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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버논은 울고 있지만 않으면, 심지어는 똥을 싸고 있어도 이런 소리를 - 예를 들면 '어머, 세상에. 애기가 진짜 이쁘게 생겼네.'혹은 '몇개월이에요? 너무 예쁘다.'와 같은 소리-를 곧 잘 듣고는 했다. 또 그는 ○○맘들 사이에서가 아니더라도 어딜 가나 잘 생겼다는 소리를 귀에 박도록 들었다. 그래서 버논은 대개 모든 아이들이 '엄마'로 말을 시작하는 반면에 '이푸다'로 시작했다! 점점 머리알이 굵어질수록 그는 자기 자신이 '잘' 생겼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의 어머니는 멋지고 훌륭한 건 나눠봐야한다는 것을 아는 정말 배우신 분이라, 그녀의 아들을 여러 엔터테인먼트 일에 데리고 다니기도 하였다. 그렇게 버논이 자라 6살의 나이가 되었을 때, 그는 마침내 뱃보이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버논이 다녔던 유치원의 이름은 틴븐세 유치원이였는데 버논은 하루에도 몇 번 씩 같은 반 심지어는 다른 반 원생들로부터 고백을 받고는 하였다. 그럴 때마다 별 관심이 없는 그는 싫다고 쳐냈지만 첫사랑의 까임은 만 5세 소녀들이 쉽게 털어버릴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고백에 까여 우는 여자 원생들이 돌출하자 유치원 선생님들끼리 회의를 했다. 버논을 다른 유치원으로 보내야할 것 같아요! 포니테일로 머리를 곱게 묶고 화장도 열심히 하지만 시력이 영 좋지않아 안경 없이는 눈에 잘 뵈는게 없는 여선생-김선생-이 용기를 내어 외쳤으나 돌아오는 반응은 냉담했다. 모두 다 하나같이 아니에요, 그럴 수 없어요. 와 같은 표정을 하고는 조용히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 중 한명인 여선생이 말했다. 저 사실... 굿바이 뽀뽀-유치원 아이들이 집에 갈 때 선생님에게 해주는 볼뽀뽀- 할때 버논이 차례가 오면... 너무 설레서 미칠 것 같아요! 그 말에 포니테일 선생은 미간을 마구 찌푸리며 미친! 그거 범죄에요! 라고 외쳤으나 그 여선생을 제외한 모든 여선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맞아요. 버논이는 우리 유치원의 활력소라구요. 그렇게 버논은 틴븐세 유치원에 계속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진 점이 없었다. 6살들과 7살들이 운동장을 같이 쓴 뒤로부터는 7살 교실에도 여자아이의 한에 맺힌 울음소리가 빈번했다. 필시 그 한은 까임에 대한 한이었음을 선생님들은 모르지않았으나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포니테일 선생만은 외면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참다 못해 원장과 쇼부를 보기로 하고 원장실을 찾아갔다. 원장선생님! 버논이를 옆 유치원으로 보내야할 것 같아요. 벌써 몇번.. 아니 몇십번째에요. 하도 울어대는 통에 여기가 기찻길인지 유치원인지 모르겠다구요! 그러자 원장선생님이 인자하게 웃으며 하시는 말씀, 김 선생. 선생은 버논과 얘기를 나눠본 적 있으신지요? 포니테일 선생-그러니까 김선생님-은 잠시 멈칫하다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원장선생님은 인자한 미소를 마치 부처의 것처럼 더욱 더 인자하게 하시더니 말씀하셨다. 버논과 30분만 얘기해보세요. 선생님도 아시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해탈에 대해 논하는 부처의 모습과 상당히 비슷했다! 김선생은 원장실까지 찾아왔지만 별 다른 수확없이 결국 꼬리를 내리고 만다. 그러면서도 꿍시렁대며 왜 자꾸 버논, 버논, 그 6살 짜리 망나니 꼬마애가 뭐가 그리 예쁘다고. 꿍시렁거리며 그녀는 원장선생이 조언해준 대로 버논과 얘기를 해보도록 한다. 때마침 점심시간, 틴븐세 유치원은 도시락을 각자 지참하여 그것을 까먹는 시스템이라 아이들이 하나같이 도시락통을 꺼내 먹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아이들 사이로 단연 버논의 위치는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여자 원생들이 '줄을 서서!' 버논에게 먹을 것을 갖다 바치고 있다! 미친! 포니테일 선생은 절로 비속어가 나왔다. 황제한테 조공하는 패전국 왕들도 아니고 이게 뭐람. 아이들을 애써 제 자리에 앉혀놓고 그녀는 다시 버논에게 다가갔다. 버논은 평소처럼 별 과심없다는 얼굴- 실제로도 관심없음-로 선생을 흘깃 쳐다보긴 하였다. 버논아, 이거 다 먹고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할까? 버논이 대답했다. 왜요? 으응~ 선생님이 버논이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그랬더니 버논은 별 말 않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머, 벌써 다 먹었니? 슬쩍 본 그의 도시락통은 반 정도가 남아있었다. 네. 그래, 그럼 지금 가자~ 김선생은 웃으며 버논의 손을 잡고 상담실로 데려갔다. 이제부터 편의를 위해 큰따움표를 쓰도록 하겠다.

“버논아, 요새 짜증나는 일 그런거 없어?”

김선생은 얼굴이 땡길정도로 크게 웃음을 지으며 아주 낭랑한 목소리 톤으로 얘기했다.

“네.”

“아~ 그렇구나. 근데 막 여자애들이, 또 누나들이 막 버논이 귀찮게 한다던데. 그거 진짜인가?”

“왜여?”

“그냥~ 선생님이 버논이를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김선생 본인이 생각해도 좀 많이 가식적이라고 느꼈지만 별 수 없었다. 버논은 늘 가지고 있는 고유의 뚱한 표정을 하고는 대답했다.

“몰라여.”

“으응~ 그렇구나~ 근데 선생님이 생각하기에는 거짓말은 되게 나쁜 것 같아~”

“진짜에요.”

“으응~ 그..렇구나~”

철옹성같은 만5세를 대하고 있으려니 왜인지모르게 그 나이대 애들에게 이골이 난 김선생조차도 진이 빠졌다. 그녀의 기억속에서 출저를 잡고 말하자면 버논은 늘 그랬다. 똑같은 6살 애들 중에서 자기는 다르다고 광고를 하는 것 처럼 버논은 달랐다. 그래서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취조하는 것도 아니고, 애기 데리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스스로를 까대기도 했다. 그래도 이렇게 데려온 김에 적당한 구실을 만들어야할 것 같아서 일단은 계속해서 대화를 하기로 했다.

"그럼 버논이는 선생님한테 궁금한거 없고~?"

“선생님한테여?”

“응~”

“음. 선생님. 선생님 원래 안경 써여?”

“응?”

“예전에 선생님실 갔는데 선생님 안경 쓰고 있어서여. 근데 지금은 안쓰고... 그래서 궁금해요.”

그녀는 안경 없이는 업무를 못 볼 정도로 쓰레기같은 안구를 가졌다. 하지만 라섹이나 라식은 그녀가 수술을 무서워하는 쫄보라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자신의 눈에 맞는 도수의 안경을 끼는 것은 단추구멍같은 눈을 만들어 곧 잘 놀림을 당했기에 구태여 쓰고 다니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얼굴 식별은 가능한 정도였다. 그래서 김선생의 반 아이들도 안경 쓴 그녀의 모습을 모르는데, 그 옆옆옆옆옆반 버논이가 자신을 안다니! 그녀는 조금 놀랐다.

“아~ 선생님은 혼자 일할 때만 안경 써요~ 버논이는 선생님한테 관심 많았구나~ 고마워~”

그러자 버논이 늘 그랬던것처럼 뚱한 얼굴로 또 음이 없는 어조로 이렇게 대답했다.

“안경썼는데도 이뻐서 봤어여.”

김선생은 순간 안드로메다에서 홀로 공전하는 이름모를 우주의 유기체처럼 잠시 할 말을 잃고 버논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하지만 버논은 너무나도 태연해보여 그것이 환청인지 아니면 실제로 버논 입에서 나온 말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그래~ 고.. 고마워~"

"저 이제 가도 돼여?"

"어? 어~ 이제 가도 돼~"

그러자 버논이 배꼽인사를 하며 뚜벅초처럼 뚜벅뚜벅 나갔다. 그의 조그마한 뒷모습을 보며 김선생은 앞서 자신이 다른 선생님들에게 했던 말을 생각했다. 미친! 그건 범죄에요! 미친! 그건 범죄에요! 미친! 그건 범죄에요! 미친! 그건 범죄에요! 미친! 그건 범죄에요! 미친! 그건 범죄에요! 미친! 그건 범죄에요!

 

미친! 이건 범죄야!

 

그녀, 살아온 인생 2X동안 한번도 안경 낀 모습이 예쁘다 하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집에서 키우는 개 똥이마저도 자신이 안경을 쓰고 나오면 컹컹 짖고 견랄발광을 해 댔다. 심지어는 그녀의 아버지마저 술 먹고 들어오시는 날에는, 에잉! 넌 식탁에 앉지마라. 하며 외면했던 안경을 낀 그녀였는데. 그녀는 가슴이 뛰어옴을 느꼈다. 그녀는 서둘러 선생님실에 들어가 자신에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컴퓨터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안경을 꺼내 썼다. 그리고 거울을 보았다. 눈이 삼분의 일은 작아졌다! 이 외계인 같은 꼴보고 예쁘다고? 헹! 그것은 너의 오만일 껄! 네가 잘못 본 거야! 감히 이 못생김을 예쁘다고 해? 네가 틀렸어! 버논이 니가 틀렸다고! 아무도 들을 수 없는 그녀의 깊은 마음 한 가운데에는 이러한 외침이 퍼졌다. 그리고 그녀는 곧장 그 안경을 쓴 채로 버논이 있는 어린왕자ㅈ..어린왕자 방에 갔다. 노란색으로 칠해진 문을 열자마자 아이들이 키득거리며 그녀의 안경 낀 얼굴을 조롱했다. 하지만 버논만이 마찬가지로 뚱한 표정으로 그녀를 힐끗 보다 마는 것이였다. 그녀는 마치 로보캅처럼 손과 발이 같은 쪽으로 움직으며 버논 앞에 다가갔다.

난생 처음으로 안경을 통해 버논의 얼굴을 본 그녀는 첫 키스에서도 못 느껴봤던 머리에서 울리는 종의 존재를 느끼게 되었다. 징~징~징~ 징기스칸~ 이건 아니였지만 아무튼. 버논의 얼굴은 만5세의 풋풋함과 나이를 측정할 수 없는 고귀한 아름다움이 가득해있다. 이것은 오직 신이 버논을 만드는 중 미에 대한 고뇌가 굉장히 깊었기에 나올 수 있는 그러한 미모였다. 그녀는 매우 주책스럽게도 심장이 횡경막을 뚫고 나올 것 과 같은 펌핑감을 느끼며 입을 떼었다.

"버논아."

"왜여?"

"선생님 진짜 예뻐?"

그러자 버논 대신 옆에 있던 까까머리의 남자애가 미친 듯이 쳐 웃었다. 아학학학학학! 거울 좀 보세여! 아학학학! 버논도 애기는 애기라 옆 아이가 우스꽝스럽게 웃자 동조하여 슬쩍 입꼬리를 올리긴 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내뱉는 말은 한결같았다.

"네."

그리고 덧붙였다. 왜여?

그녀는 필사적으로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최대한 가식적인 얼굴을 해보였다.

"으응...별 게 아니고~ 그냥~"

사랑해.

2X살, 김선생은 2N살의 연하에게 사랑을 느꼈다.

 

-

로맨스 물 아니에요 ㅠ-ㅠ

진짜 아무것도 없는 병맛 글에 덧글도 달아주신 세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같이 달려요~ 생각없이 보기에도 편한 글을 쓰고 싶어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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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일공공사 / 보면서 끅끅거렸어요 한솔잌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 제 취향 너무 잘 아신닼ㅋㅋㅋㅋㅋㅋ
8년 전
보논의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ㅋㅋ오예
8년 전
독자2
앜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귀야워요ㅠㅠㅠㅠㅠ또보고싶네여ㅠㅠㅠㅠ 신알신하구갑니당♥
8년 전
보논의식
감사합니다`~~~~~ 가상의 한솔이의 일대기일거같아여~~~!!
8년 전
독자3
zzzzzzzzzzzz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이 왜 이렇게 이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담감 없이 자주 와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ㅠㅠㅠ버논이가 너무 매력 있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ㄴ저도 암호닉 신청할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원래 신청 안 하는 사람인데 신청하는 겁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작가님 당신은 절 암호닉 신청하게 만든 사람이라구요!!! 글 너무 마음에 들어요 헤ㅔ 암호닉 슈무룩으로 신청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년 전
보논의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굉장히 부끄럽네요 ㅋㅋㅋㅋ
8년 전
독자4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이진짜 제취향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아 한솔이 매력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구ㅏ어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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