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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원이는 나의 소꿉친구다.
“호야아아아”
다른 말로 불알친구라고나 할까?
“어, 왜.”
어릴 적, 어린이집을 다녔을 때 만났던 호원이는 사실 나와 같은 아파트에 동까지 같아서 자주 같이 다니기도 했고, 그 뒤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지금의 고등학교까지 모두 같은 학교로 진학을 했다. 그 기간 동안 이사를 가도 거의 300m 범주 외로는 벗어나질 않아서, 그리고 우리 동네 안에 가까운 초, 중, 고등학교가 하나씩 밖에 없었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모두들 다 같이 따라 올라갔다.
“매점가자!”
그리고 우린 어느새 고3 여름방학을 맞이했다.
“나 자고 싶어.”
“우핳핳핳, 일어나 얼른~!”
“뭘 그렇게 또 주절주절 거리고 있는건데?”
나의 뒷좌석에 있던 명수가 자다가 막 일어난 목소리로 말했다. 아, 명수로 말할 거 같으면, 중학교 2학년 때 나랑 호원이가 도서부에 들어갔었는데, 그때 명수를 처음 만났다. 명수가 읽던 책은 전부 만화책이어서 부활동 시간에 소설책 대신 명수에게 몰래 만화책을 빌려 읽곤 했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이렇게 셋이 같이 친해지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요 며칠간 호원이와 명수가 싸우기라도 한 건지, 서로 도통 말하지도 않고 특히 명수는 내가 호원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명수는 정색하거나 인상을 찡그리기 일쑤였다.
“호야보고 매점가자 그랬는데, 잔다고 안 간다잖아.”
아, 실수다. 역시 또 명수는 인상을 찡그렸다.
“.... 평생 자게 냅둬.”
아주 질린다는 표정으로 나와 자고 있는 호원일 쳐다보았다.
“질투하지마! 귀엽긴!!! 우핳핳핳”
라고 말하자 명수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힘없이 미소를 지으며 날 쳐다본다. 매점이나 가자며 명수가 먼저 일어서 교실을 나가려고 하길래 나도 서둘러 일어서면서 ‘얌마, 같이 가! 우핳핳핳핳핳’하며 뒤따라 나갔다.
방학 중에는 매점에 대학생 알바생이 주인아주머니 대신으로 자주 일하러 왔는데, 아마 주인아주머니의 아들인 것 같다. 꽤 훈남이기도 하고 성격도 좋아서 그런지 남녀공학인 우리학교에서-비록 남녀 분반이라 안타까울 뿐-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저 알바생 때문에 방학을 기다리는 여학생도 꽤 많을 거라고 추측되어지는 바. 흥미로운 점은 여학생이 아닌 명수도 내심 저 알바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처음에 명수가 알바생한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땐, ‘더위먹었냐?’ ‘아무리 사랑이 고프고 사람이 고파도 그렇지 남자를.’이라며 장난 식으로 웃어 넘겼지만 최근 들어서 느낀건데, 명수는 알바생에게 진지하게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웃긴 건 저 알바생도 명수한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거다.
“어, 우리 명수! 나보러 왔어?”
의아한 점은 그렇게 우리에게 알바생 이야기를 해대고 저 사람 때매 방학을 기다려놓고선 막상 그 알바생 앞에 가면 그 알바생에게 차갑게 대한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그렇게 웃는 상은 아니지만, 정말 무섭도록 정색하며 말을 한다.
“내 이름 부르지마요. 형이 나 부르면 짜증나니까. 메로나나 두 개 줘요.”
알바생은 메로나 두 개를 꺼내 명수에게 쥐어주더니, “어떻게 틱틱 대는 얼굴도 귀엽냐. 역시 사람은 얼굴이 잘생기고 봐야된다니까?”
라며 호탕하게 웃는다. ‘으이그, 귀염둥이.’라고 하며 명수의 볼을 꼬집는다. 명수야, 너 지금 귀 엄청 빨게진거 아니? 덩달아서 명수의 눈도 휘둥그레 커진다.
“미, 미친놈.”
그러고선 알바생에게 돈 던지기 스킬을 시전하더니, 돈 던지고선 메로나 두 개를 귀에 대고 부리나케 달려나가는 명수. 난 그 모습을 보면서 참 기도 안 찬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 때 알바생이 입을 열었다.
“다음번엔,”
“네?”
혼잣말?
“다음번엔 명수 안 놓칠거야.”
내가 잘 못 들었나? 나, 귀가 병신인가. 멍한 표정을 지어버린 나를 보며 그 알바생은 빙구 같이 웃더니 그 땐 잘 부탁한다며 내 등을 툭툭 쳐댄다. 이것들이 지금 흔히 말하는 사내 연애를 하나. 아니, 그 사내가 아니었던가? 아무튼 이상한 곳에 날 안 끼워줬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거든요. 난 실실 웃으며 ‘니가 알아서 해, 새퀴야!!!’ 라는 텔레파시를 보내본다. 얼레,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명수 요건 또 내 메로나를!!
고3의 여름방학은 구름한 점 없는 때깔 고은 맑은 하늘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네 교실은 먹구름에다 폭풍전야와 같은 정적만이 흐른다. 이제 곧 수능 D-100이라며 온갖 매체에서 우릴 삶을 것이며, 학교 선생님에 의해서 삶아진 우리는 수능에게 먹힐 것이다. 이쯤 되니 슬슬 두 분류로 나눠지기 시작했다. 옆 좌석의 호원이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과 뒷 자석의 명수처럼 퍼질러 자는 학생으로 나눠진다. 사실 이런 이분법적인 논리는 좋지 못한 게, 나처럼 이도저도 아닌 예외가 있다는 것이다. 나만 예외가 아니길 빈다. 다들 그럴거야, 그죠? 이게 보통이라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왠지 오늘은 글자가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뭐 이리 쓸데없이 자습시간만 이렇게 넉넉히 주는 건지,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는데 주어진 시간은 몇 백배나 되니 말이다. 한국인의 넉넉한 인심이란 건 여기서 발휘가 되나보다. 역시 당해낼 수 없어. 그렇게 한국이라는 나라에 감탄하고 있을 때, 호원이가 날 툭툭 치더니 내 문제지 위에 뭔가 적기 시작했다.
‘오늘 자습 끝나면 바로 집에 갈꺼?’
읽자마자 바로 덧글을 달아주는 나. 역시 난 이런 면에선 참 착하고 성실하다니깐?
‘ㅇㅇ’
그러자 호원이는 아쉬운 듯 표정을 지으며 다시 적기 시작했다.
‘나랑 저녁 먹으러 같이 가자’
‘ㅇㅇ’
‘8시까지 공부하다가^^’
뭐라는 거야. 오늘 자습은 5시에 끝나는 데, 나의 공부는 이미 끝이 났다고. 디 엔드라고 엔드. 그런 날 붙잡아 두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에잇.
‘ㅗ’
‘압.... 치사’
호원이는 뚱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안돼요?’ 하면서 같이 남아 주기를 갈구하는 눈빛. 이런 귀염 돋는 호원이는 보기 힘든데 말이다. 동영상이나 찍어두고 싶다.
‘나 오늘 공부 정말 정말 안 됨. 집에 일찍 가서 그냥 잘 꺼. 명수한테 부탁해봐ㅋㅋ’
‘장난해?ㅋㅋㅋ’
하긴 이렇게 열심히 자는 명수가 어련히 8시까지 학교에 잡혀 있겠냐만은. 잠시, 고민하다가 뭐 조용한 교실에서 멍 때리고 있는 것도, 어차피 집에 가서 공부도 안할.... 아니 안될 건데 여기서 글이나 한자 더 보는 게 낫겠지? 그럼 내 미래의 신부의 얼굴도 바뀌겠지? 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에,
‘알겠. 같이 ㄱㄱ’
그걸 본 호원이가 씨익 웃는다.
어느새 벌써 5시가 되고 대부분 집으로 향하는 시간, 명수는 정말 칼같이 일어나서 가방을 멘다. 다들 일어서는데 계속 앉아있는 날 보더니, 멍하게 있다가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입을 열었다.
“안 가냐?”
“나 호야랑 공부 좀 더 하다가 가려고. 어차피 집에 가봤자 노는데 뭐. 너도 같이 남을래?”
날 이상하게 쳐다보다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명수.
“야, 너....”
‘설마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진지해, 궁서체야.’라고 말하려는 건지, 어이없다는 듯이 날 쳐다본다. 내가 한 독심술을 좀 한다 이거야. 그러다가 정색을 하더니,
“알아서 해.”
라며 매우 차가운 말투로 툭 내뱉고 빛의 속도로 교실을 나갔다. 고3이 맞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다들 가버리고, 유난히 오늘 따라 학교가 참 조용하다. 다들 사교육을 받는 것인가? 아, 정말 문제가 아닐 수 없다니까요? 그래도 보통 한 두명 정도는 교실에 남아서 공부도 하고 그러던데. 하고 생각하던 찰나, 그 한 두명이 나와 호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유레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호원이의 문제 푸는 소리 밖에 나질 않는다. 공부도 안 되는데, 근현대사 책 까지 보고 있자니 너무 짜증이 난다. 집중이 안 되는 난 호원일 슬쩍 바라보았다. 와, 잘 생겼다. 명수도 물론 매우 잘생김을 가지고 있지만, 호원이 만큼의 남자다움이 없다. 뭐랄까, 명수는 소년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면, 호원인 카리스마 있는 상남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남자다운 짙은 눈썹에 공부에 불을 밝히는 저 학구적인 눈빛, 오똑한 콧날, 그리고 촉촉한 입ㅅ.... 응? 뭐야, 나. 너무 공부하기 싫어서 어느 순간 친구 분석에 들어간 거야? 하, 이런 내가 너무 싫다. 이렇게 비관적인 나도 싫어. 이렇게 생각하는 나도 싫어!
“나 화장실 좀.”
이래저래 열심히 자기 비하를 하고 있는 나의 뇌에 흐름이 끊기는 한 마디.
“아하핳핳핳핳, 그래. 그런 건 나한테 허락 안 받아도 되는 우하핳핳핳핳”
갑자기 나 왜 이리 미친 듯이 웃음이 나오는지, 내가 드디어 실성을 한 건지 내가 내 상태가 걱정된다. 호원이는 내 모습을 보고 같이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로 나간다. 방금 생각난 건데, 호야나 명수나 둘이 싸웠으면 화해를 좀 하지, 남자답게. 둘 다 요즘 들어 분위기도 이상해. 명수도 그렇고 호원이한테도 그렇고 물어볼라 치면 나도 모르게 말문이 막혀서 아무것도 못하고 쩔쩔매다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사실 둘은 자주 싸우긴 했었지만 싸우고 나면 바로 화해를 해왔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금방 화해를 하고 다시 돌아올 줄 알았다.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해결 볼 줄 알았지만 약간은 다르다는 걸 이제야 인식했다. 바보다! 이대로라면 왠지 영영 화해도 못해보고 졸업해버릴 것 같은 좋지 못한 예감이 든다. 나중에 호원이 오면 물어나 봐야지, 둘이 왜 그러는지. 그렇게 나와는 어울리지 않게 진지하게 친구들에 대한 배려 돋는 고민을 좀 하고 있었는데, 조용한 교실의 앞문이 빠르게 열리더니 벽에 쿵하고 부딪혔다. 놀래서 앞문 쪽을 바라 보았는데, 그곳엔 호원이가.... 어? 호야? 호야 맞음?
“헥헥.... 여깄었구나!”
뭐지, 저 빨간 체크 코트를 입고 토끼 귀를 달고서 환하게 웃는 저 호원이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내가 아는 그 호원이는 절대 코스프레에 관심도 없었을뿐더러, 동화 작가가 된다고 했을 뿐, 자기가 직접 동화나라의 토끼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걸 본 적도 없는데! 날 위한 깜짝파티야? 그냥 단지 깜짝 놀래 키는 거라면, 그렇다면 대박 성공한 거야, 이호원. 그런데 오늘이 그렇게 서프라이즈를 느낄만한 어떠한 특별한 날이라던가, 뭐 그런 이벤트를 던질 떡밥 따위는 없는데? 호야의 익숙지 않은 차림새에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고민하고 있는 그 때, 호야가 나에게 달려오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지금 급해! 빨리 가지 않으면 안된다구!”
“으응? 호야 뭐라고....”
내 말을 생 까더니, 내 손목을 잡고 갑자기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난 지금 이 상황이 어떠한 상황인지 파악을 하려했지만 몸은 저절로 호원이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그 곳은 거창도 하다, 물론 반어법이지. 남자 화장실이었다. 뭔가 어이없음과 동시에 뭘 꾸미고 있는 건지 두렵다는 느낌도 들었다.
“호야, 너 뭐해, 지금? 여긴 갑자기 왜 끌고 온거야. 화장실정도는 혼자....”
“호야? 호야가 뭔데?”
“응? 네가 호야가 아니면 누군데?”
“나? 아, 호야라는 것이 이 사람의 별명인가보지? 내 별명은 호끼라고 해. 아, 맞다. 지금 넋 놓고 자기소개 할 시간 따위 없다고! 내 손을 잡아.”
“어? 어어어어어어엏허허헣?”
호원아? 아니 호끼, 거긴 소변기야. 응?
“여기 소변긴데? 어어?! 뭐하는거야?!”
“이리로 폴짝 뛰면 들어갈 수 있어! 홋챠!”
날 꽉 잡은 호끼의 손에 난 반항하지 못하고 어느새 소변기로 부딪히려 한다. 근데 순간 호끼가 마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한 장면과 흡사하게 소변기 속으로 들어가는 게 보인다. 근데 다른 곳도 많은데 하필이면 왜 소변기로 들어가는 건데 대체 왜! 이게 뭔 상황이야! 아, 안돼! 움츠리고 눈을 꽉 감으니 갑자기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든다. 눈을 떠보니 호끼의 얼굴에 내 정면에 있었다. 날 바라보며 ‘무섭지 않지? 괜찮지?’하며 웃어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두컴컴한 통로였고, 밑에서 하얀 빛만이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난 그 밑으로 마치 민들레 홀씨가 떠다니듯이 붕 떠서 천천히 내려간다. 근데 끝없이 내려가는 것 같은데?
“재밌지?”
“아니, 재미 아니 재미는 있어!! 그런데 이거 언제까지 이 상태로 있어야 하는건데?”
“흠.... 지겨워?”
“아니 뭐....”
“반응이 탐탁지 않네, 재밌으라고 마법 좀 부려봤는데. 난 재밌는데.... 알겠어.”
호끼는 아주 짧게 눈을 감더니 눈을 뜨자마자 다시 한 번 밑을 보라고 했다. 밑에 보니 아까 실날 같은 빛이었던 것이 서서히 하얀 콘크리트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뭐야, 마법을 부린거야? 안전하게 땅을 밟고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작 1평 남짓한 이 공간만 밝게 빛이 날 뿐, 모든 곳이 어두웠다. 마치 연극무대에서 조명이 나만을 비추는 듯한 이 느낌. 이 공간을 나갈 수 있는 회색빛 철로 만들어진 것 같은 문 만이 이 공간에 존재하는 것 같다. 아까 떨어져 내려오던 위를 쳐다봐도 어두컴컴 할 뿐이었다. 혼란스럽다. 이 곳은 대체 어디며, 호원인 왜 빨간 체크 코트에 이상한 옷을 입고 이상한 토끼 귀를 달고, 날 이런 곳에 데리고 왔는지, 자기가 호끼라는데 저 애가 호원이가 맞긴한 건지. 그나저나 호끼라니 네이밍 센스도 끝내주는 군.
“호야, 아니.... 그래, 호끼. 나, 나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물어도 될까? 여긴 대체 어디며, 니가 왜 날 여기로 데리고 왔지? 너, 내가 알던 호원이가 맞긴 한....”
내 말도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날 지그시 쳐다보던 호끼가 갑자기 내게 다가와 와락 안았다. 그리고 내 왼쪽 귀에 대고 속삭였다.
“환영해. 이상한 나라에 온 장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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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니 부끄러워 내손이 ㅠㅠㅠㅠㅠ 내 손을 못보겠어 ㅠㅠㅠㅠ
처음으로 써보는 팬픽인데 허허 정말 쓰시는 분들 대단함....... 박수!!! 짝짝짝 ㅋㅋ
아마 장편이 될 것 같고...아마도 ㅋㅋㅋㅋㅋ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갑자기 확 땡기더라구요, 네.... 그랬다구요..
자주는 못올릴것같고 일주일에 한번꼴로 올릴 예정이에요 ㅋㅋㅋㅋ 호응안좋으면 그 뒤엔 없겠지만요 ㅋㅋㅋ
무튼 호죱글 보시느라 수고하셨어요 ㅠㅠㅠㅋㅋ 앞으로 잘 부탁 드려요 ㅋㅋ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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