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죽어버린 오세훈 × 그리워하는 김준면
BGM:: 울랄라세션-서쪽하늘
Written by 몽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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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유독 많이 오던 어느 날, 네가 내 곁을 떠나버렸다.
너를 보내주던 날, 호우주의보가 내렸다. 밖으로 나와보니 비 특유의 냄새가 코 끝을 맴돌았다. 너는 참 특이하게 비 냄새를 좋아했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넌 마냥 일곱살 먹은 꼬마아이처럼 좋아라하며 뛰쳐나가곤 했다. 감기 든다고 내가 걱정스럽게 말려대면 오히려 같이 놀자고 개구지게 손짓하던 네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너를 보내는 날, 유독 비를 좋아하던 널 맞이하려고 비가 오는가 보다. 손을 조심스럽게 뻗어보았다. 손 끝에 차가운 빗방울이 닿았다. 손을 뻗은지 일 분도 채 되지 않아 손이 빗물로 인해 흠뻑 젖어버렸다. 조심스레 한 발을 앞으로 내딛었다. 비가 내 머리를 시원스레 적셨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구분이 안 되는 액체가 내 뺨을 타고 흘렀다. 네가 내 곁을 떠난지 고작 3일 만에 나는 너에 대한 그리움에 흠뻑 젖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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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 머리야..."
깨질 듯이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준면이 눈을 떴다. 자신이 울다가 쓰러진 걸 바로 알아챈 준면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세훈의 장례식 도중 몇 번이고 쓰러지고 일어나길 반복했던 준면이기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일단 조심스레 밖을 나선 준면이 저 멀리서 다가오는 백현을 보고 오랜만에 웃어보였다. 백현은 자신과 세훈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였기에 준면이 걸음을 재촉해 백현을 향해 다가갔다.
"어머니 괜찮으세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준면을 지나친 백현이 곧장 세훈의 어머니에게로 향했다. 당황한 듯 준면이 바로 앞에서 스쳐지나가는 백현을 멍하니 바라보았고 그에 개의치 않는지 백현은 울고있는 세훈의 어머니에게 다가가 안부의 말을 건내고 있었다. 준면의 얼굴엔 이미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백현이 사람에게 모질고 까칠하게 대하는 성격이 아니란 걸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자신을 못 본 척 지나간 게 아니라며 애써 혼자 위안을 삼았다. 백현은 세훈의 어머니 곁을 오랫동안 떠나지 않았다. 한참을 자리를 지키던 백현이 세훈의 영정사진으로 다가서자 준면이 얼른 뒤따라나섰다.
"백현아."
"세훈아, 나는 참 믿기지가 않는다."
"백현아! 변백현!"
"많이 그립다."
있는 힘 없는 힘 다 짜내어 백현의 이름을 애타게 부른 준면이 주저앉았다.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백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다시 밖으로 걸어나갔다. 이미 쓰러지고 일어나길 계속한 상황이기에 준면은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었다. 점점 더 멀어져가던 백현을 지켜보던 준면이 힘겨운 모습으로 뛰어갔다. 가지마, 가지마.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 왜 못 들은 척 해.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던 백현이기에 준면은 더 열심히 백현을 쫓아갔다. 발에 생채기가 나고 다 까져 피가 날 정도로 뛰었지만 이미 멀어진 백현을 따라잡기는 무리였다. 준면이 뛰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백현은 그런 자신의 모습이 아예 보이지 않는 듯 본인의 차에 탑승해 이내 장례식장을 빠져나가버렸다. 준면이 멍하니 차 뒷꽁무니를 바라보다 또 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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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아."
"..."
"밥 좀 먹어. 그러다가 쓰러져."
백현아 나는 믿기지가 않아... 자신을 향해 어렵게 말을 건내는 세훈을 보던 백현이 이해한다는 듯 어깨를 꼭 잡아주었다. 알아. 이해해. 그래도 네가 이러고 있는 거 준면이도 많이 싫을 거야. 그 말에 세훈의 눈가가 뿌옇게 흐려져왔고 다시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맺히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차마 보기 힘들다는 듯 한숨을 내뱉은 백현이 세훈을 꼭 안아주었다. 영정사진에선 준면이 세훈과 함께 나란히 대학에 내기 위해 찍었었던 증명사진이 걸려있었다. 준면은 앳된 모습으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사진을 흐릿하게 바라보던 세훈이 결국 눈물을 펑펑 흘리며 백현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말았다.
그러니까 사실은 세훈이가 죽은 게 아니라 준면이가 죽었던 거에요. 제 필력으로는 원하는 모습을 글로 많이 나타내지 못해서 아쉽네요.ㅠㅠ 글 감상해주신 분들 모든 감사합니다.이해 안 가시는 분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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