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가 제일 좋아. ' 그 때의 내가 가장 많이 듣던 말 중 하나이다. 난 이 말을 들을 때면 항상 물었다. 정말? 정말로? 그럼 넌 그 처진 눈꼬리를 접으며 말했었다. ' 당연하지. ' 난 그 말과 눈빛에 언제나 넘어가서 허우적 거렸었다. 우리는 뜨거웠다. 아니, 뜨거웠을 것이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만 애틋했던 것만 같다. 그때엔 너도 애틋해 보였는데, 이젠 나만 애틋했었던 듯 싶다. " 야. " " ...... " " 여기가 어디라고, " 마음같아서는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데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입이 열리면 울어버릴 것 같았다. 뭔가 울컥거리는 게 내가 나에게 위험하다고 경고라도 하는 것 같았다. 네가 아르바이트하던 고기집. 아직까지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왔는데 막상 네가 보이니깐 여기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고, 눈을 한 번이라도 깜박일 수가 없다. 눈물이라도 흐를까봐서. " 왜 온거야. " 넌 어떻게든 너의 시야에서 날 치워버리려고만 하고 있다. 그게 너무 마음 아팠다. 네가 날 싫어하는 거는 알았는데, 좀 그렇네. 서빙을 하던 너는 급기야 날 이끌고 문 밖으로 나와버렸다. 난 그저 네가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 그 외엔 할 줄 아는게 없으니깐. 넌 고기집을 나오자마자 날 놓고 다시 들어가려했다. " 뭐야. " " ...... " " 잡았으면 무슨 말이라도 해. " 기억 깊숙한 곳에 꽁꽁 숨겨두던 마지막 순간의 너의 눈빛이여서, 그런 눈빛이여서 난 꽁꽁 얼어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입을 다문다면 넌 정말 날 다시는 보지도 않을 것이었다. " 미, 미안해. " 내 첫 마디였다. 보잘 것 없는 첫 마디였다. 조그만 꼬맹이들 조차도 쉽게 나눌 수 있는 한 마디의 말을 하려고 난 이렇게나 망설였던가. " 뭐가. " " 그러니까..., " " 너랑 마지막은 어제로 끝이었어. " 입 안에서 비릿한 맛이 났다. 볼 안 쪽 살이 찢어졌다. 범인은 내 이빨이였고, 너였다. " 그럼, 고마워. " " 미안해가 안 되면 고마워냐? " " 아니. 고마웠었어. 이건 그냥 네가 나 구해준거. 그거 고맙다고 인사 못 했어서. 그래서, 지금이라도 말하는거야. 고마웠었어, 그땐. " 넌 내 생명의 은인이였다. 모두들 힘든 경험을 하고, 나도 힘든 경험을 했다. 난 너무 약해 빠진 년이라서 그 힘든 경험이라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결심을 했다. 추운 겨울 날, 우울한 마음을 고쳐잡지 못한 탓에 육교 위에 올랐고, 난간에 발을 올리려는 순간 네가 나타났다. 넌 내 손을 살짝 잡으며 말했었다. 왜 그래요, 라고. 난 그런 너를 바라보다가 눈물을 흘렸다. 넌 처음 보는 나를 달래주었고, 난 울 때에 누군가가 달래어 준다는 것이 그렇게나 마음 따뜻해지는 일인지는처음 알았었다. 우리의 첫 만남은 그렇게나 따뜻했었다. 겨울이라지만, 내게는 그 순간 봄과도 같았다. " 이제와서 네가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는데. 난 너한테 미련없어. " " ...... " 예상했던 말이고, 예상했던 반응이고, 예상했던 상황인데 시큰거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 미안하네. 내가 미련이 있어서. " " ...... " " 원래 사랑은 쌍방과실이라잖아. 너 혼자 가버리면 어떻게. " 넌 눈살을 찌푸렸다. 그 표정이 너무 싫었다. 다른 의미가 아니라 내가 널 기분 나쁘게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래서 난 웃었다. 네가 따라웃었으면 하는 마음에 웃었다. 그랬더니, 넌, 웃지 않았다. 내게 봄같던 겨울은 이젠 없는 것이었다. 뒤로 돌아보면 이젠 눈살 찌푸린 네 모습밖에 남지 못할 것이다. 난 봄이 그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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