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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세훈] 나 좀 재워주라 1 | 인스티즈

 

 

 

 

 

 

 

"근데 왜 내 수호천사 역할을 해야 돼?" 

 

오세훈은 뭐 그런 걸 물어보냐는 표정이다. 물어보는 것도 죄냐. 오세훈 특유의 귀찮다는 표정은 사람한테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마치 내가 다 잘못한 것 같다. 

 

"본부에서 그러라고 하니까." 

"본부?" 

"넌 알 거 없어. 천사들 얘기야." 

 

천국 얘기를 해달라고 해봤지만 안 먹힌다. 그런 걸 마음대로 누설하면 안 된대나. 삐친 척 하니까 오세훈은 냉큼 브로마이드를 만들어줬다. 평소에 계획적이라거나 치밀하다는 소리는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오세훈도 어지간히 둔한 모양이다. 아니면 그냥 나한테 관심이 없거나. 삐친 척 하는 와중에도 브로마이드는 슬그머니 챙겼다. 

 

"야, 삐치지마. 나 이거 자동 평가라서 평가 못 받으면 끝인데." 

"끝?" 

"없어진다는 소리야." 

"뭐가?" 

"내가." 

 

조금 놀라긴 했지만, 어, 그야 잘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수호천사라는 건 지정된 한 사람을 잘 보호해주는 게 일인데 그 일에 있어서 안 좋은 평가를 받게되면 수호천사로서 실격인 거니까. 그렇다고 없애버리다니 너무하다. 수호천사도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겠구나. 하지만 나는 지금 정말로 기분이 상한 게 아니니까 평가에 반영되지는 않았겠지? 오세훈이 사라진다는 것도 좀 그렇지만 사실은 지금의 나는 오세훈이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셈인데 내가 놓칠 이유가 없다. 

 

"그럼 평가 좋게 받아야 되는 거네." 

"맞아. 그리고 너랑 결혼도 하고." 

 

잘못들은줄. 

 

"… 결… 뭐?" 

"결혼. 좋은 평가 받으면 너랑 결혼할 수 있어." 

 

아무래도 오세훈은 일반인인가 아닌가와는 상관없이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 지금 이 말로 분명해졌다. 천사라고 해서 전부 멘탈이 정상이라는 법은 없다는 걸 간과했다. 어이가 없어서 오세훈을 쳐다보니까 오세훈이 한 손으로 자기 얼굴을 가렸다. 

 

"뚫어지겠다. 나랑 결혼한다니까 좋아?" 

 

다른 것도 아니고 도끼병이네. 불치병인데 그거. 오세훈이 농담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그래 물론 인정하고싶진 않지만 오세훈은 잘생겼다. 그렇지만 사람이 외모로 다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결혼은 혼자 하는 게 아닌데." 

"왜? 내가 한다면 하는 거지. 너한테 결정권 없다." 

"아니 결혼 혼자 하는 거 아니라니까. 납치라도 할 거야?" 

"못할 거 있나." 

 

니가 싫다고 하면 마법 쓰면 그만이야. 오세훈은 덤덤하게 말했다. 마법으로 만드는 게 넌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하냐- 라고 말하려다가 말았다. 내가 생각해도 오그라드는 대사다. 수호천사한테 결혼이라는 건 대체 뭐길래 그렇게 쉽게 말해. 더 말해봤자 말이 안통할 것 같으니까 무시하는 게 답이다.  

 

"아, 됐고. 넌 저 방에서 자." 

"나 침대 없으면 못 자는데." 

"마법으로 만들던가!" 

 

아, 그럴까. 오세훈은 태평하게 걸어가서는 침대 하나를 만들어냈다. 그 좁은 방에 퀸사이즈 놓지 말아줄래. 방이 침대 하나 놓으니까 엄청 비좁아보인다. 하지만 오세훈은 전혀 신경이 안쓰이는지 캐리어를 끌고와서 구석에 두고는 침대에 누워버렸다. 문득 생각나는 게 있는데, 얘가 마법을 부릴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다른 것도 다 되는 걸까? 

 

"야, 막 이 자리에서 몇백만원 만들고 그런 건 못해?" 

"되는데 내가 안해줌." 

"왜. 너 수호천사잖아." 

"수호천사가 수호해주는 거지 돈 만들어다 바치는 사람이냐. 그럼 세상에 부자 아닌 사람이 어디있어." 

 

그건 그러네. 쳇, 그래도 기대했는데. 

 

"너 학교 내일부터 다시 나가지? 방학 끝나서." 

"어. 잘 안다." 

"수호천사니까. 공부 얼마나 잘하나 봐야겠네." 

"뭐? 따라올 거야?" 

"그럼 집에서만 수호하냐."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학교를 따라와? 애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 

"아, 괜찮아. 나 너만 볼 수 있으니까." 

 

이건 또 무슨 막장이야. 설명을 들어보니 자기가 원하는대로 사람들한테 보이게도, 안보이게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나조차도 못 보게 할 수 있다고. 천사는 참 편하게 사나보다. 갑자기 오세훈이 씩 웃는다. 

 

"뭐야." 

"너 남자랑 같은 집에서 자는 거 처음이겠다." 

 

수호천사가 이런 말 해도 되는 거야? 오세훈 웃는 건 처음보는데 영 변태같이 생겨서 안되겠네. 어차피 얜 남자가 아니라 그저 천사일뿐이고 다른 방에서 자니까 상관 없다. 괜히 날 놀리려는 수작같은데 안 넘어갈 거다. 

 

"어, 그래. 겁나 설레인다." 

"국어책 읽지 마라." 

"그럼 니가 그만해라." 

"너 아까부터 나한테 너너거리고 반말 쓴다? 몇 살이야." 

"흔한 고등학생." 

 

오세훈은 한 손을 쫙 펴서 내 얼굴 앞에 척 내밀더니 손가락 두 개를 접었다. 3? 그러더니 한개를 다시폈다. 4. 그리고 다 한 손가락을 남겨두고 다 접었다. 1. 아, 설마. 나는 미간을 좁히며 오세훈을 쳐다봤다. 오세훈이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미친. 

 

"까불지 마라." 

"할아버지…." 

"시끄러워." 

 

 

 

 

 

 

 

------ 

제가 뭘 쓰는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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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규ㅣ여웤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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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세훈아 나이너무많아서 결혼못하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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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앜ㅋㅋㅋㅋㅋㅋㅋㅋ세후나.....늙어서 결혼 안되게써...탈락......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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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우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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