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맛보기니 구독료는 없습니다 ㅋㅋㅋ
근데 제가 ㅋㅋㅋㅋ 하...음...글을 참 못썼네요...대충 이런 분위기와 이런 종대다~ 만 알아두시라구요...
댓글은 환영입니다♥ 제발 댓글달아주세옄ㅋㅋㅋㅋㅋ 왜냐면 지금은 제 글이 어떤지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ㅎㅎㅎㅎㅎㅎㅎㅎ 아니에요 읽어주시는 것 만으로도 감사합니다(넙죽)
사실 둘 다 너무 쓰고싶은데...근데...시간이...ㅎㅎ 그래도 지금 당장 안쓰는 한개는 묵혀놨다가 언젠가는 쓸거에요 ㅎㅎ
그리고 오늘은 치환기능 없습니다!!
1.
"김사원, 기획안 다시 정리 해오세요"
"...정확히 어디가 문제인데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정리가 하나도 안돼있는데요?"
진짜, 빌어먹을 김종대, 김종대 개새끼!!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욕했지만 절대 입 밖으로는 못낸다.
저 기획안 오늘처럼 빠꾸먹을까봐 미리 다른 사원들한테 몇 번이고 검토 받은거란말이다. 하나같이 보는 직원들마다 잘했다고 칭찬했는데, 뭐? 다시 해와?
"어휴-, 팀장님이 또 다시 해오래?"
"네..."
"팀장님 원래 저러신 분 아닌데 유독 김사원한테만 왜 그럴까-"
"하하, 그러게요..."
왜긴 왜야, 내가 고등학교때 김종대 찼으니까 그렇지, 그냥 찬것도 아니고 엄청엄청 못되게 찼다.
그런데 그런 김종대가 내 상사로 앞에 와 있을 줄이야. 절대 상상도 못했다. 누구는 자기랑 헤어지고싶어서 헤어진 줄 아나?
고등학생이었던 김종대는 귀엽기라도 했는데, 지금 김종대는 귀엽기는 커녕, 징글징글하다. 그 때의 순수했던 김종대는 어디로-, 아, 생각해보니 그것도 다 나 때문인듯 하다. 미안하니 맨날 이 김종대 지랄맞은 성격 받아주는거지
"여러분! 오늘은 이 정도만 하고 퇴근 합시다!"
"헐! 역시 우리 팀장님 짱!"
"오늘은 피곤하니까 다들 일찍 가서 쉬세요"
"아, 김사원은 기획안 정리 마저 다 하고 가시고"
...더 지랄맞은건, 나한테만 이딴식으로 지랄맞게 군다는 것이었다.
사원들이 바라는 완벽한 상사의 표본. 그게 김종대다. 상하관계 싫어하고, 회식도 자주 안하고, 말도 부드럽게 하고, 게다가 짜증나게 얼굴까지 잘생겨서 여자 사원들에게 인기가 더럽게 많다. 아니 도대체 김종대가 뭐가 좋아서? 물론 과거에 사귀었던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 때 김종대는 귀엽고, 순수하고, 풋풋한 매력이라도 있었단 말이다.
그리고 김종대 일부러 그러는지, 내 앞에서는 여자사원들이랑 더 친하게 지내는데, 그렇다고 내가 눈 하나 깜짝할것같나
아니, 솔직히 말해서 신경쓰이는건 어쩔 수 없다. 이건 미련일까? 아니면 그냥 전 남친이니까 궁금해서?
사실, 이렇게 김종대 얼굴이 안보일때야 나 혼자서 마구마구 욕하지만 김종대 얼굴만 보이면 약해지는 나였다.
아 진짜 걔 얼굴만 보면 내가 옛날에 헤어지자 했을때의 상처받은 표정이 떠올라서-
"어떡해, 여주씨 오늘 또 야근이네요..."
"하하...그러게요..."
친한 사원 중 하나인 박사원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하하 그러게요 하고 찡그러진 인상을 애써 피고는 대답했다.
"내일 아침에 피곤하겠네, 내가 아침에 집 앞으로 태우러 갈까요?"
"헐 진짜요??"
헐, 이럴수가, 박사원은 김종대와 다르게 천사가 분명하다. 그 말에 눈을 빛내며 바로 넙죽 감사하다하니 그런 나를 보고 웃는 박사원이었다.
그 때 어디선가 김종대가 나타나더니 우리 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아! 팀장님! 아직 안 가셨어요?"
"...저도 해야할 일 있어서 여주씨랑 같이 남습니다."
"아...그럼 여주씨, 내일 아침에 태우러 갈게요!"
"여주씨는 내일 한시간 더 일찍 출근하세요"
...저건 또 무슨 개같은 소리야? 순간적으로 김종대 확 째려보려던거 애써 옆에 서있는 박사원을 생각하며 꾹 참았다.
아니 김종대 저 새끼는 그렇게 내가 잘 되는게 싫어? 아니, 그래 싫을 만도 하지, 음.
친구들로부터 건너건너 들었던 그 시절의 김종대는 내 예상보다 더 많이 상처받은 듯 했다. 잠시 후 박사원은 김종대가 계속 눈치를 주는 바람에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사실은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하는 뜻을 숨기고 있는것 같았다) 곧 나갔고, 사무실에는 나와 김종대만 남아있었다.
사무실에는 한참동안 타자를 두드리는 소리밖에 나지 않았다. 근데 웃긴게, 김종대는 아까 여사원들하고 꺄르르 웃으면서 뭐 오늘 일도 다 끝났는데 같이 밥이나 먹을까요? 뭐 그런 작업멘트 날리고 있더니, 지금 왜 사무실에서 이러고 있는거야?
나도 모르게 삐딱한 시선으로 김종대를 째려보고있었는데, 그러다 김종대하고 눈이 마주치자 김종대가 입모양으로 '뭐'하고 대답해왔다.
..유치해서 참는다, 내가 또 저 새끼 조금이라도 나 괴롭히려고 그런거겠지, 갑자기 또 열받아서 힘줘서 타자치는데 김종대가 내게 먼저 시비를 걸었다.
"...키보드 부셔지겠다, 힘만 무식하게 세가지고는"
"그치않아도 기분 안 좋으니까 닥쳐라"
"말하는 것 좀 봐, 여자가 조신한 맛이 없어"
"..."
대답할 가치가 없다 진짜 ㅎㅎ 그냥 말을 씹으니 그가 작게 코웃음을 쳤다. 아니 지금 왜 코웃음을 쳐? 쳐맞고싶나?
내가 확 째려보니 그가 와-못생겼다- 하면서 비아냥거렸다. 아 진짜 때리고싶다 ㅎㅎ 그러다 갑자기 그가 자신의 모니터를 보더니 내게 물어왔다.
"야, 박사원이랑은 뭔 사이야?"
"그걸 너가 알아서 뭐하게"
"그냥, 둘이 사귀면 둘 중에 하나 확 짤라버리게"
"미쳤냐?"
유치하기 짝이없다 진짜, 그냥 한숨만 푹 쉬고 내 할일 하니 그도 한참동안 조용히 있었다. 그러다 벌떡 일어나는 그에 순간 흠칫하며 바라보니 그가 나를 보고 뭐야, 쫄았냐? 하며 비웃었다.
"야, 유치하게 권력남용 하지마, 맨날 내 기획안 돌려보내는 짓 같은거"
"...뭐 유치하게 권력남용이야, 진짜 못 썼으니까 그러지"
내 말에 김종대가 한숨을 푹 쉬고는 다시 자리에 앉아 내가 아까 제출했던 기획안을 펼쳐보였다.
"하나하나 짚어줘? 어디가 정확히 무슨 문제가 있는지?"
그래, 일처리에 있어서만은 항상 정확한 김종대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나이에 팀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간거겠지.
단지 다른점이라고는 다른 사원들하게는 다정하고, 친절하게, 몇 페이지 이렇게 저렇게 수정해주세요- 하고 부탁하는 반면, 나한테는 밑도끝도없이 마음에 안든다고 하는것이었다.
그의 말에 입 다물고 계속 내 할일 하니까 그가 아무 말 없이 계속해서 나를 빤히 바라보는것이 느껴졌다. 부담스럽게 왜 저래,
그가 다시 의자에서 일어나서는 의자에 걸어두었던 코트를 입고서는 이제 퇴근하려는 듯 나를 지나쳤다.
"...어디가?"
"어디가긴, 퇴근하지, 너가 알빠냐?"
"...아 네~네"
"지가 꼭 여친인것처럼 굴어요 아주,"
"..."
"먼저 찬 전 남친한테 그러는거, 구질구질한거 알지?"
...와 저 말 좀 상처다. 김종대랑 지금까지 일하면서 왠만한 상처받는 말에는 익숙해졌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너는 나를 털끝만큼도 모른다. 나는 너를 다 아는데, 너는 날 몰라.
내가 신경을 안 쓰는척 해도, 매일매일 들리는 너의 소식에 내가 더 마음 아파했고, 속상해하고, 기쁜일이 있을 때는 누구보다 더 기뻐했다.
그런데 너는 나한테 관심이라도 있었니? 물론 내가 헤어지자고 먼저 말해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지금 나 매우 서운하다.
갑자기 눈물이 나올것 같아서 애써 시선을 모니터에 고정했다. 진짜 짜증나게, 눈물은 아무때나 나온다.
김종대가 눈치깠는지 옆에서 또 깐족거리면서 빈정대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우냐?"
"...아니거든"
"하긴-, 나한테 그렇게까지 말하고 찬 애가 이 정도에 울면, 좀 이상하잖아?"
"..."
"먼저 나한테 그렇게 말한 사람이 지금 울면 뻔뻔한거지, 안그래?"
그 말에 그냥 조용히 내 입술만 악 물었다. 진짜 저 새끼 한대 때리고싶다. 김종대가 옆에서 한참을 비아냥거리다 자기도 할 말이 다 떨어졌는지 엘레베이터 쪽으로 다가가는것이 보였다.
"너 할 일 다 끝내고 가"
"니가 굳이 말 안해도 그럴거거든?"
"내일 출근 한시간 일찍 해야되는거 알지?"
"...내일 뭐 해야되는데"
"...그냥, 그냥 일찍 나와"
"...뭔 개소리야"
"하여튼, 일찍나와, 나는 그럼 너와 다르게 예쁘고 착한 신입사원들이랑 밥먹으러 간다-"
"어쩌라고, 나한테 그걸 왜 말 해"
김종대가 내 말을 씹고는 그대로 엘레베이터에 타더니 사라졌다. 내가 어쩌다 이 회사에 와서 이 개고생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하필 이 부서에 와서 김종대가 내 팀장이 된거지? 이건 정말 운명의 장난이 틀림없다.
"아 김종대 진짜 죽여버릴거야!!!!"
텅 빈 사무실에 내 목소리만이 울려퍼졌다. 그러다 곧 혹시 누구가 있을까봐 슬쩍 주위를 둘러본 나였다.
아 진짜!! 나 왜 이렇게 찌질해, 생각해보면 이 모든게 다 김종대 때문이다. 개싫어 진짜!
+) 과거에 여주한테 받은 상처를 지금와서 유치하게 복수하는 종대
그런데 또 여주가 다른 남자 사원하고 친하게 지내니 질투는 나고...
2
(이런 종대 상상하면서 읽어주세요 ㅋㅋㅋ)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 학생들은 수업이 시작되기 전 끼리끼리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고, 종대는 뒤늦게 휘적휘적 걸어와 맨뒷자리에 앉았다.
사실 한국에서부터 뒷 자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뒷자리에 앉는건 조금이라도 종대를 더 가까이서 보고싶은 나의 마음이랄까
나와 잠시 눈이 마주친 종대에게 웃어보이자 종대가 아무 말 없이 내 눈을 빤히 보다 고개를 돌렸다.
"야! 김여주!!"
언제왔는지 박찬열이 뒤에서 달려와 내 등을 툭 치며 내 이름을 불러왔다. 뭘 그렇게 보냐? 하고 내 시선을 따라가서 보더니 아, 뭐야 하고 내 앞자리에 풀썩 앉는 그였다.
"야, 김종대. 너는 김여주가 이렇게 너한테 잘해주는데, 왜 그렇게 차갑게 굴어?"
"..."
종대가 귀찮다는듯 아예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책상에 엎드렸다. 종대 많이 졸린가봐, 내가 박찬열 등짝을 한대 때리고 종대 졸린데 귀찮게 하지마, 하고 말하니 그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쟤 나한테 도대체 왜 이래?"
"우리 종대가 원래 그래"
"...우리 종대래, 웩"
박찬열이 지겹단 표정을 하고는 뒤 돌아 앞을 쳐다봤다. 종대가 아무리 차가워도 뭐 어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종대의 행동 패턴은 딱 예상이 갔다.
어린애나 다를게 없어, 물론 처음에는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가 무슨 말을 하든 그냥 귀엽기만 했다.
"종대야, 종대야, 일어나-"
"..."
"선생님 오셨는데..."
조심스럽게 종대를 흔들어 깨웠다. 한참 흔드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는 그였다.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살짝 어깨를 흔드는데 그가 머리를 들더니 내 손을 확 쳐냈다.
"귀찮게 하지마, 좀"
"귀찮았어? 미안해, 종대야"
"너는 도대체...!"
내 빠른 사과에 그가 어이없다는 눈길로 한참쳐다보다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러다 혼자 짜증을 내며 머리를 헝클어뜨리더니 한숨을 푹 내쉬는 그였다.
하여튼 귀엽다니깐
수학선생님이 교과서를 꺼내라고 말했다. 이 학교의 수학선생님이라 함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선생님으로 통했다.
다른 선생님들은 그냥 넘어갈 일을 꼭 크게 벌리며, 편애도 심했고, 한번 트집잡기 시작하면 패드립까지 일삼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 사람 덕분에 미국에는 막연히 진정한 교육자만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환상도 완전히 깨져버렸고,
내 책가방을 뒤적거려 수학책을 찾았다. 솔직히 한국에서 수학 배우다 미국으로 와서 수학문제를 푸니 이건 정말 내 발가락도 풀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였다.
물론 가끔 문제를 해석하지 못하겠다는게 문제지만, 간단한 문제는 교과서를 받자마자 심심할 때 그냥 풀어버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어제 밤에 분명히 챙겨두었던 수학책이 내 책가방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았다.
"수업시간에 교과서를 안 가져오는건, 전쟁터에 총을 안 가져오는거나 같죠"
"아 어떡해-"
한국에서나 맨날 듣던 말을 여기서 또 들을 줄이야. 선생님이 점점 내 쪽으로 다가오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단 말이다. 아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별일 아닌 일이지만 저 선생님하고 엮여서 좋을 것 없다고
괜히 무슨 말을 들을지 모른단 말이다.
내가 뒤에서 다급하게 책을 찾는 소리가 들렸던지 박찬열이 뒤를 쳐다보며 없어? 하고 물었다. 내가 울상을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종대 쪽을 바라보자 내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있더라
박찬열이 한참을 고민하다 갑자기 내 책상에 자기 교과서를 올려놓는 것이었다. 내가 눈만 크게 뜨고 쳐다보자 박찬열이 작게 너 저번에 내 숙제 도와줬잖아, 그거 보답이야 하고 말했다.
"아니, 괜찮다니깐?"
"뭐래, 줄 때 받아라"
그렇게 박찬열이랑 한참을 말싸움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박찬열의 교과서가 없어지고 다른 교과서가 툭 떨어졌다.
그 쪽을 멍하니 바라보니 종대가 무심한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던 박찬열의 교과서를 박찬열의 책상에 던져놓았다.
"...어...종대야...왜?"
"...왜긴 왜야, 너 교과서 없다며"
"...찬열이꺼 쓰면 되는데..."
내 말에 인상을 확 쓰며 그럼 내꺼는 안 쓸거야? 하는데, 뭐야, 지금 질투하는거야?
갑자기 드는 생각에 작게 웃었더니 뭘 웃어- 하고 핀잔을 주는 그였다.
박찬열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자신의 교과서를 빤히 보고, 나는 계속 킥킥대고, 종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 앞만 쳐다보는데, 그 사이 우리 쪽으로 온 선생님이 종대의 책상 앞에 멈춰섰다.
"Kim, Kim은 학교에 오면서 교과서도 안들고 와요?"
"..."
종대는 선생님이 뭐라고 얘기하든 자기 일이 아닌것처럼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다른 곳을 쳐다봤다. 수학 선생님은 종대를 항상 좋아하지 않았다. 선생님의 미간에 주름이 잡혀갔다. 아-, 저 신호 좀 위험한데,
...에라, 모르겠다.
내가 사실 내 교과서가 아니라 종대 교과서라고 말하려는 순간 종대가 반항적인 눈길로 선생님을 올려다보았다.
그런 종대에 수학선생님이 헛웃음을 쳤다.
"항상 생각하는거지만 Kim은 참 뻔뻔해요"
"..."
"...집안이 그 모양이니 원, 하긴 자식이 제대로 클 리가 있나"
수학선생님이 입으로 쯧 하는 소리를 내고 뒤를 돈 순간, 종대가 그 자리에서 쾅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종대가 앉았던 의자는 급작스러운 충격에 저 뒤를 나뒹굴고 있었다. 책상을 집고있는 그의 손이 미세하게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종대야, 제발-
"fuck"
종대가 작게 중얼거리더니 책상을 발로 걷어차고는 교실 밖으로 나갔다. 순간적으로 교실이 얼어붙었다 소란스러워졌다.
종대야, 한동안 얌전했다가 왜 그래-
종대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는 박찬열이 놀랐는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선생님은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종대가 나간 문만 바라보고있었다.
아니, 종대한테 그런 얘기가 얼마나 상처인데 그렇게 쉽게 남의 가정사를 들먹여?
나는 나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종대도 중요하다.
처음 미국에 온 순간은 정말 와서 공부만 열심히 하려 했는데,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부터 항상 나의 모든 중심은 종대였다.
물론 내 출석에는 조금 문제가 생기겠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다. 종대한테는 나 밖에 없잖아.
급하게 내 손목을 잡는 박찬열의 손을 뿌리치고는 얼른 나도 종대를 따라 교실을 나왔다.
종대가 있을 곳은...역시 그 곳 밖에 없겠지
*
한참을 달려 숨을 헉헉대며 성당 안쪽으로 들어왔다. 역시 텅 빈 성당 안에 종대 혼자 의자에 앉아있었다.
모자이크로 햇빛이 비춰 살짝 눈이 부셔 얼굴을 찡그리며 종대에게 다가갔다.
내가 슬쩍 옆에 가 앉으니 종대도 놀란 눈치가 아니었다.
"...종대야"
종대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는 아무 말이 없었다. 갑자기 이런 말 뜬끔없을 수 있지만, 이런 종대와 성당은 묘하게 잘 어울린다.
종대의 손을 쓰다듬으며 조용히 다시 이름을 불러왔더니 그가 살짝 눈을 뜨고 나의 품에 안겨왔다.
처음에는 살짝 놀라 흠칫 했으나 이내 가르마탄 그의 긴 머리카락을 조용히 쓰다듬어주었다.
그가 나의 품에 고개를 묻고는 쌕쌕 숨을 내쉬었다. 간지러워-하고 살짝 몸을 비틀자 나를 더 세게 안아오는 그였다.
그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려 가볍게 찰랑거렸다. 그가 나에게 온 고개를 묻고있어서 내가 볼 수 있는건 그의 정수리 밖에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참 아무 말 없이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조금은 빠르게 뛰던 그의 심장이 점점 진정되가는것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밖을 바라보았다. 가볍게 바람에 흔들리는 풀들이, 내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성당안으로 비춰오는 햇빛이, 이 곳의 모든게 좋다.
물론, 너가 있어서 더 좋다.
항상 종대가 가까이 있으면 무언가 시원한 향기가 난다. 남자다우면서도 시원한 향기라, 어쩌면 그 향기때문에 종대가 더 좋을지도,
종대의 이런 묘한 분위기 마저도 사람을 홀리는 느낌이다. 한참을 내게 안겨있던 종대가 여전히 고개를 묻은채로 입을 열었다.
"...응?"
"나랑 자자"
"...무슨 말이야, 종대야"
"나랑 섹스하자고"
종대의 말에 순간 머리가 새하얗게 됐다 돌아왔다. 내가 애써 침착하게 종대야, 왜 그래-하고 가만히 머리만 쓰다듬어주니 종대가 이내 나를 살짝 밀어내더니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너는, 내가 이런 말 해도 아무렇지 않아?"
"응?"
"...넌 자존심도 없냐?"
그 말에 낮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앞에서 자존심 같은거 세우고 싶지 않아-, 그 말에 종대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빤히 바라보며 ...왜? 하고 물어왔다.
"그야, 좋아하니까 그렇지"
"..."
"그리고 종대야, 여기서 그런 말 하면 안돼"
내 말에 종대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계속 바라보다 먼저 눈길을 피했다. 그러다 갑자기 의자에서 일어나 성당 밖으로 나갔다.
성당 밖은 평화롭기만 하다. 내 무릎 높이까지 자란 풀들이 바람에 일제히 흔들리고 있었다.
"종대야, 어디가-"
종대가 아무 말 없이 나보다 앞서 걸어갔다. 손목을 잡고 어디가냐고 물으니 순간 걸음을 멈추어 나를 돌아보았다.
그러다 한숨을 푹 쉬고는 고개를 숙이는 그였다. 내가 무릎을 낮추어 그와 눈을 마주치고는 왜 그래- 하자 그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너는, 내가 왜 좋은데?"
"친구니까, 당연히 좋지"
그 말에 그가 허-하고 허탈하게 웃으며 다시 뒤를 돌았다.
"사람 마음 갖고 놀지마, 좀"
"응?"
다시 먼저 걸어나가는 그의 손을 잡자 그가 내 손을 뿌리치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봤다.
순간 그 눈빛에 모든 자신감이 추락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 종대는 원래 이런 애였다. 요즘 좀 나한테 유독 얌전하게 굴어서 잊고있었는데, 이게 종대의 본 모습이었다.
"지금 내가 생각해도 내 꼴이 굉장히 우습게 됐으니까, 빨리 가"
"..."
"제발,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말고"
그 말만 남겨놓고 사라지는 그를, 이번에는 붙잡지 못했다.
+)종대가 참...상처가 많은 아이에요... 계속 자기 신경써주는 여주가 고맙기도 하고, 신경쓰이고, 근데 귀찮기도 하고
자기가 계속 일부러 상처주는말 하는데도 자기한테 계속 잘해주는 여주가 이해가 안가는 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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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자면 2의 종대가 훨씬 어두운? 캐릭터죠...2번의 종대는 참 상처가 많은 아이입니다...네...
워훟 둘다 쓰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ㅋㅋㅋㅋㅋ 아으아ㅏ으앙 ㅏ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