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전화 좀 받아봐...." 잠깐만이라도 좋으니까 얼굴 한 번만 보자. 그게 아니라면 목소리라도 좋아. 뭐라도 좋으니까 제발 한 번만. 제발... 그의 집 앞에서, 난 울고 또 울었다. ...우린 헤어졌다. [진영X현석] 너 뿐이야 -진영아. "응, 형. 왜?" -나 너무 힘들어. 만날 수 있니? 많이 바빠? "형 나 무도가요제 준비하고 있어서 바빠. 형도 알잖아." -...그래.. 뚝. 나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 때 그냥, 잠깐이라도 좋으니 형 만날 걸 그랬어. 사실 형이 많이 힘들어 하는 거 알고 있었어. 내가 그 짐을 같이 짊어지기엔 너무 부족했나봐. 형, 미안해. 미안해 내가. 후회할 거면 왜 그랬지. 마음의 심연, 그 끝까지 내려가 보면 항상 내 곁엔 형이 있어줬는데. 근데 나는 끝까지 어리광만 부렸다. 형 힘든 건 보려하지도 들으려하지도 않은채로 항상 나의 조그만한 짐을 형의 너무나 큰 아픔에 빗대어 어린애처럼 내가 더 힘들다며, 그렇게 형에게 더 큰 상처를 줬어. 그렇게 지쳐버린 형은 결국,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그 날 저녁 내게 이별을 고했다. "형! 형 어디가는데!" -진영아, 잘 지내고. 아프지말고. "형 아직 내 말 다 안끝났잖아." -끝까지 널 안고 가 주지 못해 미안해. "잠깐만 멈춰봐! 형, 아. 형! 야 양현석!" -잘 지내라. 형의 뒷모습. 파란색 우산을 쓰고 어깨를 들썩이며 한발짝 한발짝 내딛는, 내 오만함에 지친 가엾은 내 형. 잡으면 형이 더 힘들어지는 걸 알기에 뛰어가 잡지도 못하고 발이 그 자리에 굳은 듯 멈춰버리고야 말았다. 나는 가지고 온 우산도 내팽개치고 비가 오는 그 길에서 한참을 울고만 있었다. 잡았어야 했어, 그 때.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형이 더 그리워진다. 그가 너무 그리워 막걸리 한 사발 걸치고 거나하게 취해 습관적으로 그의 집을 찾아갔다. 보고싶어, 보고싶어 형. 문 좀 열어줘. 형도 나 보고싶잖아.. 제발. 비에 섞인 눈물을 손바닥으로 닦으며 또 그에게 전화를 건다. 신호는 자꾸 가는데, 받질 않네. 그래, 예상은 하고 있었어. 형이 받은 모멸감이 얼만데. 박진영 쓰레기같은 새끼야, 왜 그랬어. 한참을 울다지쳐 정신이 혼미해져 갈 때 쯤, "도로로롱-" "진영아." "..." "어떻게.. 어떻게하면 내가 너를 버릴 수가 있을까." 그가 내민 손은, 내 인생의 구원이었다.
전체 신설 메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