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어디 갔다 이제들어와?"
현관문을 열자 마자 나지막히 물어오는 호원이 때문에 성규는 눈을 피해야만 했다. 어…… 그냥 좀 나갔다 왔어, 바깥 공기좀 맡아보고 싶어서. 급히 둘러대긴 했지만 잔뜩 의심섞인 눈초리를 보내오는 호원 때문에 성규는 그저 바닥만 보고 있을 뿐이다. 진짜야? 되묻는 호원 때문에 고개는 끄덕였지만 호원은 다 알고있는 눈치였다. 성규는 그냥 묵묵히 방문을 열었다. 매번 미안하기만 하다. 시들었지만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는 우현이 밉기만했다. 그아이를 찾아야만해. 다시금 다짐하는 성규다. 물론 호원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예전부터 성규에 대한 관심이 남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성규는 알고 있었다.우현이 사라졌을 때도 유일하게 버팀목이 되어주었다는걸 알고있다. 무시하는건 아니다. 다만…… 그아이를 찾기 전까지 미뤄두고 있을 뿐. 넌 밉지만 절대 없어서는 안될 존재야. 갑작스럽게 커져버린 우현의 자리가 벅차기만한 성규였다.
그날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 마냥 비가 많이 내렸다. 아무런 말도 없이 '미안해요 형. 언젠간 돌아올게요. 그리고 사랑해요' 라는 쪽지와 함께 사라져 버린날. 그날은 그렇게도 비가 많이 내렸다. 사랑한다는 말을 읽은 순간 날씨를 망각하고 집 밖으로 뛰었다. 무작정 그를 찾아 헤메었다. 하지만 이미 너무도 멀리 떠나가 버린걸 직감한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 짐이 느껴졌다. 그날은 그랬다. 빗물과 섞인 눈물이 뺨을 타고 내려와도 이 눈물을 닦아 줄 사람은 이미 멀리 떠나가버렸다. 우현의 집착이 심해진건 그와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하고 일년 반쯤이 지난 후 쯤이였다.
"형 나랑 말좀 해요."
잔뜩 화난 듯한 우현이 성규의 손목을 잡고 거실로 데려왔다. 탁자위에 놓여진건 예쁜 봉투에 담겨져 있는 편지. 우현이 편지를 꺼내 눈앞에 들이밀었다. 그 편지는 며칠 전 호원이에게서 온 그의 고백이 담겨 있는 편지였다.
"형을 오래전부터 좋아했어요? 지금 장난해, 김성규? 이걸 누구보라고 서랍 속에 모셔놓는데? 너 걔한테 마음있냐? 왜 이젠 내가 싫어? 질렸어? "
그가 화났을때 반말을 내뱉는건 그의 습관이다.편지를 받았을때 당황한건 성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편지를 버리지 못한건 호원에게 관심이 있어서 그런게아니다. 다만 그 편지를 버리자니 무언가 한 사람의 마음을 짓밟아버린다는게 한 편에 걸려서 버리지 못했다. 물론 그의 고백은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그 편지를 우현이 볼수 있다는 걸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그게 아니라 ……. 성규가 입을 열려던 찰나 우현이 갑작스럽게 허리를 휘어잡았다.
"네가 잘못한 일 맞지? 각오해"
우현의 말과 함께 성규는 눈을 감아야만 했다. 그때 이후로 우현은 성규를 챙기기 시작했다. 성규가 아는 후배와 문자를 할때도 혹은 엄마에게 전화가 걸려올때도 그의 감시망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약간의 집착이 있었다는건 교제 초기에도 알았던 사실이다. 단순히 그때는 애교 혹은 질투로 받아들였다. 그의 집착은 날이 갈 수록 심해졌다. 밖에 나갈때면 이십분에 한번 꼴로 오는 전화에 당황해야 했고, 누군가를 만날때면 전화로 확인을 받아야만 했다. 물론 누군가의 마음까지도. 점점 그런식의 패턴이 부담스러워 졌는지 성규의 주변사람들은 점점 성규로 부터 멀어져만 갔다. 허구한날 동성애자로 오해 받는것도 그럴 뿐더러 교제 중인 사람에게도 그런식으로 오해를 해오니 어쩌면 정상적인 일이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헤어짐을 경고했을 때, 그가 떠나 갈때도 허전하긴 했지만 솔직히 마음 한 쪽으로는 시원했다. 물론 정들었던 사람을 보낸 다는 이유에서 눈물이 흘렀지만 눈물과 함께 사라진 그의 집착이 좋았다. 자유를 얻는 다는게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게 남과는 다른 그만의 사랑이였다는걸 성규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가 이렇게 보고 싶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 다시금 떠오르는 그의 얼굴을 가슴 속으로 그리며 펜을 쥐었다.
사람을 찾습니다. 이름 : 남우현, 생년 월일 : …….
프롤이라 짧게 적엇으여.. ㅠㅠ 헝헝.. 댓글 달아주시면 사랑해여 ♥ 신알신도 사랑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