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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上 

W. 베시 

 

 

 

 

 

 

쉬는시간 내내 뒷통수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여러번 어깨가 움찔거렸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시선의 근원지인 교실 뒷문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물론 더럽게 눈치없는 민윤기때문에 그 노력은 다 물거품이 돼버렸지만. 

 

 

"야, 저거 김태형 아니야? 너보러 온거 같은데?" 

"야이..씨..." 

"뭐임마. 형제들끼리 사이 좋으셔서 보기좋으네? 저저 여기로 온다." 

 

 

우애좋은 형제님들이 얘기하시는데 나는 비켜드려야지? 끌어다 앉은 의자를 원래 자리에 갖다놓지도 않고 엉덩이만 떼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멀어지는 꼴이 그렇게도 짜증날 수가 없었다. 만약 교실에 다른 애들만 없었다면 민윤기의 얼굴을 신명나게 쳤으리라 생각했다. 곧 조심스레 어깨를 두드리는 타인의 손때문에 생각이란 것 자체가 멈춰버렸지만. 

 

어.. 언제왔어? 마치 처음부터 김태형이 왔었다는 사실을 몰랐었던 것 마냥 연기하는 표정이 내가 생각해도 어색하다 못해 눈뜨고는 못봐줄 지경이었다. 정말 망했다 싶어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 모르는 척 하는건지 정말 모르는건지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쳐다보며 얘기를 꺼내는 김태형에 당황하는 건 내 몫이었다. 

 

 

[방탄소년단/뷔민] 시나브로 上 | 인스티즈 

"그냥.. 끝나고 같이 가자고." 

"아... 어떡하지? 나 끝나고 민윤기 집 가려고 했는데." 

 

 

뭐? 너 오늘 우리집 오려고? 나야 심심했는데 좋고- 턱끝까지 차오르는 욕을 참으며 슬쩍 김태형을 살펴봤다. 표정은 여전히 미소로 일관했다. 이래서 불편했다. 어느정도 기분이 나빴다 싶거나 누가봐도 싫으걸 티내는 일에는 본인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화를 내거나 알아서 한 발자국 떨어지면 될것을 자꾸만 저 작은 미소로 대부분의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게. 이제는 싫다 못해 진저리까지 난다. 

 

그래, 나도 김태형이 잘못한거 없다는 것 정도는 알아. 하지만 싫어하는것보다 더 어려운 감정이 불편하다는 감정인데, 그걸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잖아. 뭐가 그리 애가 타는지 자꾸만 바닥에서 뗐다 붙였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김태형의 발만 쳐다보다 이내 가보라며 매정하게 고개를 돌렸다. 돌아가는 뒷모습에서 축쳐진 강아지 꼬리를 본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러모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쟤는 왜 찾아왔대?" 

 

 

일은 다 쳐놓고 김태형이 돌아가자 슬금슬금 나타나는 민윤기를 째려주곤 바로 다음시간 교과서를 꺼내들었다. 

 

 

"쟤 거의 매일 쉬는시간마다 오는거 알고는 있냐? 층도 다른 놈이 귀찮지도 않나봐. 형제애가 존나 애틋해." 

 

 

진심으로 감탄을 자아내며 말하는 민윤기에 속이 타는건 나였다. 나도 저런 김태형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그저 혼자 답답하게 속앓이밖에 할 수 없었다. 벌써부터 공부할 맛이 떨어지는 하루였다. 

 

 

*** 

 

 

근데 왜 갑자기 우리집에 온다 지랄이야? 답답한 교복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가방을 매는 민윤기를 따라 꽉 조이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답답해서. 내말을 못들은 건지 빨리 가자며 교실을 나서는 놈이었다. 답답, 답답하다. 그래, 답답한거지 이건. 느슨해진 넥타이를 어떡할까 고민하다 그냥 벗지않고 목에 걸어둔 채로 나뒀다. 

 

야, 같이가! 어깨끈이 내려간 가방을 고쳐매며 먼저 나가버린 민윤기를 부르며 뒷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앞에 서있는 김태형때문에 놀라 뒷걸음질 쳤지만. 

 

 

"괜찮아?" 

"아.. 어... 근데 여기 왜 왔어?" 

"아니, 별 뜻은 없고 그냥 가는거나 보려고.." 

"....내가 가는걸." 

 

 

네가 왜 봐? 누가봐도 가시가 잔뜩 돋아난 말에 놀란건 오히려 나였다. 요사이에 이렇게 예민해지다니.. 꽤나 당황한 듯 보이는 김태형을 어찌할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지나쳐 학교를 나갔다. 멍청하게 먼저 가고있던 민윤기까지 지나쳐버렸지만. 

 

야! 어디가! 뒤에서 불러대는 목소리는 이미 뒷전이었다. 그저 한시라도 빨리 숨통이 트이고 싶었다. 어디든, 김태형이 없는 곳이라면 어디든 편하겠지. 사람이 많든, 적든. 오로지 그생각만으로 뛰었다. 가다보면 길이 나오겠지. 편해지는 길이. 근데, 왜 가도가도 길은 끝이 없는걸까? 

 

 

*** 

 

 

[방탄소년단/뷔민] 시나브로 上 | 인스티즈 

"너 어제 뭐냐? 지가 오겠다고 해놓고 갑자기 혼자 가버리지 않나." 

 

 

미안미안, 급한 일이 있는걸 까먹어서 그래버렸네. 학교에 오자마자 어제 일을 들먹이며 불평하는 민윤기를 대충 달래었다. 특별히 봐줄테니 매점이나 쏘라고 하는 말에 그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손목에 찬 시계가 마음에 들지않아 그대로 벗어 가방에 넣어버렸다. 

 

사실 어제 그대로 혼자 꽤나 멀리까지 나와버린 후 집으로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수차례 고민했었다. 결국에는 밖에서 밤을 지샐 수는 없기에 최대한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집까지 향했다. 지금 들어가면 당연히 김태형이 있겠지. 그럼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일단 아까 일은 미안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요즘들어 왜그러냐고 따지기부터 해야 할까. 머릿속을 맴돌던 복잡한 고민들은 막상 집에 들어가자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며 은근히 이 상황을 도피하듯 빠르게 방으로 들어가는 김태형의 행동에 쉽게 사라졌다. 어쩌면 김태형이 이 넓은 거실에 홀로 계속 머물렀던 이유는 내가 무사히 집까지 오기를 기다렸을 행동이었을지도 몰랐지만 나는 애써 부정하고 무시했다.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하니까. 

 

뭔 생각을 그렇게 해? 어제 일의 회상에 멍때리던 찰나 바로앞까지 얼굴을 내밀며 말을 거는 민윤기의 행동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안그래도 요즘 자주 멍때리고 하는데 여기서 더 심해지면 정말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줄까싶어 괜히 김태형을 원망했다. 

 

 

"이따 점심먹고 애들이랑 축구나 하자. 정호석이 팀먹고 뛰자더라." 

 

 

그새끼랑 하면 당연히 이겨서 우리야 좋잖아. 개구지게 웃는 얼굴을 보니 수많은 감정이 겹쳤다. 지금 이렇게 나를 친구로서 살갑게 대해주는 네가, 친구들이, 너희 모두가, 내 과거를 알면 과연 나를 어떤 눈으로 봐줄까. 어찌보면 별것도 아닌 것임에도 가십거리가 생기면 헐뜯기 바쁜게 인간 순수의 본성이기도 한것에 손끝이 떨렸다. 그리고 입을 뗐다. 

 

 

[방탄소년단/뷔민] 시나브로 上 | 인스티즈 

"그래." 

 

 

누구에게도 들키고싶지 않으니까. 

 

 

*** 

 

 

야! 7반에 난리났대! 나른한 아침시간 갑자기 교실로 뛰어와 뉴스속보라도 알리는 듯 다급하게 말을 꺼내는 놈에 폰을 만지거나 책을 보던 반아이들의 눈이 일제히 그쪽으로 돌아갔다. 물론 나도. 왜냐하면 거기는, 

 

 

"지금 막 싸움나가지고 한 명이 완전 쥐어터지고 있더라!" 

 

 

김태형네 반이니까. 

 

영 발걸음이 땡기지는 않았지만 궁금하다고 빨리 가보자며 어깨를 잡아끄는 민윤기의 행동에 엉거주춤한 자세로 계단을 올랐다. 교실쪽으로 가니 상황이 많이 심각했는 듯 꽤나 많은 학생들이 모여있었고 싸움을 제지하려 도착한 선생님이 세 분이나 계셨다. 그래, 별일이야 있겠어. 남고에서 싸움은 흔한 일이니까. 혼자 고개를 주억거리며 머릿속으로는 싸움을 하는 놈들 주위로 모인 학생들 사이에 그 모습을 구경하는 김태형이 있을거라는 그림을 그려냈다. 하지만 이내 난장판이 된 교실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선생님 손에 이끌려 나오는 김태형을 볼 수 있었다. 얼굴이고 옷이고 손까지 피투성이가 된 모습은 절로 눈이 찌푸려지게 했다. 그리고 그런 나와 눈이 마주친 김태형은 먼저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해버렸다. 

 

 

"자, 다들 돌아가! 뭔 구경났다고 이리로 모여? 빨리 교실로 돌아가서 공부나 해!" 

 

 

상황이 대충 정리되자 학생들을 모두 밀어내는 선생님의 말씀에도 모두 발걸음은 요지부동 제자리였다. 이제서야 부축을 받고 나오는 또 한 놈을 보려 그런거였을 거다. 

 

 

"보아하니 얻어터진건 쟤네." 

 

 

김태형 존나 대단해. 이상황에 또 감탄을 연발하며 좋은 동생 뒀다며 어깨를 두드리는 손의 무게가 무겁다. 그래, 좋은 동생. 쌍둥이 동생. 이란성 쌍둥이. 걔는 내 동생이지. 어색하게 웃으며 대충 고개를 주억거렸다. 멍청하게도 크게 다친쪽이 김태형이 아니란 사실에 안도해버렸다. 왜 그랬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진짜 애하나 떡으로 만들어놨네. 바닥으로 내리깐 시선을 들어 한 번 더 선생님의 부축을 받고 나오는 놈의 모습을 마주했다. 물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모습에 놀라 흠칫해버렸지만. 

 

 

"씨발." 

"뭐? 쟤 지금 우리보고 욕했냐?" 

 

 

발끈하며 대답을 요구하는 민윤기의 질문에 그저 몸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정확히는 '우리'가 아니라 '나'한테 하는 말인게 너무도 뻔했으니까. 

 

 

"야." 

 

 

생각해보면 이건 너무 허술했어. 누구나 조금만 의심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사실이잖아. 나도 솔직히 듣고는 어이가 없었는데, 남들을 오죽하겠어? 하긴, 그러니까 누구한테도 들키고싶지 않았던거지. 

 

 

"박지민." 

 

 

내가 김태형과, 친형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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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마이갓..이게ㅠㅠㅠㅠㅠㅠ과거가뭐길래ㅠㅠㅠ태형이의 이중성인가여..ㅠ
8년 전
글쓴이
태형이가 제남자라는거같아요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년 전
독자3
최고네요..체고...ㅠㅠㅠㅠㅠㅠ다음ㅎ화가있었으면ㄴ좋게
따..ㅠㅠ

8년 전
글쓴이
아무래도 중,하 이렇게 더있을거 같아요!
8년 전
독자8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써주셔서감사합니다ㅏ..(사랑)
8년 전
독자4
와 완전 집중해사 봤어요 진짜 최고!!!! 중하편 완전 기대되고 태형이 싸운거에 지민이도 연관 되있는거겠져ㅛ?!?!?! 아진짜 너무재미따 허루어무ㅏ어ㅟ휴ㅠㅠㅠㅠㅠㅠㅠㅠ잘보고가ㅣㅂ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글쓴이
감사해요ㅜㅜ원래 독방에 단편으로 올렸다가 내용을 더 늘려서 쪄온거라 망했다생각했었는데퓨ㅜ(꾸벅)
8년 전
독자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짤은 머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절대절대ㅔ 안ㅁ망했는걸요 완저ㄴ재ㅔ미썻요 아니 ㅈ제가 오타가 왜이ㅏ렇케 심하죠 컴퓨터를 오랜만에 해서...아무튼 진짜 잘봐씁니다 중ㄹ하도 기대하꼐요
8년 전
글쓴이
(내용 없이 첨부한 댓글)
8년 전
독자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정말 반하겠네요 자까님에게.
8년 전
독자7
야야야야아이이!! 나 독방에서 왔오요!!!진짜 나 쓰니 엄청기다렸던거 알아요?? ㅜㅜㅜㅜ흐헝 진짜 글 너무 좋다ㅜㅜ 내스타일야 쓰니 고마워요!!ㅎㅎㅎㅎ 지민이바보야ㅜㅜㅜㅜ
8년 전
글쓴이
(부끄)
8년 전
독자9
방금독방에서왔어요ㅠㅠㅠㅠㅠ흐규ㅠㅠㅠㅠㅠ취저탕탕당했자나여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할게여!♡♡♡♡
8년 전
베시
(부끄)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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