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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ta. 신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백현은 늘 작았다. 덩치는 물론, 둥글대는 머리통도 작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또래의 체구에서 더욱 벗어났다. 그리고 백현은 검은 손길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었다.

창문과 가까운 분단, 맨 마지막 자리. 책상과 의자가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자리엔 매번 다른 위험이 도사린다. 예를 들자면 압정을 의자 위에 놔두거나, 내장이 튀어나

온 바퀴벌레를 놔두는 것들. 심할 땐 눈알이 하나 빠진 쥐가 자리 잡은 적도 있었다.

이것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사람은 없었다. 교권보다 학생의 인권이 중요시 여겨지는 이 사회에서 누가 먼저 손을 뻗을 수가 있겠는가.

오늘도 느즈막히 교복을 입고, 밥을 챙기는 백현에게 재촉하는 사람은 없었다. 학교를 향하는 발걸음이 예상 밖으로 무겁지 않았다. 백현은 짧게 실소했다.

학교는 굉장히 소란스러웠다. 백현이 늦게 들어간 탓도 있었지만 쉬는 시간임을 알리듯 소음이 난무했고, 오늘도 역시 백현의 자리는 비어있지 않았다.

비닐 안에서 덩어리가 진 액체는 굉장히 찝찝하고, 역했다. 미끈대는 비닐을 두 손가락으로 집어 휴지통으로 향했다. 야유 섞인 욕설, 대부분 저급한 욕설 뿐이었다.

“안녕, 백현아?”

박찬열이었다. 끈덕지게 따라붙는 눈길이 조금 수치스러웠다. 잔뜩 발가벗겨진 기분에 서둘러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박찬열은 여전히 나에게 시선을 뒀다.

“백, 내가 부르면 눈은 마주 쳐야지.”

그르렁 대는 낮은 목소리가 허공에 퍼졌다. 그리고 백현은 한 번 고개를 들었을 뿐, 딱히 대거리 하진 않았다. 묵묵히 가방에서 문제집과 필통을 꺼내, 책상 위로 폈다.

백현의 둥그런 머리통 위로 짧은 웃음이 터졌다. 지독히도 낮은 음성이 손에 힘을 주게 만들었다. 백현의 샤프심이 짧은 소리와 함께 부러졌고, 백현은 샤프를 내려두었다.

“할 얘기 있어? 대단한 거 아니면 꺼져, 시간 아깝게 만들지 말고.”

“오늘은 쑤실 곳이 없어서 춥다.”

해맑게 웃는 모습에 백현은 속이 뒤틀렸다. 상스러운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뱉는 모습이 영악하다고 생각했다. 백현은 자연스레 인상을 구기며 다시 문제집으로 고개를 박았

다. 숫자들이 즐비한 문제를 읽는 와중에 눈 안에 살색의 무언가가 가득 찼다. 보나마나 뻔했다. 자신을 봐달라는 무언의 표시였다. 고개를 들었다. 단정치 못한 교복과 갈색

열의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짙은 고동색의 눈동자는 백현과 시선을 마주했다.

“백, 백, 백.”

골이 띵했다. 백현은 제 어깨를 짚어오는 찬열의 손을 쳐냈다. 갈 곳을 잃은 손은 백현의 뺨에 닿았다. 그리고 찬열은 무섭도록 내려앉은 목소리로 백현에게 물었다.

“백현아, 아까 네가 집었던 거.. 누가 그랬는지 알아?”

“우리 반엔 그따위 저급한 행동으로 날 엿 먹일 위인은 딱 하나 뿐이라서, 씨발아.”

잔뜩 일그러진 입과 다르게 눈은 평온히 웃고 있었다. 박찬열은 곧 백현의 뒷통수를 부드럽게 쥐고 키스했다. 잔뜩 깨물린 입술에서 비릿한 향이 올라왔다.

 

“내 좆같은 마리아, 엉덩이가 가볍지.”

사물함에서 책을 꺼내는 백현의 허리를 잡았다. 힘줄이 불거진 박찬열의 손은 길고, 멋있었다. 그래서 판이하게 좆같았다. 긴 한숨을 쉬며 무시했다. 미친개에겐 무관심이 약

다. 아무런 말이나 행동이 없는 백현에게 의문을 갖는 건 늘 다른 학생들의 몫이었다. 늘 도마에 오르는 박찬열과 변백현의 관계. 오늘도 별 다를 것 없이 하루가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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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중, 하로 이루어질 예정이며 길어질 경우엔 외전을 포함하여 5편의 글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맘 먹고 쓰려고 했는데.. 망상이랑 별 다를 게 없는 게 함정 죄송해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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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머♥ 완전 사랑해요ㅠㅠㅠ 제가이런거좋아하시는건 또어뜨케아시고...♥ 사랑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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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좋아좋아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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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좋다.... ^_^담편기다릴게용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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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이런 컨셉의 박찬열이랑 변백현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서로에게 밀리지 않고 팽팽하게 기싸움하는거!!! 그런거 너무 좋아하는데ㅠㅠㅠㅠㅠ 제 취향을 어찌 이리 잘 아시고*^^*ㅋㅋㅋㅋㅋ 다음편도 기다립니다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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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핰핰핰 설레요.... 설레요! 난 변태인갘...핰핰핰 절 뚭 으로 기억해주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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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재밋다♥ 폭연♥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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