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705955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뚱따단 전체글ll조회 417


' 네가 제일 좋아. ' 

 

그 때의 내가 가장 많이 듣던 말 중 하나이다. 난 이 말을 들을 때면 항상 물었다. 정말? 정말로? 그럼 넌 그 처진 눈꼬리를 접으며 말했었다. ' 당연하지. ' 난 그 말과 눈빛에 언제나 넘어가서 허우적 거렸었다. 

 

우리는 뜨거웠다. 아니, 뜨거웠을 것이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만 애틋했던 것만 같다. 그때엔 너도 애틋해 보였는데, 이젠 나만 애틋했었던 듯 싶다. 

 

 

" 야. " 

" ...... " 

" 여기가 어디라고, " 

 

 

마음같아서는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데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입이 열리면 울어버릴 것 같았다. 뭔가 울컥거리는 게 내가 나에게 위험하다고 경고라도 하는 것 같았다. 

 

네가 아르바이트하던 고기집. 아직까지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왔는데 막상 네가 보이니깐 여기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고, 눈을 한 번이라도 깜박일 수가 없다. 눈물이라도 흐를까봐서. 

 

 

" 왜 온거야. " 

 

 

넌 어떻게든 너의 시야에서 날 치워버리려고만 하고 있다. 그게 너무 마음 아팠다. 네가 날 싫어하는 거는 알았는데, 좀 그렇네. 

 

서빙을 하던 너는 급기야 날 이끌고 문 밖으로 나와버렸다. 난 그저 네가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 그 외엔 할 줄 아는게 없으니깐. 

넌 고기집을 나오자마자 날 놓고 다시 들어가려했다.  

 

 

" 뭐야. " 

" ...... " 

" 잡았으면 무슨 말이라도 해. " 

 

 

기억 깊숙한 곳에 꽁꽁 숨겨두던 마지막 순간의 너의 눈빛이여서, 그런 눈빛이여서 난 꽁꽁 얼어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입을 다문다면 넌 정말 날 다시는 보지도 않을 것이었다. 

 

 

" 미, 미안해. " 

 

 

내 첫 마디였다. 보잘 것 없는 첫 마디였다. 조그만 꼬맹이들 조차도 쉽게 나눌 수 있는 한 마디의 말을 하려고 난 이렇게나 망설였던가. 

 

 

" 뭐가. " 

" 그러니까..., " 

" 너랑 마지막은 어제로 끝이었어. " 

 

 

입 안에서 비릿한 맛이 났다. 볼 안 쪽 살이 찢어졌다. 범인은 내 이빨이였고, 너였다. 

 

 

" 그럼, 고마워. " 

" 미안해가 안 되면 고마워냐? " 

" 아니. 고마웠었어. 이건 그냥 네가 나 구해준거. 그거 고맙다고 인사 못 했어서. 그래서, 지금이라도 말하는거야. 고마웠었어, 그땐. " 

 

 

넌 내 생명의 은인이였다.  

모두들 힘든 경험을 하고, 나도 힘든 경험을 했다. 난 너무 약해 빠진 년이라서 그 힘든 경험이라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결심을 했다. 추운 겨울 날, 우울한 마음을 고쳐잡지 못한 탓에 육교 위에 올랐고, 난간에 발을 올리려는 순간 네가 나타났다.  

 

넌 내 손을 살짝 잡으며 말했었다. 왜 그래요, 라고. 난 그런 너를 바라보다가 눈물을 흘렸다. 넌 처음 보는 나를 달래주었고, 난 울 때에 누군가가 달래어 준다는 것이 그렇게나 마음 따뜻해지는 일인지는처음 알았었다.  

 

우리의 첫 만남은 그렇게나 따뜻했었다. 겨울이라지만, 내게는 그 순간 봄과도 같았다.  

 

 

" 이제와서 네가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는데. 난 너한테 미련없어. " 

" ...... " 

 

 

예상했던 말이고, 예상했던 반응이고, 예상했던 상황인데 시큰거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 미안하네. 내가 미련이 있어서. " 

" ...... " 

" 원래 사랑은 쌍방과실이라잖아. 너 혼자 가버리면 어떻게. " 

 

 

넌 눈살을 찌푸렸다. 그 표정이 너무 싫었다. 다른 의미가 아니라 내가 널 기분 나쁘게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래서 난 웃었다. 네가 따라웃었으면 하는 마음에 웃었다. 그랬더니, 넌, 웃지 않았다. 

 

내게 봄같던 겨울은 이젠 없는 것이었다. 뒤로 돌아보면 이젠 눈살 찌푸린 네 모습밖에 남지 못할 것이다. 난 봄이 그리울 것이다.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백현] Don't you know that my mind?  1
10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비회원187.72
헐 번외 없나요ㅜ 둘이 너무 슬프다ㅜ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1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6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