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수야, 학교 갈 시간이야! 얼른 일어나!"
쉴새없이 반복되는 일어나라는 말에 귀찮다는 표정을 지은 명수는 결국 이불을 치우고 일어났다.
"자꾸 그렇게 깨울거야? 아직 학교 등교 시간 2시간이나 남았어."
"그래도 미리 준비하면 나중에 편하잖아."
"이제 그만해도 돼. 니가 이러면 이럴수록 내가 더 미안해져. 죄책감 때문에 널 볼 수도 없다고."
"그런 소리 마. 그건 내가 원해서 그랬던 거니까. 난 절대 안 떠나. 나 없음 어떻게 살려고? 내가 불안해서 안돼."
항상 자신의 옆에서 떠돌던 여학생의 영혼이 명수를 일으켜 세우며 화장실로 떠밀었다.
고맙지만 그녀의 눈이 명수의 눈과 맞닿을 때마다 명수는 그 날 생각에 미안해지기만 했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 소정에게 너무 미안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영혼을 볼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년 전,
멍하니 길을 걷던 명수를 발견한 소정은 계속해서 명수를 불렀다.
아무리 불러도 뒤를 돌아보지 않자 소정은 달리기 시작했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명수가 너무 위태로워 보였다.
아직 초록불로 바뀌지도 않았는데 한 걸음을 내딛는 명수였다.
"명수야, 김명수! 멈춰! 당장 멈추라니까?!"
아무리 불러도 한 걸음씩을 내딛는 명수였다.
소정은 있는 힘을 다해 명수에게 달려갔다.
순간, 소정은 커다란 덤프트럭이 명수에게 돌진하는 것을 보았다.
"위험해!!"
가까스로 명수를 잡아챈 소정은 명수를 밀어버렸다.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뒤돌아보는 명수와 마주보았다.
"명수야, 안녕."
그 말을 끝으로 소정은 눈을 뜰 수 없었다.
- 현재
"어머니, 일어나실 시간이에요. 아버지랑 문수 깨워주셔야죠."
"명수야, 벌써 일어났니? 아이구 내 새끼. 어쩜 이렇게 부지런할까? 우리 명수 최고!"
해맑게 웃으시며 엉덩이를 토닥여주는 어머니를 보니 저절로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잘 갔다 오렴 우리 아들! 엄마가 오늘 맛있는 거 해줄게."
환하게 웃으며 배웅해주시는 어머니를 뒤로 하며 명수는 소정을 찾았다.
대문 앞에 있는 소정을 본 명수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하며 말했다.
"소정아, 너 또 이러고 있냐."
"응. 너 학교 갈 시간이잖아."
"너는 못 이기겠다. 그럼 나 갔다 올때까지 우리 가족 좀 잘 지켜줘."
"걱정 붙들어 매셔. 이래봬도 한 파워 하신다고!"
"걱정 한 적 없어. 항상 고맙고 미안하다."
"아 맞다. 명수야, 너 오늘 니 인생을 바꿔줄 사람과 만날지도 몰라."
"무슨 소리야 그게."
"뭔가 그런 기분이 들어. 너 오늘 운명적 만남을 할지도 몰라."
"그런 게 있긴 하냐. 나 갔다 올게. 한 번 더 부탁하자. 우리 가족 니가 지켜줘."
잘 갔다 오라는 소정을 뒤로하고 명수는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명수가 살고 있는 곳은 소향산. 안개 속에 가려져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산이다.
귀신이 많이 출몰한다는 산이기도 하여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곳이었다.
그 곳에 살고 있는 명수네 가족들은 소정 덕분에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말이다.
평소에 명수가 겪을 일들에 관해서는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았던 소정이 운명적 만남을 할거라고 말했다.
운명적 만남이라는 걸 믿지는 않지만 소정이 말해주었기에 가슴이 두근대는 것 같기도 했다.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드디어 산중턱에 다다랐다.
걸어가며 기지개를 쭉 켜던 명수는 잠시 멈춰서서 준비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가 볼까."
명수의 주위에서 바람이 일었다.
슝- 하는 소리와 함께 명수는 순식간에 걸어가면 1시간 거리인 학교에 도착했다.
명수는 빛과 같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물론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빠른 스피드도 능력이지만 명수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그것이 명수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암호닉 신청해주셨던 분들!! 제가 다 기억하고 있어요!!
돌아와 주세요 ㅠㅠ 다시 돌아와 돌아와 돌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