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번호좀 주실수 있으세요?"
준면을 기다리는 세훈에게 한 여자가 다가왔다. 작은 얼굴에 긴 생머리, 수줍게 볼을 붉히는게 퍽 예뻐보이긴 했다.
여자의 뒤에는 같은 무리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서성이며 자신과 여자를 흘끔거리며 보고 있었다.
곤란함에 머리를 긁적이던 세훈이 우물거리는 사이세훈의 어깨를 툭 치는 손길이 있었다. 준면이었다.
"너 여기서 뭐해?"
"어, 형 마쳤어요?"
"응."
"그럼 나랑 점심 먹을래요?"
"내가 왜?"
"내가 사줄께 준면아."
"내가 니 친구냐 인마? 기분나빠서 안먹어."
"아, 형. 내가 사줄께요. 응?"
앞에선 여자는 뒷전으로 둔채 준면에게 매달리는 산만한 덩치의 세훈을 힙겹게 밀어낸 준면의 눈에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둘사이에 끼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되 돌아가지도 못한채 쭈뼛거리며 서있는 여자는 준면이 아는 얼굴이었다.
"어, 가영아. 너 왜 여기있어?"
"…아, 저 선배. 그게요…"
얼굴을 벌겋게 물들이며 세훈의 눈치를 보다 고개를 푹 숙이는 가영과 세훈을 번갈아보던 준면이 알겠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팔꿈치로 세훈을 쿡쿡찌르자 세훈이 아, 왜요? 하는 눈빛으로 내려다 봤다.
턱짓으로 가영을 가르치자 세훈이 입을 삐죽대며 고개를 저었다. 씁- 하는 표정으로 눈을 부라리자 한숨을 쉰 세훈이 가영을 불렀다.
"저기요, 가… 가영? 가영씨?"
"아, 아 네,네…! 말 놓으셔도 되요. 저 1학년이라서."
"아 그렇구나. 그럼 가영아."
가영아, 하는 말에 얼굴이 터질듯이 붉게 변한 가영을 바라보던 세훈이 머리를 긁적이다 몸을 숙여 가영에게로 다가갔다.
귓가에 뭔가를 소근거리자 처음엔 동그랗던 가영의 눈이 점점 울상이 되더니 종내에는 눈물을 떨궈냈다.
"미안하다."
머리를 한번 쓰다듬은 세훈이 준면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가영을 스쳐지나갔다.
야, 가영이 왜울어? 어? 세훈을 쿡쿡찌르며 계속 뒤를 돌아보는 준면을 보며 어깨를 으쓱한 세훈이 준면을 이끌었다.
"준면아, 뭐 먹고싶은거 있어?"
*
한편, 세훈과 준면이 떠나간후 우두커니 자리에서 훌쩍이는 가영을 달래는 가영의 친구들의 입에선 험한말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저런 나쁜.. 이라던가, 키만 크지 쓸모없다던가, 하는 그런것들의 말이었다.
"근데 가영아, 세훈 선배가 뭐라그랬는데 울어?"
궁금한듯 묻는 친구의 말에 더욱 서럽게 울던 가영이 히끅대며 입을 열었다.
"내,내가, 준면이 오빠보다 못생겨서.
그래서 번호 주기 싫다고."
세상에, 하며 입을 쩍벌린 가영의 친구들이 가영을 토닥였다. 그러나 그 누구의 입에서도, 아니야 니가 더 예뻐. 걔가 눈이 삐었네.
하는 말이 나오지는 않았다. 어쩔수 없었다. 준면이 가영보다 예쁜것은 사실이었으니까.
*
"근데 세훈아, 진짜 아까 가영이 왜운거야?"
"여기 묻었다."
넵킨을 들어 입가를 닦아주는 세훈을 보며 준면이 눈을 가늘게 떴다. 너 또 쓸데없는 소리했지?
아닌데. 하며 어깨를 으쓱한 세훈이 준면이 좋아하는 웨지갑자를 집어 내밀었다.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고 받아먹던 준면이 우물거리며 말했다.
"야, 뭐라 그랬냐니까? 너지금 말돌리려고 나한테 감자먹인거지?"
그러면서도 내미는 감자를 족족받아 먹어 볼에 빵빵하게 찬 감자를 우물거리는 준면을 본 세훈이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아오, 귀여워.
테이블밑의 세훈의 다리를 툭툭치며 응? 뭐라그랬냐니까? 하는 준면의 눈빛에 결국 세훈이 백기를 들었다.
"형보다 못생긴 여자한테는 번호안준다 그랬어요."
"아, 그렇구나… 어? 뭐? 미친? 이 미친!!"
입에있는 감자를 빠른속도로 씹어삼킨 준면이 삿대질을 하며 뭐라 말하려 하자 세훈이 잽싸게 감자를 집어 준면의 입안에 우겨넣었다.
조그마한 입안에 감자가 들어가자 말문이 막힌채 어버버 거리는 준면을 바라보는 세훈의 입가에 짓궃은 미소가 번졌다.
"아, 이쁘다 우리 준면이. 내가 이래서 여자를 못만나요."
세훈의 말에 얼굴이 붉어진 준면이 테이블에 올려진 사이다를 쪽쪽빨아먹고 감자를 삼키자 세훈이 흐뭇하게 웃었다.
"형, 형은 왜그렇게 예뻐요?"
"미친놈아! 니가 그런말하면 내가 학교를 어떻게 다녀!!"
준면의 말에 세훈이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어차피 나한테 시집올꺼 아니었어요? 조금 빨리온다고 생각해.
그러면서 준면의 손가락을 만지작 거리며 반지는 언제 맞출까? 하는 세훈을 보며 준면이 입을 꾹 다물었다.
세훈은 자신이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미친놈인것 같았다.
그런 놈을 좋아하는 자신은 더 미친것 같았지만.
세훈의 손에 잡힌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준면이 잡힌손을 빼냈다.
왜그러냐는듯한 세훈의 눈빛에 준면이 대답했다.
"자기야, 반지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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