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대시점]
"이거 치료해야 할 것 같아요. 구급상자 있어요?"
"네... 옆에..협탁에.."
기성용은 나를 치료해 줄건지 나를 소파에 앉혀 놓고, 자기는 내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은채로 내가 알려준 곳에서 쉽게 구급상자를 찾아서는 치료를 해준다. 얼굴이 이렇게 화끈화끈 거리는 걸 보면 안봐도 뻔하다. 얼굴은 아마 붉어질대로 붉어져 있을 거다.. 창피해...
기성용은 내 무릎에 소독을 해주려 과산화수소를 부었는데 너무 따갑다.... 원래 성격으로는 아프다고 안하겠다고 어린아이처럼 징징 거릴텐데,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 꾹 참고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살짝살짝씩 구겨지는 얼굴을 성용이 봤는지 "따가워요?" 하고 물어본다. 완전 다정하다.... 너무 다정하고 포근한 모습에 사실 엄청 아프다고 징징 거릴 뻔 했는데 그것도 꾹 참고 안아프다고, 참을만 하다고 웃으면서 얘기했다.
성용은 내 까진 양쪽 무릎에 연고를 발라주고 밴드를 붙여줬다. 아.. 첫인상이 중요한건데.. 나를 설마 덜렁대는 그런 모자란 애로 본건 아니겠지..? 성용은 무릎을 다 치료해준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살짝 웃었는데, 왜웃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습이 또 그렇게 멋있다. 모델이라서 그런가, 키도 크고 비율도 좋고 잘생기고... 내가 같이 일했던 모델들은 사실대로 말하자면 좀... 밉다고 해야하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수 없게 못됬었다. 자기맘에 안든다고 코디를 때리는 모델도 봤는데... 물론 그런 모델들은 드물긴 하지만 내가 만난 모델들은 적어도 그랬다. 아무튼 성용은 그렇지 않은것 같아 너무 다행이다. 형말이 다 맞았어.
"아.. 감사합니다. 죄송해요..."
"아니에요. 죄송하긴요. 제가 하고싶어서 한거에요."
감사인사를 해야할 것 같아서 했는데, 괜히 미팅하러와서 남의 무릎이나 치료해준 성용에게 고맙고 미안해서 죄송하다고 사과까지 했다. 성용은 웃으면서 하고싶어서 했다고 하는데... 이사람이.. 보면볼수록 착하고 마음씨도 곱고 무엇보다 웃는 얼굴이 너무 멋있다...
"아무리 반가운 사람이 찾아와도 앞으로는 뛰어내려오지 말아요. 조심조심 내려와야해요. 알았죠? 무릎 또 까질라.."
성용은 나에게 아무리 반가운 사람이 와도 뛰어내려오지말고 조심조심 내려오라고 일러주고 내 옆 소파에 앉았는데, 어떻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서 괜히 치료받아서 이제 아프지 않은 무릎만 내려다보고 있는데, 성용도 아무말이 없다. 원래 이렇게 과묵한가.... 아.. 처음만난 사람인데 어색하지 않은게 더 이상하겠구나 싶다.
계속 이렇게 앉아있으면 옆에 딱 붙어 앉아있는 성용때문에 괜히 떨리기도 하고 이렇게 앉아있으면 둘다 어색해서 못버틸것 같은 기분에 잠시만요! 하고 일어나서 기획안이라도 가져오기로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어휴... 떨려 죽는줄 알았네.. 진짜로 보니까 진짜 잘생겼네..."
방문을 닫고 방문앞에 서서 숨을 돌리고 있는데 밖에 누가 왔는지 얘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맞다... 잘생각해보니 성용의 옆에 매니저가 있었던것도 같다.. 죄송해라.. 인사도 못드렸는데.. 그냥 그때는 성용이 너무 반가워서 그 사람 밖에 안보였었다.. 나가면 인사드려야지.
기획안을 챙겨서 나가려고 방을 뒤적이는데 침대 앞에 있는 전신거울을 무심코 봤는데 얼굴이 새빨갛다. 아... 창피해... 저사람 앞에서 계속 이렇게 얼굴이 빨갰던거야? 날 뭐라고 생각할까.. 갱년기 온 여자어른도 아니고... 볼이 빨간걸 좀 줄어들으라고 뺨을 몇번 두드리고 기획안을 찾으려는데.. 아맞다. 아까 내가 막 침대밑에 밀어넣었었다... 침대밑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난장판이 따로 없다. 나중에 가시면 방정리 깨끗히 해야지...
침대 깊은 곳쯤에 손에 잡히는 종이뭉치가 있는게... 기획안이구나! 대충 콘티가 짜여져 있고, 이러한 내용을 넣을 것이라 하는 뼈대가 짜여져 있는 기획안을 들고 밖으로 나갔는데, 성용과 매니저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매니저분과 눈이 마주쳐서 웃으면서 고개를 까딱 했는데, 삐지셨나...
"이게 이번에 할 작품이에요. 매니저분 통해서 들으셨겠지만 모델은 성용씨 뿐이에요."
"저 하나만으로 완성 할 수 있을까요?"
"시간은 좀 오래걸릴 것 같은데... 그만큼 성용씨랑 저랑 열심히 해봐야죠.."
"컨셉은요?"
"그런건 없어요. 그냥 잔뜩 꾸며도보고, 자유로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기도하고... 보는 이와 소통하는 듯한게 컨셉이죠 뭐... 그러니까 찍는사람이나 찍히는 사람이나 솔직해져야해요. 어떤건지 아시겠어요?"
내가 기획안을 성용과 매니저님에게 하나씩 놓아드리고 설명을 하고 있는데 성용이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서 고개를 들었는데 성용과 눈이 딱 마주쳤다. 좀 의외인것 같다는 듯한 눈빛이다.. 왜 저렇게 쳐다보는지 모르겠지만 또 마주친 눈에 얼굴이 붉어질까봐 헛기침을 두어번 하고 다시 기획안으로 눈을 돌렸다.
아까처럼 볼이 빨개진다면 진짜 나를 병있는 사람있는걸로 볼지도 모른다.. 난 건강한데... 혹시라도 오해할까봐 고개를 돌리는데 또 고개를 돌리면 싫어서 고개를 돌리는거라고 생각 할까봐서... 어떡하지...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성용이 스케쥴이 바쁠 것 같다면서 이일에 모든것을 매진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촬영예상기간에는 맞추어야 출판하기에 편하니까 맞추어 달라고 말했는데, 당황하는 눈빛이다. 내가 좀 공과사가 뚜렷하긴하지... 촬영중간중간 스케쥴을 가야 한다며 촬영장을 떠날 성용을 생각하니 벌써 걱정스럽다. 사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최대한 붙잡아놓지 않겠다고 했다. 나 때문에 지장이 생기면 안될테니까..
"최대한 스케쥴 조정 잘하고 해서 지장은 없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케쥴을 조정해서 지장이 없게 한다는 말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기획안을 가리키면서 읽어보라고 하고는 나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매니저분께서 커피를 드시라면서 손에 쥐어줬는데, 그런걸 생각할 겨를 없이, 촬영을 어떻게 차질없이 끝낼까 싶어서 이게 무슨커피인지 보지도 않고, 뜨거운지 차가운지 보지도 않고 그냥 홀짝 마셨는데
"써!!"
"죄송해요. 뭘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아메리카노로 사왔는데..."
"아.. 제가 쓴걸 잘 못먹어서요...."
너무 쓰다....
어렸을때부터 쓴걸 못먹어서 아파도 약도 안먹었다. 원래 쓴걸 잘 못먹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해서 쓴건 정말 너무 싫다... 그렇다고 커피를 못먹는건 아니지만 아무 예고 없이 이렇게 쓴 커피를 먹으니까 혓바닥이 놀랐다. 아니.. 혀가 놀란건 뭐야.. 암튼 깜짝 놀랐다. 이건 뭔데 이렇게 쓰고 난리래...
"제꺼 달아요. 이거 드세요."
성용이 자기껀 달다면서 자기가 마시던 커피를 나한테 줬다. 달다... 원래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커피는 사치인줄 알고 잘 안마셔서 무슨 커피인지는 모르겠지만 맛있네... 커피를 나한테 주고 나를 자꾸 쳐다보길래 또 얼굴이 화끈거린다. 체질이 얼굴이 잘 빨개지는 얼굴이라 밉다... 이거 피부과가면 고쳐주려나... 평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던 것들이 성용의 앞이니까 자꾸 잘보이고 싶어져서 모든것을 신경쓰게된다.
괜히 얼굴 붉어진걸 들키기라도 할까봐 고개를 숙여서 기획안이나 보고 있는데, 컨셉란에 비어있는 칸이 있다. 내가 몇개를 지정하고, 모델이 몇개를 지정하는 식으로 할 계획이었다. 나는 성용이 뭘 좋아하는지 아직 모르니까... 빈칸으로 두었는데 지금 성용을 만났으니까 잘됬다. 얼른 물어봐야지.
"뭐 따로 찍어보고 싶으신거 있으세요?"
"네?"
"그러니깐 뭐... 수트를 입는다. 올누드.. 이건 안되요. 그리고 침대위에서 잠자는 모습이라던가, 여자등장.. 이것도 안되요."
"왜요?"
내가 뭐 따로 찍어보고 싶은거 없냐고 물으니까 못알아 들은건지 못들은건지 다시 물어보는 성용에게 예를들어 컨셉을 짚어줬는데 혹시라도 누드라던가, 여자라던가 하는 그런 절대 안되는 그런 컨셉은 안된다고 나름 단호하게 말했는데 성용의 눈이 장난끼 가득한 눈으로 변하더니 왜요~? 하고 말꼬리를 늘려서 장난스럽게 물어본다.
질투난다고 하면....안되겠지? 뭐라고 해야하지.... 왜냐고 집요하게도 물어보는 성용때문에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지 눈알을 도록도록 굴리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딱히 변명할 말 이없다.. 그냥 그런걸 만천하에 보여주면... 그냥 끝이란말이야...
"음.... 제가 안찍을거에요..."
"전 꼭 해보고 싶은데, 올누드랑 여자등장..."
"네?!"
"여기에 적으면 되는거죠? 그럼 적겠습니다!"
장난인지 진심인지 정말 내 손에서 펜을 들고 내가 펼쳐놓은 빈칸에 적는다. 내가 딱히 변명할 말이 없어서 그냥 안찍는다고 하니까 진짜 적었다...
[올누드(모두 벗는걸로), 여자등장(이것도 벗는걸로)]
말도안된다.... 모두 벗는걸로..... 여자등장에 벗는걸로..... 상상만해도 미칠것 같다. 다 벗고 내가 어떻게 찍어... 찍는건 뭐 어떻게든 찍는다고 해봐.. 그걸 그대로 출판한다면 모든사람이 성용의 몸을 보는건데... 그건 절대안된다 절대!!!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깨져버릴것 같은데 성용이 거기다가 쐐기를 박았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서현으로... 성용이 밑줄에 별까지 박아넣은 미운 글씨만 쳐다보다가 한숨을 쉬고 예....하고 대답했다.
"그나저나 작가님 혼자 화보를 만드시진 않으실거고.."
"아! 그건 저희 팀이 있어요. 늘 저랑 활동하는 팀인데, 저희가 알아서 할거에요."
내가 성용이 적어놓은 터무니 없는 컨셉의 넋을 놓고 종이만 바라보고 있을때 매니저님이 갑자기 말을 거셨다. 진지하게 물어보시길래 진지하게 대답해드리는데 성용이 또 나를 아까처럼 의외라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열심히 대답하고 지워지라고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고 있지만 사라질리가 없는 매정한 글자들이 미워 죄없는 기획안만 째려보고 있는데 자꾸 옆에서 쳐다보는 기분에 고개를 들어서 바라봤는데 성용이 나를 또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길래 괜히 머쓱해지는 바람에 큼큼 헛기침을 하고 시선을 피했는데 바람빠지는 소리로 웃는다. 뭐가웃겨...
"성용아. 너 스케쥴있다. 이제 슬슬 이동해야 할 것 같은데?"
"아 맞다. 지금바로?"
"그래야 여유있게 갈것 같다. 작가님, 저희 지금 이동해봐야 될것 같아서 그러는데.."
"네! 가보셔도되요. 저희도 어차피 시간 여유있게 잡아놓았고 준비시간도 넉넉하니까 다 전해드리지 못한 내용은 매니저분 통해서 통보해드릴게요."
그렇게 내가 일방적으로 시선을 피하고 그러고 있는데 성용의 매니저님께서 가봐야 한다고 서서히 일어날 준비를 한다.
마음은 보내기 싫다고 쫌만 더 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데, 내가 뭐라고 스케쥴을 막겠어.... 그래서 그냥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최대한 아쉽지 않은척 하면서 보내려고 했다. 근데 성용이 갑자기 매니저분한테 조금만 더 있다가 가면 안되냐고 물어봤다. 나이스.... 매니저님은 십분정도는 괜찮다면서 십분의 시간을 더 줬는데 그 십분이 뭐라고 입이 귀에 걸릴것 같은걸 간신히 참느라 죽는줄 알았다. 성용은 집을 둘러보면서 스튜디오라고 했으면서 가정집 같은 분위기라며 집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스튜디오 맞아요! 집도 맞구요. 스튜디오 구경시켜드릴까요?"
사실 이 집겸 스튜디오는 형이 미국 가기전에 나한테 쓰라고 남겨두고 간 집이었다. 원래 할머니께서 사시던 집이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아버지는 시골로 내려가서 사신다고 형과 나만 살고 있었는데, 형이 가고 나혼자 남겨진 부담스럽게 큰 집이었다. 이렇게 큰 집에서 할 것도 없고 그냥 사진이나 찍고 편집했는데, 스튜디오가 머니까 불편하기도 해서 지하에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그 지하를 구경시켜주기위해 성용의 손을 잡고 지하실로 내려가는 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 불을 켜고 성용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성용을 스튜디오 가운데 의자를 가져다 앉혀놓고 카메라를 들어 성용에게 포즈를 잡아보라 시키고 사진을 찍었다.
이걸 내가 5년전부터 그렇게 바라왔던건데.... 너무 짧은 시간에 찍혀버리니까 왠지 허무하기도하고... 오히려 더욱 설레이기도 하는 것 같고 만감이 교차한다. 5년의 순간은 한장의 사진으로 바뀌었고, 사진을 찍은 순간부터는 또 다시 시간이 흘러간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혼자 보내온 5년보다 앞으로 보낼 시간을 상상하니까 기대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그래도 지난 5년동안 했던 노력들과 흘렸던 땀들과 버려진 사진들이 아쉬운건 어쩔수 없나보다.
"이게 저희의 첫 촬영입니다! 뭘해도 멋있네요... 모델이라서 그런가..."
아쉬운마음에 씁쓸하게 웃으며 성용을 보았는데 성용도 나를 보고 웃어준다. 나를 보고 웃어주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웃어주니까 부끄러워서 괜히 시선을 카메라로 떨구고 내가 처음으로 찍은 성용의 사진을 바라보는데, 제대로 포즈를 취하지도 않았음에도 멋있게 나온 사진을 보고 감탄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모델에게 사진을 한번 보여주어야 할 것 같아서 성용에게 가까이 가서 사진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처음으로 찍은 사진이라고 말하고 좋아서 웃었는데, 성용이 그러게요. 하면서 같이 사진을 쳐다보았다.
이거 나중에 핸드폰배경화면으로 해놔야지... 참! 인화해서 지갑에도 넣어야 겠다. 성용한테도 한장 줘야지...
"2층도 구경가실래요? 2층에도 있긴 한데 스튜디오.."
"아... 네!"
언제까지고 여기 있을 수는 없으니까, 2층에 또 있는 스튜디오나 구경시켜줄까하고 카메라를 내려놓고 성용에게 같이 갈까 물어보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만 나를 쳐다보다가 느리게 대답하길래 혹시라도 2층이 정리가 안되어 있을 까봐 먼저 올라가는데 뒤에서 성용이 따라오는 느낌이 든다.
2층 스튜디오는 내가 제일 아끼고 마음 편해하는 곳이다. 답답한 콘크리트벽 대신에 문을 열고 바로 보이는 벽과, 그 오른쪽 벽을 유리벽으로 개조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벽을 유리벽으로 개조 하고 싶었지만 옆방과 이어진 부분은 유리로 이어봤자 그냥 시시한 옆방만 보이니까 어쩔수 없이 두 면만 유리벽으로 개조했다. 참, 천장도 유리다. 그래서 사실 비오거나, 낙엽이 떨어지면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비오거나, 눈이 오고 먼지가 쌓이면 늘 위로 올라가서 청소를 한다. 그것도 나름 재미있고, 다 청소하고 오면 유리벽이 깨끗해지고 천장이 다 보인다. 그러나 먼지가 너무 잘 묻기때문에 자주 닦아야 하기때문에 귀찮기도 하다. 이 일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면서 힘들어하는 일이기도 하다.
"...여기...."
"일부러 이렇게 제작했어요! 전망도 되게좋죠? 제가 제일 아끼는 보물1호에요. 해도 잘들어오고 너무멋있죠!"
내가 여는 것 보다 직접 문을 열고 보는게 더 멋있을 테니까 문고리에 성용의 손을 올려주고 문을 직접 열어보라고 말해주고 문을 열었는데, 해가 쨍쨍 맑은 날이어서 그런지 햇빛이 들어차고 있었고, 보이는 바깥세상에 성용은 놀란듯 했다. 방에 이곳저곳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도 보여주고, 내가 모아온 잡지들도 보여주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설명해주는데 성용은 오로지 유리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성용의 옆에 서서 같이 유리너머 세상을 바라보았다.
"사실 이거 제작하는데 어마어마하게 많은 돈이 들여졌어요.. 다들 제가 어리고 능력좋고 부모 잘만났다고 하는데 사실 이거 다 빚이에요. 작년에 겨우 다 갚고 이제야 저축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마냥 건방진 사진작가라고 알고있는거있죠? 속상해라."
"부모님이요?"
아무말도 하지않고 창밖만 바라보는 성용에 아무말이나 해야 할 것 같아서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을 이야기 하면서 농담식으로 속상하다고 말했는데, 성용은 내 부모님에 관한 것을 모르는지, 아.. 모르는게 당연하겠지만, 부모님에 대한 질문을 하길래, 짧게 얘기했는데, 성용의 시선은 오로지 창밖에서 옮겨지지도 않는다.
"놀라운건 뭔지 알아요? 밖에서는 이곳이 안보인다는 거에요. 너무 신기하고 멋있죠? 사실 불공평해요. 우리는 모든것을 보는데 정작 저사람들은 우리를 못보잖아요."
유리가 매직미러로 제작되어 밖에서는 이 곳을 볼수 없다. 오로지 안에서만 밖을 볼 수 있다. 내가 제일 맘에 드는 기능을 얘기해주니까 성용도 관심이 있는지 나를 쳐다보다가 유리를 다시 본다. 안에서 무얼 하던 안보이지만, 익숙한게 무서운거라고 안에서 보이면 밖에서도 보일 것이라는 생각에 스릴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성용과 유리밖을 보고 있는데, 아래층에서 매니저님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성용이 스케쥴을 가야 하는 시간이되었나 보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지났나... 아직 보여줄 곳이 많은데 벌써 갈 성용이 아쉬워서 나보다 큰 성용을 올려다보는데 성용도 나를 쳐다보다가 내려갈까요? 하고 결국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네! 스케쥴 말씀해주시고 다음에 또 뵈요~"
이제 갈 채비를 하는 매니저님와 성용의 모습에 아쉽지만 스케쥴이라니까 보내지 않을 수도 없고... 그냥 신나게 인사나 해주려고 양팔을 뻗고 열심히 흔들어서 인사를 해주었는데, 성용도 내 모습에 손을 살짝 들고 흔들어 주면서 벤이 세워져 있는 동네 공동 주차장쪽으로 걸어간다. 암튼..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휙휙 잘도 걸어간다.
참.. 매니저분은 이름도 모르네...
"됬다."
결국 용대는 아까 찍은 사진을 인화하여 한장은 베개 밑에, 하나는 지갑 속에 넣어놓았고, 심지어 휴대폰 배경화면도 아까 찍은 성용의 사진이었다고 한다.
오늘도 늦었어여ㅠㅠㅠ 내일은 올수 있을지 모르겟어요ㅠㅠ
정말 댓글달아주신 분들 너무 다들 감사드려요ㅠㅠ
사...사랑해여....절....가져가세여....
그나저나 저는 쓰느냐 몰르는건지 모르겟는데ㅠㅠ
읽으면서 용대모습이나 성용 모습이 상상이 가세요..? ㅠㅠㅠ
글을 쓰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ㅠㅠ 맘에 드세요....?ㅠㅠㅠ
정말 너무 모두 감사드려요ㅠㅠ
다음편도 얼른 들고올게요ㅠㅠ 염치없지만 기달려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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