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좋은 시간 되십시오."
허리를 깍듯이 숙이며 저를 룸 안으로 들여보내는 양복을 입은 남자를
고개만 슬쩍 끄덕하며 찬열이 돌려보냈다.
애써 긴장하지 않은 척 익숙한 척 입꼬리를 단정하게 내리고 있기는 하지만
깔끔한 수트 주머니에 끼워넣어진 손에는 이미 땀이 가득했다.
입안에서 다급하게 굴려지는 혀도 바싹바싹 말라가고 있었다.
제 친구 종인에게 귓뜸을 받고 온 고안이라 믿을만 한 곳이라는 건 알겠지만
동영상이나 제 오른손이나 종인의 손을 이용해서만 욕구를 풀었던 찬열이었기에
웨이터가 돌아간 후에는 입술을 꾹 깨물 수 밖에 없었다.
"후우.."
긴장되는지 숨을 고른 찬열이 바닥을 구둣발로 탁탁 차더니 굳게 닫힌 문을 끼익 소리나게 열었다.
어두침침한 실내에 바르작 거리며 움직이는 것이 눈에 띄었다.
제 눈이 어둠에 익기까지 눈을 꿈벅거리다가 방안의 사물이 모두 눈에 들어오고 나서
찬열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뚜벅뚜벅 걷어들어가던 찬열의 발에 무언가가 차였다.
눈을 느리게 깜박이던 찬열이 뒤로 돌아 방의 불을 켰다.
방 안에는 사람 한명이 충분히 누울 수 있을 듯한 테이블과
방 구석에 놓여진 작은 락커 같은 것이 두개가 있었고
술이나 음료 같은 것이 놓여진 쟁반이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눈이 천으로 가려지고 무릎이 꿇려진 채로 손과 발이 묶여진
하얗고 자그마한 남자 한며이 고개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저기요."
"......"
"저기요, 안들리세요?"
제가 한마디 한마디 던질 때 마다 고개를 두리번 걸기만 하고 대답 없는 상대에
기분이 나빠졌는지 찬열이 눈가를 찌푸렸다.
일부러 터벅터벅 소리가 나도록 발을 굴려 남자가 있는 곳으로 다가갈 때 마다
하얀 남자가 움찔 움찔 떨고 있었다.
발로 남자를 툭 건들자 더 크게 움찔 하며 몸을 바르작거렸다.
단정하게 입은 옷의 가슴팍 부근에 '변백현' 이라고 새겨진 명찰이 달려있었다.
"변백현..? 그 쪽 이름...?"
"에에..네에..."
고개를 느리게 주억거리며 마찬가지로 느리게 대답하는 백현의 행동에 답답했는지
찬열이 백현을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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