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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시 전체글ll조회 830l 2
시나브로 中 

W. 베시 

 

 

 

 

 

 

나랑 김태형은 어찌보면 당연스럽게도 친형제가 아니었다. 난 입양아였으니까. 적당히 사회적 환심을 사기위해 입양을 했던 나는 그속에서 흔한 애정조차 쉽사리 받지 못하고 자랐다. 그런 내게 김태형은 이 숨막히는 공간속에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 

 

나와 달리 곱게 자라 상처하나 없이 말끔한 얼굴은 마치 동화에서나 보던 왕자님과 비슷해서 나도 모르게 그아이와 나 사이에 작은 벽을 만들었었다. 너도, 말은 안 하지만 나를 귀찮게 여기겠지. 떡하니 자기가 지키고 있는 자리에 어느날 갑자기 듣도보도 못한 내가 굴러들어왔으니. 그렇게 친절하게도 내쪽에서 먼저 쌓았던 벽을 김태형은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내어 두드렸다. 어찌보면 김태형 덕분에 내가 이곳에서 생활하는게 한 층 더 편안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그렇게 쌍둥이 아닌 쌍둥이 행세를 하는것이 익숙해질때즈음 김태형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부엌에 물을 마시러 나왔다가 식탁에 올려진 김태형 지갑을 보고 나도 모르게 궁금증이 도졌다. 어째 요즘따라 지갑을 애지중지 하는게 혹 숨기는거라도 있는건가 싶어 잘하면 약점 하나 잡겠는데, 하는 장난스런 생각에 물을 마시던 컵을 내려놓고 지갑에 손을 가져다댔다. 

 

 

"어..." 

"여기서 뭐해?" 

 

 

타이밍이란게 이런걸까. 때마침 부엌으로 들어서는 김태형의 모습에 지갑의 사진을 보여주며 실없이 웃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난 거의 아무생각이 없었다. 

 

 

"야, 네 지갑에 왜 내 증명사진이 있냐? 남자새끼가 징그럽게." 

"...." 

"뭐, 부적이라도 되는거야?" 

"줘." 

 

 

응? 평소처럼 내 장단에 맞춰 웃으며 받아칠 줄 알았던 예상과는 다르게 굳은 표정으로 지갑을 뺏들고 자기방으로 들어가는 김태형의 모습에 나는 적잖게 당황했다. 저새끼 얼굴이 왜저래 빨게.. 워낙 예전부터 남들과는 사고방식이 달랐던 놈이니 이번에 늦은 사춘기가 온건가싶어 그러려니 하고 내려놓았던 물컵을 다시금 들어 입으로 가져다댔다. 그럼에도 찝찝함은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이 일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기억에서 사라져갈때 즈음 김태형의 의심스런 행동이 하나씩 시작되었다. 

 

 

"이게 뭐야?" 

"시계." 

"아니.. 그니까 무슨 생일도 아닌데 시계를 줘? 그리고 이거 비싼거 아니야..? 나 시계 많아 임마." 

 

 

별 시덥지않게 갑자기 비싼 시계를 선물해오는 녀석의 행동이 뭔가 이상하기도 하고 부담스러운 마음도 강해서 손사레를 치며 거절했다. 사실 이때 김태형이 내게 선물을 해줬다는 이유보단 비싼시계를 선물해줬다는 이유때문에 딱히 그렇게 기분이 좋지는 않았었다. 아무리 몇 년을 한 집에서 친형제처럼 부대껴 살았다고 해도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금새 우리 둘의 위치는 엄연히 다르단 걸 실감하게 됐으니까. 그건 안 그래도 초라한 나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기에 얼마 있지도 않은 자존심이 모조리 밟히는 기분이 들게 했다. 

 

그런 기분을 벗어나고자 끝까지 받기를 거절하는 내손에 굳이 시계상자를 쥐어주며 방으로 넣어버리는 행동에 그저 눈만 깜빡였다. 앞으로 매일 차고다녀. 이때까지 진지한 표정만 짓던 놈이 그제야 개구지게 웃으며 방문을 닫자 뭔지 모를 기분에 숨을 들이켰다. 그렇게만 몇 분을 멍하니 서있다 정신을 차려 열어본 시계상자는 여전히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이거.." 

 

 

김태형도 차고 있던건데.. 갑자기 드는 이상한 기분에 입술을 뒤틀었다. 설마.. 내가 너무 멀리까지 갔네. 혼자 고개를 주억거리며 판단해버리는 나였다. 

 

그렇게 선물을 주거나 은근히 옆에서 붙어다니는 행동에 슬슬 익숙함과 짜증이 공존할때 즈음 그나마 평탄하게 이어지던 내 생활에 폭탄이 터져버렸다. 바로 오늘. 

 

 

*** 

 

 

박지민? 쟤 왜 너보고 박지민이래? 이름도 모르는 돌대가리 새끼 아니야?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리는 민윤기의 말에 나는 웃을 수 없었다. 마치 내 밑바닥에 깔린 치부를 모두 보인것 같은 기분이었으니까. 

 

 

"야이 씨발아, 김태형이 너보고 박지민이래. 너 왜 박지민이냐? 어?" 

 

 

대답해봐 이 새끼야. 상처가 잔뜩나 누군지도 잘 모르겠는 놈의 욕설을 듣고있자니 옆에서 부축해주시던 선생님께서 나서서 놈을 꾸짖으셨다. 싸움이나 한 놈이 어디서 큰소리야. 보건실 갔다가 바로 교무실로 갈거야 너는. 우리를 지나치며 빨리 교실로 돌아가라는 선생님의 말씀 뒤로 박지민이라는 말이 복도를 가득 울렸다. 몇몇은 구경이 끝났다며 자기 교실로 돌아갔고 또 몇몇은 힐끔거리며 나를 쳐다보기 바빴다. 숨이 막혔다. 도저히 발을 뗄 수 없었고 여기서 도망치면 어떤 소문이 나를 괴롭힐까 두려웠다. 

 

슬슬 어깨까지 덜덜 떨려오는 찰나 어깨위로 느껴지는 손의 감촉에 시선의 무개에 짓눌려 바닥을 향하던 고개를 조심스레 들어 그 원인을 확인했다. 

 

 

[방탄소년단/뷔민] 시나브로 中 | 인스티즈 

"야, 구경도 끝났는데 교실로 가자." 

 

 

한참이나 멍하게 민윤기를 쳐다보다 안도감의 한숨을 내쉬었다. 응, 빨리 가자. 

 

점심시간이 다 되도록 미동도 없이 누워만 있는 내 옆으로 의자를 끌어다 앉은 민윤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야, 아까일 때문에 그래? 김태형 별로 안 혼날거야. 보니까 그새끼가 잘못했던데. 내 기분을 풀어주려 대충 애들에게서 들어온 이야기를 나열하는 민윤기에 되려 맘이 더 불편했다. 왜 그거는 묻지 않는걸까.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것임에도 묻지 않는거를 보면 정말 궁금하지 않거나 아니면 이미.. 

 

절로 나오는 한숨에 어깨가 움찔거렸다. 어쩌면 무언의 배려심이 사람의 마음을 더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단 걸 오늘에야 느꼈다. 

 

 

"....야." 

 

 

난 아까 그새끼가 한 말 신경 안 쓰거든? 다른애들도 그렇고. 근데 지금 너혼자 신경써서 이러는거잖아. 그게 보기에 훨씬 더 이상하니까 그냥 평소처럼 행동해. 그말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너 이러는거 존나 안 어울리거든? 그리고 내가 뭐 좀 들어온게 있는데, 김태형이랑 관련된거거든." 

"..김태형이랑...?" 

"어, 걔네 둘이 왜그렇게 싸웠는지 알아보니까 그 또라이새끼가 잘못한거 맞더라고." 

 

 

민윤기의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무거워지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가슴께로 손을 가져다댔다. 

 

 

*** 

 

 

집앞에 도착하고 나서도 한참을 들어가기 꺼려하다 겨우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역시나 집안에는 얼굴 여기저기 반창고를 붙이고있는 김태형이 있었다. 난 그런 김태형을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방으로 향했다. 이건 철저한 무시였다. 김태형과 나를 동시에 부정해버리는 행동. 

 

 

"박지민."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 박지민. 지금 김태형의 입에서 나온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너는 왜 갑자기 그 이름을 끄집어내며 나를 그렇게 부르는 걸까. 불안전한 내 시선과는 다르게 정말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듯한 고요한 김태형의 눈동자에 나는 더욱이 김태형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사실 어쩌면 김태형이 왜 나를 그렇게 불렀는지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는 있었지만 부정하고싶었는지도 몰랐다. 김태형 네가, 

 

 

[방탄소년단/뷔민] 시나브로 中 | 인스티즈 

"좋아해." 

 

 

나를 좋아한단 사실을. 

 

 

*** 

 

 

야, 2반에 그, 김지민? 떡같이 생긴애 있잖아. 작은 소음들이 들리는 공간, 음악도 흐르지 않는 이어폰을 낀채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하던 태형은 뒤쪽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이름에 번뜩, 눈이 뜨였다. 아, 걔 알아. 민윤기네 무리잖아. 뭐? 그 또라이랑 친하면 걔도 딱히 정상은 아니겠네. 윤기를 또라이라 칭하는 말에 작게 고개를 주억거린 태형은 이어지는 내용을 들으려 한쪽 이어폰을 빼내었다. 

 

 

"근데 갑자기 걔는 왜?" 

"뭐, 그냥 좀 귀엽다고." 

 

 

킥킥거리며 말하는 꼴이 딱히 칭찬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아 태형은 심기가 불편했다. 거기다 별 같잖은 놈 둘이서 지민을 가지고 얘깃거리를 피우니 그거또한 그닥 맘에 드는 일은 아니었다. 

 

이젠 뭐 딱히 지민이 얘기도 들려오지않고 조용한 걸 보니 그 얘기는 다 끝나구나싶어 태형은 다시금 이어폰을 끼우려 팔을 뒤적거렸다. 

 

 

"근데 걔 존나." 

 

 

울리면 재밌을거같지 않냐? 느릿하게 움직이던 태형의 행동이 일순간 멈췄다. 

 

 

"그건 또 뭐야. 때리고싶냐? 병신." 

"아니 그거말고 새끼야." 

 

 

그럼 뭐. 무심하게 받아치는 친구의 말에 히죽히죽 웃던 놈의 입이 열렸다. 밑에 깔면 어떻겠냐고. 

 

쾅- 

 

작은 소음과 역겨운 대화가 낭자하던 교실이 순식간에 정적으로 가득찼다. 그 중심엔 책상을 박차고 일어난 태형이 있었다. 와, 놀래라.. 저새끼 뭐야? 태형의 넓은 등판을 보며 다들 한 마디씩 던지고 했다. 그리고 순식간이었다. 태형이 뒤돌아 당황한듯 보이는 놈의 와이셔츠 카라를 잡아다가 바닥에 내던진 건. 작은소음을 지나 정적이 가득찼던 교실은 이제는 웅성거림으로 또 색다르게 번져갔다. 누구하다 녀석의 위에 올라타 주먹질을 해대는 태형을 말릴 생각은 하지 않는듯 보였다. 

 

아! 미친새끼야!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빠져나오려는 꼴이 꼭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의 마지막 발악처럼 보였다. 

 

 

"야이 씨발아, 가족 건드려서 좆같냐?" 

 

 

난 너랑 김지민 둘다 좆같아 씨발. 그대로 태형의 얼굴에 침을 뱉어대는 행위에 또 한 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이새끼 침뱉었다고 굳는거 봐, 존나 웃기네. 그렇게 맞고도 입만 살아서 키득거리는 얼굴을 다시 한 번 내려친 태형이 중얼거렸다. 박지민.. 박지민이야. 박지민이라고 개새끼야. 그 후로는 거의 정신나간 사람같이 발길질까지 해대는 태형의 행동에 심각성을 느낀 몇몇이 구경을 관두고 선생님을 불러오면서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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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역시최고입니닾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8년 전
베시
(내용 없이 첨부한 댓글)
8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왠지모를설렘을느꼈다..
8년 전
독자3
오...마이...갓....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결국 고백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글 몰입도랑 흡입력이 장난 아녜요...ㅠㅠㅠㅠㅠ이번엔 1등 못했네여ㅠㅠㅠㅠ
8년 전
베시
(기분좋음)
8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8년 전
베시
GIF
(하트)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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