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아저씨!!!"
"허허, 이 녀석아, 유리문 깨지면 어쩌려고 그렇게 세게 열어?"
"아저씨, 지금 이 문이 중요해요??"
새침하게 쏘아붙이는 아저씨의 말에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져 버렸다. 아저씨, 지금 아저씨가 나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요, 내가 여기 가게 매상 올려준 게 얼만데!! 나 나름 여기 VIP 고객 아닙니까??? 톡 하고 건드리면 툭 하고 눈물을 떨굴 듯 일그러진 표정으로 아저씨를 보며 중얼중얼 거리 다 가게 앞 유리문에서 사정없이 떼어낸 종이를 아저씨 눈앞에 들이밀었다.
"폐업~~~??? 가게정리~~~???"
"그걸 떼온 거야?? 아이고~ 내가 못산다~"
"나도 못살아요! 아 아저씨 이렇게 가게 문 닫고 가버리시면 어떡해요!!"
발을 동동 구르는 나를 보더니 그저 사람 좋게 웃는 아저씨. 아 뭐가 그렇게 즐겁다고 웃고 계시는 것인지?? 전 지금 진지하거든요?? 팩 토라진 얼굴로 가게 내부를 둘러보니 벌써 짐을 다 싸신 것인지 남아있는 물건이 거의 없고 테이프로 둘둘 싼 상자들만이 바닥에 뒹굴고 있을 뿐이다. 아저씨… 이렇게 가시면… 가시면……!!
"저랑 약속한 초초초초 한정판 사랑 시뮬레이션 '특별한 존재' 는 어떻게 되는 건데요!?!"
그래. 나 사실 사랑 시뮬레이션 게임 집착증자다. 그리고 여긴 그런 나의 덕력을 충족시켜주던 유일한 게임 CD 판매처였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취향을 가진 아저씨는 메이저 게임 CD 말고도 곧잘 마이너다운 게임 CD를 들여다 놓으시던 분이었다. 처음 이 가게를 발견했던 날, 1년을 찾아다녔던 게임 CD를 손에 넣고 얼마나 눈물을 흘렸던가…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올라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음. 아 근데, 근데!! 가게 문을 닫는다니요?! 아저씨 그러지 마세요!! 아저씨마저 떠나가면 난 어디서 나의 퍽퍽한 인생에 칠 조미료를 구하나요?! 아 물론 아저씨를 더는 만나기 힘들다는 것도 조금 슬프긴 해요(양심상).
"아, 아니면 제 연락처라도 드릴 테니 제발 가져가서……."
"자 여기 있다."
"허 어어-얼!"
폐업합니다 라고 쓰여 있는 종이 뒷면에 매직으로 휴대전화기 번호를 적어 내려가던 도중, 종이 위로 던져진 CD 사례 위에 써있는 건 '특.별.한.존.재' 손에 들고 있던 매직까지 냅다 내던지고 바들바들 떨리는 두 손으로 cd를 덥석 집었다. 진짜 구해오시다니…… 헐……
"아저씨… 아 진짜… 제가 사랑한다고요."
"내 마지막 선물이니까, 그냥 가져가."
"아 진짜… 아저씨…… 여기 이거 제 연락처니까 앞으로도 연락하고 지내요."
"어휴, 난 싫다. 너 같은 진상고객은 다신 안 받을…,"
"아 아저씨- 너어둬!"
껄껄 웃으면서 한사코 거부하는 아저씨의 주머니에 종이를 대충 쑤셔 박고 다시 CD로 시선을 옮겼다. 어쩜, 2001년 4월 8일에 팔았으니 벌써 14년이나 된 건데 겉면에 결점조차 안 난 새 거 같지?? 아저씨 정말 능력 좋으시네요. 난 이거 찾으려고 중고카페도 세 군데나 가입했는데.
"재밌게 해라."
"네네!! 아 진짜 감사해요 아저씨!! 빈말 아니니까 나중에 꼭 연락 해주셔야 해요!!"
"어어~ 아 그리고…!"
"저 빨리 가서 이거 돌려봐야겠어요. 내일 와서 가게정리 도와드릴게요!! 안녕히계세요!!"
그리고 그날, 아저씨가 내게 하려 했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가게 문을 박차고 나와버린 과거의 나년을 무척이나 때려주고 싶은 일이 발생할 줄 꿈에도 몰랐지 나는……
가장 보통의 존재
w. 꿀 먹는 하마
"……."
분명 침대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야광별 스티커를 붙여놓은 파란색 내방 벽지인데… 언제 내방 도배를 새로 했지?? 핑크색의 벽지에 당황스러운 두 눈을 깜빡거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나저나 내가 언제 잠들었지?? 어제 분명히 아저씨한테 cd를 받아 챙겨서 집에 와서 튜토리얼 북을 좀 읽어보고 노트북에 cd를 넣고 돌렸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음, 그 이후에 내가 뭘 했는지 기억해보려 했지만 정말 페이드아웃 되어버린 머릿속은 온통 새까맣기만 할 뿐이다. 양손으로 머릿속을 벅벅 긁다가 이러다가는 지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음 그러니까…
"…… 왓더."
심하게 바뀌어버린 내 방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보다 분명 여기 책상 위에 올려두었던 나의 특별 띵 '특별한 존재' 가 어디로 사라진 거?? 노트북은 어디로 간 거고??? 거기다가 지금 이 핑크 핑크 한 리본이 달린 잠옷은 뭔데???? 목이 늘어난 반소매 티야말로 나의 잠옷이거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뭉크의 절규처럼 내 주변의 시공간이 모두 어그러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절망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여?!! 그리고 방문을 벌컥 열고 나가자 보이는 건…
"어~ 우리 딸 일어났어?"
………………음, 누구지?
"빨리 옷 입고 나와, 오늘 첫 등교 날이니까."
????
"마침 앞집에도 새로 학생이 이사 왔더라. 부모님도 안 계시고 혼자 이사 온 모양이야. 같이 학교에 가면 좋을 것 같구나."
?????????? 대체 누구세요?????????????
라고 물어보면 내가 정말 정신 나간 년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어색하게 웃다가 다시 방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아버렸다. 등 뒤로 식은땀이 주룩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잠깐, 정리를 좀 해보자…… 사실 아까부터 조금 의심이 가긴 했는데,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믿을 수 없는 일이니까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나 혹시……
"…… 여기, 게임 속인 건가?"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두 번, 세 번 생각해 보았지만 이거 말고는 다른 생각이 전혀 나질 않는걸?? 주룩 미끄러져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헐- 내가 아무리 게임을 좋아했다고 하지만 이렇게 게임 속에 들어와서 살 생각까지는 없었거든요?? 아 진짜 미치겠네…… 라고 생각했는데, 아 잠깐? 그럼 내가 여주인공인가?? 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두 눈이 번쩍 띄었다. 어 그러면 잠깐만…
"내가 여주인공이면……."
그리고 그와 동시에 튜토리얼 북에서 보았던 남자주인공들의 얼굴이 촤라라락 영사기처럼 돌아간다.
"…… 헤헤."
아 모르겠다.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고 난 그 답을 모르지. 괜히 병X처럼 당신은 누구?? 난 무엇??? 여긴 어디?? 이래 봤자 이상한 애 취급만 당할 것 같으니 일단은 이 이상하고 낯설지만, 한편으로는 익숙한 듯한 이 세상의 여주인공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음 그럼 학교를 가볼까?!!
-
라고 마음을 먹고 나왔는데, 현관문을 열고 나옴과 동시에 바로 앞집 현관문이 열리고 웬, 딱 봐도 적화가 한 땀 한 땀 삽화로 정성스럽게 그렸을 법한 소녀 하나가 튀어나온다. 하얀 피부에 복숭아같이 발그레한 두 뺨 하며. 뭐야 여기 여주인공 나 아니야?? 왜 여주인공보다 예쁜 애가 존재하는 거?? 어제 읽어보았던 튜토리얼을 천천히 되새김질해보았다. 음 그러니까 여주인공은 평범하고… 평범한…… 음, 그래 내가 여주인공이 맞나 봐!!
"어, 안녕?"
"응 안녕! 어제 이사 왔다는 애가 너구나?"
이곳의 엄마라는 사람이 차려준 아침밥을 먹으면서 귀에 딱지가 앉게 들었던 앞집에 이사 온 소녀라서 그런가, 나 원래 낯가림 되게 심한데 싱글벙글 먼저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응, 내 이름은 설리야! 잘 지내자!"
"응 그래! 내 이름은…… 응? 설리??"
어라라…… 설리는 내가 게임을 할 때 입력하는 여주인공 이름인데……? 어? 이게 뭐야??? 뭔가 잘못되어가는 걸 느꼈다. 잠깐만, 차분히 생각을 해보자…
그러니까 내가 어제 게임을 실행시키고… 여주인공 이름에……
- 여주인공 이름? 아 당연히 설리지!!!
…… 음, 그리고 처음 시작화면에서,
- 아, 부모님 없이 외진 곳으로 이사 온 여주인공?? 엄청나게 유명한 게임도 비슷한 판박이 표현은 못벗어나는구만?
- 마침 앞집에도 새로 학생이 이사 왔더라. 부모님도 안 계시고 혼자 이사 온 모양이야. 같이 학교에 가면 좋을 것 같구나.
아, 나는 왜 그걸 잊고 있었던 걸까,
"…… 어, 내 이름은 성이름."
원래 여자주인공은 자기가 엄청나게나게 평범하고 못생긴 줄 아는 엄청나게난 미인이라는 사실을……
나는 게임 속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 진짜 평범하고 평범한 여주인공의 친구 1을 맡은 그저 그런 '보통의 존재'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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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가 등장하지않았지만 엑소가 남주인공이 맞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저도 안나와서 좀 당황함^^;; 작가년..ㅂㄷㅂㄷ
프롤로그정도의 가벼운 화라서 그냥 쉽게쉽게 써내려갔네요. 오타라던가 뭐 다른거 발견해주시면 댓글남겨주세요 ;ㅅ;
글방에는 글 처음쓰는거라 이렇게 쓰는게 맞는지도 모르겠어요ㅠㅠㅋㅋㅋ 늦지않게 연재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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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한테 7cm 깊이로 찔렸다는 강도