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늘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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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당신을 보고있습니다. 세걸음 쯤 뒤에서 보기도 하고, 바로 옆에 다가가 보기도 하고, 머리맡에서 자는 그대를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다시 당신의 임종을 지켜봤습니다. 당신은 늙어가도 아름다웠고,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습니다.
몇 번째 당신을 보내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당신이 보고싶어 다시 돌아갑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이 그리워서.
시끄러운 클럽. 여기저기서 몸을 떨리게하는 비트가 둥둥 울리고,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몸을 까딱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이번의 당신'을 발견합니다. 큰 키에 화이트셔츠, 왁스를 약간 발라 세운 앞머리, 바 안의 그는 웃는 표정으로 앞의 손님을 응대하고있습니다.
손님이 웃으며 칵테일잔과 함께 지폐 몇 장을 놓고 가버립니다. 잽싸게, 하지만 그 누구도 내가 서두르는 것을 모르게 딱 그 자리로 다가갑니다.
무엇을 주문하겠냐는 말에 모스코뮬이라고 대답하니 웃으며 진저에일이 들어간거냐 묻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바에 왼손을 내려놓았습니다.
반지가 없는 왼손을 보고는 당신의 웃음이 미묘하게 짙어집니다. '이번의 당신'도 마찬가지로, 나를 좋아해 줄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시간을 돌리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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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전이었던가? 지금 침대에 함께 누워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나같은 놈에게 다가온걸까?
황쯔타오. 처음에 봤을 때는 꽤 내 식성인데 눈빛이나 느낌이 좀 때짜같아서 주문을 받으면서도 좀 껄끄러웠는데,
주문 후 왼손을 올려놓는 것이 의외로 마짜라서 기뻤다. 대화하면서 느껴지는 순수함과 묘하게 위화감도는 원숙한 태도도 맘에 들었다.
"타오"
베게대신 내 팔 안에 있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제는 정말 예뻐서, 누구보여주기 아깝다는 말을 왜 하는지 알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촬영때문에 매니큐어를 했다며 너무 검어 클럽의 조명에서는 푸르게까지 보이는 머리에, 나름 변장이라고 한건지 알이 큰 뿔테까지.
그렇지 않아도 작은 얼굴이 더 작아보였었지. 웃으며 바로 다가오는 모습에 그날 무단으로 퇴근했다. 어쩔거야 어차피 내 가겐데.
"타오"
뒤척이며 내 품안으로 안겨온다. 머리를 좀 더 분주하게 쓰다듬는다. 고개를 약하게 내젓고는 내 가슴에 머리를 부빈다.
어디서 이런 요물이 나에게 넝쿨째 굴러들어온거야.
"우, 이파-"
자다 깨서 어눌한 발음으로 내 이름을 부른다. 클럽에서야 크리스라고 대답해줬지만, 애인이 되고 나서는 꼬박꼬박 우이판이라고 부른다.
마치 동물의 영역표시 행위인 것 같아서, 이녀석과 만난 이후에는 누구에게도 본명을 부르는걸 허락한 적이 없다.
"타오, 우리 팬더, 잘잤어?"
"으, 으- 환-해.."
더 파고들 곳도 없건만, 내 가슴으로 돌진해 오는 타오의 머리가 저들끼리 엉키기 시작했다. 등을 살짝 토닥이면서 타오, 우리 같이 샤워할까?
타오 나랑 샤워하려면 일어나야 하는데, 귓가에 속삭여주자 머리를 부비는 것을 멈추지않고 눈을 슬금슬금 뜬다. 하. 귀여워서 어쩌면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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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의 행복한 시절, 행복한 시간은 금새 가버렸습니다.
당신과 함께한 시간은 10년이 일분, 일초같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날이 왔습니다.
나는 다시 당신의 임종을 지켜봐야합니다.
"심박수가-!"
"뭐해! 빨리 AED!"
머리에 감은 붕대, 흐르는 피보다 더 아픈건 가슴.
삐----
나는 시간을 돌릴 수는 있지만 운명을 바꾸는 것이 허용되지는 않았습니다.
| 구차한변명 |
그냥 뜬금없이 중국예능보다가 찜쪄보고싶어서... 발글 ㅈㅅ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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