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부승관] 고등학생 부승관 좋아하는 썰 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1/11/23/4406ece55e87fd94c63acb72484c90e3.jpg)
부승관 학교 축제에 갔어. 친구랑 같이 가서 꽤 앞자리에 앉을 수 있어서 좋았어. 걔 알지? 부승관 친구랑 사귀는 내 친구. 걔 때문에 내가 고마운 게 많아, 아주. 아무튼 부승관 순서가 오고 괜히 긴장되더라.승관이가 딱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데, 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승관이 나만 보고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어. 정말 나한테 노래를 불러주는 것처럼 눈도 계속 마주친 것 같아. 떨리더라, 엄청. 혼자만 느낀 줄 알았는데, 내 친구가 나 툭툭 치더니 왜 쟤는 나를 쳐다보면서 부르냐고 물어보더라. 내가 부승관 좋아해서 그런가 더 떨렸어. 축제 끝나고 부승관 잠깐 만났을 때, 친구 시켜서 슬쩍 물어봐 달라고 했거든. 부승관이 하는 말이 긴장 안 될까 싶어서 반장 보면서 불렀는데, 더 떨리더라. 이랬대.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애야, 부승관은. 그래서 항상 승관이는 말을 참 예쁘게 하는구나 생각했어.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 승관이, 하면서 마냥 좋았는데...
처음으로 내가 부승관한테 실망했던 적이 있어.
우리 학교에 예쁘게 생긴 후배가 있는데, 승관이랑 같은 동네 살아서 버스도 같이 타고 자주 만났나 봐. 승관이랑 아는 동생이고 나랑 같은 학교니까 그냥 어떻게 알게 돼서 인사도 하고 그랬어. 그 후배가 승관이를 잘 따르고 좋아하더라고. 승관이도 가끔 걔 얘기하고 그랬는데, 나는 달갑지가 않더라.언제는 걔랑 마주쳐서 인사를 하는데, 승관이 후드집업을 입고 있는 거야. 애들이 별로 가지고 있지 않은 브랜드인데다 소매를 한 번 접어서 입는 승관이 습관까지 똑같았어. 옆으로 지나가는데 부승관이 자주 뿌리는 향수 냄새도 났어. 잊을 수 없는 게, 이 향수 나랑 같이 가서 고르고 산 거거든. 그래도 설마 싶었는데, 그날 독서실에서 맨날 입는 그 후드집업이 아니라 교복 자켓만 걸치고 있는 부승관을 보고 너무 질투가 났어. 내가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너 후드집업 왜 안 입었어? 이렇게 물어보니까, 그 후배가 감기 걸려서 너무 춥다고 잠깐만 입겠다고 해서 빌려줬다는 거야. 내가 뭐라고 거기서 짜증을 냈는지는 모르겠는데, 인상 딱 구기고 내 자리로 돌아가서 공부만 했어. 원래 저녁도 같이 먹고 시간 생기면 휴게실에서 같이 쉬고 그랬는데, 그거에 질투가 너무 나서 부승관 보기가 싫더라고. 걔 보면 자꾸 그 후배가 생각나서 어쩔 수 없었어. 지금은 공부에만 집중하자 하면서 필통을 봤어. 근데 이것도 부승관 거고, 저것도 부승관 거고 내 필통에 부승관 필기도구가 있어서 괜히 찔끔 눈물이 나더라. 맨날 붙어 다니면서 공부도 같이하고 이러니까 자연스럽게 내가 걔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었어.
나랑 학교 끝나고 독서실 같이 가려고 우리 학교 온 부승관을 그 후배가 본 거야. 아주 팔짱도 끼고 웃으면서 즐거워 보이더라. 나는 아무것도 아닌가 생각도 들었어. 독서실 가는 동안 버스에서 원래 엄청 떠들고 오늘 있었던 일, 힘들었던 거 다 말하고 그랬는데 되게 조용히 갔어. 부승관은 내가 기분 안 좋아 보이니까 공부 때문인가 하고 어깨 두드려 주면서 자기 끼고 있는 이어폰 한쪽 내 귀에 꽂아 주더라. 나한테 이렇게 잘해 주는 부승관이 다른 애한테 그러는 것도 짜증 나고, 아무 의미 없이 행동하는 승관이가 밉기도 했어. 그래서 그냥 혼자 생각하면서 얘 좋아하는 거 접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지.
학교에서 친구랑 급식 먹고 후식으로 매점에서 아이스크림 달리고 있는데, 옆에 그 후배랑 친구들이 있었어. 후배가 핸드폰으로 뭘 보여 주면서 친구들은 같이 그 핸드폰 보고 있었거든? 근데 내 귀에 그 소리가 들린 거야. '이거 누구야?', '저번에 학교에 너 보러 온 그 오빠 아니야?' 이러면서. 그냥 심장이 쿵 내려앉았어. 부승관이 아니길 빌었는데. 마지막으로 후배 친구가 '그 후드집업도 그 오빠 거 맞지?' 라고 물었는데, 고개 끄덕거리는 후배를 보고 그냥 체념한 것 같아. 근데 너무 화나는 게, 나를 보면서 저 언니가 우리 오빠 맨날 따라다녀, 짜증 나게. 이러는 거야. 내가 설마 싶어서 쳐다보니까 눈치 보면서 자리 피하더라. 진짜 화났어. 그날은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혼자 독서실에 갔는데, 부승관이 휴게실에서 후배랑 떠들고 있는 거야. 내가 그거 보고 기분 나빠서 나가려고 하니까 부승관이 달려와서 내 손목 잡고 묻더라.
반장, 너 왜 또 나 피해?
옆에서 좋지 않은 표정으로 나 보는 후배 때문에 그냥 아니라고 흐지부지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나왔어. 후배가 짜증 나는 목소리로 누구냐고 묻는 거 뒤로하고.
자꾸 마주치는 그 후배가 너무 싫더라. 내 짝사랑 상대랑 썸 타는 애를 누가 좋아하겠어. 근데 어느 날은 걔가 우리 반으로 찾아왔어. 언니, 저 승관 오빠랑 사귈지도 몰라요. 초등학교, 중학교 같이 나온 건 알겠는데 그만 따라다니셨으면 좋겠어요. 이러더라. 순간 화가 빡 올라와서 소리 지르려고 했는데, 내 친구가 꺼지라고 해 줘서 참았다. 니가 걔랑 얘랑 친한 거에 무슨 상관이냐고. 그때 내 친구한테 다 말했어. 승관이 좋아하는 거랑 저 후배가 나한테 얼마나 거슬리는 존재인지. 나 승관이 거의 포기했어. 내 주제에 공부나 해야지, 이런 생각들만 하면서.
새벽에 부승관한테 전화가 왔어. 무슨 일 있으면 말 좀 해 달라고. 우리 사이가 이것밖에 안 되냐면서 서운하다고 하더라. 참나, 서운해야 할 사람이 누군데. 순간 울컥해서, 나는 너한테 아무것도 아닌데 자꾸 잘해 주지 말라고 했어. 부승관이 왜 그러냐길래, 후배 이름 말하면서 걔랑 너랑 사귀는 거에 내가 왜 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어. 그랬더니 부승관이 무슨 소리냐고 하더라. 교실까지 찾아와서 그런 얘기 했다고 하면 좀 아닌 것 같아서 너희 무슨 사인지 아는데, 나는 걔 입에서 언급되기 싫다고만 말했어. 사실은 그냥 질투가 너무 났다고, 너를 좋아한다고 하고 싶은데 입에서 차마 안 나오더라. 부승관은 모르는 척하는 건지, 계속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자기 말 좀 들어 달래. 나는 화가 나서 니가 나한테 무슨 말을 하냐고 나는 너한테 아무것도 아닌데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말했어. 계속 참았던 부승관이 나한테 야, 이러면서 이름 세 글자 딱 부르더라. 맨날 반장 이러면서 서글서글 웃는 부승관이 아니라 그렇게 말하니까 당황했어. 너는 왜 애가 자기 말만 하냐면서 부승관이 화난 것 같더라. 나는 또 병신처럼 서운해서 '그만해, 내가 너랑 뭐라고 이러고 있냐. 우리가 무슨 사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해서 미안해. 내가 너무 오버했다. 그냥 동창 사이 주제에.' 이런 말만 하니까 그렇게 밝은 승관이가 울먹이는 것 같은 목소리로 너 진짜 못됐다, 이러더라. 그거 듣고 너무 심했나 싶어서 미안했어. 그래서 내가 대답도 못 하고 안절부절 중이었는데 승관이가 얘기를 하더라.
걔가 무슨 얘기를 해서 네가 오해하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걔 하나 때문에 우리가 이러는 게 싫어. 나는 너랑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좋았고, 너랑 이렇게 친한 거 옛날부터 원했던 거라서 요즘 진짜 행복했어. 근데 내가 좀 부풀려서 생각했던 것 같다. 너한테 하고 싶은 말도 맨날 참고 살았는데, 그냥 하지 말아야 할까 봐. 미안해.
이렇게 전화가 끊겼어.
나를 따뜻하게 안아 주던 승관이와 모르는 사이로 돌아간 것처럼 답답하고, 우울했어.
며칠 동안이나 승관이랑 연락도 안 하고 서로 만나지도 않았어. 사실 독서실에서 몇 번 마주쳤는데, 모르는 사람처럼 그냥 지나갔어. 승관이도 나한테 인사하려고 손 올리다가 다시 내리고 그랬어. 어김 없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부승관이 내 자리로 왔어. 어깨를 툭툭 치길래 뒤를 봤더니 승관이야. 얘가 왜 왔지 싶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부승관 필기도구들이 생각나서 필통을 보고 막 찾는데, 내 손을 딱 잡아서 멈추게 하고 웃으면서 포스트잇 하나 주고 가더라.
부승관이 가고 포스트잇을 봤어.
수능 끝나고 만나자. 일단 지금은 공부한테 너 빌려준다?
뭐냐고, 얘... 글씨는 또 왜 나보다 잘 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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