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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가 우리반 내 짝꿍일 때 반응
이대훈
"…진짜 좋아해"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내 짝꿍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그야말로 순수 결정체라고 말할 수 있음. 정말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요즘 세상에 정말 보기 드문 천연 기념물 이라고 해야하나? 사실 자리 배정을 마치고 내 짝꿍을 봤을땐 그야말로 이 세상의 모든 신들에게 감사의 기도를 얼마나 올렸는지 모름. 19살 인생을 살면서 정말 이렇게 잘생긴 남자아이를 가까이서 보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그걸로도 모자라서 짝꿍까지 따내다니, 진심으로 정말 이번 고3 공부는 다 글렀다고 생각했음. 물론 전에도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했던건 아니지만 아무튼. 근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주제에 입은 귀에 걸린 꼴이라니, 내가 봐도 정말 꼴사나운데 내 짝꿍인 이대훈이 라는 아이는 날 얼마나 바보처럼 봤을까, 하고 힐끔 짝꿍을 향해 쳐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서로 눈이 마주쳐버려서, 내가 응? 하고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난 정말 심장이 멎을 뻔 했음. 글쎄 내 짝꿍이 나랑 눈을 마주치자 마자 정말 천사의 미소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환한 웃음을 지어주더니 "안녕, 이번 학년 잘 부탁해." 라고 말을 먼저 걸어 오는게 아님? 물론 난 거기서도 어벙벙한채로 잘 대답도 하지 못했음. 말을 어버버 거리면서 고개만 끄덕였을 뿐. 그렇게 내 고3 생활은 한껏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작했음. 난 처음 며칠간은 대훈이를 낯설어 하며 말도 잘 못 붙였지만, 대훈이가 꼬박꼬박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이야기를 해주는 덕분인지 서로 꽤 많이 가까워 졌음을 느낄 수 있었음. 나도 슬슬 친해지기 시작하니 내 본성이 대훈이에게 드러났고 하루가 다르게 난 대훈이에게 짖궃은 장난을 쳤음. 예를 들면 한창 유행하고 있던 허벅지 스킬이라던지…척추 스킬…. 나, 난 순전히 대훈이의 반응이 궁금해서 쳐본 장난이었음. 정말임. 그런데 그런 내 장난에 대훈이는 정말 헉 하고 놀랄만큼 순수의 결정체 였고, 그런 낯설은 반응에 재밌어진 난 그래서 더 대훈이에게 장난을 많이 쳤던 것 같음. 그런데 그런 내 장난에 얼굴이 빨개지고, 말을 더듬는 등 귀여운 반응을 일삼아 오던 대훈이가 바로 며칠 전 부터 이상하리만치 바뀌기 시작했음.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고양이의 탈을 쓴 강아지라고 해야하나? 자기는 자기 나름대로 순수한 반응을 드러내지 않겠다고 하는데 내 눈에는 그저 거짓말하는게 서툰 행동이라고 말하는게 딱 맞는 것 같음. 난 대훈이가 무슨 생각으로 바뀌려고 노력하는 진 모르겠는데 어쩄든 대훈이를 도와주기로 했고, 약간은 어설픈 대훈이의 박력에도 자진해서 놀란척을 해주고, 뭐…나름 난 대훈이를 생각해줘서 그랬음. 정말임. 물론 대훈이는 내가 정말로 속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어쩄든 그런 생활이 이어지던 중, 내가 우리 학교 같은 학년 다른 남자애와 썸씽을 타기 시작했음. 대훈이를 좋아하고 있지 않았냐고? 사실 학기 초반에만 그랬지, 지금은 그냥 귀여운 남동생 같았기에 남자로 보기엔 뭔가 부족했음. 그랬기에 다른애랑 썸씽도 있겠지? 아무튼 난 순조롭게 다른 반의 남자아이와 썸씽의 단계를 거쳐가며 조금만 더 있으면 사귀게 될 것 같은 그런 삘이 오는 시점이었음, 그게 바로 딱 지금으로부터 이틀 전. 근데 딱 그 이틀 전 부터 갑자기 대훈이의 반응이 이상했음. 내가 무슨 장난을 쳐도 반응을 해주지도 않고, 그야말로 난생 처음보는 대훈이의 살벌한 모습이였달까? 난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대훈이를 지금 잘못 건드리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에 하교 때까지 서로 별 말을 안한 채 학교가 끝났고, 난 여느 때 처럼 썸씽 남자애에게 온 문자를 확인하며 방긋 웃곤 교실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대훈이가 날 부르는게 아님? 난 뒤를 돌아봤더니 살벌한 표정의 대훈이가 나에게 할 말이 있다며 불렀음. 난 알겠다며 조용히 대훈이 한테 다시 뒤돌아서 걸어갔고, 대훈이 앞에 내가 몇분 쯤 서 있었을까, 지친 내가 대훈아 왜 그래? 라고 차마 말을 다 잇기 전에 갑자기 대훈이의 손이 내 머리를 머리를 잡고는 자기에게 끌어당기곤 기습 키스를 하는게 아님? 그리고 난 그게 난생 처음 해봤던 키스였기 때문에, 몇분간 길게 이어졌던 대훈이와의 갑작스런 키스에 멍하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음.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처음 키스를 하는 나도 대훈이가 키스를 잘하는 구나…하고 느낄 수 있었음. 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첫키스에 얼이 빠져 있는데 대훈이가 그런 나에게 다시 짧게 기습 뽀뽀를 하더니 "나도 알건 다 알아, 마냥 착하기만 한 애라고 생각했다면 미안" 이라며 진지하게 말을 하는 모습이 이상하게 설렜음. 난 분명 대훈이를 남동생처럼 생각하고 있는데, 그 순간 만큼은 대훈이가 내 한참 연상으로 보였음. 난 그런 대훈이의 말에 아무 말도 못하고 눈만 껌뻑이고 있으니까 "나 너 좋아해, 처음부터 그랬고." 라고 말하며 교실을 쌩하니 먼저 나가버렸음. …난 이제 어쩌면 좋음?
구자철
"너 나 좋아하지? 맞지?"
우리반에는 공교롭게도 멍청이 한명이 있음. 그건 바로 축구밖에 모르는 축구바보 구자철. 깡 마르거나 뚱뚱하기만 한 남자애들 사이에서 극히 보기 드문 듬직한 체격과 뚜렷한 이목구비로 훈훈한 훈남 스타일의 겉모습에 학기 초반엔 여자애들에게 인기도 정말 진짜로 거짓말 안하고 토할 정도로 많았음. 빼빼로 데이에는 언제나 구자철 책상 위엔 과자들이 가득했고, 발렌타인데인 역시 그 날을 기점 삼아 구자철에게 고백하는 여자들도 굉장히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학기 말인 지금. 구자철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다 못해 뚫고 가다가 바닥으로 뚝 떨어진 상태. 왜냐? 그건 내가 처음에 말했듯이 구자철은 오로지 축구 밖에 모르는 데다가 다른 여자애들에게는 관심조차 없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고백하는 여자애들을 쿨하게 무시하고는 울린 여자애들만 여럿임. 그런데 더 어이없는건 그런 여자애들이 준 먹을 것들만 낼름 받아가는 정말 무관심한 상병신 중의 상병신이라고 할 수 있음. 물론 고의는 아님. 그것도 그저 구자철은 그냥 남의 생각까지 계산하는 똑똑한 녀석이 아니기 때문 이지만. 음, 아무튼 그런데 난 불운하게도 고3 생활 동안 그런 축구 바보와 짝꿍이 되어버렸고 도를 넘은 활기찬 구자철의 성격에 난 서로 말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뭐라고 할까… 음, 그래. 격하게 말해서 불ㅇㅏㄹ친구라고 할 수 있을만큼 이번 학년에 들어와서 급격히 친해졌음. 물론 여자의 여 자도 모르는 구자철 저 멍청이 때문에 내가 몇번이고 달려들려던 걸 참고 또 참긴 했지만…(^^) 인성 하나는 겁나게 좋은 녀석이기 때문에 친구로써는 정말 좋은 그런 녀석이었음, 구자철은. 그래서 나 또한 학기 말이 다다르도록 즐겁게 이번 학년을 지낼 수 있었고. 그런데 요즘들어서 내가 정말 이상함을 느낌. 언제나 처럼 구자철이 축구를 마치고 나서 교실을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이상하게 가슴이 뛰고, 구자철 그 자식이 별 뜻없이 가볍게 내뱉은 말에 혼자 상처받기도 하고…믿고 싶진 않지만 내가 마치 딱 사랑에 빠진 소녀 처럼 구자철 앞에서 그렇게 변해버렸다, 이 말임. 그 내가! 난 시간이 갈 수록 상태는 심각해져 갔음. 상사병이라도 걸린 사람 마냥 구자철 얼굴만 보면 얼굴이 빨개져서 도저히 눈을 마주칠 수 조차도 없고, 이건 정말 눈치가 지지리도 없는 구자철이라도 슬슬 알아차릴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까지도 들었음. 진짜 내가 구자철 그 멍청이 어디에 반했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런걸 신경 쓸 여유따윈 없었고, 그저 구자철이 내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기만을 간절히 빌었음. 정말로. 하지만 그게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는 걸 왜 난 바보같이 몰랐을까. 아무리 구자철이 바보라도 정말 나 처럼 그렇게 뻔하게 티를 낸다면 한번쯤은 의심한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었는데. 아무튼 이건 바로 어제의 일임. 난 여전히 구자철의 장난 섞인 말에도 예전처럼 맞받아 치질 못하고 말을 더듬으며 얼버무렸고, 나는 그런 내 행동에 어휴, 진짜 이 멍청이! 라며 머리를 퍽퍽 치고는 슬금슬금 구자철을 두고 교실을 빠져 나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익숙한 목소리가 풉 하고 웃는 소리와 함께 나보다 훨씬 빠른 발 걸음으로 저벅저벅 다가오더니 운동장의 흙으로 뒤덮인 더러운 익숙한 누군가의 운동화가 내 바로 앞에 멈춰 섰음. 난 "왜, 왜?" 하며 고개를 들곤 내 앞에 서 있는 구자철을 바라봤고, 구자철은 그런 내 질문에 왠일인지 가만히 뜸을 들이며 내 눈을 빤히 쳐다만 보고 있었음. 난 진짜 바보같게도 또 3초 이상 구자철과 눈을 맞추지 못하고 급하게 고개를 푹 숙였는데, 구자철이 그런 내 반응을 또 가만히 보더니 곧 박장 대소를 하는게 아니겠음? 난 정말 미칠 것 같았음. 설마 눈치 챘나? 그런가?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며 끙끙 앓고 있었는데 그런 내 머리 위로 웃음이 가득 담겨 있는 매력있는 구자철 만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 내용은 과히 충격적 이었음. 구자철은 "너무 부끄러워 한다 야. 너가 나 좋아하고 있는거 아무리 나라도 다 알아" 이런 충격적인 소리를 하는게 아님? 난 정말 진짜로 창피해서 그 자리에 쥐구멍이 있다면 바로 들어가서 숨어버리고 싶은 기분 이었음. 아마 난 그런 구자철의 말에 빨개진 얼굴이 더 홍당무처럼 새빨개 졌을거라 생각함. 구자철은 그런 내 칼같은 반응이 그리도 웃긴지 교실이 떠나가라 박장대소를 했고, 난 그럴수록 창피함에 고개만 푹 숙여졌음. 근데 갑자기 큭 하고 짧게 웃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이 강한 힘에 의해 앞으로 끌려갔음. 그리고 그 도착지는 바로 구자철의 품 안 이었고. 구자철은 갑자기 나를 확 끌어안더니 "사귀자" 이런말을 하는게 아니겠음? 난 정말 한 1분간을 그렇게 멍하니 있었음. 구자철은 뭐하냐는 듯 날 보란 듯이 더 꽉 끌어 안았고, 그래서 겨우 정신이 든 나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구자철을 더 꽉 안았음.
+ 작가의 말
죄송합니다 할말이 없네요 낮에 오겠다고 했는데 진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제가 학원이 8시에 끝나서 급하게 집에와서 8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단 말이에여? 지금 그래서 이게 1시간 30분걸린 똥글입니다. 아니 그리고 진짜 주체할 수 없이 글 양이 마치 20분 지난 라면 면 처럼 펑펑펑펑펑 부는게 아니겠어여? 아니 아니 (...☞☜...) 변명 않겠습니다 진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아무리 아마추어라지만 시간약속은 정말 칼같이 지켜야 되는데ㅠㅠㅠㅠㅠㅠ 면목이 없네여ㅠㅠㅠㅠㅠㅠ그대신 어제보다 훨씬 진짜 훨씬 더 뿔어서 온 국대 망상글을 보고 화를 풀어주셔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잉잉ㅠㅠㅠㅠ이거 하편은 내일 다시 올릴게요. 내일은 진짜 학원도 안가서 일찍 올릴수 있슴다! 학교갔다와서 바로 쓰고 올릴게요! 내일은 기성용 이용대 박태환 입네당 기대해주세여 하지만 내일도 이렇게 긴 글이 나올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써영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기대하지 마세여ㅠㅠㅠㅠㅠ
아무튼 그럼 내일 다시 뵈여 익니들♥♥♥♥♥♥♥♥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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