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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진총/뷔진] 血鳴花 (piece) | 인스티즈

 

血鳴花

아아, 기뻐해, 얘들아. 보이니, 세상이. 이제 우리는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우리 7명만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거야.


새하얗던 구름조차 붉게 변해버려 온통 붉은색으로 뒤덮힌 하늘 밑에서 온몸이 새빨간 꽃으로 범벅인 채로 말하는 그가, 섬뜩했다. 마치 칭찬을 바라는 어린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우리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오는 그의 모습에 우리는 경직된 채로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어느새 그는 우리의 앞에 도달했고 여전히 밝게 웃는 채로, 우리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가 한 발짝 다가오자 저도 모르게 우리는 움찔했고, 그것을 본 그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갔다. 이내 울상인 얼굴로, 느릿하게 손을 뻗자 순간 놀란 지민이 그 손을 쳐냈다. 그에 입술을 꽉, 깨물더니 애써 웃으며 손을 둥글게 말아쥐었다.


왜 그래, 지민아. 이거, 이거 때문에 그래?


횡설수설 중얼거리던 그는 자신의 몸을 덮고있는 꽃들을 하나, 둘 털어냈다.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꽃잎들은 땅에 닿자 마치 잉크가 종이에 퍼지듯, 붉은 빛의 얼룩을 남기며 사라졌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털어냈으나, 털어내면 털어낼수록 꽃잎은 하나, 둘 늘어만 갔다. 입술을 더 세게 깨물며 미친듯이 꽃을 털어내던 그가 아무리 열심히 꽃을 털어내도 잠시 후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버린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체념한 듯 몸에서 손을 떼고 어깨를 축 늘였다.


... 안 없어지네, 지민아. 그렇지만. 너도... 나도... 우리 모두는... 이걸 부정해서는 안되는걸.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그가 지민을 지나쳐 남준에게 다가가 그의 앞에 쭈그려 앉았다.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입꼬리를 당겨 웃은 그가 손을 뻗어 경직돼 움직이지도 않고 있는 남준의 볼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남준이 놀라 몸을 떨자, 고개를 살짝 떨구며 씁쓸하게 웃은 그가 다시 고개를 올려 남준을 바라봤다.


내가, 두려워?


천천히 손을 떼고는 여전히 파르르 떨고있는 남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리고는 일어나 고개를 들어 잠시 아무 말 없이 하늘을 멍하니 바라봤다. 고개를 두어번 젓더니 나에게 걸어왔다. 다른 이들에 비해 비교적 침착한 상태였던 나는 그가 다가오자 다른 이들을 둘러보았다. 다들 굳은 표정으로 그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시선들을 모두 알고있음에도 그는 나만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왔고, 남준과 나의 거리가 그리 멀지않았기에, 그는 금새 나의 앞에 도달했다. 내 앞에 서서 공허한 눈으로 가만히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잠시 후, 바람이 불어왔고, 그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수십개의 꽃잎이 바람을 타고 곳곳으로 퍼져갔다. 꽃잎들이 모두 땅에 닿아 사라졌을 즈음 그의 눈에서 붉은 액체가 흘러나왔다. 한 방울, 두 방울 그의 밑에 있던 내 주위로 액체가 떨어지며 불타듯이 사라졌다. 눈에서 흐르는 액체에도 아랑곳않고 날 가만히 응시하던 그가 아랫입술을 꽉 깨물더니 조용히 내 이름을 불렀다. 태형아. 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똑똑히 들었음에도 내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않자 그는 계속해서 내 이름을 불렀다. 태형아, 태형아, 태형아. 여전히 내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않자, 그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잠시 덮었다가 떼고는 나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나의 앞에 무릎을 꿇고앉아 눈높이를 맞추었다.


태형아, 태형아, 태형아.
...
... 태형아, 너까지, 그렇게 바라보면, 난 어떡해야 좋은거니. 너한테까지 부정당하면, 난, 무엇을 위해 행동했고, 무엇을 위해 유지해야하는거야.


어느새 격양된 톤으로 날 향해 중얼거리던 그는 고개를 떨구고는 자신의 눈에서 떨어지는 붉은 액체가 땅에 닿아 퍼지는 것을 가만히 바라봤다.


...... 나도, 그 누구도. 이런걸 바랬던게 아니야.


계속 침묵만을 유지하고 있던 내가 나지막하게 그에게 말하자, 떨구고있던 고개를 들고는 나를 바라봤다. 아무것도 담겨져 있지 않던 눈에 어렴풋이 붉은색의 꽃잎이 담겨있었다.


... 형을 부정하는게 아니야. 그저, 형이 한 행동,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할 뿐.
그럼, 내가 무엇을 어떡했어야 하는거야. 난, 그저 너희와 영원히 7명이서만 함께 했으면 좋았을 뿐이었어!
그런데 왜 그랬어. ... 형도 알잖아, 옳은 선택은 아니었다는거.
아니, 난 내 선택을 틀렸다고 생각하지도, 후회하지도 않아.


격양된 톤을 유지하던 그의 목소리가 점차 소름끼칠 정도로 침착한 목소리로 변해갔다. 또 다시 바람이 불어왔고, 그의 눈에 일렁이던 꽃잎이 옅어지더니, 붉은 달이 차츰 모습을 드러냈다.


... 설사, 너가, 너희가, 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늦었어, 우리는.


손을 뻗어 나의 팔을 움켜진 그가 세게 잡아당겨 나를 자신의 품 안에 가두었다. 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더니, 고개를 살짝 내려, 내 귓가로 다가와, 작게 속삭였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일테니.


강한 바람이 불며 그의 몸에 다닥다닥 달라붙어있던 붉은 꽃잎이 우리를 감싸, 압박했다.


아아, 살아 숨쉬는 것들은 이제 우리만이 남았어-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2
와ㅠㅠㅠㅠㅠㅠㅠㅠ 분위기ㅠㅠㅠㅠㅠ발리네요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헐 뭐지 이런 묘한 글ㅠㅠㅜㅠㅜ몽롱한 글 좋아요ㅠㅠㅠㅠㅜㅜ뭔가 몽롱한 분위기를 내시려한 건 아니지만 뭔가 죽음이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게 저는 몽롱하다는 느낌을 받네요 그냥 제 스타릴... 젛아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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