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백현은 이상했다.항상 말이 많은 아이였는데,귀가 아플정도로 떠들어대는 아이였는데.오늘은 그냥 그랬다.
나쁜느낌은 아니였다. 꽤 차분해 보이기도 했고,또 오랜만의 조용함이 나는 좋았다.
어디 아픈가하는 생각도 들어서 가방 앞주머니에 든 알약을 꺼내 내미니 나를 쳐다본다.
"경수야."
"응,"
"어른이 된다는건 뭘까?"
약은 받지도 않고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백현에 아직 펼친 손이 민망해 알약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
부스럭부스럭하는 사이에도 백현은 내 답을 기다렸다.변백현은 아직 잘 모르는것같다.
"어른?"
"어른."
"어른이 된다는건,많은걸 할수 있다는 뜻이야."
"누가 알려줬어?"
"엄마가."
"뭘 할수 있는데?"
"으응,커서 예쁜 여자랑 결혼도 하고,아이도 낳고,일도 하고,돈도 내고,또 담배도 피고,야한영화도 맘대루 보구."
줄줄이 읊어대는 내가 지루해졌는지 변백현은 내 말을 끊어버렸다.
"그럼 이것도 할수 있어?"
"뭔데?"
글쎄,충격받으면 어쩌지.하더니,내 턱을 휘어 잡았다.갑자기 꺾인 목에 윽.하고 짧은 신음을 했다.
갑작스런 행동에 야,왜그래,하며 입을 열었을때 변백현이 내 입술에 닿았다.
그러니까,변백현 입술이 내 입술과 닿았다.이내 떨어지는가 싶더니
단숨에 내게 키스했다.마음대로 혀를 섞고,내 치열을 훑었다.
왜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걸 그냥 보고만 있었다. 눈도 감지 않고서 변백현이 하는걸 그저 다 지켜봤다는 말이다.
변백현이 입을 먼저 뗐다.
이거,첫키스라는거야.
첫키스라는거 나도 알아.들었어.
변백현은 내게 웃어줬다.어른은 이런것도 한대.
"거짓말."
"어른이 된다는건 무서운거야."
나는 자꾸만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그럼 나도 이제 어른일까.변백현때문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내 어른에 대한 로망이 깨지기도 했을뿐더러 내 첫키스였기 때문이다.
믿기진 않겠지만 변백현에게 뺏긴 내 여름날의 키스는 얼떨떨하면서도 달콤했다.
| 중학생 백도 |
어른과 소년의 경계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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