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보니 흰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너가 생각난다.
뜬금없이 너에게 전활걸어 집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귀찮다며 나오기 싫다길래 그럼 이제 너랑 안놀아 줄거란 협박아닌 협박을 하니 그제서야 나오는 너다.
너는 나를 좋아한다 친구로서. 나도 너를 좋아한다 여자로서.
소꿉친구인 너에게 언제부터 이런 감정을 느꼈는지 나도 잘모르겠다. 확실한건,
포기가 안된다.
외롭다며 쓸쓸하다며 나에게 짜증낼 땐 언제고 들어오는 고백은 뻥뻥 차버린다.
막상 사귀면 귀찮다나 뭐라나.
저기서 모자를 푹 눌러쓰고 오고있는 네가 보인다. 언제봐도 예뻐 너는
평소같았으면 아무렇지않게 장난을 걸었을테지만 너에게 내마음을 고백하겠단 마음을 먹고 나온 오늘은 좀 다르다.
내 앞에 선 너. 평소와 달리 진지한 내 모습을 보고 덩달아 너도 어색했는지 멋쩍게 웃는다.
"김여주, 좋아해"
그냥 질러버렸다. 나왔냐는 인사도 없이 좋아한다고 말해버렸다.
역시 많이 당황한 너의 표정을 보고 긴장하며 너를 쳐다본다. 긴 정적끝에,
"미안해 민규야."
하고 다시 돌아서 가버린다.
잃어버렸다. 친구라는 핑계로 지내오던 너를. 눈도 그쳐버린다.
이제 친구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같이 얘기 할 수도 없고 너의 짜증조차도 들을 수 없다.
그냥 참을걸 그랬다. 이제까지 숨겼던 것 만큼 더 숨길걸 그랬다.
그렇게 또 그만큼 숨기고, 그러다보면 내 감정도 누그러져 평생 같이 지낼 수 있었을 텐데.
지낼 수...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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