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 거지같은 이 상황에 내 뱃고동은 소리없는 아우성…, 은 개뿔. 좀 닥치라고 배딱지 새끼야. 괜히 내 출렁이는 뱃살을 내려다보며 레이저를 쏴대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백현이 씩 웃었다. 너 배고프지? 아닌데요 시발놈아. 손에 든 치즈크러스트피자 한 조각을 내 앞에서 붕붕 거리며 비행기를 태워주고 있는 시발놈은 변백현이다. 제발 좀 꺼져주세요. 네? 지네 집 놔두고 굳이 우리 집까지 쳐들어와서 피자를 시켜먹는 꼴이 참 하찮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거다. 미친. 요즘 한창 바쁠 그룹인데도 어떻게 된게 매일 매일 스케쥴이 텅텅비는지 지들이 심심할때마다 우리 집 도어락 비밀번호 맞추기 놀이하고 자빠졌다. 진짜…, 내가 왠만해서 이딴 말 잘 안하는데 시발.
“ …한조각만 줘요. ”
“ 왜? 배 안고프다며. ”
“ 안고프다고는 안했는데. ”
“ 내 말에 대답 안해줬잖아. ”
아, 개짜증. 그냥 내 돈으로 피자 시켜서 먹을까. 약아빠진 표정으로 내 앞에서 맛있게도 먹던 변백현이 점점 썩어문드러가는 내 표정을 보며 킥킥댔다. 재밌냐, 개새끼야? 난 분명히 일찍 자려고 했다. 분명히 그랬다. 분명히 그랬는데 지금 내 손에 들린 피자를 보니 그럴수가 없어졌다. 하…,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손에 안 쥐어줘도 되는데 쥐어주는 걸 어쩌겠어. 그치? 야무지게도 짭짭거리는 내 모습이 현관 거울에 비쳤다. 와, 시발. 그냥 살지 말까?
“ 존나 병신같이 11명끼리 뭉쳐서 너네집 간다고 회의하길래 몰래 빠져나왔어. ”
“ 그래요? ”
“ 응, 나 잘했지. ”
왜 그랬어 개새끼야.
“ 나 잘했잖아. 이렇게 피자도 시켜주고. ”
“ 아, 예 뭐. ”
그냥 피자만 놔두고 꺼져줬으면 좋겠다.
“ 피자 좋아? 맛있어? ”
“ 네. ”
“ 나도 좋겠네? 멋있으니까. ”
별로.
“ 뽀삐야! 문 열어! ”
“ 옆집에 개가 사나보다. 그치? ”
“ 예, 그런가봐요. ”
“ 오빠 왔다니까! ”
어쩐지 왠일로 잠잠하다 싶었더니 몇분 안가서 현관문이 박살나도록 문을 두드리고 있는 목소리가 들렸다. 변백현은 피자에 대한 흥미가 가셨는지 얄쌍하게 뻗은 손가락으로 콜라 뚜껑을 땄다. 개가 말도 할 줄 알고 기특하네.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입 안대고 콜라를 마시던 변백현이 탄산이 목에 걸려 따끔거리는지 눈가를 찌푸렸다. 뽀삐야! 문 좀 열어줘! 여전히 쩝쩝거리는 소리뒤로 들리는 애절한 목소리에 아, 거참 존나 시끄럽네. 개주인은 개새끼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설마 문 열어주게? 현관문 가까이 다가가던 변백현이 문에 귀를 댔다.
“ 미친. 박찬열 개새끼가 떠돌이 개들 다 데리고 왔네. ”
“ 하…. ”
어떡하지, 존나 한숨 나온다. 사랑스럽게 윤기나던 피자도 서글픈 내 운명을 이기진 못 했는지 입맛이 다시 돌지 않았다.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이 난리야. 시간은 거슬러 2주 전으로 흘러갔다.
“ 아, 알았다고. ”
“ 집단속 잘해라. 아무 인간이나 막 문 열어주지 말고. ”
“ 좀 꺼!져! ”
“ Two Year이 오빠한테. ”
“ 집에 올 때 선물 잊지마라. ”
“ 오냐, 돌하르방 열쇠고리 사가마. ”
시발 그냥 집에 들어오지 말던가. 그렇게 우리 집 식충이는 떠났다. 친구들과 MT도 아닌것이 놀러간다고 바리바리 짐을 싸들더니 그대로 내 손에 집열쇠만 안겨준채 집을 나가버렸다. 애초에 엄빠는 집에 계시지도 않았고, 지방에서 상경해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는 우리는 한놈이 떨어져나가면 그 집이 바로 같이 사는 집은 무슨, 나만의 자취방이 된다는 현실. 삐리릭하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잠기는 경쾌한 소리가 났다.
“ 시발! 떠났다! 갔다! 올레! ”
오빠새끼가 내 눈에 띄지 않는 이상 나는 이 집을 마음대로 안치우고 살아도 별 문제없다는 얘기다. 오늘따라 나의 집이 더 이뻐보이네. 소파로 벌러덩 꺼진뒤 방방대며 일상을 즐겼다. …아, 근데 존나 아이스크림 땡기는데? 뭔가 허전한 뱃속을 채우기에는 콜드한 아이스크림이 지존이라고 생각한 나는 서둘러 머리를 묶고 트레이닝복을 점검했다. 그래도 외부공간으로 나가는건데 개병신같이 있으면 되겠음ㅋ? 천원을 챙기고 슬리퍼를 신었다. 이것도 좋네. 항상 뭐 사러가면 오빠병신년이 들러붙어서 돈이 두배로 들었는데. 그냥 인정하자, 나는 오빠가 집에 없는게 좋은거다. 아, 뭐 사먹지? 존나 가슴 설레.
“ 어서오세요. ”
“ 안녕하세요. ”
정말 어서오시라는 듯이 격하게 반겨주는 초보 알바생을 향해 인사를 한뒤, 미련없이 아이스크림 코너로 발을 돌렸다. 오늘은 존나 설레는 날이니까 설레임 먹어야지. 올ㅋ 나 오늘 좀 싱크빅 돋는 듯. 근데 나 천원들고 나왔는데 설레임 가격은…. 존나 시발같네. 오늘 한참 기분 좋았는데 밑으로 곤두박질 쳐지는 느낌이다. 설레임을 집어들다가 뒤에 적혀있는 가격을 보고 미친년처럼 절규했다.
“ 아, 저기 아이스크림 50% 세일하는데…. ”
“ 헐, 진짜요? ”
“ 네. ”
뭐야ㅋ, 그럼 사고도 300원이나 남잖아. 이런 운 좋은 년. 피쓰. 당차게 설레임을 집어들어 계산을 했다. 밀크쉐이크, 밀크쉐이크~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에프엑스 너무 좋아 시발! 쪽쪽 빨아당기며 볼따구가 광대와 붙는 느낌에 한껏 취해 신나는 발걸음으로 집까지 향했다. 아파트 정문을 들어서려는데 시끌벅적한 주변에 호기심을 내비췄다. 뭐야, 누가 이사왔나보네. 그러고보니 어제 내가 사는 옆집에 방이 빈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 와, 떡돌리겠다. 예스! 오빠년이 떠나니까 왜 이렇게 좋은 일만 가득하지? 이따 저녁에 톡으로 한 5년정도 집에 들어오지 말아달라고 해야겠다.
“ 안녕하세요. ”
“ 어, 1203호 학생이네. 잘 지냈어? 오빠는? ”
“ 아, 동남아 여행 떠났어요. ”
물론 제 구라속에서요. 미안, 오빠를 당분간 동남아로 떠났다고 생각하면서 행복하게 살께.
“ 그래? 그럼 집에 혼자 있겠네? 안 무섭겠어? ”
“ 에이, 아주머니 제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혼자 있는거 무서워하겠어요? ”
ㅇㅇ, 너는 존나 무서워 할 것 같음.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은 704호 아주머니의 표정에 떨떠름하게 웃으며 대충 이야기 화제를 넘겼다.
“ 근데 아침부터 무슨 소란이에요? 누구 이사왔어요? ”
“ 아, 1204호 이사왔다던데 그러고보니까 학생 바로 옆집이네. ”
“ 그러네요. ”
“ 근데 난 좀 깨름칙한게, 무슨 대형소속사 아이돌이라던데…. ”
“ 예? 아이돌이요?! ”
“ 어우,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
아, 죄송해요. 에프엑스 입덕한지 얼마 안되서 그래요. 이해 좀 해주세요.
“ 하여튼, 나는 좀 그래. 대형소속사면 인기도 많을거고 그럼 집앞에 찾아오는 학생들도 많을 거 아니야. ”
“ 혹시 여자아이돌이래요? 그룹 이름이 에프엑스라고 하지는 않던가요? ”
“ 내가 듣기로는 남자라던데. 정 궁금하면 저기 이삿짐 센터 아저씨한테 여쭤 봐. ”
“ 에이, 뭘. 그렇게까지 궁금하진 않아요. 조금 있으면 알게되겠죠. 저 먼저 들어가볼게요. ”
“ 응, 그래. 잘때 문 단속 잘 하고 자. 혹시 모르니까. ”
넹. 704호 아주머니의 걱정을 뒤로하고 아파트 정문을 들어섰다. 내 옆집에 아이돌이라니. 뭔가 마음이 살랑살랑 바람처럼 흔들린다. 아쉽네, 에프엑스였으면 존나 좋았을텐데. 아주머니와 수다떨고 보니 반쯤 남은 설레임을 주물럭 거렸다. 역시 설레임은 밀크맛이 최고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벽면에 붙어있는 거울을 보다가 머리를 다시 묶었다. 이런 그지꼴로 살아도 아무 지랄 안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너무 좋다. 오빠없는 2달동안 행복을 만끽하며 살아야겠다.
“ 그거 여기 놓아야 된다니까! ”
“ 무슨 소리야, 그걸 왜 거기다 놔. 여기 놓아주세요. ”
“ 이 미친놈들. 그냥 다른방에 집어쳐넣어. ”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들리는 건장한 남자들의 목소리에 잔뜩 쫄아 어깨가 후드드하고 떨렸다. 아이돌이라더니 역시 사람은 사람인가보다. 활짝 열어둔 현관문을 조심히 닫으며 조용히 넘어가려는데 아, 더워 죽겠는데 왜 갑자기 문 닫히고 지랄이야. 야 오세훈 너 또 바람지랄했냐? 아, 왜 그래요. 바람지랄 아니라니까. 라며 내가 채 우리 집으로 넘어가지도 못 했는데 문이 활짝 열렸다.
“ 야, 문뒤에 뭐 걸리는…. ”
“ …콜록. ”
시발, 그래. 난 끼였다. 현관문과 벽사이에.
어휴, 시발. 그때 박력있게 문을 쾅닫고 존나 우사인 볼트처럼 빠른 손길로 도어락 비밀번호 풀고 집에 기어들어가면 되는 거였는데. 문과 벽에 낀 그날 이후로 우리 에프엑스 러블리들의 기획사 신인이라던 이그존지 이엑스온지 모를 아이돌은 하루종일 집에서 뭘 하는지 숙소에 들어오는 시간만 되면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좀 친해져서 에프엑스 한 번만 보게 해달라고 할까. 근데 그러기에는 내 존심이 허락하지 않음ㅋ. 뭐, 딱히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근데 존나 지금은 누가봐도 쟤네 존나 친한 파이어에그 사이인가 보네. 라며 칭찬할 정도로 친밀해졌다. 물론 나 빼고 12명의 생각임. 그리고 나는 지금
“ 뽀삐야, 여기 피자 맛있다. ”
“ 또 먹고 싶으면 오빠 불러. 그때는 이 떨거지들 다 버리고 오빠 혼자 올게. ”
“ 시발, 피자 먹다 뭔 지랄이야. ”
“ 병신들아 이거 내가 산건데. ”
“ 오빠는 이깟 피자보다 네가 더 맛있을 것 같…. ”
“ 작작해라, 미친놈아. ”
존나 병신같이 구는 12명과 함께 피자 섭취에 열을 내고 있다.
데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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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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