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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한 알갱이들까지 다 넣으려면 오래걸릴 것 같아서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만 추스릴게.

 

 

많은 시간이 흐르고 다시 겨울이 왔어.

나는 이애와 많이 친해졌기 때문에 방학이 되면 같이 놀러가자고 은연중에 내비쳤어.

얘는 내 맘을 눈치챘는지 어쨌는지 방학 때 서울 갈 일이 있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는거야.

나는 웬 떡인가 싶어 덥썩 물었고, 얘는 알아서 연락주겠다고 했어.

근데 갑자기 나온 말이라 빈말일 수도 있고, 확실한 것도 아니여서 그다지 큰 기대를 갖고 있진 않았어.

근데 정말로 방학하고 며칠지나지 않아 얘한테 연락이 오대?

요번주 주말에 괜찮냐는 말에 속으로 옳다구나! 수 백 번 외치면서 수화기 넘어로는 심드렁하게 알겠다고 했지.

당일 날, 아침 뉴스에선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다고 요란을 떠는데,

내가 터미널까지 가는 길은 따사하기 그지 없었어.

(자꾸 얘, 걔라고 하기 뭐하니 1편에서 언급한데로 그냥 훈남이로 하자. 내 눈엔 그 누구보다도 훈훈했으니까 ㅋㅋ)

터미널에 도착하고나니 훈남이한테 여러통의 문자가 와있더라고.

나는 바로 통화 연결해서 어디냐고 물었고, 수화기 저편에서는 장난기 가득담은 훈남이가 여깄으니 찾아보라더라.

그 말에 주위를 둘러보니 찾을 것도 없이

저쪽에서 훈남이가 한 손을 높이 들고 연신 흔들어대는데 멀리서도 보이는 그 눈웃음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렇게 같이 줄을 서고, 표를 사고, 버스에 오르기까지 훈남이는 쉴 새 없이 입에 모터를 달았던터라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곯아 떨어지더라.

나는 조심스레 훈남이의 머리를 내 어깨에 대고는, 새근새근 자는 훈남이의 숨소리를 듣고 있자니

절로 행복에 겨워 웃음이 나더라.

중간중간 훈남이가 깨서는 입맛을 다시던 귀여운 모습도 생각나네.ㅋㅋ

그렇게 내 어깨는 훈남이의 내음으로 가득했고, 서울에 무사히 도착했지.

1시간 30분 경을 아침도 안먹고 버스에서만 있던지라 나나 훈남이나 배가 무척 고팠어.

그래서 곧장 근처 돈가스 가게로 들어가 밥을 먹는데

훈남이는 그새를 못참고 또 장난치며 내 돈가스 한 점을 가져가더라.

나도 훈남이의 접시에 손을 대면서, 서로의 손이 서로의 접시 위를 분주히 오가는 사이

내 옆에 있던 물컵이 쏟아져 내 옷을 살짝 적셨더랬지.

훈남이 놀라서 눈을 뗑그랗게 뜨길래 괜찮다고 말하는데, 괜찮아? 미안해ㅠㅠ 능청스런 애교를 부리며

잽싸게 휴지 몇 장 뽑더니 그리 많이 묻지도 않은 옷을 대 여섯번 닦아주더라.

보진 못했지만 아마 내 얼굴은 추워서 달아오른 빨간 손처럼 발갛게 달아올랐을 거다.

아무튼, 밥을 다 먹고 길가를 거니는데 훈남이가 춥지? 하며 내 손을 가져다 하~ 하고 입김을 불어주더라고.

그러고는 자기 주머니 속에 내 손을 가져가는데, 지딴엔 아무렇지도 않은 행동이겠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오만가지의 생각이 교차하면서 얘가 왜이러지? 싶었다.

그리고 들른 곳은 다름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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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다름이 아니라 어디야;;현기증나;;;빨리써줘ㅠㅠㅠㅠ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다름이 아니라..... 어딘데??? 어떡해ㅠㅠ 궁금하자나ㅠㅠ빨리써줘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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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어디여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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