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뽀얗게 퍼지고 어느새 제법 추워진 주변에 소름이 오소소 일어나기에 팔을 감싸보았다. 그럴수록 감도는 너의 향이 내 몸에 베어들어 진하지만은 않은 은은한 느낌으로 울렁거렸다. 모두가 한쌍으로 짝을지어 웃는데 이 거리엔 나 혼자 옆자리가 공허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너로 인해 따스하게 느껴지던 옆자리가 오늘따라 더욱 펑 비어보여 괜시리 코끝이 시렵다. 넌 잘지내고 있을까, 밥은 잘먹고 다닐까, 내 생각에 눈물로 가득찬 하루를 의미없이 흘려 보내봤을까. 묻고싶은 여러 질문의 대답은 미궁속으로 떠나보내지만 한없이 깊어지는 마음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어느새 거대하게 남아있다. "여기야!" "뭐냐? 이제야 오고!" "와 너 많이 이뻐졌다." 많은 소리들이 감도는 이 술판 속에 넌 내 존재를 마주한건지 꾸역꾸역 술을 밀어넣고 또 난 모르쇠 하고있다. 어쩌면 모두가 모를것이다. 이들은 고등학교 동창이니 스무살이 넘어서 사귄 , 꽤나 오랫동안 이어오던 우리의 이야기를 모를것이다. 아니 모르길 바란다. 그들의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꼴을 두 귀로 듣긴 역겨울테니. 나와 또 너 역시 그런 생각이니 입을 다무는 것이겠지. "우리중에 얘랑 얘 사귀는거 다들 아냐?" "오~" "야 오래가라?" 우리도 저런적이 있었는데, 우리도 정말 이쁘게 사겼는데 계속 너와 연관시키는 내 자신이 밉지만 때론 진실이라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사랑한다 뱉던 우리의 두 입이 닫혀있단게 가슴 아플 일이다. 서로 마주 보기만 해도 설렘에 가득차던 두 눈의 눈빛이 섞일까 겁나 멀리한다는게 울음 찰 일이다. "야 그러고 보니깐 예전에 너가 우지호 좋아하지 않았냐?" "맞아맞아!" "야 그럼 뭐해ㅋㅋㅋㅋ얘 못생겨서 까였잖아." "에이 야 뭔 말을 넌 그렇게 하냐." "내 말이 틀렸어?" 날 향해 계속되는 저 말들로 손이 떨려온다. 반박하고 싶지만 할수조차 없어 그저 묵묵히 듣는 내가 때려죽일만큼 미워서 눈물이 글썽인다. 넌 어째서 한마디도 하질 못하냐. 바보같아 진짜. "야 솔직히 인정할건 하자ㅋㅋㅋㅋㅋㅋ" "니 얼굴 봐주기 힘들정도 였는데." "어디서 했냐? 되게 용됐네." "니 주변에 있는 남자들은 니 과거 알아?" "하긴 모르겠지. 혹시 뭐 몸이라도 갖다댔니?" 거세지는 막말에 주먹이 파르르 떨리고 눈물이 글썽이더니 이내 떨어질정도로 차올라 이내 고개를 푹 떨굴수밖에 없었다. 그랬다. 난 그게 최선이였다. 그랬기에 더욱 부끄러웠다. 너에게 이런 내 초라함마저 들키긴 싫었으니. 지날수록 후회가 거듭돼고 나만 계속 자책했다.
"야 작작하자. 듣는것도 한계가 있지. 얘 불러놓고 뭐하는 짓거리야 이게." "넌 뭐냐 갑자기? 니 좋아해주던 애라고 감싸기 있냐?" "니가 내 이름 들먹이던건 생각 안나냐?" "...." "함부로 입 놀리지마라. 그리고 절대 다시는 이런 자리에 나랑 얘 불러들이지 마." 더욱 거세지는 눈물줄기에 더욱 푹 꺼진 고개를 보고 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또 넌 무슨 의도로 날 도와주는걸까. 미련인지 동정인지 몰라도 비참해지는 내 모습을 들킨거같아 마치 홀딱 벗은 기분에 손발이 움츠러들고 부끄러웠다. 넌 전과 다름없이 날 도와주고 난 전과 다름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안일어나? 안나갈거야?" "나가자" 대답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내 손목을 부여잡고 무작정 밖으로 빠져나가는 너로 난 그저 질질 끌려갔고 남아있던 애들의 표정은 얼빠짐 그 자체였다. 탁한 공기에서 시원한 아니 조금은 싸늘한 바깥 공기에 밤 향기가 섞여 꽤나 청량했다. 너와 마주한 이 밤이 시끄럽지만 나름 달콤한 세레나데처럼 울리고 아직 놓지않은 내 손목을 한번 보고 날 한번 보더니 또다시 무작정 발걸음을 옮겼다. 너로부터 이끌려 도착한 곳은 거창하지않고 아주 소박한 근처의 커피숍이였다. 아직도 은은히 퍼지는 원두의 향이 온몸을 녹일때 넌 너무나 당연하다싶이 초콜렛라떼를 시켰다. 넌 다 기억해주었던 것이였다. 기분이 꽁기한 날에는 늘 초콜렛을 먹어야 풀린다는걸. 한참 달콤했던 날들을 떠올리다보니 내 입엔 미소가 걸쳐졌나보다. 넌 그 자리에서 볼수없던 미소를 지니고선 내게 웃고있다며 장난을 쳤다.
"화장 다 번진거봐라. 누가 동물원에서 판다 데려왔냐." 뭐 이런 시덥지않은 농담도 같이
"넌 나 안 보고싶었냐?" 순간적으로 철렁 내려앉는 심장은 거짓말을 못한다. 널 생각하며 눈물로 나날을 지새우던 과거는 나의 한마디로 손쉽게 지울수있다. 그만큼 부질없다. 속이 타고 애가 탄다. 거짓을 말 해야되는데 머리론 이해가 됐는데 계속 입에서 맴도는 말은 "보고싶었어" 다섯글자뿐이니 속이 탈수밖에. "응. 안보고 싶던데" "거짓말 늘었네." "거짓말 아니야.." "근데 왜 눈은 못 마주치냐?" "아..." "네 눈에 다 써져있어. 보고싶었다고. 보고싶어서 죽을것만 같았다고." 너무나 손쉽게 꿰뚫린 진심에 쥐구멍이라도 숨고싶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 했다. 그런 날 꽤 흥미롭게 관찰하더니 이내 호탕스러운 웃음을 내보인다.
"이것봐ㅋㅋㅋㅋㅋㅋ넌 당황하는게 제일 귀여워." "으으..씨..장난치지마" "장난 아냐 진심인데?" ".....뭐?" "너 진짜 당황하는거 귀여워. 아 물론 평소엔 이쁘고" "또 나 놀리는거지?" "내가 할짓 없어보여?" "..." "나 좋아하는 여자 아니면 내 시간 투자안해." "아..." "너 좋아서 이러는거잖아 멍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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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처음으로 인사드리네요! 전 베이글이라고 합니다! 네 베이글 먹고싶네요 크림치즈랑 냠냠..아니 우선 정말 글을 재점검 하지않고 올리는거라 어색하고 오타가 많을수도 있숩니당..보시다시피 시간이 시간인지라 몰폰이라 스릴만땅이네요. 앞으로 자주올테니 기억해주시면..(♥)헤..그리고 전 되도록 구독료 0으로 할라구요! 모두가!!볼수있게!! 하 진짜 생각할수록 글솜씨 거지인 제글을 끝까지 봐주셔서 감격이네요..ㅠㅜㅠㅠ돌만 던지지마세요ㅠㅜㅜㅠㅠ사랑해요ㅠㅠㅠ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