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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린꽃잎 전체글ll조회 1370l 2

그는 멍하니 앞을 응시했다. 하얀 모자에 반사되는 빛이 눈을 아프게 찌른다. 잠시 눈을 감고 뜨자 여전한 빛이 그대로다.

 

저기요...”

?”

 

아이를 향해 환하게 웃음 짓던 그가 그 모습 그대로 대현을 바라본다. 정말, 눈부시다. 대현은 그의 이름표를 쓰윽 보고 이름을 외웠다. 방용국.

 

제빵사세요?”

. 손님 무슨 찾으시는 빵 있으세요?”

아니요. 이름하고 직업이 묘하게 어울리네요. 잘 선택하신 거 같아요.”

아아...? 감사합니다.”

입도 크시네요. 빵도 잘 드시겠어요. 직업 진짜 잘 선택 한 거에요.”

 

? 이 손님 뭐야. 미묘하게 찌푸려지는 그의 인상에 대현은 도망치듯이 빵집을 나왔다. 뭐야, 진짜. 할말이 그거 밖에 없었냐? 유치하게..., 쪽팔려. 다시 뒤를 돌아 힐끔 보자 그는 그새 이상한 손님을 잊곤 여 매니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짜증나. 진짜.....그는 밀려오는 짜증에 머리를 헝크러뜨리곤 주저앉았다. 정대현 이 멍청한 놈. 유치한 새끼. 아 정말...유치하게...언제 봤다고 이젠 질투까지 나잖아.

 

***

 

야 너 요새 왜케 빵만 쳐먹냐. 나 다이어트 하는데 그것도 꼭 내 앞에서 처묵처묵 해야겠어?너 살 안 찐다고 지금 내 앞에서 시위하냐? ?”

친구여! 네 비루한 유전자를 내 탓으로 돌리지 마시게나.”

정대현이 임마 뒤질려고

 

대현은 곧 제 목을 조르며 끈덕지게 달라붙는 영재를 떼어냈다. 넌 그래, 살 좀 빼야겠다. 그가 쏘아붙이자 어쭈, 거린 그가 또 한 번 덤벼든다.

 

야야, 그게 아니고. 나 진짜 내 이상형 봤어!”

어디에서? 이쁘디? 몸매 좋아? 몇 살인데? 어려?”

하여간 유영재, 밝히긴.”

 

혀를 쯧쯧 차곤 찬찬히 떠올려본다. , 빵집에서 봤지. 웃는 모습이 참 예쁘고, 몸매는.. 몸매는, 그는 잠시 멈칫 하다 배실배실 웃었다. 몸매도 좋지. 얼굴도 쪼그매서 팔다리도 길쭉하니 비율도 좋고, 운동도 하는 것 같던데. 팔에 탄탄하게 붙은 근육도 굉장히 멋있었다.

 

음탕하긴

, 원래 사랑은 음탕한 거야! 플라토닉 사랑? 그딴 게 어딨어.”

, 하고 코웃음 친 대현은 가기 싫다는 영재를 질질 끌고 빵집으로 향했다. 그를 다시 볼 생각에 거칠게 뛰는 심장을 꾸욱 누르자 영재가 별 지랄을 다해요, 하며 태클을 걸 곤 아씨, 나 다이어트 하는 데, 내 빵들. 꼴사납게 울먹거린다. 쪽팔려서 원. 대현이 툭툭 치며 제 좋아하는 사람을 말하자 시선은 빵에게 향한 채로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괜찮네. 맛있어 보이...아니, 예뻐 보이네. 성의 없는 대꾸에 그는 한숨을 쉬었다. 넌 빵이나 실컷 봐라. 대현은 요 며칠 간 닳도록 들린 턱에 익숙한 구조를 따라 걸었다.

 

용국이 길쭉한 손을 뻗어 섬세하게 케이크를 장식하고 있다. 손도 예쁘다. 대현은 짧게 감탄했다. 그는 곁에 누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한 채였다. 영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과일을 얹었다가 치우길 몇 차례, 대현은 가만히 보고 있다가 그를 도와야겠다 싶어 말을 붙였다. 계속 봐도 안 질리지만 힘들어 보이잖아.

 

생크림을 가운데에 꽃처럼 장식하고 그 안에 과일을 넣는 게 나아요. 그게 더 이쁘더라구요.”

 

갑작스런 인기척에 흠칫 놀란 그가 고개를 든다. , 놀란 표정도 이쁘다.

 

손님...? 뭐 찾으시는거..”

 

찾았잖아요. 댁이요. 그러나 그렇게 말할 순 없었기에 그는 고개를 젓곤 말했다.

 

남자친구 있어요?”

지금 무슨...”

 

용국이 황당함에 인상을 찌푸린다.

 

없는 거라고 생각할게요. 그럼 여자친구는?”

있습니다.”

 

딱 부러지게 말을 끊은 그가 수상하단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대현은 헤헤 웃곤 말을 이었다.

 

! 없으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 제가 남자친구하면 되겠다. 그쵸?”

누구.....남자친구 말입니까?”

여기 그 쪽 말고 더 있어요?”

남자..친구란 게 동성 친구를 말하는 겁니까? 말을 이상하게 하시네요.”

 

하긴, 케이크 만들고 있는 제빵사에게 다가가서 난데없이 남자친구 있냐는 질문은 좀 수상쩍었지. 짧게 반성한 그가 성큼 성큼 용국에게 다가갔다. ..뭡니까? 손에 든 짤 주머니 때문에 피하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선 그가 귀엽다. 대현은 살짝 발꿈치를 들고는 그의 입에 쪽 소리 나게 자신의 입을 꾹 눌렀다. 그는 정말 당황한 모양인지 굳어 있었다. 금방 때낼 생각이었던 대현은 마음을 바꿨다. 찰나의 기회를 놓칠 순 없지. 그의 혀가 부드럽게 용국의 입술을 핥았다. 달다. 제빵 기사는 입술에 크림을 묻히고 다니나? 그의 생각은 이어지지 못했다. 탁 소리와 함께 허둥대던 용국의 팔이 케익 표면을 거칠게 쓸고 지나간 것이다. 저런, 대현은 안타깝다는 듯이 미소 지었다.

 

이런 남자친구요. 지금은 당황한 것 같으시니까, 내일 올게요. 하루면 충분하죠? 생각해봐요!”

 

멍하니 자신을 보는 그를 향해 대현은 해맑게 웃으며 손을 방방 흔들었다. 그러고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영재를 끌고 나왔다. 이미 계산을 마친 빵들이 곱게 담아 있는 봉투가 영재의 양손에서 흔들거렸다.

 

유영재씨, 다이어트 한다며?”

네가 날 악의 길로 이끌었잖아!”

의지 하고는. 쯧쯧

이게 기껏 따라와 주니까...아 보긴 봤어? 난 다시 보려 했더니 어디 들어갔던데

, 남자친구 할 꺼라고 선포했지. , 미치겠다.”

 

그는 영재의 손을 들어 제 가슴께로 올렸다. 이 새끼가 징그럽게 뭐하는 거야! 펄쩍 뛰던 영재가 곧 잠잠해지더니 그를 측은한 눈길로 바라본다.

 

...장난 아니게 빠졌구나.”

. 이런 게 첫사랑이라는 건가봐.”

하여간 남들보다 뒤처지는 거 하나는 잘해요. 내일모레 스무살인 애가 이제 첫사랑이라니

적어도 잡지보고 딸딸이 치며 두근거렸던 네 첫사랑보단 순수하지

뭐 임마?”

 

변태 새끼야- 얼굴이 빨개진 영재를 실컷 놀린 그는 룰루랄라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 두근거려서 잠 못잘 것 같아.

 

***

계획을 바꿨어.”

뭐가?”

남자친구 필요 없대. 자긴 여자친구로 충분하다나? , 세상은 다다익선인데, 일편단심이기까지 하네. 난 두 번째로 밀려나도 상관없는데. ..일단 매일 찾아가다보면 정이 들 거야.”

원래도 매일 찾아갔잖아

마음가짐이 다르지. 그 동안은 나 혼자 보고는 즐겼다면, 이젠 친근하게 대할테니까..”

스토커가 따로 없네.”

 

학원 끝나고까지 가는 건 심하잖아. 시간도 너무 늦었고, 적당히 하라며 대현의 머리를 툭툭 친 영재가 손을 흔들며 간다. 대현은 침착하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좋아, 힘내자. 남자친구하면 안되냐는 제안을 한 뒤 2주가 흘렀다. 그는 끊임없이 찾아오는 대현을 향한 경계를 지우지 않았다.

 

버터 크림으로 된 케이크 없어요?’

다 팔렸습니다.’

또 안 만들어요?’

그건 본사에서 들어오는 거라 안 만듭니다.’

그럼 생크림 케이크는요?’

그건 4시 이후에 만듭니다.’

우와, 언제 다 만들어요? 힘들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퇴근이 언젠대요?’

 

은근슬쩍 끼어 넣는 질문에 그의 입이 다물어진다. 안 걸리네. 아쉽게 입맛을 다신 대현이 또다시 손님을 가장한 채 질문을 던지자 그 때서야 딱딱한 어투로 답변한다. 철벽남이 따로 없어, 아주. 대현은 투덜거리면서도 공과 사를 구분하는 그가 내심 더 마음에 들었다. 손님에겐 친절하잖아? 역시 착해. 흐뭇함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는 문을 연 것과 동시에 익숙한 실루엣을 찾았다. 오늘도 역시 이 시간엔 케이크- 역시나다. 대현은 쪼르르 그에게 달려갔다.

 

후우-”

엇 한숨! 이거 나한테 지금 손님 아니고 일대일로 반응 한 거죠?”

아닙니다.”

그럼 손님한테 한숨 쉰 거에요?”

“...아니, 맞습니다.”

뭐가 맞다는 건데요? 손님한테? 아니면 그냥 나라는 사람에?”

 

그가 피곤에 찌든 자신의 얼굴을 감싸쥐었다. , 조금 심했나. 대현은 조금 미안해졌다. 오늘은 안되겠다. 힘든가봐. 그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아량을 베풀기로 했다. 이것만 하고.

 

케이크 골라줘요. ?”

저기 매니저 분이 잘 아니까 그 쪽한테 물어보세요.”

전 그 쪽 말고 이 쪽이 골라주는 케이크 먹고 싶은데-”

 

칭얼대며 재촉하자 용국이 꾹 다문 입술로 고개를 돌린다. 그의 장단에 맞춰주기 질린 표정이다. 그 표정을 본 대현이 얼굴을 굳혔다. 조금, 상처 받았다. 그치만, 이건 오늘 꼭 해야만 하는 데. 어느새 고인 눈물을 대충 닦아내곤 잠긴 목을 눈치 채지 못하게 큼지막한 소리를 낸다.

 

오늘 이거만 골라주면 갈게요. 저 진짜 골라준 거 먹고 싶단 말...”

아 좀...!”

 

울컥 치솟는 짜증을 참지 못한 그가 자신의 팔에 매달린 대현을 거칠게 잡아뗀다. 갑작스런 힘에 몸을 가누지 못한 대현은 싱크대에 세게 부딪히고 내동댕이 처졌다. 띵하게 울리는 소음과 함께 찾아든 백지. 정신을 놓고 가만히 있자 소란에 놀란 점장이 들어와 괜찮냐고 묻는다.

. 탄성을 뱉은 대현이 벌떡 일어났다.

 

괜찮아요. 제가 부주의해서! 바보같이 부딪혔네요. 아뇨, 부축할 필요 없어요. ..급한 일이 있어서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그는 욱신거리는 머리를 떼고는 아프게 저려오는 다리를 끌고 빵집을 걸어 나왔다. 문을 닫고 얼마 못가 대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최대한 아픔을 티내지 않게 걷느라 힘 준 다리가 더 아프다. 뒤로 느껴지는 시선에 그의 얼굴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왠지 지금 뒤를 돌아보면 후회 할 것 같다. 착한 그라면 속 시원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진 않겠지만. 그가 혹여라도, 미안하지만 이제 자신을 안 찾아올 것 같다고 내심 안심하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 그러면 어떡해. 그건 좀 타격이 클 것 같잖아.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온 그는 방문을 쾅 닫고는 침대 위로 엎어졌다. 불 꺼진 방 안을 킬 생각도 안 들었다. 아프다. 몸이 쑤시자 마음이 약해졌다. 멍하니 누워 있던 그는 불빛이 번쩍이는 제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생일 축하해

생일 축하한다, 너도 이제 늙음

정대현 생일 축하한다.’

예약 문자라 쏘리. 난 성실한 학생이니 공부해야 됨. 생축

 

...생일인데, 골라줘도 좋잖아. 그는 끅끅거리며 새어나오는 울음을 참았다. 용국의 손에 맞은 게 아닌데, 닿은 곳이 아프게 시렸다.

 

=============================================================================================================================================

묵은지의 노련함....이 있나? 음?ㅠㅠ

달달 지향이었는데 초반에 살짝 삐끗해서...ㅋㅋㅋ

잘 표현 되었을지 모르겠네요ㅠㅠ

즐독하세요! 

 

+ 이거 뒤에 완결 부분은 지웁니다. (9.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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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연결해서 보니 더 좋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달달국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녜♥ 빵집으로 영원히가요♥.♥
10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달떡 최거시다ㅠㅠㅠㅠㅠ대현이랑 영재랑 빵형 다 귀여워죽겠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국대 평생 행쇼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아휴 다시봐도 또 좋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달달해쥬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휴 이뻐죽겠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ㄱㄷㅎㅅ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아헐겁나달달해서ㅠㅠㅠㅠㅠㅠㅠ 녹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국대행쇼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어떻게이렇게달달할수가있죠? 자까님사랑합니다우리애들글많이많이써주세요........... 애정합니다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6
흐어ㅠㅠㅠ초반에대현이가상처받고 나갈때는 눈물날뻔했는데 이런 사연이이었네요ㅠㅠ다행히잘풀려서기뻐요ㅠㅠ
10년 전
독자7
귀여워ㅋㅋㅋㅋ어떻게ㅋㅋㅋ둘다너무귀여워요ㅋㅋㅋㅋㅋ달달하기도하고요ㅋㅋㅋ첫날부터 일을 치르줄은 몰랐네요ㅋㅋ아어떻게 잠 다잤다ㅋㅋ
10년 전
독자8
아 헐ㅠㅠ형동생하기싫어요도 좋은데 이것도 되게 좋네여ㅠㅠ헝ㅠㅠㅠ
10년 전
독자9
허류ㅠㅠㅠㅠㅠㅠㅠ돟다ㅠㅠㅠ
10년 전
독자10
으아 뒷 이야기 보고 싶어요 작가님ㅠㅠ 대현이 마음아프고 용국이도 편하지 않을테죠ㅠㅠ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받기가 진짜 힘들지만 댓글들을 보니 잘 된 것 같아서 그냥 마음 놓고 제 상상이나 할래요ㅠㅠ 대현아ㅠㅠ
10년 전
흩날린꽃잎
어이쿠..한달전 글에 댓글도 달아주시구ㅠㅠ감사합니다! 처음부터 달달지향인 글이었으니까..해피엔딩입니다:D 댓글 감사드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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