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노래가사처럼 애인 단속하는 픽
W. Casia
"어, 성규야 여기!"
약속시간보다 5분 먼저 나와 성규를 기다린 우현이 성규가 저 멀리서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요란스레 방방뛰며 소리친다.
정확히 약속시간에 딱 맞춰나온 성규는 멀리서도 명확하게 잘 들리는 우현의 목소리에 살짝 웃었다.
그렇게까지 안해도 다 보이고, 다 들린다. 남우현.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도-
"쪽팔리니까 그만. 여기 사람 많다."
어느새 우현의 곁에 와서 타박하듯 말하는 성규였지만 이미 신난 우현은 개의치않았다.
그런 우현의 머리 위로 성규의 손이 턱하니 얹어진다.
"그렇게 좋냐? 놀러가니까."
"엉. 그러니까 이 손 좀 치워. 무거워."
"싫은데?"
우현은 얄밉게 말하는 성규의 머리를 한대 쳐줄까 하다가 관뒀다.
오늘은 놀러가는 날이니까 참자. 쟤 저러는거 한두번도 아니고.
절대 성규 머리에 제 손을 얹으려면 팔을 많이 뻗어야해서 그러는건 아니다. 절대로!
오늘은 성규와 우현이 속해있는 대학교 동아리 MT날이었다.
워낙 노는 것을 좋아하는 우현은 작년 이맘때쯤에도 이 날이 오기를 손꼽아 고대했었다. 그런데-
'엄마, 콜록, 나, 켁, 갈거야, 으으...'
'얘가 지금 무슨 소리야! 얌전히 침대에나 누워있어!'
그 전날에 그만 독감에 걸려버린 바람에 MT는 커녕 엄마의 불호령이나 들으며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있어야만 했다.
친구인 성열이 바닷가에 가서 헌팅한 여자와 한 카톡들을 자랑하며 웃는 것을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물론 지금은 성규가 있지만.
우현은 작년의 아련했던 추억을 생각하며 성규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엔 기필코 작년 몫까지 확실하게 놀아주겠어!
*
아, 역시. 너무 좋다.
어느새 저녁이 되어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와 함께 무르익어가는 분위기를 보며 우현이 한 생각이었다.
요새는 MT를 싫어해서 안 가는 사람도 많다지만, 붙임성이 워낙 좋아 동아리 사람들과 두루두루 다 친해서 이 자리가 그저 편하고 즐겁기만 한 우현이다.
게다가 제 옆자리에는 성규가 앉아있다. 이제 사귄지 1년쯤 다 되어가는, 얄밉지만 가끔 귀엽고 가끔은 멋있는 제 애인.
우현은 멍하니 앉아만 있는 성규를 힐끔힐끔 쳐다보다가 다시 고기로 시선을 돌린다.
"왜 쳐다봐, 남우현. 뚫어지겠다."
"내맘이다. 왜."
별것도 아닌것에 태클을 거는게 괜히 기분이 상해 앞에 놓인 고기를 연속으로 몇점이나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러자 옆에서 웃음소리와 함께 성규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너 또 내가 별것도 아닌거에 태클건다고 생각하지?"
"...아닌데?"
어떻게 알았지. 하여튼 귀신같은 놈.
뜨끔한 표정을 걸리기 싫어 고개를 돌리고 고기를 몇 점 더 집어먹었다.
"태클거는 거 아냐."
"...알아."
"그리고 천천히 좀 먹어라. 아무도 안 뺏어먹어."
내가 그 빨리먹는 습관 좀 고치라고 했지. 성규의 잔소리에 우현이 우거지상을 했다. 야! 넌 우리 엄마도 안하는 잔소리를!
하하, 웃는 성규의 웃음소리와 씩씩대다 결국 성규를 따라 웃어버리는 우현의 소리를 뒤로 하고 저녁이 깊어가고 있었다.
"우현아! 여기 한잔 받아."
"아, 네에!"
밤은 깊었고, 이런 상황이 몇번째로 반복되고있었다. 성규는 제 옆에서 정신없이 술을 받아마시기에 바쁜 우현을 보며 혀를 찼다.
쟤 이미 좀 취한 것 같은데, 괜찮은건가.
아니나다를까, 우현은 이미 눈이 풀린채 정신이 없어보였다.
성규는 이제 우현을 그만 마시게 하고 방으로 데려가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술을 넙죽넙죽 받아마시는 우현이 너무 즐거워보여서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괜히 데려갔다가 우현의 화만 돋울수도 있으니까.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어-하며 자기도 술을 열심히 받아마시던 성규는 정확히 9분 48초 후에 그 '무슨 일'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헤헤-선배!"
평소 저에게도 애교가 드문 우현의 애교가 가득 담긴 말이 들리자 성규는 깜짝 놀라 옆을 돌아보았다.
완전히 맛이 간듯 헤롱헤롱한 채로 옆에 있던 11학번 선배에게 재롱을 떨고 있는 우현이 보였다.
성규는 쟤가 왜 저러나 싶어 순간 멍해졌다가, 상황파악이 되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저게 진짜, 나도 아니고 왜 저 선배한테 저래!
성규가 뒷목을 부여잡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취할대로 취해 기분이 한껏 업된 우현은 선배동기후배 할것없이 보이는 사람마다 이름을 부르며 귀여운 짓을 하고있었다.
"내가 귀여운 거 보여줄까아?"
흐으응. 흐으응. 머리 양 옆에 브이를 그린 손 두개를 딱 붙이고 콧소리를 내며 일명 '토끼애교'까지 선보이고 있는 우현이었다.
평소에도 싹싹하고 활발한 후배의 애교에 선배 형, 누나들은 귀엽다고 난리가 났고.
동기여자애들과 신입생 후배들까지 우현을 향해 눈을 빛내며 달려드는 것을 목격한 성규는 한숨을 쉬며 손가락으로 관자놀이 부근을 꾹꾹 눌렀다.
저 애교, 분명 나한테만 보여주는거라고 하지않았나?...아니, 그건 둘째치고. 저렇게 한명한명 이름까지 불러가며 다정하게 애교서비스를 해주면서, 왜 정작 애인인 나는 한번 쳐다보지도 않는건데!!!
우현과 한번도 술을 마셔보지않은 것이 화근이었다고 생각하며, 성규는 다시는 우현을 다른 사람 앞에서 취하게 내버려두지않겠다고 다짐했다.
아니 근데 다짐은 다짐이고, 지금 벌어진 이 사태는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당장 데려와야지.
성규는 이제는 저는 이름도 모르는 신입생 앞에서 명수야아-다정하게 말을 걸고 있는 제 애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얘, 많이 취했네. 데려갈게.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짓고있던 신입생의 표정이 풀렸다. 우현이 아마 계속 말을 걸며 귀찮게 했던 모양이었다.
성규는 속으로 혀를 차며 신입생의 앞에 있던 우현을 일으켜세워 자신을 보게했다.
"어어-? 성규다아-우리 규야-"
"조용히 하고. 옆방 가자."
"으응? 왜애-?"
왜애-?는 무슨 얼어죽을. 넌 술깨면 보자 라고 생각한 성규는 조금 더 놀다가자는 우현의 보챔에도 아랑곳없이 우현을 방으로 운반했다.
우현의 겉옷을 벗겨주고 침대에 눕혀주니 우현이 편안한지 성규를 끌어안고 부비적댄다.
"편하냐?"
"으응. 히히."
"뭐가 좋다고 웃냐."
"그냐앙-다."
"...넌 술깨면 가만 안 둔다, 진짜."
"왜애?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눈이 그렇게 크지도 않은 주제에 가만 안 둔다는 성규의 말에 눈을 크게 뜨며 묻는다.
그럼 당연하지. 아 너 술 좀 깨봐. 할말있다고.
"할말이 뭔데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순진하게 웃는 우현에 순간 성규가 폭발했다. 우현이 술에 취한 상태라는 것도 잊고 억울하게 말을 쏟아낸다.
"야. 너는 진짜 아까 그 애교, 그거 예전에 나만 보여준다고 해놓고, 와, 거기 사람이 몇명이나 있었는데! 그리고 너 다른 사람들한테는 이름 부르면서 귀여운 짓하고, 근데 나는 쳐다도 안보더라? 너 애인이 대체 누구냐? 나냐, 아니면 아까 그 명수인가 하는 걔냐?"
성규가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큰 소리에 우현이 눈을 크게 떴다가 감았다. 그러다가 눈을 몇번 꿈뻑거렸다. 응?
"...너, 지금 뭐라고 했어?"
근데 왜이렇게 화내. 술이 다 깨네. 아휴, 머리야. 이제 술이 막 깼는지 머리를 부여잡으며 말하는 우현에 성규가 인상을 썼다.
"너 아까 일 기억나 안 나."
"아까 일? 안 나는데...으음."
"아까 너 술취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애교부리고 한 것 기억 안 나?"
내가 그랬나? 멍한 눈으로 기억을 되새겨보던 우현이 이내 아, 기억난다! 하며 박수를 짝 쳤다. 아예 필름이 끊긴 건 아니었나보다.
"너 그래서 이렇게 화내는거야?"
"그럼 화 안 나게 생겼어?"
내가 심했나? 우현이 다시 한번 기억을 되새겨봤다. 음. 좀 심하네. 토끼애교는 성규 외엔 안 보여주기로 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근데에, 이거 내 술버릇인데?"
그래서 내 친구들은 나랑 술먹는 걸 싫어하더라고. 하하 멋쩍게 웃은 우현이 성규의 눈치를 살폈다. 진짜 화난 것 같은데. 어떡하지?
성규는 간신히 화를 참고 있는 것 같아보였다. 입을 꾹 다문 무표정한 얼굴이 씩씩대고 있었다.
저걸 어떻게 풀어줘야 하나, 하다가 아, 모르겠다. 그냥 빌고 끝내자. 라는 결론에 도달한 우현이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저기, 성규야. 내가 미안해. 진짜 잘못했..."
"남우현."
"...어, 어?"
"너 앞으로 술 마시지마."
내 앞에서만 마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은 우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헐, 안되는데.
하지만 차마 화가 난 성규에게 반박을 할 수 없었던 우현은 울며 겨자먹기로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는 몰래 먹어야겠...
"만약에 몰래 먹다가 걸리면 죽는다."
헉. 하여간 아까도 느꼈지만 정말 귀신같다. 근데 이제 얘를 또 어떻게 풀어줘야하지. 분위기 완전 싸늘해...
우현이 또 고민하는데 갑자기 성규가 입을 확 맞춰왔다.
감정이라도 실었는지 입술이 너무 세게 부딪혀서 얼얼했다. 아니, 이 자식이 또 뭐하는거야?
우현이 성규의 혀를 간신히 받아내고 있는데, 아래에서 자신의 남방 단추를 푸르는 성규의 손이 느껴졌다.
설마, 여기서 하려는건가? 우현이 눈을 크게 떴고, 그와 동시에 성규가 입술을 떼고 티셔츠를 말아올렸다.
"...으응, 하앗. 여, 여기서 하게?"
"어."
"아응, 선배들, 흐읏, 오면, 어떡해? 하으..."
"안 와."
"...그래도...흣, 아앙!"
끊임없이 우현의 유두를 자극하는 성규에 우현은 신음만 흘려댔다. 피식 웃은 성규가 우현의 아래쪽에 손을 가져다댔다.
"...아응, 성규야, 으읏...!"
MT에서의 밤은 아직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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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불편한 진실 노래가사처럼 애인단속하는 건데 저는 옷 단속이 아니라 애교단속으로ㅋㅋㅋㅋㅋㅋ해보았습니다
바빠서 계속 미루다가 마감일 당일 새벽에 급하게 마무리했더니 이 모양이네요ㅠㅠ
수정하고싶은데 시간도 없고 피곤하고...ㅠㅠㅠㅠㅠ
정말 제대로 잘 써보고싶었는데 결국 완성된건 이런 똥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이 프로젝트에서 제 글이 제일 망했겠죠...? Hㅏ...
진행하시는 뚜기분 진심으로 죄송해요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는게 함정...
그럼 전 자러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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