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하는 경쾌한소리와함께 잠에서깼다.불길한느낌은 계속해서 내주위를 맴돌았다.
어지러운 머리를 잡고주위를 둘러보니 아저씨는 나간건지 보이질않았다.침대에서일어나 물을 마시러 냉장고앞으로가보니 앞에 작은 메모가 눈에 들어왔다.늦을거야.라는 이 짧막한 말한마디가 쓰여있었다.
한달전,남부럽지않던 난 아빠의 회사가부도나면서,큰 빚을지게되 지금여기까지와있다.
큰 빚을 갚기엔 턱없이 모자란 아빠는 그자리에서, 내가인질로 잡혀있던 그 앞에서 머리에 겨눠있던 총을 뺏어들고 스스로 목숨을끊으셨다.아마,주위에있던 조직배들도 많이 당황했었을거다.하지만 옆에있던 아저씨는 미동조차하지않았다.더 싫어졌다.
한참을 몫놓아 울었을쯤,아저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날 안아들고,차에태워 지금 이집으로 날 데리고왔다.
의자에 날 내려놓는 아저씨를 향해 뺨을내리쳤다.아저씨가뭔데요..왜요,우리아빠를, 왜 죄없는우리아빠를 죽인건데요.
단한번의 눈깜박임없이 아저씨에게 쏘아대자, 이봐 꼬마,내가 니 아빠를 죽인게아니라 스스로 목숨끊은거야.봤으면서 왜물어?
당장 이집을 나가야했었다.그순간 아저씨에게 가느다란 내 손목이잡혔다.상황파악이 안되나본데,넌 지금 인질이야.내가 언제든지 널 죽일수있단말이지 알아들어?
한달이지난 지금은 어느덧 내인질생활에 익숙해져만갔다.처음에는 증오할정도로 싫어하던 아저씨에게 왜날 죽이지않을걸까하는 의문과함께 조금씩 그 벽을 허물어냈다.늦은 아침을 먹고나니,할게없었다.지금껏 내가일어나면아저씬 어딜나간건지 보이질않았다.
베란다를 내다보니 밖엔 비가세차게 오고있었다.방학기간이라,학생들이 비를피해 서둘러 하교하는모습이보였다.
"나도,학교가고싶다."
"알아봐줘?"
낯설지않은 목소리에 서둘러뒤를돌아봤다.언제들어온지모르게 아저씨가 넥타이를푸르며 나에게다시 물었다.
알아봐줘?,항상 안된다고만 한 아저씨였다.맨날 안된다고만 했는데 왜,갑자기그래요.
그럼 됐고,라는말이 툭 던져졌다.아니요 알아봐주세요.살며시 미소를 짓는아저씨를흘겨봤다.처음보인 미소였다.
[루한시점]
그애를 붙잡아대려온지 2주쯤됐을까. 집에만있던 OO일위해 같이 마트에장보러간적이있었다.
차를타고 신호가 파란불로바뀌길 기다리던중,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여학생무리들을 본OO이는 혼자 중얼중얼거렸다.
나도,학교가고싶다.아마,내가 대리고오지않았으면 평범한 여고생이였겠지하는 생각이 문득들었다.
일을마치고 집으로들어오는데,베란다앞에 밖을내다보고있던OO이가 눈에보였다.
신발을 벗고,집안으로 들어갈 찰나에 또 말이들려왔다.나도 학교가고싶다.
벌써 두번째였다.알아봐줘라는 말을 꺼내자 황급히 뒤돌아 날보는 그애였다.맨날 안된다고만 했는데 왜,갑자기그래요.라는 말을했다.
하긴,혼자 장보러마트에가는것도,집앞에서 산책을 하는것도 안된다고했던 나였다.
그럼됐고,툭 던진말에 당황한OO이 서둘러 알아봐달라는말을했다.귀여웠다.정말.
***
학교가배정되고나서,교복을 맞추러가기로했다.혼자서가도된다는내말에아저씨는안된다며 같이가야한다고했다.
아침에일어나보니 아저씨가 노트북을가지고 업무를 보고있었다.항상 일어날땐 없던 아저씨가 오늘은 왜 있을까했다.
깻냐는 아저씨의물음에,오늘은 왜 집에있는거에요?아무말이없는 아저씨였다.한참끝에 입을뗀 아저씨였다.
너 교복맞추러가는날이잖아,무슨 교복맞추는게 대단한일이라고 그래요.저혼자 갈수있다니..
안돼,단호하게 말하는아저씨였다.식탁위를가르키던아저씨의 손에 부엌으로가 늦은 아침을 먹었다.
"뭐라고,? 조심하랬잖아..씨발."
밥을먹고있던중 쾅하는 소리와함께 내눈은 아저씨를향했다.전화를받더니 뭔가큰일이라도 생긴건지 앉고있던의자를 발로차버렸다.
그러더니,욕을한 아저씨였다.처음 이집으로올때 날 대했던것보다 더차가웠다.황급히 방으로들어가 자켓을 걸치고나오더니 밥을먹고있던 날 불렀다.꼬마야,오늘 아저씨늦을지도몰라,교복은 이따와서맞추러가자.혼자가지말고 갔다올게.무슨 급한일이길래.어떤일이길래 얼굴이 사색이되서 나한테말하고 나간아저씨였다.
벌써 시계는 6시을가르키고있었다.많이 늦은건가,아침에 사색이되어나간아저씨의얼굴이 아른거렸다.분명 무슨큰일이 생긴게분명했다.아무래도 많이 늦을거같아서 혼자 교복을맞추러갈려고입고있던 곰돌이잠옷을 가벼운 반팔과반바지로 갈아입었다.
아파트를나왔다.거의한달만에 혼자서 집밖을나왔다.간간히 아저씨와나온적이있지만 그때는 아저씨와 같이 다녀야했기에 조금은 불편함이있었다.사람들에게 길을물어보며 겨우 교복점을 찾을수있었다.들어가서 내가갈 학교이름을 직원에게 말해주자.내 사이즈에맞는 교복을 가져다주셨다.몇번입어보고 계산을 하려카운터로갔다.
아,생각해보니 난 돈이없었다.밖을 나가지않는터라 아저씨도 나에게 주지않았고,직원과의 뻘쭘한 인사를끝으로 빈손으로 나올수밖에없었다.
밖은 또 비가 거세게내리고있었다.우산도없는데,게다가 안개가껴서 잘보이지않았다.어두컴컴해진 하늘을보며 냅다 달리기시작했다.
이미 거세게내리치는비에 옷은 다젖어버렸고,반팔반바지로인해 몸이 덜덜 떨기시작했다.
여기서,,저쪽으로,이방향이였는지,저방향이였는지,아무곳이나 달려.겨우 아파트로 들어섰다.비를너무 많이 맞은탓인지 머리도어지럽고,아파트엘리베이터속 거울에 비친내모습은 가관이였다.입술은새파랬고,얼굴은 하얀게 창백했다.
엘리베이터에서내려 집앞현관으로걸음을옮겼다. 진짜되는게하나없는날이네. 내가 언제혼자외출해봤다고,현관비밀번호를알겠는가.
아저씨가 올때까지 난 밖에서 움크려기다려야만했다.
급한 전화를받고,꼬마에겐 미안하지만 중국으로향하는 비행기티켓을끊었다.
허름한 창고안은 희뿌연 연기로 가득했다.인사를하는 조직원들을 뒤로한채 그녀가있는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름아닌 OOO의어머니,중국으로 도망치다 조직원에 손에붙잡혀 이곳으로왔다가.
오늘 아침 조직원이 겁만주려고 휘두른 칼에 찔려,그만 숨을 끊으셨다.
OO이 어머니의 모습을보자,꼬마가 생각났다.아직 아빠의죽음도 많이 심적으로 힘들텐데.
엄마까지 돌아가신걸 알면 더 힘들거란생각에 조만간 덮어두기로했다.
"화장시켜서,한국으로가지고와. 그남자분옆에 모셔다드려."
일을 마치고나니,저녁6시가 조금넘었다.꼬마가 걱정된마음에 집에전화를걸었다.
몇번의 긴 통화음끝에도 받지않았다.혹시나 혼자서 밖에 나갔을까,길도 모를텐데 현관비밀번호도모를텐데.
곧장 한국으로가는 비행기표를끊고.한국으로향했다.
9시가넘어서야 아파트로 들어섰다.급한마음에 1층으로 내려올생각이없는 엘리베이터를 뒤로하고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아저씨,빨리..조..ㅁ오지"
집앞에 추위에 몸을떨고있는 꼬마가보였다.비를맞아 옷이 쫄딱 젖어있었다.
얼마나 이추운날 젖은몸으로 밖에서 기다린건지 달려가 꼬마를안아 집현관을열고 들어가 침대에 눕혔다.
젖은 옷을 새옷으로 갈아입힐려하자 꼬마가 안된다며,자기가 갈아입겠다고했다.
힘도 없는게,쓰러지지않는걸 다행이라생각했다.
옷을뺏어들고 겉에입던 옷을 갈아입혔다.뭐라고 다그칠 새도없이 침대에 눕혀 이불을 목까지 덮어주고 이마위에 물수건을 얹혀놓았다.
"왜,내말안들어.혼자나가지말했잖아 뭘안다고,무슨배짱인데"
"아,,저씨..추,,워요"
집안에 보일러를틀어 따뜻하게하고,이불도 가득덮어뒀는데 그래도 춥다는꼬마다.
어떡하란건지,서둘러 종대한테 전화를걸었다.응,난데 비맞아서추울땐어떡하냐,이불도덮고,보일러도틀었는데 아직도추우면.
뭘어떡해 그럴땐 사람체온이 제일효과가크지.종대와의 짧은통화를 마치고 추워하는 꼬마의 옆으로 들어가 안아주었다.
거세게 숨을 쉬던 꼬마가 점점 안정을 되찾는듯했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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