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해요.
억지로 생각해내려고 하면 할수록 기억이 없어져요."
민석은 경수와 만나기로 하였다.
밖에 나간지가 꽤 되서 그런지, 민석은 신이 나있었다.
오랜만에 나가서, 경수와 밖에 돌아다니며
밥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경수야. 우리 나중에도 자주 만나서 지금처럼 얘기하면서 놀자."
" 당연하지. 괜찮으니까 아무때나 불러. "
그 꿈을 꿨던 기억, 이상한 영화를 봤던 기억, 뉴스에 나온 사건을
거의 잃어버렸을 때 쯤 민석은 경수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경수와 신나게 놀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밤 10시 쯤 이였다.
아파트 13층, 꽤 높다.
창문으로 다가가 커튼을 쳤다.
꽉 찬 보름달이 민석을 집어 삼킬 것 처럼 달은 어느때보다 컸다.
구름에 반쯤 가려진 달은 으스스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민석은 창문에 기대 아파트 아래쪽을 바라보았다.
주차장에 우두커니 모자를 쓰고,
한곳을 주시하며 어슬렁 어슬렁 거리는 남자.
그런데 저 남자, 어디선가 봤다.
민석은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고 어둡고, 칙칙한 느낌이 들어
창문에서 한발짝 떨어져 뒷걸음질 쳤다.
' 아, 꿈에서 봤어. 내 등 뒤에서 칼을 들고 있던 남자. '
민석은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빠르게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사실 소름이 돋았고 그 기억을 잃어 버리고 싶었기 때문에, 샤워를 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 수건으로 머리를 털 때쯤,
초인종이 울렸다.
" … "
민석은 숨을 죽이곤 인터폰 앞으로 다가갔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자.
아까 주차장에서 어슬렁 거리던, 날 쳐다보는 것 같았던
그 남자인가.
" … 누, 누구세요. "
남자는 아무말이 없었다.
혼잣말로 뭐라고 중얼거릴뿐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그남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문앞에서 5분가량 있다가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 난 지금 위험한 상황에 처한걸까?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지? '
아무것도 모르겠다.
방으로 들어가 한 손에는 핸드폰을 쥐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썼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그날밤 ,
민석은 그 뒤로 잠을 자지 못할정도로의.
최악의 꿈을 꿨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어두컴컴한 방에 혼자 앉아있는 민석.
" 아무도 없으세요? 살려주세요…!
그 사람이 날 죽이려 해요,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
널 구하러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야.
라는 듯 강하게 막혀있는 문은 굳게 잠궈져 있었다.
손톱으로 문을 벅벅 긁으며 미치도록,
어두컴컴한 그 곳을 나가고 싶어했다.
왠지는 모르지만, 그 곳에서 벗어나야만 했었다.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낯설었지만, 민석은 알 수 있었다.
그 사람이 현실에서도 , 꿈속에서도 날 미치도록 불안하게 만드는
한밤중에 집 초인종을 누르고 간. 내 꿈에서, 칼을 들고 흉하게 웃던.
내가 잠에 들지 못할정도로, 미치도록 괴롭히는
그 사람 이였다는 걸.
" 널 구하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야.
민석아, 너는 내 곁에서 벗어날 수 없어. "
" … "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그리곤 그가 들어왔다.
문을 벅벅 긁어 닳아 없어져버린 내 손톱, 피가 주륵 나던
고통스러워 하는 내 모습을 보며,
그때처럼 흉하게, 아니. 더욱 음산하게 웃고 있었다.
" 내 이름은, 루한이야. "
민석은 잠에서 깨어났다.

인스티즈앱 ![[EXO/루민] 불면증 中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b/3/1b3f45274c28e776fbc14c56091b5284.png)
한국인은 대다수가 초록버튼.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