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남] 이웃집 이호원
동우는 천천히 집 문을 열었다. 늦었으면 빨리 튀어나가지 뭐하냐는 엄마의 잔소리가 들렸지만 조심조심 문을 열고는 좌우를 살폈다. 있나? 없나? 없겠지? 후하후하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한 발을 떼는데 천천히 옆집의 문이 열렸다. 으악! 동우는 속으로 비명을 삼키고는 재빨리 문을 닫았다.
"이놈이 지금 가라는 학교는 안가고 뭐하는 거야? 첫날부터 지각하면 선생님한테 어떤 인상 되는지 몰라서 그래?"
"아 아 알았어 엄마! 등 불날 거 같아! 간다니까! 악! 갈게 갈게"
동우의 등짝을 쉴새없이 내리치는 엄마의 말씀에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문에 난 작은 구멍으로 복도를 살폈다. 없다 갔나? 갔나보다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외치고는 아까와는 다르게 씩씩한 걸음으로 문을 열었다. 룰루랄라 어쩜 이렇게 하늘은 더 파란건지 따라라라라라 동우는 어느새 손으로 바이올린을 만들며 저만의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때 들리는 소리
'..입니다 1층'
동우는 방금까지만 해도 정재형에 빙의해있느라 잠시 놓아두었던 정신줄을 챙겨들었다. 이 목소리는 분명 자신의 아파트 엘레베이터 소리가 분명했다. 헉 그럼 혹시! 동우는 재빨리 고개를 들어올렸다. 눈 앞에는 자신의 그렇게 조심스레 걷게 만들었던 장본인, 울림고 일진이자 장동우의 오랜 단짝친구(였던) 이호원이 어딘가 당황스런 표정으로 서 있었다. 동우는 얼빠진 표정을 하고는 바이올린모양새를 하고 있던 팔을 천천히 내렸다. 엘리베이터 문은 아직도 열려있었다. 어 뭐지 호원이 천천히 팔을 들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에 떨어져 있던 동우로써는 열림 버튼인지 닫힘 버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윽고 호원이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을 열었고 동우는 재빨리 비상구 쪽으로 뛰어갔다.
아파트 11층에서 계단으로 1층까지 내려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걸 증명하듯 동우는 광합성 못한 나무처럼 책상에 철퍼덕 엎어져 있었다. 남아있던 자리라고는 맨 뒤에서 두 번째였다. 누가 보면 이 좋은 자리가 왜 아직까지 남아있나 하겠지만 그 뒤에는 별명이 울림고 개또라이인 이성열이 앉아 있었다. 그것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아잌아잌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남우현이었다면 병신, 이라고 크게는 아니어도 아주 작게 중얼거렸을 동우는 성열에게 병신 이라 말하는 저를 상상하고는 고개를 약하게 좌우로 흔들었다. 성열은 울림고 일진 중 하나였으니까. 소란스러운 교실 속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동우와 그 뒤의 성열 뿐인 것만 같았다. 우현아 왜 안와 이렇게 네가 보고 싶은 건 처음이야 김이 빠지는 기분에 동우는 차가운 책상에 고개를 비비적거렸다. 오래된 나무문패가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었다. '2학년 3반' 앞으로 동우가 1년간 사용하게 될 교실이었다. 운동장 쪽을 아무리 살펴도 나무의 가지는 커녕 나뭇잎조차 보이지 않았다. 왜인지 모르게 울적해져 동우는 아예 고개를 책상에 푹 박았다.
"짱똥 아침부터 왜이리 기운이 없어? 또 아줌마한테 혼났구나?"
장난스럽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우는 재빨리 고개를 들어올렸다. 앞에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 우현이 나 오늘 기분 되게 좋아요, 하는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동우가 멍하니 있자 우현은 어어 나 안반가운가보네 하면서 저 쪽으로 가려는 듯 몸을 틀었다. 안돼 넌 이 반에서 내 유일한 인맥이야 이 생각은 조용히 삼킨채 동우가 우현의 가방을 끌어서는 의자에 앉혔다.
"있잖아 남군"
"어 왜"
"저기.."
"어"
"오늘 아침에 봤어.."
"누구를"
"이호.."
"오이호원!!!!! 짜식 첫날이라고 일찍 왔네!!!!! 아잌아잌!!!!"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 소곤소곤 대화하던 동우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어깨를 크게 한 번 움츠렸다가 폈다. 엄마 깜짝아 애떨어지는 줄 알았네 중얼거리는 동우를 보던 우현이 픽 웃으며 말했다 떨어질 애도 없는 주제에 이 나무현을 진짜 저쪽 화단에 무궁화와 함께 옹기종기 심던가 해야지 하지만 소심한 장동우는 가만히 말을 삼켰다.
동우가 놀란 건 그 목소리의 크기 뿐만이 아니라 그 목소리에서 나온 이름 때문이었다. 이호원 이호원이라 우리 학년에 있는 호원이는 두 명이었다. 그중 한 명은 아까 복도에서 마주친 호원이고 다른 한 명은 바가지머리에 뿔테안경 그리고 터질듯한 교복바지를 믹스매치한 울림고 패션피플 중 하나인 이호원이었다. 음 그 호원이는 방금 5반으로 들어가는 걸 봤으니 헉 그럼 지금 얘가 부르는 호원이는…. 엄마야 동우가 입을 쩍 벌린 채로 유지하다 겨우겨우 입을 닫고는 슬그머니 고개를 교실문쪽으로 돌렸다.(동우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지 누가본다면 삐걱삐걱 소리라도 날 법한 모양새였다.) 그걸 보며 크게 웃음을 터뜨린 우현이 저도 따라하겠다면서 고개를 삐걱삐걱 돌렸다. 그리고 그걸 본 2학년 3반 급우들의 표정은 급속도로 썩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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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나요 여러분 연잡에서 투표를 부탁하던..ㅋㅋ그게저에요 아핳하핳핳핳핳ㅎ 첫작이라서 하 정말 눈물과 부끄러움이 앞을 가리네요 흡.. 그대들 봐줘서 고마워요 스릉흔드
+장르는 깨알같은코믹청춘(게이)드라마(로잡고있지만언제바뀔지모르는슬픈현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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