깨를 잡아 날 일으키더니 아프지 않게 내 머리를 때렸다.
“그렇게 웃으면 화도 못 내잖아”
“화났어?”
“당연하지. 내가 전화도 얼마나 많이 했는데”
“미안”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이자 우현이가 양손으로 내 볼을 감싸 쥐고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걱정했잖아”
“...........”
“나쁜 일 생긴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미안해 다음부터는 꼭 전화 받을게”
“그럼 또 나 두고 도망가겠다는 거야?”
“아니!! 절대 너 먼저 두고 도망가지도 않을게”
“한 번만 더 그러면 진짜 화낼 거야”
알았다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자 내 볼을 감싸 쥐고 있던 우현이의 손이 떨어지더니 내 어깨를 감싸 안았고 나는 그렇게 처음으로 우현이에게 안겼다. 내 어깨를 더욱 가까이 끌어당기는 우현이 때문에 내 몸은 우현이에게 더 밀착됐고 미친 듯이 뛰는 내 심장은 우현이의 오른쪽 가슴에 맞닿았다. 아찔한 정신에 두 눈을 세게 감자 우현이의 교복에서 희미하게 섬유유연제 냄새가 풍겼다.
“다행이다”
귓가에서 들리는 우현이의 살짝 떨리는 음성이 어제 우현이가 얼마나 나를 걱정했는지가 느껴져서 나도 우현이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우현이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 이걸로 내 마음이 전해지지는 않겠지만 지금의 나는 이걸로 충분했다. 우현이가 평생 내 마음을 몰라준다 해도 이렇게 우현이가 나를 걱정해주면서 내 옆에 있어 준다면 이걸로 됐다고 이걸로 충분하고 생각했다.
***
“성규야 니 머리 꼭 쥐가 파먹은 거 같다”
“안 그래도 창피하니까 놀리지 마”
“귀여워서 그래”
누가 봐도 놀리는 듯한 표정과 목소리로 내 뒷머리를 만지작거리는 우현이의 모습에 화도 못 내고 그저 고개만 푹 숙이자 우현이는 그런 내 반응이 더 재밌는지 옆에서 ‘어? 성규야 무슨 소리 안 들려? 찍찍- 쥐 소리’ 라는 등 ‘성규야 큰일 났어!! 쥐가 니 머리 먹었다’ 라며 학교 오는 내내 나를 놀려댔다.
“성규야 큰일 났다”
“왜? 쥐가 또 내 머리 먹어서?”
“푸- 삐졌어?”
“아니거든”
“나 교무실에 잠깐 들려야 되는 데 깜빡 했어”
“교무실?”
“응. 금방 갔다 올게”
손을 흔들며 다시 계단을 내려가는 우현이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우현이의 모습이 다 사라지고 나서야 계단을 오르려 몸을 돌렸지만 발이 꼬이는 바람에 몸이 휘청였고 아래로 추락하겠다는 생각에 눈을 꼭 감았지만 계단과 몸이 맞닿기 전에 누군가의 손이 내 팔을 잡아끌었다.
“하아- 살았다. 저, 고맙.....”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지만 인상을 쓰며 나를 째려보는 남자의 얼굴에 목이 턱 막혀 말이 멈춰버렸다. 팔짱을 끼고 나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모습에 어색하게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고개를 숙이며 계단을 오르자 남자가 그런 나를 불러 세웠다.
“쥐새끼”
“.....저요?”
“쥐새끼가 머리 파먹었냐?”
남자의 말에 창피해서 달아오른 얼굴을 숙이고 뒷머리를 만지작거리자 남자가 나에게 걸어와 자신의 어깨에 메고 있는 가방을 넘겨주었다.
“너 1반이지?”
“네”
“그럼 가는 길에 2반에 가서 이거 내 자리에 올려 놔”
내게 가방을 툭 던진 채 계단을 내려가는 남자의 모습에 서둘러 따라 내려가 남자의 팔을 잡자 남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나는 째려봤고 그 모습에 무서워서 잡은 팔을 놓고는 어색하게 웃었다.
“자, 자리를 몰라서.....”
“물어보면 되잖아”
“난 너 이름도 모르는데.....요”
명찰도 붙어있지 않은 남자의 가슴을 가리키며 묻자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고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워 뒤로 물러서자 인상을 찌푸린 남자가 다시 계단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윤두준”
너에게 닿기를. |
BGM 잘 들어보면 고음 올라갈 때 약간 우현이 목소리 나지 않아요? 이거 들으면서 썼는데 무심코 들으면 우현이 같아서 되게 설레고 좋았어요 ㅎㅎ 오늘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들 감사해요♡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